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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남은 인생을 깨어 있는 상태로 고통스럽게 보내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큰 벌이다.

윤정재는 손을 닦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마지막으로 그를 한 번 보더니 조용히 물러났다.

...

이른 아침 햇살이 빌라 사당의 창살을 뚫고 들어와 최씨 가문 선조들의 위패와 벽에 걸린 초상화를 비추었다.

문밖에서 도우미들이 적지 않게 모였는데 모두 걱정하며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갑자기 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한 개의 그림자가 쓰러지는 것을 보았고 밖에서 한바탕 웅성거리며 우르르 뛰어 들어갔다.

“어르신께서 쓰러지셨습니다!”

“어서 집사님께 연락하세요!”

곧바로 박경수가 사람을 데리고 와서 처리했고 다시 심각한 얼굴로 일의 내막을 모두 최재원에게 알려 주었다.

최진혁은 사당에서 1박 1일을 꿇어앉아 있었는데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아 아침에 끝내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최재원은 미간을 찌푸리고 드래곤 지팡이로 가볍게 땅을 치면서 깊은 눈동자에는 한 줄기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한참 침묵이 흐른 후 그는 몸을 일으켜 최진혁의 처소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최진혁은 닭죽을 먹고 있었는데 영감님이 왔다는 말을 듣고 급히 도우미들에게 물건을 모두 치우게 한 뒤 이불을 위로 끌어올리고는 허약하게 침대 머리맡에 기댔다.

“몸은 좀 괜찮아졌어?”

“아버지께서 오셨군요...”

최진혁이 능청스럽게 일어나려고 하다가 일어나자마자 심하게 기침을 했다.

최재원은 안색이 차가웠다.

“너도 이제 젊지 않은데 어찌 음산한 사당에서 밤새 무릎을 꿇었어?”

“아버지... 거기서 선조들에게 사죄하지 않으면 내 마음이 불안해서요...”

최진혁은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지한이가 이번에 강명원과 결탁했다는 것을 들었는데, 나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래?”

최재원은 냉소했다.

“아들이 나쁜 일을 했는데 아버지로서 모른다고? 너희 부자 관계가 언제 그렇게 안 좋아졌다고.”

“그게...”

“관계가 안 좋아졌으면 너도 쓸데없이 지한이를 위해 용서를 빌 필요는 없어!”

“...”

최재원은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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