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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최연준이 병실 밖으로 걸어 나올 때 마음이 큰 바위에 눌린 것 같았다.

추아름의 죽음은 그와는 상관이 없지만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병원 입구에 한참 서서 담배를 피운 뒤 경찰 몇 명이 급히 입원실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

인지석의 마약 밀매 수로 처벌하면 사형도 그를 우대하는 것이다.

담배 한 대를 다 피운 후 최연준은 고개를 들어 밤경치를 바라보았는데 이 지저분한 일들을 뒤로하고 아내에게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도련님.”

방한서가 걸어왔는데 할 말이 있는 것 같아 최연준은 그를 보며 가볍게 웃었다.

“최연서 일을 조사하러 갔었어?”

방한서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셋째 도련님의 훌륭한 오른팔로서 당연히 일이 눈에 보여야 한다.

조금 전에 병실 밖에서 최연서의 이름을 들은 순간부터 그는 수사에 착수했다.

“잘했어.”

최연준이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드디어 눈치가 빨라졌네.”

방한서는 자기가 도련님과 사모님의 좋은 일을 망친 것 말고는 또 언제 눈치가 없었던 적이 있었는지 생각에 잠겼다.

“뭐가 나왔는지 말해봐.”

“박 집사님이 당시의 일에 대해 조금 알고 있어 물어봤어요. 넷째 도련님은 그 여자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그날 밤 술집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건 사고였지만 당시 학교에 있던 최씨 가문과 원한이 있는 가문이 이 일을 크게 문제 삼았어요. 그때 넷째 도련님은 겁이 많아서 스스로 도망쳐 돌아왔어요.”

최연준은 답답한 듯한 소리로 대답했다.

이 빌어먹을 최연서가 온종일 여자에게 신사답게 굴더니 결국에는 인지석 이 미친놈을 건드렸다.

그리고 그 영어 이름 마크도 문제다.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최연서라고 소개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최연준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추아름이 어디에 묻혔는지 알아보고 그 사람의 묘비 앞에 꽃다발을 놓아 줘.”

“네, 알겠습니다.”

“응.”

말이 끝나자마자 최연준은 돌아서서 가려고 하는데 두 발짝 걷다가 다시 멈춰 몸에서 나는 냄새를 힘껏 맡았다.

‘재킷에서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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