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육경섭은 난색을 보이며 말을 멈췄다.최연준이 그를 매섭게 때렸다.“저한테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제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겠어요!”한참 침묵한 후 육경섭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전에 문나와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데 문나가 항상 저를 귀찮게 했어요. 이번 연회에서도 문나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걔가 건네준 음료수를 마시고는 몸에 힘이 빠졌어요.”최연준은 한심한 듯 육경섭을 째려보기만 했다.“저는 그저 몸에 힘이 없을 뿐 의식을 잃은 게 아니에요!”육경섭은 큰소리로 해명했다.“그래서 했는지 안 했는지 저는 알고 있어요. 그리고 또 한 개 이유가 있는데...”육경섭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지면서 말투도 느려졌다.“제가 술을 마신 후에는... 안 돼요...”“뭐라고요?”최연준은 충격에 빠졌다.육경섭은 입술만 깨물고 있었다.이것은 남에게 말 못 할 병이고 육경섭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술만 마시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최연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육경섭은 벽에 기대어 서 있고 우울하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이렇게 들어보면 또 이해가 갔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은 남자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다.시간은 하염없이 흘렀고 의사가 드디어 수술실에서 나왔다.“육 대표님...”의사가 땀에 젖은 마스크를 벗고 힘겹게 몇 마디를 내뱉었다.“아이를 못 지켜냈어요.”“네?”육경섭의 가슴은 누군가 물어뜯은 듯 아파서 숨쉬기조차 힘들었다.강서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눈물이 절로 흘러내렸다. 최연준은 강서연을 감싸 안고 등을 토닥여 줬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육경섭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육 대표님, 사실 태아가 다 자라서 제일 안정적인 시기인데... 사모님께서 너무 흥분해서 그렇게 높은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바람에...”“굴러떨어졌다고요?”강서연은 너무 놀라 육경섭 앞으로 달려갔다.“언니가 어떻게 떨어진 건데요?”
육경섭은 핸드폰을 들고 차갑게 말했다.“그 문나라는 사람을 지금 묶어와!”...육경섭의 부하들이 문나를 찾았을 때 한창 예능 녹화를 하고 있었다.카메라 앞에서 온갖 능청스러운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귀를 찌르는 웃음소리를 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몰랐다. 심지어 예능 대본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고 나왔다.몇 명의 감독들은 서로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보고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일단 여기까지 할게요.”급기야 한 명이 참지 못하고 컷을 외치고 매니저가 달려와서 서둘러 문나에게 메이크업을 수정해 줬다.그러나 립스틱을 바르고 있을 때, 누군가 문나를 힘껏 끌어당겨 갔고 립스틱은 문나의 얼굴에 길게 자국을 냈다.“뭐 하는 거야?”문나는 당황했다.“당신들 누구야? 뭘 하려는 거야!”촬영장도 아수라장이 되었다.검은 옷을 입은 몇몇 사람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문나를 물건처럼 들고 촬영장 밖으로 끌고 갔다.“아, 살려주세요!”문나는 목청을 높였다.“당신들 누가 보냈는데? 대낮에 납치라도 하려는 거야?”“문나 씨.”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경섭 형님께서 모셔 오라고 했습니다!”“누구? 경섭 형님...”문나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감독과 스텝은 육경섭의 이름을 듣고 다들 함구하며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육경섭은 합법적인 사업을 하고 있지만, 어둠의 세력도 만만치 않다.문나가 매니저를 쳐다봤는데 매니저도 눈이 휘둥그레져서 한참 멍하니 서 있고 난 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 앞길을 급히 막아섰다.“당신들... 이럴 권리가 없어요! 문나를 내려놓지 않으면 신고할 거예요!”육경섭 부하들이 가장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바로 경찰에 신고한다는 말이다. 하나둘씩 음침한 웃음을 드러냈다.“이거 놔!”문나는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다.“나는 어진 엔터테인먼트 사람이야! 내 위에는 김 대표가 있는데 감히 나를 건드린다고?”“정말요?”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설마 김 대표님께서 당신 같은 사람을 위해 나
문나는 어둡고 추운 방에 버려졌다.그녀는 바닥을 기어가다가 구두 한 짝을 만졌는데 차가운 촉감에 놀라 비명을 질렀다.갑자기 방에 불이 켜지면서 눈을 따갑게 자극했다.문나는 그제야 주위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육경섭이 정중앙에 앉아 있고 옆에는 모두 몸이 듬직한 부하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었다.육경섭은 지옥에서 걸어 나온 저승사자 같아 눈에 서린 살기가 차마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문나는 놀라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문나 씨.”육경섭은 손에 쥔 비수를 가지고 놀면서 입술은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당신은 아마 소식을 못 들은 것 같은데... 저의 아내가 유산했어요!”문나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그날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사실대로 말 안 할 거예요?”“육 대표님, 저는...”문나는 우물쭈물하며 아무 말도 안 나왔다.육경섭은 칼을 희철에게 건네주었고 희철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칼을 들어 문나의 얼굴을 일자로 베었다.“앗!”방 전체가 여자의 비명으로 가득 찼다.“문나 씨,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육경섭이 또박또박 말을 뱉었다.“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어요?”“아무것도... 없어요...”문나의 반쪽 얼굴에는 피가 흥건했고 그녀는 얼굴을 가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이랑 저랑 아무 일도 없었어요!”“그러면 왜 저를 모함했어요?”“너무 유명해지고 싶었어요...”육경섭은 냉소했다. 다시 희철에게 눈빛을 보냈고 희철은 신호를 받고 문나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그녀의 다른 쪽 얼굴을 또 한 번 칼로 세게 베었다.“임나연이에요!”문나는 비명을 질렀다.“임나연이 그렇게 하라고 시켰어요!”육경섭은 잠시 멈칫하고 희철에게 문나를 놓아 주라고 신호를 보냈다.문나는 땅에 무릎을 꿇고 앉아 몸을 벌벌 떨고 있었고 얼굴은 이미 피투성이로 됐다.“임나연이... 강서연이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고 했어요.”문나는 말을 횡설수설하게 했다.“강서연 곁에 있는 사람이 다치면
육경섭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권총을 꺼내 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임수정의 병실에서 나온 윤정재는 문 앞에서 지키고 있는 임씨 가문 사모님을 보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윤 회장님.”임씨 가문 사모님은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저희 수정이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큰 은혜를 평생 마음속에 간직하겠습니다!”윤정재가 손사래를 치다.“아닙니다, 사모님.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해 주고 싶은 마음은 같습니다.”“회장님께서 보기에 수정이를 살릴 수 있습니까?”윤정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예전에 서의로 치료하셨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런 선천적인 병은 치료하기 어렵지만 죽지는 않을 것입니다.”임씨 가문 사모님의 눈에는 희망이 보였다.“정말입니까?”“네.”윤정재가 고개를 끄덕였다.“한방 요법으로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양의 민간요법을 더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릅니다.”그리고 약 두 병을 꺼냈다.“이건 윤제 의약에서 새로 출시된 약이에요. 먼저 처방대로 매일 복용시켜 주면 제가 사흘 후에 다시 올게요.”임씨 가문 사모님은 약을 받고 다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하지만 명심하세요.”윤정재는 미소를 짓고 말했다.“이것은 약이지 선단이 아니므로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어요.”“알고 있어요.”딸의 병세가 호전하기만 해도 임씨 가문 사모님은 만족할 것이다.“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윤 회장님!”임씨 가문 사모님이 급하게 윤정재를 불렀다.“제 딸의 기억상실증은...”윤정재는 뜸을 들이고 안색에 약간 변화가 있었다.그는 일부러 기억상실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조금 전 병실에 있을 때 은침으로 임수정에게 침을 놓아서 신경을 자극하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윤정재가 은침을 귀 뒤 혈 자리에 갖다 대자 계속 조용하던 임수정이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임수정은 그를 보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고 윤정재는 그 눈빛을 의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야!”임정수는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왜 남이야? 그래도 나연이는 우리가 20여 년 동안 키운 딸이잖아!”“그 계집애는 남이라고요!”권민지가 흥분하여 소리를 질렀다.“수정이야말로 우리 딸이에요. 그 계집애가 우리 수정이를 해쳤다고요!”“민지야!”임정수가 목소리를 높였다.“증거 없으면 함부로 말하면 안 돼! 나연이가 수정이를 해쳤다는 것은 모두 당신이 혼자서 상상해 낸 거야!”“아니에요!”권민지가 임정수를 노려보았다.“임나연이 그날 나랑 같이 주치의를 찾아간다고 말했어요. 걔는 내가 떠난 틈을 타서 수정이를 해치려고 했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렇게 공교롭게도 내가 잠시 병실에 없는 틈을 타서 수정이가 납치됐겠어요?”임정수는 그녀를 향해 한숨을 쉬고 몇 마디를 내뱉었다.“당신 정말 제정신이 아니야! 나는 이미 결정했어.”임정수가 냉담하게 말했다.“수정이는 몸도 안 좋고 기억상실증까지 걸려 시집보내거나 가업을 물려받는 것은 불가능해... 그러니 나연이에게 이 중책을 맡길 거야!”권민지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고 어딘가에 머리를 세게 박은 것 같았다.그녀는 멍하니 임정수를 바라봤고 자기 귀를 믿을 수 없었다.“당신... 뭐라고 했어요?”권민지가 재차 물었다.“임우 그룹을 그 계집애한테 넘겨준다고요?”“맞아!”임정수는 권민지를 한번 흘겨보고 두 손을 등 뒤에 두었다.권민지는 너무 화가 나서 온몸을 떨었다.“임정수, 당신 잊지 마세요!”권민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임우 그룹은 당신 혼자 것이 아니에요. 당시 내 혼수와 친정의 세력이 없었다면 임씨 가문은 오성 4대 가문의 일원이 될 수 없었을 거예요!”“그래, 전부 다 권씨 가문 덕분이다. 됐어?”임정수는 인내심이 바닥났다.“권민지, 당신은 몇 년 동안 나에게 그 말 외에 다른 하고 싶은 말은 없어? 당신은 선천적으로 부족한 딸을 낳고도 대단하다고 생각해?”“당신...”권민지는 임정수가 어느 날 감히 자기한테 이렇게 말할 줄은 생각도 못
임나연은 무의식적으로 임정수를 한 번 보고 그제야 권민지를 돌아보고 작은 소리로 불렀다.“엄마.”그러나 이 엄마 소리는 평소처럼 공손하게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임나연의 얼굴에는 약간의 비아냥거림을 띠고 있었다.권민지는 마음이 조금 조여 왔다.“아빠 얼굴이 어떻게 된 거예요?”임나연이 소리쳤다.임정수는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고 했지만 임나연은 유난을 떨어 약상자를 가지러 갈 뻔했다.권민지는 눈살을 찌푸리며 조용히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이 두 사람은 마치 친 부녀 같았다.‘친 부녀?’권민지는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머릿속에 번뜩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엄마, 아빠를 때리면 어떡해요?”임나연이 권민지를 지적했다.“말로 하면 되는 걸 왜 사람을 때려요!”“언제부터 네가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하는 거야?”“그...”임나연이 권민지를 째려보았다. 잠시 후 입가에는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엄마, 아빠가 나한테 회사를 물려주려고 하니까 화가 나서 때린 거예요?”권민지의 안색은 차가웠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임나연이 웃었다.“저는 다 알고 있어요! 엄마는 제가 좋은 것을 보지 못하잖아요. 제가 엄마 친딸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을 원치 않잖아요. 그런데 결국엔 제가 다 가졌어요.”“나연아!”임정수가 낮은 소리로 외쳤다.그러나 그는 임나연을 막을 수가 없었다.지금의 임나연은 정신을 잃은 짐승이 되어 버렸다.임나연은 몸을 돌려 서재로 가서 서랍에서 유전자 감정 보고서 한 장을 꺼내어 나와 권민지 앞에 내팽개쳤다!위에 적혀있는 숫자는 날카로운 칼처럼 권민지의 가슴에 꽂혔다.“이게...”권민지는 숨을 크게 헐떡였다. 심장이 목구멍에서 튀어나올 것 같았고 온몸이 굳어버렸다.“지금 본 것이 진실이에요.”임나연은 팔을 감싸 안고 말했다.“저는 아빠의 친딸이에요!”권민지는 분노에 차 임정수를 바라보았는데 임정수는 벙어리처럼 말이 없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당신이 설명해 봐요!”“이게...”임정수는 입술을 깨물고 설명
강서연은 요 며칠 동안 줄곧 임우정과 함께 있었다.임우정은 원기를 손상해서 침대에서 휴식만 취해야 했다. 평소에는 잠만 자고 깨어 있을 때는 머리맡에 기대어 눈을 떠서 창밖을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창백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강서연은 방금 끓인 닭국을 임우정에게 가져다주었다.“언니...”말을 하자마자 강서연도 울컥했다.“좀 드세요. 제가 탕에 대추를 넣어서 맛도 좋고 몸보신도 할 수 있어요.”임우정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입술이 바짝 말랐다.강서연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멀쩡한 아이가 이 세상을 한 번 보지도 못하고 떠나다니...남자애라고 들었는데, 육경섭은 또 남자애를 좋아했다.그리고 강서연도 일찍이 임우정과 약속을 해서 이후에도 사돈을 맺는다고 했다.이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이때 핸드폰이 울렸는데 최연준이 걸려 온 전화다.강서연은 급히 병실 밖으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서연아.”남자 특유의 목소리는 항상 강서연을 안심시켰다.“그쪽은 지금 어때?”“언니는 여전히...”최연준은 잠깐 말을 멈추고 다시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이런 일은 누구라도 견딜 수 없을 것이야. 의사도 감정의 기복이 있는 것은 정상이라고 말했으니 우정 씨가 문제없도록 잘 보살피면 돼.”“네.”강서연은 대답했다.이렇게 되면 강서연은 언제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서연아.”최연준이 부드럽게 말했다.“나 보고 싶었어?”강서연이 가볍게 웃더니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당연하죠.”사실 강서연도 집에 가서 최연준의 품에 숨어서 그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껴안고 싶었다.“우정 씨에게 전해줘.”최연준이 덤덤하게 말했다.“경섭 씨는 미안한 짓을 하지 않았어. 지금 문나를 잡았고 이미 다 자백했어. 전부 임나연이 사주한 것이래.”“진짜요?”강서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경섭 씨가 총을 들고 임나연을 찾아가 복수하려고 했지만 다행히 내가 막았어.”강서연은 잠시 침묵했다.최연준
“사모님,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강서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금은 가만히 있으면 돼요.”권민지의 안색이 초조했다.“임우 그룹의 절반은 내 것이에요... 엄밀히 말하면 3분의 2는 다 내 거예요! 임정수는 나와 결혼하기 전에 아무것도 없었어요! 나의 혼수로 임씨 가문의 빈자리를 채운 거예요! 그런데도 임정수는 나를 배신했을 뿐만 아니라 혼외자식을 내 눈앞에서 20년이나 키웠어요! 나를 바보처럼 갖고 놀았단 말이에요!”권민지는 말할수록 감정이 더 격해져 주먹을 쥐고 침대를 세게 내리쳤다.이 일을 생각만 해도 권민지는 메스껍고 후회스러웠다.권민지는 내연녀의 딸을 키우고 자기 친딸을 오랫동안 소홀했다.자기는 엄마 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사모님, 이러지 마세요.”강서연이 급하게 말렸다.“안심하세요. 임나연은 절대로 임우 그룹을 가질 수 없어요. 임우 그룹은 임정수의 것이 아니라 다른 주주들도 있어요.”“사모님께서 지금 해야 할 일은 잘 먹고 잘 자고 건강을 유지하는 거예요.”최연준이 그녀를 보고 말했다.“몸이 건강해야 그 사람들과 싸울 수 있어요.”권민지는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고 눈시울을 붉혔다.권민지는 최연준과 강서연이 옛날 일을 잊고 자신과 임수정을 도와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은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임나연은 오랫동안 날뛰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사모님.”최연준이 이렇게 말했다.“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은 사모님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고 온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사모님의 도움이 필요로 할 때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도련님, 서연 씨...“권민지의 목소리가 떨렸다.“이렇게 말하지 마세요. 두 분이야말로 저의 은인이에요! 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말만 하세요!”...모든 일이 일단락되어 요 며칠은 조용했다.금요일은 강서연의 휴가 날이어서 오전 10시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밥을 대충 먹고는 마당에 나가 햇볕을 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