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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서연아. 이건...”

“식기 전에 빨리 먹어요.”

강서연은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라면을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고 전에 몇 번 말해줬는데.”

임우정은 코끝이 찡했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강서연은 그녀를 쭉 지켜보다가 더 참지 못하고 히죽히죽 웃어버렸다.

“내가 처음으로 도시락을 해준 것도 아닌데, 이게 눈물이 나올 상황이에요?”

임우정은 입안의 밥을 꿀꺽 넘기고 붉어진 눈으로 강서연을 바라보며 말을 할 듯 말 듯 하다가 끝내는 세 글자를 뱉었다.

“미안해.”

강서연은 마음이 찌릿했다.

임우정이 자존심이 얼마나 센 사람인지, 누구랑 싸워도 지지 않을 뿐더러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그녀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임우정이 그녀를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사실 그날은 그냥 친구 사이에 흔한 말다툼이었을 뿐, 이렇게 심각할 필요까지 없었다.

강서연은 웃으며 임우정의 손을 잡고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

“형제끼리도 싸우고 그러는데 우리가 길게 싸울 필요가 있겠어요?”

“그래!”

임우정도 시름을 놓고 웃었다.

“서연아, 그래도 네가 만든 돈가스가 제일 맛있어!”

“그러니까 라면은 적게 먹고 내가 도시락 쌀 때 언니 것도 같이 싸 올게요.”

“헤헤...”

임우정은 고운 치아를 다 내보이며 웃었다. 그녀는 몇 숟가락 더 들고 나서 손을 들어 맹세하였다. 얻어먹는 자는 감사할 줄 알았다.

“서연아, 내가 다시는 현수 씨 나쁜 말을 하지 않을게. 맹세할게! 이제부터 현수 씨는 나의 제부로 모실게. 모든 일에서 두 사람의 편을 들게!”

강서연은 그녀의 모습이 기가 차고 웃겼다. 그녀를 한참 지켜보다가 박장대소를 하였다.

“그런데 말이 나와서 말인데. 왜 내 남편이 그렇게 눈에 거슬렸어요?”

“그런 게 아니라...”

임우정은 머쓱해서 웃었다.

“그냥 난 네가 아까워서, 너의 짝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았나 봐. 너는 더 좋은 남자를 만날 거라 믿었어!”

“현수 씨, 좋아요.”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그래, 너만 좋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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