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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최지용은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었다.

최지용의 앞에는 바비큐 그릴이 있었고 두 개의 닭 날개 꼬치가 그릴 위에 올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배인서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

최지용은 어릴 때부터 호화로운 가문의 자제로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자랐다. 나중에 군대에 들어가서는 뛰어난 체력과 빠른 두뇌로 여러 차례 군공을 세우며 특수부대 내에서도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 어린 소녀에게 반박조차 못 하고 말문이 막혀버렸다.

최지용은 마음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답답함 속에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 솔직히 말해, 배인서가 한 번 더 자신을 몰아붙여 주길 바라는 마음마저 들었다.

최지용은 갑자기 자신을 깨우며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혹시 조금 이상한가...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최군성이 등을 힘껏 두드리며 소리쳤다.

“지용이 형! 불이야! 불이야!”

최지용은 거의 깜짝 놀라 뛰어오를 뻔했다.

최지용이 올려놓은 두 개의 닭 날개는 이미 까맣게 타버려 불꽃을 내며 타들어 가고 있었다.

“맙소사, 지용이 형!”

최군성은 불을 끄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특수부대에서 혹독한 야외 훈련을 받으셨죠? 그래서 이런 시커먼 걸 더 친근하게 느끼시나요?”

“너...”

최지용은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최지용은 고개를 들어 무표정한 배인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배인서는 차갑게 돌아서며 점점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최지용은 눈살을 찌푸리며 조용히 최군성에게 물었다.

“저 여자... 도대체 어떤 사람이야?”

“나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예전에 배인서 씨가 소유를 보호한 적이 있어요.”

“늘 저렇게 냉정해?”

“그렇죠.”

최군성은 입안 가득 꼬치를 물고 말했다.

“자기가 그랬거든요. 원래 타고난 얼굴이래요, 웃음도 별로 없다고.”

최지용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미소를 살짝 지었다.

배인서가 웃으면 강가의 합환나무 꽃보다 더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

최군형과 강소아의 결혼식 날짜가 확정되었다.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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