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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작가: 빛나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8-04 18:00:01
최군형은 멈칫하고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문성원에게 술을 따라 주었다.

최군형은 사람을 위로하는 법을 잘 모른다.

그리고 그는 짝사랑하는 느낌도 모른다.

아마 강소아와의 감정이 순조로웠던 탓에 그는 좋아하는 여자에게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밖에 모른다. 최군성이 말한 대로 그는 다짜고짜 그녀에게…입맞춤했다.

최군형은 그렇게 했고 강소아도 받아들였다.

그래서 최군형은 연애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군형은 손을 내밀어 문성원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먼저... 입맞춤을 해보지 않았어?”

문성원은 술을 급히 마시다가 사레가 들렸다. 매운 자극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는 기괴한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최군형을 쳐다봤다.

평소 차갑고 고상한 이 도련님께서 이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 말한 거야?”

최군형은 사뭇 진지하게 설명했다.

“네가 좋아하면 먼저 입맞춤을 해야지! 아니면 그녀가 어떻게 너의 마음을 알 수 있겠어?”

문성원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

“혹시 소아에게도 이런 방법을 쓰신 건 아니죠?”

최군형은 만족스러운 듯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문성원은 순간적으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표정을 지었다.

“저랑 형님의 사정이 같지 않아요.”

문성원은 고개를 숙였다.

“형님은 소아와 잘 어울리고 두 집안도 서로 잘 맞잖아요. 저... 저는 그녀에 비하면 부족한 것 같아요.”

뒤로 가면 갈수록 문성원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최군형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문성원과 이렇게 오랜 세월을 지내왔지만 변호사인 그가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법정에서 언변으로 다수의 상대를 제압하고 법률 사무소에서는 단호하게 일 처리를 하며 고객이나 상대방 앞에서도 항상 차분하던 문 변호사가 사랑에 빠지니 자신의 입장조차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모습일 줄은 몰랐다.

최군형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한 번 말해봐. 네가 어디가 부족하다는 거야?”

문성원은 잠시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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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강은 처음에는 거절하려 했지만, 입이 머리보다 빨랐다. 임지강은 바로 승낙해 버리고 말았다.“가원아,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러 가는 곳이 어디야?”“음...”최가원은 한참 고민하다가 대답했다.“남성이라는 곳이에요. 이름이 뭐더라... 아, 스튜디오였던 것 같아요!”임지강은 고개를 끄덕였다. 집으로 돌아온 뒤, 최가원이 어설프게 짜맞춘 주소를 토대로 검색해 본 끝에 정확한 위치를 찾아냈다. 그곳은 개인 고급 웨딩드레스 브랜드로 디자이너는 오성에서 최고로 손꼽히며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물이었다.임지강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냉소적인 생각에 잠겼다. 이런 곳을 배현진이 직접 찾았을 리 없었다. 아마도 배윤아의 뜻에 따라 이곳으로 예약한 게 틀림없었다.생활비조차 반반 나누는 남자가 이런 고급스러운 장소에 돈을 쓸 리는 없어 보였다....주말에 남성에서.배현진과 송윤지는 약속한 시간에 맞춰 웨딩드레스 매장에 도착했다. 최가원은 화려한 드레스를 처음 본 터라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꼭 궁전에서 뛰노는 작은 토끼 같았다.수석 디자이너인 마리가 두 사람을 직접 맞이했다.“두 분, 오래 기다리셨죠?”화려한 꽃무늬 두건을 두르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독특한 스타일의 디자이너가 나타나자, 송윤지는 깜짝 놀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에헴! 저는 Mary... 아니, 마리입니다!”“제 이름의 ‘리’는 날카롭다는 뜻이지,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에요!”송윤지는 고개를 숙이고 겨우 웃음을 참았다. 배현진이 간단히 인사를 마친 뒤, 송윤지도 한 발짝 나서서 인사를 건넸다.마리는 송윤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이분은 정말 제가 본 신부 중 가장 아름다운 신부예요! 좋아요, 우선 신부 화장을 먼저 시험해 봅시다. 신랑분은 서두르지 마시고 잠시 밖에서 대기해 주세요.”배현진은 이 모든 일이 자기와는 무관하다는 듯 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을 본 송윤지는 웨딩드레스를 입으러 올 때만 해도 설렜던 마음이 한순간에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19화

    “원래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잖아.”임우정이 웃으며 강소아를 끌어당겼다.“지강아, 잘 왔어. 오늘 점심은 집에서 먹고 가. 군형이랑 소아한테 기쁜 소식이 있거든!”“뭔데요?”“나, 곧 또 외할머니가 된다니까!”임지강은 순간 멍해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강소아는 얼굴이 붉어져서 최군형의 어깨에 기대어 다정한 모습으로 안겨 있었다.“소아가 또 임신했어요.”최군형은 환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딱 석 달 됐어요. 상태도 안정적이고 특별히 힘든 것도 없어서 모든 게 좋아요!”“아, 축하해.”임지강은 축하의 말을 입에 올리면서도 속으로는 생각했다.정말이지...방금 매형과 누나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나온 것도 모자라, 이번엔 이 두 사람까지. 이 집안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이 외로운 싱글을 괴롭히려는 건가?“와! 할아버지다!”땀에 흠뻑 젖은 최가원이 신나게 마당에서 달려 들어왔다.손에는 장난감 총을 들고는 임지강을 향해 두 번 쏘는 척했다.임지강은 맞은 척하며 소파 위로 쓰러졌고 최가원과 장난을 주고받으며 한바탕 웃음소리를 터뜨렸다.“할아버지, 우리 마당에서 놀아요!”가원이는 임지강이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손을 잡아끌어 마당으로 데려갔다.임지강은 거실의 온갖 다정함이 가득한 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오히려 기뻤다.마당에서 최가원은 깡충깡충 신나게 뛰어다녔다. 하지만 뒤따르던 임지강의 표정에는 어딘가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최가원이 임지강의 손을 잡아당기며 얼굴을 들어 물었다.“할아버지, 왜 저랑 안 놀아줘요?”“가원아, 우리 잠깐 앉아 있을까? 응?”“네!”최가원은 얌전히 임지강의 무릎 위에 앉았다.그리고 작은 손으로 그의 이마를 살짝 쓸어내렸다.임지강은 최가원의 행동에 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너희 엄마 뱃속에 작은 아기가 있는 거 알고 있어?”“알아요!”“그럼 동생이 남자아이였으면 좋겠어, 아니면 여자아이였으면 좋겠어?”“음... 남자아이가 좋겠어요!”“왜?”“남자아이는 내가 때려도 되잖아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18화

    다음 날, 송윤지는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임지강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송윤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임지강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는 그녀를 긴장하게 했다.“송윤지 씨?”임지강은 속에서 밀려오는 기쁨을 간신히 억누르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왜 전화하셨어요?”“저... 언니 일에 대해서 들었어요.”송윤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임 대표님이 도와준 거 알아요. 정말 감사드립니다.”“아, 별거 아니에요.”임지강은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조 회장이 예전에 우리 형부랑 좀 인연이 있었거든요. 이번에 형부 대신 옛정을 나눈 셈이죠.”“임 대표님, 제가 식사 대접해도 될까요?”송윤지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지난번처럼요. 집으로 오세요. 제가 요리를 준비할게요.”임지강은 심장이 터질 듯했다.너무 기뻐서 당장이라도 아무도 없는 곳으로 달려가 소리치고 싶었다. 송윤지의 초대에 바로 좋다고 대답하고 싶었고 그 말이 혀끝까지 올라왔지만, 그는 간신히 감정을 억누르고 마음을 진정시켰다.임지강은 감정을 숨기며 담담한 어조로 대답했다.“괜찮아요.”송윤지는 살짝 실망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말했다.“사실... 우리 언니가 초대하고 싶어 했어요. 임 대표님이 도와준 일에 정말 고마워하고 있어요. 빚 문제뿐만 아니라 이혼까지 도와주셨잖아요...”“정말 괜찮다니까요.”임지강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제겐 별거 아닌 일이었어요. 너무 신경 쓰지 마요.”“임 대표님...”“미안하지만, 제가 지금 일이 좀 있어서, 이만 끊을게요.”전화가 끊기며 화면이 꺼지자, 송윤지의 눈빛도 함께 어두워졌다.임지강은 소파에 앉아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다. 부하가 다가와 흔들어 깨우기 전까지 그는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듯했다.“이 서류, 서명하실 건가요?”“아...”임지강은 정신을 차리고 서류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았다. 서명하려고 펜을 들었다. 그리고 서류의 엉뚱한 곳에 서명할 뻔했다.부하는 임지강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17화

    “윤지야.”배현진이 송윤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내 말 이해했어?”송윤지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송윤지는 배현진의 말을 이해했다.결혼 후에도 서로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각자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생활비도 나눠 부담하겠다는 의미였다. 또한, 가정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도와주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돕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은 아니다.물론, 배씨 가문은 명문 가문으로 문제가 생길 일은 없을 것이다.반면, 송윤지처럼 소박한 가정에서는 골치 아픈 일이 끊이지 않는다.“현진 씨.”송윤지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혹시... 결혼 전에 계약서도 작성하자는 건 아니겠지?”“어떻게 알았어?”배현진의 눈이 반짝이며 웃음을 지었다.“송윤지, 네가 드디어 내 말을 이해하기 시작했구나! 정말 너무 기뻐.”“그래... 그렇구나.”송윤지는 멍해졌다. 그저 배현진의 의도를 떠보려고 한 말이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긍정적인 대답을 듣게 되었다.“결혼 전 계약서는 반드시 작성해야 해.”배현진은 단호하게 말했다.“요즘 외국에서는 젊은 부부들이 거의 다 이렇게 한다고. 나는 해외에서 오래 살면서 이런 관념에 익숙해서 결혼 전 계약서 작성하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해. 결혼 전에 모든 걸 명확히 해두면, 나중에 이혼하게 되더라도 불필요한 갈등이나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잖아. 그게 양쪽 모두에게 좋은 일이야.”“너...”송윤지는 놀란 얼굴로 물었다.“이혼까지 생각하고 결혼하는 거야?”배현진은 가볍게 웃었다.“그냥 대비하는 거야. 물론 아무도 이혼하려고 결혼하지는 않겠지. 하지만 미리 준비해 두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해.”배현진이 덧붙였다.“나는 항상 미리 준비해 두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송윤지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이런 관계를 맺는 방식은 논리적으로는 틀릴 게 없었다. 사람은 누구나 독립적이어야 하고 결혼한 후에도 경제적으로 각자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하지만...만약 두 사람이 서로에게 기대지 못하고 함께 고난을 이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16화

    며칠 동안, 송윤지는 유치원 앞에서 임지강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최가원을 데리러 오는 사람도 최씨 가문의 가정부와 경호원으로 바뀌어 있었다.송윤지는 방과 후 시간이 되면 이유도 모른 채 무의식적으로 임지강을 찾곤 했다.스스로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마치 마법에 걸린 듯 임지강의 모습이 송윤지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그날, 아파트로 돌아온 송윤지가 막 문을 열려고 할 때, 맞은편 문이 열렸다. 문 앞에는 배현진이 미소를 띤 채 서 있었다. 그는 천천히 걸어와 송윤지와 마주 섰다.“나... 주전자가 없어서 그러는데 혹시 차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을까?”송윤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현진을 안으로 들였다.송윤지는 자연스럽게 실론 홍차를 우려내어 가져왔지만, 배현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왜 그래?”“나는...”배현진은 송윤지를 바라보며 차분히 말했다.“나는 이런 차를 좋아하지 않아.”송윤지는 놀라서 멈칫했다.사실 송윤지는 배현진이 어떤 차를 좋아하는지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이 실론 홍차는 며칠 전 임지강이 왔을 때 마셨던 차였다.송윤지는 얼굴이 붉어졌다. 약간 당황한 기색으로 차를 바꿔오려 하자 배현진이 송윤지를 붙잡았다.“송윤지, 우리 진지하게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송윤지는 배현진의 눈을 보며 조용히 맞은편에 앉았다.“지난번엔... 내가 잘못했어.”배현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너와 임지강 씨의 사이를 오해한 것도, 너한테 그렇게 심한 말을 한 것도 다 미안해. 내 약혼자를 믿어야 했었는데...”송윤지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네 형부의 60억은...”배현진이 잠시 말을 멈췄다. 송윤지는 약간의 기대와 함께 긴장한 표정으로 배현진을 바라봤다. 마치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처럼 초조한 마음이었다.“내 의견은 여전히 같아.”배현진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분명했다.“이 빚은 그 사람의 문제야. 그 사람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15화

    정지한은 미간을 찌푸리고 한참 생각했지만, 그런 사람은 기억나지 않았다.“제 사업은 모두 부하들에게 맡기고 있습니다.”정지한은 솔직하게 말했다.“매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돈을 빌리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일일이 기억할 수는 없죠. 그런데 그건 왜 묻는 겁니까?”임지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강호라는 사람은 놀고먹으며 도박에 빠진 쓰레기 같은 인물입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그분은...”임지강은 잠시 멈춘 뒤 말을 이었다.“그자는 제 아내의 형부입니다.”“아내의 형부라고요?”“그렇습니다.”임지강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오강호이라는 자가 대담하게도 제 아내를 담보로 삼았습니다. 돈을 갚지 못하면 정 회장님의 사람이 와서 제 아내를 데려갈 거라고 말했더군요.”“세상에, 그런 일이 있단 말입니까?”정지한의 표정이 한순간에 심각해졌다.그때, 누군가가 정지한의 귀에 몇 마디 속삭였다.정지한은 문득 깨달은 듯 눈에 서늘한 빛을 띠었다.“며칠 전, 제 부하 둘이 잡아간 게 당신 짓이었군요!”임지강은 여유롭게 대답했다.“그들은 제 아내를 괴롭히러 왔습니다. 경찰에게 넘긴 건 오히려 가벼운 처벌이죠.”“임지강 씨...”정지한은 순간 자신이 경찰과 함께 함정에 빠진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정지한이 눈짓을 보내자, 주위 부하들이 순식간에 총을 꺼내 임지강에게 검은 총구를 겨누었다. 하지만 임지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은 채 차가운 표정으로 그들을 응시했다.그의 눈빛은 압도적인 위압감을 내뿜고 있었다.“정 회장님, 오늘은 진심으로 대화하러 온 겁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경찰은 데려오지 않았습니다.”정지한은 눈을 굴리며 부하들에게 총을 내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곧이어, 누군가 오강호가 작성한 고금리 대출 차용증을 가져왔다.차용증에는 분명히 쓰여 있었다.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송윤지를 담보로 넘기고 정지한이 원하는 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차용증은 여기 있습니다. 임 대표님, 혹시 제가 이걸 찢어버리길 원하는 겁니까?”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14화

    며칠 후, 부하가 초대장 한 장과 함께 정지한이라는 사람의 자료를 임지강 앞에 가져왔다.“정지한이라는 사람은 줄곧 운산시 암흑가에서 활동한 인물입니다. 오성에서 세력은 크지 않지만,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세력을 넓히려 하고 있습니다.”“그래서.”임지강은 자료를 대충 넘기며 말했다.“결국 성공했어?”“그다지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부하가 웃으며 대답했다.“대표님도 아시겠지만, 오성은 원래부터 대표님 매형의 영역입니다. 경섭 형님은 암흑가에서 손을 뗐지만, 그분의 영향력은 여전히 정지한보다 훨씬 큽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뭔데?”“정지한은 사람을 다루는 데 능숙한 사람입니다. 오성의 소규모 세력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더구나 경섭 형님은 이미 암흑가 일에 손을 뗐기 때문에, 정지한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규칙에 따라 경섭 형님은 아무리 영향력이 있어도 이런 일에는 개입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정지한의 주요 사업은 카지노와 고금리 대출입니다. 운산시와 오성 양쪽 모두 그의 카지노와 대출 사업이 자리 잡고 있죠. 오강호가 바로 정지한이 운영하는 카지노에서 돈을 잃었고 그 60억도 정지한에게 빌린 돈입니다. 다른 소규모 세력들도 이 일에 관여할 수 없습니다. 정지한의 일이기 때문에 암흑가의 규칙을 깨뜨릴 수 없거든요.”“음...”임지강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초대장을 흘깃 쳐다보았다.“이번 주말, 정지한이 새로운 카지노를 개업한다고 합니다.”부하가 말했다.“대표님이 경섭 형님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곳에서 만나자고 한 것 같습니다.”임지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말했다.“알았다.”부하가 물러난 뒤, 임지강은 담배를 한 개비 꺼내 물었다. 니코틴 냄새가 임지강의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임지강은 예전에 담배와 술을 손에서 놓지 않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송윤지와 헤어진 후 모든 것을 끊어냈다.임지강은 송윤지를 위해 바뀐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송윤지를 위해 나서기로 마음먹었다.주말이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13화

    임지강은 송윤지가 환하게 웃으며 배현진을 집 안으로 들이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았다.문이 철컥 닫히는 소리와 함께 임지강의 심장은 얼어붙는 듯했다. 그는 복도를 서성이다 결국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부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분을 삼키지 못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배현진이 왜 여기 살고 있는 거야?”전화를 받은 부하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도무지 무슨 상황인지 몰랐기 때문이다.임지강은 눈을 감고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깊이 숨을 들이쉰 뒤 천천히 내쉬었다.“그러니까 배현진이 어떻게 마린 광장 아파트로 오게 됐는지, 왜 하필 내 집 바로 건너편인지 그 이유를 묻고 있잖아!”“그게...”“당장 조사해!”임지강은 전화를 끊고 화를 억누르지 못한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하가 다급히 조사 결과를 보고해 왔다.“임 대표님, 배 도련님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배씨 가문의 소유가 아닙니다. 벤처 투자로 번 첫 수익으로 구입한 개인 자산으로 확인되었습니다.”“그런데 왜 하필 여기야?”“그게...”부하는 난감해하며 말했다.“아파트가 워낙 인기 있다 보니, 사고 싶다는 사람을 막을 수는 없죠.”임지강은 가슴속에서 화가 들끓었다. 송윤지 집 앞까지 천천히 걸어가 그곳에서 한참을 서성였다.이 아파트는 최고급 자재로 지어진 데다 방음까지 완벽해서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도무지 들리지 않았다.배현진... 오늘 밤 이곳에 머무를까?사람들은 흔히 떨어져 지낸 사이는 더 애틋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아니야!임지강은 즉시 부정했다.송윤지는 보수적인 사람이었다. 결혼하지 않는 이상 절대 자신을 내주지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예전에 자신과 함께했던 시간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머릿속이 복잡한 상념으로 뒤엉키며 부적절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임지강은 두 주먹을 꽉 쥐었고 팔뚝에는 핏줄이 터질 듯 도드라졌다. 그리고 두 눈은 문에 고정되었다. 이성을 붙들고 있던 끈이 조금이라도 풀리면 당장이라도 문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12화

    “뭐라고?”임지강은 고개를 돌려 최가원을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고 품에 살짝 안아 올렸다.“가원아, 집에 데려다줄게.”“그럼, 할아버지는 어디 가려고요?”“나는 놀이공원에 가볼까 해.”최가원은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나도 갈래요!”“미안해, 가원아.”임지강은 최가원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오늘은... 함께 갈 수 없어. 할아버지 혼자 있고 싶어.”최가원은 살짝 입을 내밀었지만, 떼를 쓰거나 울지 않았다. 늘 자신을 아껴주던 할아버지의 얼굴에 무거운 고민이 담겨 있음을 직감했기 때문이다.그의 마음속 고민이 혹시 송 선생님과 관련된 걸까?작은 공주는 반짝이는 눈으로 잠시 고민하더니, 송 선생님 이야기를 할아버지에게 들려주면 항상 기분 좋은 반응이 돌아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비밀을 하나 알려주면 할아버지 기분이 좋아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최가원은 입술을 꾹 누르더니 임지강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할아버지, 제가 송 선생님에 대한 비밀 하나 알려줄게요...”그리고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송 선생님이 왕자님이 곧 돌아온다고 했어요!”“뭐라고?”임지강의 얼굴빛이 변했다.“진짜예요!”최가원은 고개를 힘껏 끄덕이며 말했다.“아까 고추장 사러 갔을 때, 송 선생님이 직접 그랬어요. 왕자님이 이번에 돌아오면 결혼 얘기를 하자고 했대요... 할아버지, 결혼하면 아빠랑 엄마처럼 사진도 같이 찍고 같은 집에서 살아야 하는 거죠?”임지강의 손이 힘없이 풀렸다. 최가원이 작은 비명을 지르며 거의 엉덩방아를 찧을 뻔했다.다행히 뒤에 있던 경호원이 재빠르게 최가원을 받아냈다.놀라움에 휩싸인 최가원은 임지강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전보다 더 창백했고 눈동자 깊숙이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몇몇 경호원이 서로 눈치를 살폈다. 아무도 임지강이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 임지강은 주먹을 더 단단히 쥐었다.“임 선생님, 저희가...”경호원 중 한 사람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지강은 갑자기 몸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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