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71화

백인서와 주우남은 동시에 멍해졌다.

멀리서 동혜림이 경쾌하게 허리를 흔들며 다가왔다.

아직 동혜림이 가까이 오지 않았는데도 그녀의 강한 향수가 진하게 퍼졌고 백인서는 그 자극적인 냄새에 코를 찡그렸다.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는 건 아니잖아!”

동혜림은 비웃듯 백인서를 한번 훑어보며 말했다.

“백인서, 안 그래?”

백인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혜림을 바라봤지만 침묵을 지켰다. 이때 주우남이 웃으며 말했다.

“재클린, 아파트 판매는 잘 되고 있어? 이번 달 목표는 아직 못 채운 것 같은데?”

“주 언니, 그건...”

“솔직히 말해봐. 내가 매달 너에게 주는 목표가 많아?”

주우남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런데도 넌 어떤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했는지 너도 잘 알잖아. 오직 관계에 의존하면서 영업한다면 오래 못 갈 거야.”

동혜림은 눈을 치켜떴다.

육자 그룹의 이사는 주우남보다 훨씬 높은 지위의 사람이었지만 주우남은 동혜림의 직속 상사였다.

게다가 그 이사와의 관계는 절대로 드러내선 안 되는 비밀이었다.

동혜림은 불쾌하게 콧방귀를 뀌며 발을 굴렀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러나 주우남이 계속해서 백인서에게 말했다.

“아까 다 못 한 말이 있어. 여자가 자신을 잘 꾸미는 것은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지 남자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야. 부도덕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더욱 아니야!”

“주 언니, 지금 누구 얘기하는 거예요?!”

동혜림이 되돌아와 눈을 부릅뜨며 크게 소리쳤다.

“왜 그래?”

주우남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난 너라고 말한 적 없는데 왜 그렇게 흥분하는 거야?”

“주 언니는 분명히...”

동혜림은 말하다 중간에 멈췄고 화난 얼굴로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주우남의 통제만으로도 짜증이 났는데 이제는 백인서까지 화를 돋우고 있었다.

주우남은 잔잔하게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만하고 각자 할 일 하자! 오늘은 모두 좋은 실적을 내길 바랄게.”

동혜림은 분노에 찬 눈길로 백인서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백인서는 동혜림을 아예 쳐다보지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