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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고개를 돌리고 그를 쳐다보는 강서연의 표정이 덤덤하기만 했다.

“내 결정은 거절이에요.”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최연준의 예상을 조금 넘어선 대답이었지만 그녀의 생각을 더 들어보고 싶었다.

“난 어릴 적부터 남들과 조금 다른 가정에서 자랐어요.”

강서연은 그에게 기댄 채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갔다.

“아빠는 없기만 못했고 정신이 오락가락한 엄마에 남동생까지 챙겨야 했어요. 게다가 이쪽에서는 양연 아줌마와 강유빈의 갖은 괴롭힘과 치욕을 견뎌야 했고요. 강씨 가문이 나한테 준 게 뭐가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나한테 그 어떤 따스함도 준 적이 없는 집인데 인제 와서 강진 그룹에 힘을 보태고 싶진 않아요.”

그녀가 고개를 들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난 이젠 현수 씨 아내예요. 더는 강씨 가문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그리고 아빠가 날 불러들인 목적이 불순하잖아요. 아빠한테 이용당하고 싶지 않아요.”

강서연이 그의 허리춤을 꼭 껴안았다.

“여보... 난 그냥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우리 둘이서만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최연준이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그녀의 마음을 완전히 헤아릴 수는 없어도 이런 집안에서 자란 아이가 나중에 얼마나 큰 트라우마를 겪을지는 알고 있었다.

최씨 가문도 겉으로는 화려하고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사실 그들보다 더 콩가루 집안은 없을 것이다.

그녀가 속상해하는 게 마음 아팠지만 반드시 그들과 함께 공존해야 하는 법을 깨우쳐야 한다. 왜냐하면 이게 바로 생존 법칙이니까.

그가 목소리를 내리깔고 말했다.

“서연아,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네?”

“네가 강씨 가문과 관계를 끊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 혈연관계라는 건 평생 바꿀 수도 없고 네가 관계를 끊고 싶다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야.”

반짝거리는 그녀의 두 눈이 어두워졌다.

“우리 엄마 생각해 본 적 있어요?”

그녀가 어두운 얼굴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최연준은 그녀의 볼을 어루만지며 그윽하게 내려다보았다.

“네 아빠가 장모님한테 몹쓸 짓을 한 바람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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