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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엄마...”

한참 후 강서연이 조심스럽게 그녀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윤문희는 말하면서 조금 전 다 깎지 못한 사과를 가져와 칼을 단번에 사과에 꽂았는데 포스가 남달랐다.

강서연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 기억 속의 엄마는 항상 부드럽고 섬세한 여자였는데 병이 난 그동안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하지만 그때는 정신이 불안정해서 화를 내는 것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전혀 몰랐다.

윤문희의 정신이 회복된 후에는 이렇게 엄한 적이 없었다.

윤정재를 다시 보니 그녀가 소리를 지르자 순간 얌전해져서 머리를 움츠리고 조용히 침대 옆에 앉아 두 손을 비비고 또 비비고 있었다. 침대가 높아서 두 발이 땅에 닿지도 않았는데 다리도 같이 어슬렁거렸다.

그 모습이 꼭 옛날 집에서 최연준에게 호통을 맞던 뚱냥이 같았다.

강서연은 입을 막고 몰래 웃었는데 마치 드라마 속 시골 할아버지 느낌이 났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는데 이때 따뜻한 큰손이 그녀의 손을 잡아줬다. 최연준이 웃으며 강서연을 보고 윤정재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윤 회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의 뜻은 먼저 혼인신고를 하면 최상 그룹을 서연이에게 맡겨도 되는 명분이 생긴다고 하셨어요. 결혼식은 반드시 있을 것이고 그것도 성대하게 치러질 것입니다. 이 부분은 이미 준비 중이고 확인해야 할 세부 사항이 많고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립니다.”

강서연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최연준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투와 태도는... 평소 그가 윤정재에게 하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이렇게 인내심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최연준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아마도 윤문희의 위풍을 보고 자신의 앞날이 보였고... 그리고 현재 최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지위를 생각했다. 할아버지는 그를 아끼지 않고 어머니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 바람에 갑자기 윤정재를 공감했다.

갑자기 동병상련 같은 느낌이 들어 그의 말투는 자신도 모르게 부드러워졌다.

인생도 쉽지 않은데 남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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