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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설연 씨.”

곽보미가 다가가 진지하게 말했다.

“이 신은 클로즈업 해야 해서 이따가 설연 씨 협조가 필요해요. 그러니까 진짜로... 맞아야 해요. 알겠죠?”

“뭐라고요?”

성설연의 낯빛이 확 굳어지더니 잠시 후 싸늘하게 웃었다.

“허, 아무리 명성이 자자한 곽 감독님의 재주도 이 정도밖에 안 되나 봐요? 제가 왜 맞아야 하죠?”

곽보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까스로 참았다.

“방금 클로즈업 해야 한다고 했잖아요. 실감 나는 효과를 위해서라면 진짜로 때리는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주아 씨는 경험 있는 배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예전에도 다른 작품을 촬영할 때 진짜로 때리긴 했지만 아프지 않게 알아서 잘 조절했거든요.”

“그 말 지금 저더러 믿으라고요?”

성설연은 곽보미를 째려보았다.

“감독님,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죠? 따귀 신을 진짜로 때린다면 교통사고 신은 그럼 진짜로 차에 부딪혀야겠네요?”

곽보미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전에 성설연이 촬영팀에 합류하면 잘 챙겨주겠다고 유찬혁과 약속했었다. 유찬혁은 고맙다면서 그녀에게 밥까지 사주었다. 곽보미는 힘들고 속상한 식사 자리일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갔다. 유찬혁과 함께할 수 있는 그 어떤 기회도 놓칠 수가 없었다.

식사 자리에서 유찬혁은 곽보미에게 계속 술을 따라주면서 말끝마다 성설연 소리만 했다. 곽보미는 마음이 울컥했지만 그래도 겉으로는 억지 미소를 쥐어짜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나에게 맡겨.”

곽보미는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성설연과 대화하려 했다.

“촬영은 원래 힘들어요. 주아 씨는 여우주연상까지 탄 배우인데도 필요하다면 차가운 물에 종일 몸을 담그라고 하면 담가요. 그리고 나석진 씨는 액션 신을 찍을 때도 스턴트맨을 쓰지 않아요. 와이어 신을 찍다가 온몸이 퉁퉁 부어도 아프단 소리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고요. 그런데 설연 씨는 따귀 신 하나 찍는데 이 정도로 엄살 부릴 필요 있나요? 게다가 이번 신은 주요하게 주아 씨를 찍어요. 주아 씨 연기라면 많아봤자 두 번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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