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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임우정의 마음은 쿵 하고 내려앉은 듯 먹먹했다.

이런 이상하지만 멈추려야 멈출 수 없는 감정이 그때 그 사람과 헤어진 뒤로 한 번도 없었다.

임우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자신도 모르게 신석훈을 밀쳐냈지만, 그녀의 손은 그에게 더욱 꽉 잡혔다.

“당신...”

신석훈은 무심한 듯 조용히 설명했다.

“아직 상처가 있어서 걷기가 불편할 거예요. 그래도 고집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임우정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가늘고 흰 남자의 손을 보았다. 그 손은 수술칼을 사용하던 손이어서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게다가 신석훈이란 사람은 점잖고 잘생기고 매너까지 몸에 배어있었다.

오늘 이 사람이 신처럼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쯤 산속에 갇혀 아직도 절망 속에 있을 게 뻔했다.

생각에 잠겼던 임우정은 발목에서 통증이 느껴졌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몸을 가누지 못하고 땅에 넘어질 뻔했다.

“조심해요!”

신석훈이 재빨리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아 부축했다.

그는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찾아 그 위의 먼지를 털어내고 임우정을 살며시 앉혔다.

신석훈은 그녀의 양말을 벗기고 자세히 관찰했다.

“좀 더 부은 것 같네. 내려가면 우리 병원에 먼저 가서 치료받는 게 좋겠어요.”

“네, 감사해요.”

임우정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고 갑자기 뭐가 떠올랐는지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저를 어떻게 찾아온 거예요?”

신석훈은 손으로 얼굴을 긁적이더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산기슭에 가까워졌는지 신호가 잡혔다. 임우정은 살짝 의아했다가 그의 핸드폰의 인스타그램 맨 위에 그녀가 산을 오르기 전에 올렸던 사진이 떠 있는 게 보였다.

“여기서 봤어요. 그리고 사진 밑에 위치가 있길래 따라와 봤죠.”

신석훈은 조용히 말했다.

“따라 왔... 따라와서 뭐 하게요?”

“여자 혼자서 이런 외진 산을 타는 게 안전하지 못 해요.”

임우정은 살짝 마음이 설렜다.

신석훈은 그녀를 향해 웃고 나서 몸을 낮춰 등을 내밀었다.

“업혀요!”

“왜요?”

“길이 좋지 않으니까, 제가 업을게요.”

임우정은 한순간 그 사람에게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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