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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7화

육연우는 두 손으로 옷자락을 쥐고 계속 문지르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강소아는 육연우의 표정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육연우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한참 후에야, 육연우는 머리를 들어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우리 엄마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요.”

“그게 전부야?”

강소아는 한숨을 쉬었다.

“연우야, 다시 생각해 봐... 엄마를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 자신의 커리어를 지키는 것도 중요해.”

“언니, 하지만 저희 엄마예요.”

육연우는 강소아를 바라보며 큰 눈에 슬픔이 스쳐 지나갔다.

“엄마는 수술 후로 계속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제가 곁을 떠날 수가 없어요. 제가 계속 돌봐줘야 해요.”

“너희 엄마... 상태가 그렇게 나쁜 거야?”

육연우는 고개를 저었다.

강소아의 마음에 의혹이 생겼다.

강소아는 문득 그날 배인서가 성소월에 관해 이야기하며, ‘건강하게 잘 지내, 전혀 아픈 사람 같지 않아’라고 차갑게 웃으며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런데 왜 육연우는 성 아줌마에 대해 몸이 아프다고 하는 걸까?

강소아는 이마를 찌푸렸다. 아마도 각자 병의 심각성을 다르게 받아들여서 생긴 차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강소아는 마음을 가다듬고 계속 설득했다.

“연우야, 집에 간호사도 있고 요양사도 있잖아? 그분들이 성 아줌마를 돌보는 데 문제없을 거야. 만약 지금 돌봐주는 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몇 명 더 교체해 보는 것도 괜찮아.”

“언니, 간호사나 요양사 문제가 아니에요.”

육연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엄마는 지금 저를 한시도 떠나지 않으려고 해요. 그리고 저한테 자꾸 여러 가지 요구를 하는데 제가 해내지 못하면... 엄마는 화를 내세요. “

“저도 어쩔 수 없어서, 엄마가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어요.”

“언니, 언니를 키워주신 어머니도 암에 걸리셨고 몸이 좋지 않으셨잖아요... 만약 그분이 언니에게 모든 걸 내려놓고 곁에 있으라고 하셨다면, 거절할 수 있었겠어요?”

강소아는 순간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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