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47화

육연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혜림에게 인사를 건넸다.

동혜림은 눈치가 매우 빠른 사람이었다. 한눈에 육연우에게 뭔가 고민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육연우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그 시선 끝엔 주우남과 배인서가 있었다.

육연우가 주우남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었으니 그 시선이 향한 것은 분명 검은 옷을 입은 배인서일 것이다.

동혜림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육 아가씨, 오랜만에 회사에 오셨네요! 오늘 와 보니 변화가 많으시죠?”

육연우는 잠시 멈칫하며 못 들은 척했다.

동혜림은 포기하지 않고 고개를 살짝 들며 말했다.

“육 아가씨, 배인서 씨를 보고 계신 건가요?”

육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동혜림은 육연우의 주먹이 점점 더 단단히 쥐어지는 것을 눈치챘다.

“아이고, 육 아가씨, 저 배 할머니 볼 필요 없어요! 차라리 제가 커피 한잔 사드릴게요. 요즘 새로 나온 메뉴들도 있어요. 함께 가요.”

“방금 뭐라고 했어요?”

육연우의 눈에 의아한 표정이 떠올랐다.

“배인서를 뭐라고 불렀죠?”

“아, 배 할머니요? 하하, 다들 그렇게 불러요. 검은 옷만 입고 다니니까 구닥다리 같지 않나요? 보기도 답답해요!”

이 말을 듣고 육연우의 긴장된 표정이 한결 풀렸다. 동혜림은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단 몇 마디로 작은 주주의 마음을 살짝 흔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육연우와 배인서 사이에는 대체 어떤 인연이 있는 걸까?

동혜림이 궁금해하던 찰나 배인서가 조용히 말했다.

“그런 말은 좋지 않아요. 사람을 외모로 평가할 수는 없잖아요. 그 사람에게도 배울 점이 있을지 모르잖아요.”

“아, 그런가요?”

동혜림은 어색하게 웃으며 눈을 굴리고는 다시 예의를 갖췄다.

동혜림은 육연우의 팔짱을 끼고 아까보다 더 친근하게 말했다.

“육 아가씨, 이 커피는 꼭 제가 사드릴게요. 배울 게 정말 많네요. 남의 장점을 보는 안목이 저보다 훨씬 뛰어나세요!”

육연우는 동혜림에게 가볍게 미소 지었다.

영업부 사람들은 모두 말솜씨가 뛰어나고 상황 파악에 능숙하다. 그들의 생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