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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임우정은 힘겹게 발을 움직여 걸어 봤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고통이 하늘을 찔렀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이미 오후였고 산은 안개가 끼기 시작했다. 등산 경험이 풍부하다고 자신감에 넘친 그녀가 하필이면 오늘 사람이 안 다니는 외진 길을 타서 이 사달이 났다.

꼴 좋게 이대로 산에 갇히게 생겼다. 그녀는 서둘러 배낭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고 역시나 신호는 잡히질 않았다.

다시 용기를 내 움직임을 시도했지만,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붙잡아도 일어서기가 힘들었다.

임우정은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사람의 그림자는커녕 귀신조차 안 보이는 이 외진 곳에서 해가 지면서 어렴풋이 야생동물의 울음소리도 들려왔다.

그녀는 머리부터 신경이 곤두섰고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다. 핸드폰을 껐다 켰다여러 번, 신호는 도통 잡히지 않았고 유일하게 구조요청을 할 수 있는 핸드폰마저도 배터리가 다 되어갔다.

임우정은 다리를 끌며 땅바닥에서 포복으로 움직여 나갔다. 최대한 야생동물의 이목을 끌지 않도록 최대한 소리를 작게 내면서. 하지만 방향도 분간이 안 되는 이곳에서 혼자 힘으로 산을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았고 그녀는 절망을 금할 수 없었다.

바로 그때, 가쁜 발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그녀는 급히 숨죽였고, 소름 돋을 정도로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다. 발걸음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그녀 앞에서 멈췄다. 그녀는 겁에 질렸고 곧이어 누군가의 손이 그녀 앞에 놓였다. 가늘고 굴곡이 분명한 흰 피부에 이쁘장한 손이었다.

임우정은 어안이 벙벙해서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고, 온화한 눈빛과 마주했다.

“당신?”

그녀는 깜짝 놀라 말을 더듬었다.

“심... 심 의사 양반?”

“왜요? 너무 의외라 반갑죠?”

신석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 옆에 앉더니 그녀의 다친 발을 만졌다.

임우정은 낮게 외쳤다

“아! 아파... 아파요!”

“힘 풀어요.”

신석훈은 몇 번 만져보더니 감을 잡았다.

“뼈마디가 어긋났네요. 뼈가 부서지지는 않았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지금 제자리로 돌려놓을게요, 바로 좋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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