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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곽보미는 깜짝 놀란 얼굴로 문 쪽을 돌아보았다.

유찬혁이 문 앞에 서 있었고 촬영팀 사람들도 가득 몰려있었다.

곽보미는 유찬혁의 두 눈에 스친 실망감을 보아냈다. 이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지만 목구멍이 막힌 것처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성설연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울먹이며 유찬혁의 품에 와락 안겼다.

갑작스러운 포옹에 유찬혁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한참 망설이다가 결국 성설연의 어깨를 토닥였다.

“찬혁아, 내 말 좀 들어봐...”

곽보미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방금은...”

“방금 일은 나도 다 들었고 내 눈으로도 똑똑히 봤어.”

유찬혁의 목소리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차분했지만 검은 두 눈에는 그녀에 대한 실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

곽보미는 찢어질 듯한 마음의 고통이 온몸에 퍼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보미야.”

유찬혁은 그녀 앞으로 다가가 복잡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설연이는 가수 출신 연기자야. 아직 모르는 게 많아서 그러는 건데 차근차근 가르쳐줄 수도 있잖아. 얘가 잘못한 게 있다면 내가 먼저 대신 사과할게.”

“변호사님도 참 웃기시네요.”

주아가 날카롭게 말했다.

“대신요? 뭐든지 다 대신할 수 있다면 차라리 연기까지 대신하시죠?”

유찬혁은 다른 사람은 거들떠보지 않고 곽보미만 어두운 눈빛으로 보았다. 곽보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다시 풀었다. 잠시 후,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신 하나 찍는데 설연 씨가 NG를 스무 번 넘게 냈어. 여기서 시간을 지체하면 나머지 신은 어떡해?”

“보미 너...”

“찬혁아, 됐어.”

성설연은 속상한 척하며 그에게 기댔다.

“곽 감독님이 나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거 알아... 남들은 연기 경험도 있고 천부적인 재능도 있지만 나만 멍청해. 아마 난 태어날 때부터 이런 애였나 봐. 찬혁아, 감독님에게 뭐라 하지 마. 감독님은 좋은 감독님이야. 지금까지 줄곧 인내심 있게 가르쳐줬어.”

“인내심?”

유찬혁의 눈빛에 싸늘함이 스쳐 지나갔고 아수라장이 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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