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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둥근 식탁에 모두가 모여앉았다.

차려진 음식들은 맛과 향 그리고 색감까지 완벽하게 어우러져 정교한 사기그릇에 담겨있어 저마다 최상의 화려함을 자랑했다.

풍성함에 눈이 휘둥그레진 신석훈은 약을 탔는지 의심도 없이 다급하게 먹으려고 들었다.

임우정은 웃으며 말했다.

“이러다 은행카드 비밀번호도 순순히 불러드리겠어요?”

“마음대로 하라고 그래요! 어차피 은행카드에 얼마 없기도 하고 이 한상차림 살 돈도 없어 다 먹으면 그만이니까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에요!”

신석훈은 중얼거렸다.

“역시 신 의사님이 계산이 빨라요.”

“저 못지 않으면서요!”

신석훈은 웃는 얼굴로 말했다.

“나보다 많이 먹잖아요!”

말하면서 젓가락으로 신석훈의 머리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강서연과 구현수는 그들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서로를 바라보았고 눈에는 사랑스러움이 묻어있었다.

“여러분. 모든 요리가 다 나왔습니다.”

점장은 직원들을 불러 생선탕을 대령했다.

“이건 쏘가리탕입니다. 명황산 아래 시냇물에서만 자라는 물고기는 신선하고 육질이 부드러우며 느끼하지도 않아 탕으로 드시기 제일 적합합니다.”

그들은 앞에 있는 수프 그릇을 쳐다봤다.

역시나 싱그럽고 향긋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쏘가리는 진하게 고아져 간이 잘되었고 복숭아 꽃잎으로 장식을 해서 로맨틱함을 한층 더했다.

강서연은 습관적으로 물고기 눈알을 구현수에게 집어줬다.

어릴 적 어머니가 건강하셨을 때 늘 그녀와 윤찬에게 생선요리를 해줬는데 요리가 다 되면 어머니는 항상 생선 눈알을 하나씩 나눠주곤 했다.

생선 눈알은 눈을 맑게 해줘서 생선 중 가장 귀한 부위라고 어머니가 말씀해주셨다.

강서연은 웃으며 구현수를 바라보았다.

한쪽에서 지켜보던 임우정은 질투가 났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휴. 다른 집 남편은 사모님이 생선 눈알도 집어주면서 끔찍이 여긴다는데. 정말 선남선녀가 따로 없네. 부럽다 부러워!”

“질투하세요?”

신석훈이 놀려댔다.

“여기 생선 많잖아요! 드시고 싶으면 집어 드시면 되죠!”

볼 빨개진 강서연은 천천히 머리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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