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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남자는 탄탄한 팔뚝으로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그의 그윽한 두 눈과 마주친 순간 다 먹고 해야 할 일을 하자던 그의 얘기가 문득 떠올랐다.

강서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그의 가슴팍에 고개를 푹 파묻혔다.

“여보.”

그녀가 우물쭈물 말했다.

“우리... 우리 이따가 해요.”

최연준은 어리둥절했다.

“뭘 이따가 해?”

“아까 해야 할 일... 그냥 이따가 해요. 지금은 너무 배불러요!”

최연준은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의 뜻을 알아듣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나랑 어디 다녀오자.”

강서연이 커다란 두 눈을 깜빡이며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여보!”

최연준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평소 그가 이상야릇한 뉘앙스를 어찌나 많이 풍겼으면, 그녀가 조건 반사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는 얘기에 바로 야한 생각부터 들었을까?

‘이게 다 나의 언행과 노력에 세뇌된 것 아니겠어!'

최연준의 입가에 의기양양한 미소가 지어졌다. 강서연은 주먹을 꽉 쥐고 그의 가슴팍을 냅다 두드렸다.

“구현수!”

“됐어, 그만해.”

최연준은 그녀의 작은 손을 움켜쥐었다.

“내가 말한 그 할 일은 너랑 같이 어디 가자는 거였어.”

“어디 가는데요?”

그가 가볍게 웃었다.

“배부르게 먹었다며? 소화하러 가야지!”

...

강서연은 옷을 갈아입고 그와 함께 집을 나섰다. 두 사람은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갈아탔다가 또 한참 걸어서 남쪽 구역 바닷가 옆의 상가 거리에 도착했다.

시 중심보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나름 이곳만의 분위기가 넘쳤고 옆에 이국적인 상가 거리가 더해져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은 수많은 젊은이가 모임을 즐기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강서연은 현지인이었지만 이런 곳에 별로 다니지 않았다.

그녀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최연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오동나무로 그늘진 자갈길을 걷다가 한 가게 앞에 멈춰 섰다.

강서연은 뭔가가 가슴에 쿵 하고 부딪친 것처럼 울컥하여 저도 모르게 두 눈을 크게 떴다.

“여보, 여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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