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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최재원은 발걸음을 멈추고 차갑게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내가 최지한이 우리 가문을 파멸시키는 걸 보고만 있을 것 같아?”

최진혁은 잠시 멈칫했다.

“도둑질에 비하면 관계를 끊는 것이 더 고상해 보여.”

최재원은 이 말을 남기고 최진혁을 버리고 떠났다.

최진혁은 미처 반응을 하지 못하고 머리가 텅 빈 채 영감님이 걸어 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

일파만파의 한파를 겪은 후 오성에는 모처럼의 좋은 날씨가 왔다.

미세먼지가 사라지고 하늘은 다시 푸른색으로 물들었고 눈발이 도시에 아름다운 은빛을 선사했으며 공기에는 싱그러운 냄새가 감돌았다.

강서연은 마당의 눈을 모두 쓸어 모아 귀여운 눈사람을 만들었다.

눈사람이 완성된 순간 최연준은 그녀를 뒤에서 감싸 안고 그녀의 꽁꽁 얼어붙은 작은 손을 손바닥에 감싸 따뜻하게 해줬다.

“어때요? 예쁘지 않아요?”

강서연은 몹시 뿌듯했다.

“예뻐.”

최연준이 부드럽게 웃었다.

지금이 딱 좋은 것 같다. 풍파가 다 지나가고 햇살이 가득한 마당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며 놀고 있는데 세월이 고즈넉한 것 같다.

“뚱냥이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강서연이 감탄했다.

“뚱냥이는 이 눈사람을 좋아할 거예요. 털이 워낙 예뻐 눈 위에 걷는 모습도 참 보기 좋을 텐데.”

최연준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둘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뚱냥이가 그립다고?’

뚱냥이를 윤문희한테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좀 더 멀리...

예를 들어 방한서에게 주면 이 두 녀석이 서로 견제하여 그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최연준은 자기 생각에 빠져 입을 벌리고 웃기 시작했다.

“여보, 무슨 생각을 해요?”

그가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자 강서연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최연준은 정신을 차리고 둘러댔다.

“나... 나도 뚱냥이 생각하고 있었어.”

“정말요?”

강서연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럼 우리가 데리고 올까요?”

최연준은 단칼에 거절했다.

“안 돼!”

강서연이 놀란 표정을 짓자 그는 머리를 쥐어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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