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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너...”

강서연이 한걸음 나서며 말했다.

“언니, 우린 다 성이 강 씨고 한 가족이야. 명예와 치욕을 함께하는 가족이라고. 언니가 망신당하면 아빠가 망신당하는 거랑 똑같아. 다음에 나한테 화를 내고 싶으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때리든 욕하든 마음대로 해. 제발 아빠 체면 깎이게 사람 많은 곳에서 이러지 마!”

강유빈이 창백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강서연의 한마디 한마디가 강유빈의 정곡을 쿡쿡 찔렀다. 아무리 눈치 없는 강유빈이라고 해도 이 상황에서는 더는 화를 내지 못했다.

“하, 평소에는 경쟁에 아무 관심이 없는 것처럼 하던 네가 이토록 매정할 줄은 정말 몰랐어.”

강서연이 차가운 얼굴로 또박또박 말했다.

“난 그저 언니랑 같이 일 잘해보고 싶었을 뿐이야.”

강유빈은 코웃음을 치고는 그대로 홱 돌아섰다.

강서연은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다가 무심결에 의기양양 해하는 강명원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그 순간 왠지 모르게 서글퍼졌다. 사실 그녀와 강유빈은 강명원의 손아귀에 잡힌 바둑알일 뿐인데 이기고 지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녀가 나지막이 말했다.

“아빠, 저 먼저 사무실로 올라갈게요.”

강명원이 환하게 웃었다.

“그래. 서연아, 아빠가 역시 널 제대로 봤어! 한번 잘해봐, 잘하면 강진 그룹에서 너도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거야.”

강서연은 대충 웃어 보였고 그의 말을 별로 마음에 새겨듣지 않았다. 반대로 강명원을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원망이 더 짙어졌다.

저녁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기분이 울적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청소하고 있던 최연준은 그녀가 돌아오자 활짝 웃으며 맞이했다.

“여보, 나 청소한 것 좀 봐. 어때?”

그는 그녀에게 온 오후 열심히 쓸고 닦은 노동의 성과를 자랑했다. 집안을 쭉 둘러보던 강서연은 오히려 더 골치가 아팠다.

최연준은 아무리 봐도 참 집안일을 할 줄 모른다. 바닥을 분명 닦았다고 했는데 물기가 여기저기 얼룩져 차라리 닦기 전보다도 못했다.

베란다에 널었던 빨래도 전부 걷었다. 하지만 옷을 잘 개었다기보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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