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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주씨 아줌마는 무슨 일이 있는지 몰랐지만 육연우의 질문을 듣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더는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나자 육연우는 최군성이 분명 배윤아의 조언을 들었을 거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최군성이 갑자기 립스틱을 사 왔을 리가 없었다.

불안한 육연우의 마음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여자들과 거리를 두겠다는 말도 평소의 최군성이라면 절대 꺼낼 리 없는 말이었다.

“분명히 배윤아야...”

휴대전화를 꼭 쥔 육연우의 손은 미세하게 떨렸다. 육연우의 손가락 마디는 하얗게 질려 있었다.

배윤아가 최군성을 만나 무언가를 말했음이 분명했다.

배윤아의 말은 잘 기억하고 잘 따른다고 육연우는 생각했다.

육연우의 가슴이 답답해졌고 눈물이 갑자기 쏟아져 나왔다. 육연우는 최군성이 선물한 화장품을 바라보았다. 상자 안에 가지런히 놓인 립스틱들이 마치 붉은 눈동자처럼 자신을 비웃고 있는 듯했다. 마치 육연우의 열등감을 조롱하고 떳떳하지 못한 출신을 깔보는 듯했다.

그나마 남아 있던 마음속의 안정감마저 산산이 부서졌다.

“아!”

육연우는 갑자기 두통을 느끼며 손을 들어 화장품 상자를 뒤엎었다. 바닥으로 쏟아진 립스틱들은 육연우의 격한 발길에 이리저리 흩어졌다.

*

최지용은 육씨 부동산의 판매 홀을 방문했다.

백인서에게 립스틱을 전해주려고 온 것이다. 하지만 멀리서 백인서가 셔츠에 정장을 입고 이름표를 달고 판매원으로 서 있는 것을 보고는 백인서가 어떻게 판매하는지 궁금해진 최지용은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

한참을 관찰한 후, 최지용은 백인서가 왜 한 달 넘도록 성과가 없었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이유를 깨달은 최지용은 웃음을 참으며 문 앞에서 백인서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

하루 종일 서 있던 백인서는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고 한 건도 팔지 못한 상태로 뻣뻣해진 목을 주무르며 건물을 나서고 있었다. 갑자기 큰 손이 백인서를 잡아당겼다. 본능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고개를 들자 달빛처럼 부드러운 눈동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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