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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화

육연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혹시 육연우 씨 맞으신가요? 여기는 오성 교외 구치소입니다.”

육연우의 심장은 요동치기 시작했고 다리는 순식간에 힘을 잃었다.

“확인 먼저 하겠습니다.”

상대방은 말을 이었다.

“아버지의 성함이 육명진 씨 맞으시죠?”

“맞아요...”

“육명진의 사형 집행일은 이번 달 14일입니다.”

연우는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비틀거리다 가까운 나무에 몸을 기대었다.

“육연우 씨, 듣고 계신가요?”

육연우는 크게 숨을 내쉬며 겨우 차분함을 유지하려 애썼다.

“네, 듣고 있어요...”

“관례에 따라 사형수는 형이 집행되기 전에 가족과 면회할 수 있습니다. 육명진 씨가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면회 시간은...”

육연우의 귀에는 마치 수천 마리의 벌레가 울부짖는 소리가 가득 찼다. 육연우는 전화를 끊자마자 길을 따라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육연우는 이렇게 달리면 운명이 자신을 비웃는 듯한 이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육연우는 바다까지 달려가서 멈췄다. 육명진이 엄마를 이용해 자신을 협박하고 육소유로 가장시켜 육씨 집안의 재산을 빼앗으려 했던 장면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육연우가 그런 악한 일을 거부하자 육명진은 육연우를 때리고 욕하고 모욕하고 위협했다.

그는 더 이상 아버지가 아니었다. 그저 악마일 뿐이었다.

육연우는 두 귀를 감싸고 절규했지만, 그 비명은 파도 소리에 묻혀 하늘로 흩어진 구름처럼 사라져갔다.

*

약속된 시간은 금세 찾아왔다.

여러차례 망설이던 육연우는 마침내 교외의 구치소로 향했다. 육연우는 하얀 옷을 입고 얼굴에는 옅은 화장을 하고 있었다. 마치 창백하고 연약한 아름다움을 지닌 듯 보였다.

하지만 육연우의 눈빛에 담긴 결심은 마치 칼처럼 날카로웠다. 그 눈빛은 육명진을 보자마자 그의 심장을 찌르고 싶어 할 정도로 가득 차 있었다.

“오, 내 딸, 왔구나.”

육명진은 부어오른 눈을 힘겹게 뜨고 썩어가는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육명진의 입에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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