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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최연준은 어쩔 수 없이 돌아와서 입을 삐죽거리며 소파에 앉았다.

윤정재는 여전히 할 말이 있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너랑 서연이 결혼하는 거...”

“도대체 몇 번이나 더 물어볼 거예요?”

최연준이 쌀쌀하게 또박또박 말했다.

“정말이에요. 할아버지께서 이미 동의하셨어요!”

“알고 있어.”

윤정재는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다. 딸이 시집가는 것을 보고도 손을 잡고 레드카펫을 걸어가 신랑에게 직접 건네줄 자격이 없다.

“윤 회장님.”

최연준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처음에는 서연이의 신분을 맘에 들어하지 않았고 나중에는 회장님께서 서연이를 수양딸로 삼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어제 이미 두 분 관계를 다 말씀드렸거든요.”

윤정재는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할아버지께서 회장님의 딸인 걸 알고 매우 기뻐하셨어요. 윤 회장님, 이참에 서연이와도 진실을 말하고 싶지 않으세요?”

“나는...”

윤정재는 목이 메었다. 그는 아직 윤문희에게서 용서도 구하지 못했다.

“윤 회장님.”

최연준이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회장님께서 과거에 실수를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용감하게 마주하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윤정재는 안색이 좋지 않았고 한참 후 중얼거렸다.

“서연이는 나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용서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마음은 후련하잖아요.”

“나는 내 딸이 나를 미워하게 하고 싶지 않아!”

윤정재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냥 지금처럼 아저씨로서 서연이를 아끼고 사랑해 줘도 상관없어!”

“하지만 일은 질질 끌수록 더 복잡해지는 법이에요!”

최연준이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저는 겪어봐서 누구보다도 잘 알아요.”

신분 문제에 대해서 최연준은 비참한 경험이 있다.

강주에 있을 때 그가 질질 끌어 강서연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않았다. 그녀를 잃을까 봐 말하지 않을수록 마지막에 그녀가 받은 상처는 더 커졌다.

다행히 모든 것이 잘 극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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