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영은 그 즉시 말문이 막혔다.실제로 유환은 단지 샘 씨가 참석하는 행사라고만 말했고 행사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도 묻지 않고 당연히 연회라고 생각했다.그녀는 모든 저축을 다 써서 이 드레스를 샀는데 헛수고였다!“하, 하수영 비서.” 유환이 비꼬며 말했다.“내가 보기엔 네가 이해력이 문제가 아니라, 문제는...”그녀는 하수영의 가슴을 가리키며 말했다. “마음가짐에 있어!”“혹시 내가 오늘 너를 연회에 초대해서 이렇게 입고 와서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 거라고 생각했니?”하수영의 얼굴은 붉게 변했다가 다시 창백해지며 온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두 손으로 드레스 자락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그때 멀리서 이 장면을 본 샘 씨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강소아 씨, 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샘 씨는 제한된 강소아에게 물었다.“당신들 육자 그룹에도 이렇게 비전문적인 사람이 있다니, 공사 현장에 오면서도 안전모를 안 쓰나요?!”“죄송합니다.” 강소아는 미소를 지으며 또렷하게 말했다.“그녀는 우리 육자 그룹의 직원이 아닙니다.”“뭐라고?” 하수영은 깜짝 놀라 드레스를 들고 한걸음 한걸음 걸어갔다.고급 드레스 자락은 이미 진흙투성이가 되어 국제 일류 브랜드의 모습을 잃었다.“강소아!” 이 세 글자가 입에서 나오는 순간, 하수영은 지난번 육연우가 그녀에게 한 경고를 떠올리고 어렵게 말을 바꿨다. “강... 강소아 씨”“무슨 일이죠?” 강소아의 미소는 이해할 수 없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저는 육자 그룹의 직원이에요!” 하수영은 급해졌다. “단지 요즘 유환 씨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을 뿐이에요... 당신이 말했잖아요, 저는 여전히 육자 그룹의 직원이라고!”“아.” 강소아의 아름다운 눈에 날카로운 빛이 스쳤다.“당신은 육자 그룹의 직원인가요? 하, 육자 그룹의 어떤 직원이죠?”“저... 저는 육자 그룹의 인턴입니다!”“회사 규정은 본 적 있나요?”하수영은 그대로 얼어붙어 말을 잇지
“각 나라들 그리고 심지어는 작은 회사까지 규칙이 없으면 다 운영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네가 공사 현장에 이렇게 입고 온 건 샘 씨에게 나쁜 인상을 줬고 회사의 이미지에 심각한 피해를 줬어! 정서적으로나 도리상으로나 너는 해고되어야 해!”“강소아 씨가 이렇게 말했는데 다들 뭐하고 있어요?” 유환이 말을 보태며 뒤돌아 경호원들에게 말했다. “어서 이 사람을 끌어내요! 여긴 영화 촬영장의 공사 현장이에요, 혹시나 상업 기밀이라도 있으면 어떡해요? 외부인이 알게 해선 안 되잖아요?”뒤쪽의 몇 명의 경호원들이 즉시 움직여 하수영을 붙잡고 공사장 밖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하수영은 끌려가며 소리쳤고 심지어 문성원을 언급하기도 했다.문성원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몰라도 그 이름을 꺼내는 순간 유환의 신경을 건드렸다!“넌 정말 문성원이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 유환은 이미 멀어져 작은 점으로 보이는 하수영을 가리키며 발을 세게 구르며 말했다. “그는 언젠가 너의 본모습을 알아차릴 거야! 이 년아!”“그만해, 네 이미지도 좀 생각해!” 강소아가 앞으로 나와 작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주의를 줬다. “여긴 우리 둘만 있는 게 아니야, 다른 사람들도 있어!”유환은 깊게 숨을 몇 번 들이마시며 마음속의 분노를 잠시 억눌렀다.“하지만... 궁금한 게 있어.” 강소아는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네가 날 문성원의 여자친구로 오해했을 때 나에게 잘해주지 않았니? 그런데 왜 하수영에게는 이 년이라고 부르는 거야?”“아, 나...” 유환은 잠시 멈칫했다.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강소아는 웃으며 한 손을 그녀의 어깨에 얹었다. “걱정 마, 나도 문성원이 오래지 않아 정신을 차릴 거라 생각해! 너에게 기회가 있어.”“무슨, 무슨 소리야!” 유환은 얼굴이 붉어지며 말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아무런 생각이 없어, 헛소리하지 마!”강소아는 고개를 저으며 그녀를 데려와 샘 씨와 함께 공사 현장을 계속 둘러보았다.*하수영은 며칠 동안 집
하수영은 호준성의 피투성이가 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벽에 기대어 주저앉았다.“너... 너 정말 죽을 놈 같으니라고!” 호준성은 머리를 감싸며 소리쳤다. “빨리 구급차를 불러! 나를 병원에 데려가!”하수영은 멍하니 서 있었다.호준성이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가려 할 때 하수영은 갑자기 달려가서 문을 막았다!“너 뭐하려는 거야?!”“호준성...” 하수영은 두려움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를 병원에 데려갈 수 있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해!”호준성은 어안이 벙벙했다.머리에서 나오는 피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왔다.이러다가는 오늘 여기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이 여자는 정말 이상했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경찰을 부르지 말라고?“알겠어, 알겠어. 경찰을 부르지 않을게!” 호준성은 화가 나서 말했다. “빨리 병원으로 가자! 젠장...”*응급실에 도착하자 계속 욕설을 퍼붓던 호준성은 마침내 조용해졌다.욕을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머리가 마치 만두처럼 감겨 있어서 입을 열 수가 없었다.그는 간호사가 일부러 그런 건지 몰랐다.어쨌든, 간호사가 약품을 들고 나가는 순간에 보인 그 혐오 가득한 얼굴을 확실히 보았다.하수영은 그와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밖에서 기다렸다.그제야 그녀는 조금 진정할 수 있었다.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주먹을 입에 대고 깨물었다.정말 아슬아슬했다. 오늘 거의 사람을 죽일 뻔했다......이제 그녀는 직장을 잃었고 호준성도 의지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게 애써 쫓아다닌 문성원도 비록 사람을 손에 넣었지만 마음은 그녀에게 없는 것 같았다.온갖 방법을 썼는데도 결국 이런 상황에 빠지다니!그녀는 머리가 욱신거리며 아팠고 마음이 뒤숭숭했다.그녀는 생각에 잠겨 병원 복도를 걸었고 고개를 들어보니 병실까지 온 것을 알게 되였다. 그녀가 떠나려는데 문득 낯익은 목소리를 들었다.“오늘 또 한 번 와줘서 정말 고마워요!”하수영은 멍해져서 소리를 따라갔고 그 목소리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요.” 간호사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이 환자에게 딸이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어요. 그분도 자녀가 없다고 하셨어요!”“저...”“여기서 우리 일을 방해하지 마세요.” 간호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앞을 지나가며 말했다.“다른 환자에게 약을 주러 가야 해요.”하수영은 간호사실 앞에 서서 이 상황이 이상하다고 느꼈다.그녀는 아무도 없을 때 간호사실의 병력을 몰래 뒤졌지만 “유방암”이라는 글자를 본 순간 간호사의 발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재빨리 다른 쪽으로 도망쳤다.계단을 내려오자마자 병원 입구에 서서 운전사를 기다리고 있는 임우정을 보았다.하수영은 다가가 최대한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고 공손하게 인사했다.“육 사모님, 안녕하세요.”임우정은 잠시 놀라며 이 여자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저는 하수영입니다.”“아.” 임우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비웃음을 띄웠다. “그 ‘우수한’ 인턴이군요!”“사모님,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하수영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이제 육자 그룹의 사람이 아니에요.”임우정은 몸을 똑바로 세우고 냉담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를 찾은 이유가 뭐죠?”“방금 방문하신 분이... 소 아주머니 맞죠?”“그건 당신과 상관없는 일입니다.”“아, 그래요?” 하수영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 “비록 당신이 소아의 친어머니이지만 지난 20년 동안 강소아는 소 아주머니께서 키우셨어요. 이제 소 아주머니가 병에 걸리셨고 그것도 암이라니...”임우정은 약간 화를 내며 말했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죠?”“육 사모님, 당신은 너무 착하세요.” 하수영은 눈을 굴리며 말했다. “사실 저는 강소아와 친구였어요. 그녀의 많은 비밀을 알고 있어요. 그녀는 강씨 집안의 아이가 아니에요. 만약 강소아가 그녀의 엄마가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모든 것을 버리고 소 아주머니 곁으로 돌아갈 거예요! 사모
하수영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임우정을 향해 겁에 질린 채 분노와 두려움이 섞인 눈으로 바라보았다.이때 육씨 가문의 운전사가 그녀들에게 다가와 차를 세웠다.임우정은 하수영을 보며 입가에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으으...으!” 갑자기 그녀들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임우정이 고개를 돌리자 머리를 단단히 감싼 남자가 뚱뚱한 몸을 흔들며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임우정은 잠시 멈칫했고 하수영의 표정이 어색해지는 것을 알아챘다.그 남자는 입가의 붕대를 간신히 떼어내고는 잘 보이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사모님, 저는 호준성입니다. 오늘 사모님을 여기서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병원에서 나를 만나는 게 뭐가 영광이죠?”“그게...”호준성은 잠시 멈췄다.운전사가 임우정의 귀에 속삭였다. “그는 영화 프로젝트의 담당자이자 주요 책임자입니다.”“아.” 임우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호준성 씨군요.”“네, 맞습니다... 바로 접니다!”“왜 이렇게 됐죠?”호준성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하수영을 한 번 쏘아보았다.말하지 않아도 임우정은 그의 날카로운 눈빛과 하수영의 표정에서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호준성 씨, 다친 몸으로 여기 서 있지 말고 어서 병실로 돌아가 쉬세요.”호준성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굳이 임우정을 차에 태우려 했다.하수영은 한쪽에서 말없이 서 있었고 얼굴은 이미 창백해져 있었다.임우정은 차갑게 웃음을 지으며 차에 타기 전 하수영을 바라보았다. “하수영 씨, 내가 기억하기로는 당신이 문성원의 여자친구라고 들었는데 맞나요?”깜짝 놀라 고개를 든 하수영은 호준성의 표정이 더더욱 차가워진 걸 보았다.“이미 다른 사람의 여자친구라면 염치란 단어는 알겠죠? 내가 가르쳐줄 필요는 없겠네요?” 임우정은 입가에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대학생이라면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겠죠.”입술을 깨문 하수영은 분노로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온몸이 떨렸다.임우정의 차가 멀어지자 호준성은 그녀를 향해
하수영은 그가 연애 경험이 없는 멍청이일 줄 알았지만 변호사의 영리함은 전부 그녀에게만 쏟아부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문성원과 사귀면서 집 한 채는커녕 초콜릿 한 조각도 얻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호준성에게 기대게 되었다.그런데...하수영은 깊이 숨을 내쉬며 결국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하지만 왜 강소아의 남자는 믿을 만할까?심지어 그렇게 형편없는 출신인 육연우도 사랑받고 있는데!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눈 속에서 악독한 불꽃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이미 밤 10시가 넘었지만 강소아는 여전히 사무실에서 설계도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는 기지개를 켜며 건너편의 육연우가 미소를 지으며 눈짓하는 것을 보았다.그제야 최군형이 모르는 사이에 들어왔다는 것을 눈치 챘다.강소아는 깜짝 놀라며 웃음을 터뜨리며 그를 쳤다. “당신 왜 걸어 들어올 때 소리가 안 나요!”“문을 두드렸어요.” 최군형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일에 너무 집중해서 듣지 못한 거예요. 자, 내가 야식을 가져왔어요.”강소아는 그가 손에 정교한 도시락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배가 고파져서 일을 내려놓고 제대로 즐기기로 했다.육연우는 알아서 컴퓨터를 끄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당신들 방해하지 않게 나 먼저 갈게요!”“아니, 연우야 너도 좀 먹어......”“군성이가 아래층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어.” 최군형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 굶지 않을 거야!”그는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기 때문에 야식을 가져오면서 일찍 잠든 최군성을 다시 불러냈다.강소아는 그를 보며 미소 지었고 먹을 준비를 하던 차에 그가 불쑥 다가와 허리에 손을 올렸다.그녀는 그를 밀었지만 그는 더욱 꼭 껴안으며 결국 그녀의 작은 머리를 자기 가슴에 대고 놓아주지 않았다.“최군형......”“며칠 동안 너를 보지 못했어.” 최군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내가 보고 싶지 않아?”“지금은 일에 집중해야 해요. 남자는 당분간 생각
최군형은 미간을 찌푸렸다.“당신 몸의 모반이요? 반달 모양이요?”“네.”강소아는 멋쩍게 웃었다.“전에 말하지 못했는데 걱정되었어요...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성형하는 것 좋아하지 않잖아요.”“그럴 리가요.”최군형은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남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포용력이 높아져요.”“그런데 왜 모반을 지운 거예요?”강소아는 눈빛이 반짝거리며 낮게 말했다.“수영이가 데리고 갔어요. 걔가 내 허리의 모반이 예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옷을 입어서 가리면 더 안 이쁘다고 했어요.”“그때 내가 좀 멍청했어요.”“허리와 배를 노출하는 옷을 몇 번이나 입는다고. 예쁘고 안 예쁘고 어디 있어요. 하지만 귀신에 홀리는 듯 수영의 말을 따라서 모반을 지웠어요.”최군형은 눈빛이 어두워졌다.하수영은 원래부터 육명진과 왕래가 있었다.그녀는 일부러 수작을 부리는 것이다...강소아가 육씨 가문에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갑자기 왜 멍을 때리는 거예요?”강소아는 자신의 작은 손을 그의 눈앞에서 흔들거리며 달콤하게 웃었다.“배고프지 않아요? 같이 밥 먹으로 가요.”“괜찮아요. 배고프지 않아요.”최군형은 눈앞의 순수한 영혼이 조금 안쓰러워 그녀를 천천히 안았다.그때 아래에서 경호원이 전화를 걸어 최씨 가문이 약을 주러 왔다고 했다.강소아는 올라오라고 했다.하지만 눈앞에 쏟아지는 여러 가지 약 봉투를 보며 그녀는 깜짝 놀랐다.“그...”“이건 모두 둘째 도련님이 부탁하신 겁니다.”집사가 낮게 웃었다.최군형은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그가 급한 나머지 음성 메세지를 모든 이들이 함께 있는 채팅방에 보낸 것이다...“큰 도련님, 부족한 약이 있습니까?”“음... 충분한 것 같네요.”최군형은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해마다 남양에서 새로운 약들을 보내왔고 고모와 고모부까지 계셨기에...최씨 가문은 시종일관 약이 부족하지 않았다.집사는 공손하게 인사를 올린 후 나갔다.최군형은 테이블 위에서 한 병을 집어 들
[고마워.]최군성이 답장을 했다.[하하, 가족끼리 왜 이래! 좋은 밤 보내!]사무실이 아니었다면 최군형은 아마 최군성을 끌고 나와 본때를 보여줬을 것이다!*이틀이 지난 후 강소아가 아래층에서 커피를 사러 갔을 때 눈앞에 익숙한 뒷모습이 일렁거렸다.“소아야, 오랜만이야.”강소아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하수영은 얼굴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예전만큼 자신을 꾸미지도 않았고 많이 초췌해 보였다.하지만 그녀의 눈빛에 담긴 음산함은 결코 변함이 없었다.강소아는 낮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렇게 오랜만은 아니지. 네가 회사에서 잘린 지 일주일 밖에 안되었잖아.”“이 일주일 동안 나는 너무 힘들게 보냈어.”하수영은 눈꺼풀을 내리깔며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제법 불쌍한 모습이었다.하지만 그녀의 모습에도 강소아는 결코 꿈쩍하지도 않았다.“소아야, 나 하마터면... 육자 그룹 인턴 증명을 가질 수 있었어. 너에게도 얘기한 적 있잖아. 인턴 증명만 가지면 나는 즉시 유학을 신청할 수 있어. 네 앞에도 다시 나타나지 않을 거야! 왜 나를 이렇게 못살게 구는 거야?”“하수영, 내가 너를 못살게 구는 게 아니야.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야...”강소아는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난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어. ”하수영은 억지를 부렸다.“난 그냥 나를 우선 생각했을 뿐이야... 그게 잘못된 거야?”“너를 우선 생각하는 건 문제 없어. 그런데 남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 되잖아!”“흥, 나는 너랑 달라.”하소영은 차갑게 웃었다.“너는 육자 가문 공주님이지. 20년의 평범한 일상을 보냈지만 강씨 집안 사람들이 너를 금이야 옥이야 키웠잖아.”“그럼 나는? 나는 아무것도 없어!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 가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어.”강소아는 그녀와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음을 깨닫고 손을 저었다.“한 사람의 선택과 환경은 백 프로 일치하는 게 아니야. 너의 마음에 달린 거지. 연우는 너보다 환경이 더욱 악렬한데 너랑은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