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08화

작가: 빛나라
“각 나라들 그리고 심지어는 작은 회사까지 규칙이 없으면 다 운영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

“네가 공사 현장에 이렇게 입고 온 건 샘 씨에게 나쁜 인상을 줬고 회사의 이미지에 심각한 피해를 줬어! 정서적으로나 도리상으로나 너는 해고되어야 해!”

“강소아 씨가 이렇게 말했는데 다들 뭐하고 있어요?”

유환이 말을 보태며 뒤돌아 경호원들에게 말했다.

“어서 이 사람을 끌어내요! 여긴 영화 촬영장의 공사 현장이에요, 혹시나 상업 기밀이라도 있으면 어떡해요? 외부인이 알게 해선 안 되잖아요?”

뒤쪽의 몇 명의 경호원들이 즉시 움직여 하수영을 붙잡고 공사장 밖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하수영은 끌려가며 소리쳤고 심지어 문성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성원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몰라도 그 이름을 꺼내는 순간 유환의 신경을 건드렸다!

“넌 정말 문성원이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

유환은 이미 멀어져 작은 점으로 보이는 하수영을 가리키며 발을 세게 구르며 말했다. “그는 언젠가 너의 본모습을 알아차릴 거야! 이 년아!”

“그만해, 네 이미지도 좀 생각해!”

강소아가 앞으로 나와 작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주의를 줬다.

“여긴 우리 둘만 있는 게 아니야, 다른 사람들도 있어!”

유환은 깊게 숨을 몇 번 들이마시며 마음속의 분노를 잠시 억눌렀다.

“하지만... 궁금한 게 있어.”

강소아는 웃으며 말했다.

“예전에 네가 날 문성원의 여자친구로 오해했을 때 나에게 잘해주지 않았니? 그런데 왜 하수영에게는 이 년이라고 부르는 거야?”

“아, 나...”

유환은 잠시 멈칫했다.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강소아는 웃으며 한 손을 그녀의 어깨에 얹었다.

“걱정 마, 나도 문성원이 오래지 않아 정신을 차릴 거라 생각해! 너에게 기회가 있어.”

“무슨, 무슨 소리야!”

유환은 얼굴이 붉어지며 말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아무런 생각이 없어, 헛소리하지 마!”

강소아는 고개를 저으며 그녀를 데려와 샘 씨와 함께 공사 현장을 계속 둘러보았다.

*

하수영은 며칠 동안 집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209화

    하수영은 호준성의 피투성이가 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벽에 기대어 주저앉았다.“너... 너 정말 죽을 놈 같으니라고!” 호준성은 머리를 감싸며 소리쳤다. “빨리 구급차를 불러! 나를 병원에 데려가!”하수영은 멍하니 서 있었다.호준성이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가려 할 때 하수영은 갑자기 달려가서 문을 막았다!“너 뭐하려는 거야?!”“호준성...” 하수영은 두려움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너를 병원에 데려갈 수 있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해!”호준성은 어안이 벙벙했다.머리에서 나오는 피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왔다.이러다가는 오늘 여기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이 여자는 정말 이상했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경찰을 부르지 말라고?“알겠어, 알겠어. 경찰을 부르지 않을게!” 호준성은 화가 나서 말했다. “빨리 병원으로 가자! 젠장...”*응급실에 도착하자 계속 욕설을 퍼붓던 호준성은 마침내 조용해졌다.욕을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머리가 마치 만두처럼 감겨 있어서 입을 열 수가 없었다.그는 간호사가 일부러 그런 건지 몰랐다.어쨌든, 간호사가 약품을 들고 나가는 순간에 보인 그 혐오 가득한 얼굴을 확실히 보았다.하수영은 그와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밖에서 기다렸다.그제야 그녀는 조금 진정할 수 있었다.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주먹을 입에 대고 깨물었다.정말 아슬아슬했다. 오늘 거의 사람을 죽일 뻔했다......이제 그녀는 직장을 잃었고 호준성도 의지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게 애써 쫓아다닌 문성원도 비록 사람을 손에 넣었지만 마음은 그녀에게 없는 것 같았다.온갖 방법을 썼는데도 결국 이런 상황에 빠지다니!그녀는 머리가 욱신거리며 아팠고 마음이 뒤숭숭했다.그녀는 생각에 잠겨 병원 복도를 걸었고 고개를 들어보니 병실까지 온 것을 알게 되였다. 그녀가 떠나려는데 문득 낯익은 목소리를 들었다.“오늘 또 한 번 와줘서 정말 고마워요!”하수영은 멍해져서 소리를 따라갔고 그 목소리가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210화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요.” 간호사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이 환자에게 딸이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어요. 그분도 자녀가 없다고 하셨어요!”“저...”“여기서 우리 일을 방해하지 마세요.” 간호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 앞을 지나가며 말했다.“다른 환자에게 약을 주러 가야 해요.”하수영은 간호사실 앞에 서서 이 상황이 이상하다고 느꼈다.그녀는 아무도 없을 때 간호사실의 병력을 몰래 뒤졌지만 “유방암”이라는 글자를 본 순간 간호사의 발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재빨리 다른 쪽으로 도망쳤다.계단을 내려오자마자 병원 입구에 서서 운전사를 기다리고 있는 임우정을 보았다.하수영은 다가가 최대한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고 공손하게 인사했다.“육 사모님, 안녕하세요.”임우정은 잠시 놀라며 이 여자를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저는 하수영입니다.”“아.” 임우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비웃음을 띄웠다. “그 ‘우수한’ 인턴이군요!”“사모님,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하수영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이제 육자 그룹의 사람이 아니에요.”임우정은 몸을 똑바로 세우고 냉담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를 찾은 이유가 뭐죠?”“방금 방문하신 분이... 소 아주머니 맞죠?”“그건 당신과 상관없는 일입니다.”“아, 그래요?” 하수영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 “비록 당신이 소아의 친어머니이지만 지난 20년 동안 강소아는 소 아주머니께서 키우셨어요. 이제 소 아주머니가 병에 걸리셨고 그것도 암이라니...”임우정은 약간 화를 내며 말했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죠?”“육 사모님, 당신은 너무 착하세요.” 하수영은 눈을 굴리며 말했다. “사실 저는 강소아와 친구였어요. 그녀의 많은 비밀을 알고 있어요. 그녀는 강씨 집안의 아이가 아니에요. 만약 강소아가 그녀의 엄마가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모든 것을 버리고 소 아주머니 곁으로 돌아갈 거예요! 사모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211화

    하수영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임우정을 향해 겁에 질린 채 분노와 두려움이 섞인 눈으로 바라보았다.이때 육씨 가문의 운전사가 그녀들에게 다가와 차를 세웠다.임우정은 하수영을 보며 입가에 경멸의 미소를 지었다.“으으...으!” 갑자기 그녀들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임우정이 고개를 돌리자 머리를 단단히 감싼 남자가 뚱뚱한 몸을 흔들며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임우정은 잠시 멈칫했고 하수영의 표정이 어색해지는 것을 알아챘다.그 남자는 입가의 붕대를 간신히 떼어내고는 잘 보이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사모님, 저는 호준성입니다. 오늘 사모님을 여기서 뵙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병원에서 나를 만나는 게 뭐가 영광이죠?”“그게...”호준성은 잠시 멈췄다.운전사가 임우정의 귀에 속삭였다. “그는 영화 프로젝트의 담당자이자 주요 책임자입니다.”“아.” 임우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호준성 씨군요.”“네, 맞습니다... 바로 접니다!”“왜 이렇게 됐죠?”호준성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하수영을 한 번 쏘아보았다.말하지 않아도 임우정은 그의 날카로운 눈빛과 하수영의 표정에서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호준성 씨, 다친 몸으로 여기 서 있지 말고 어서 병실로 돌아가 쉬세요.”호준성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굳이 임우정을 차에 태우려 했다.하수영은 한쪽에서 말없이 서 있었고 얼굴은 이미 창백해져 있었다.임우정은 차갑게 웃음을 지으며 차에 타기 전 하수영을 바라보았다. “하수영 씨, 내가 기억하기로는 당신이 문성원의 여자친구라고 들었는데 맞나요?”깜짝 놀라 고개를 든 하수영은 호준성의 표정이 더더욱 차가워진 걸 보았다.“이미 다른 사람의 여자친구라면 염치란 단어는 알겠죠? 내가 가르쳐줄 필요는 없겠네요?” 임우정은 입가에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대학생이라면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겠죠.”입술을 깨문 하수영은 분노로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온몸이 떨렸다.임우정의 차가 멀어지자 호준성은 그녀를 향해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212화

    하수영은 그가 연애 경험이 없는 멍청이일 줄 알았지만 변호사의 영리함은 전부 그녀에게만 쏟아부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문성원과 사귀면서 집 한 채는커녕 초콜릿 한 조각도 얻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호준성에게 기대게 되었다.그런데...하수영은 깊이 숨을 내쉬며 결국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하지만 왜 강소아의 남자는 믿을 만할까?심지어 그렇게 형편없는 출신인 육연우도 사랑받고 있는데!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눈 속에서 악독한 불꽃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이미 밤 10시가 넘었지만 강소아는 여전히 사무실에서 설계도를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는 기지개를 켜며 건너편의 육연우가 미소를 지으며 눈짓하는 것을 보았다.그제야 최군형이 모르는 사이에 들어왔다는 것을 눈치 챘다.강소아는 깜짝 놀라며 웃음을 터뜨리며 그를 쳤다. “당신 왜 걸어 들어올 때 소리가 안 나요!”“문을 두드렸어요.” 최군형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일에 너무 집중해서 듣지 못한 거예요. 자, 내가 야식을 가져왔어요.”강소아는 그가 손에 정교한 도시락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배가 고파져서 일을 내려놓고 제대로 즐기기로 했다.육연우는 알아서 컴퓨터를 끄고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당신들 방해하지 않게 나 먼저 갈게요!”“아니, 연우야 너도 좀 먹어......”“군성이가 아래층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어.” 최군형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 굶지 않을 거야!”그는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기 때문에 야식을 가져오면서 일찍 잠든 최군성을 다시 불러냈다.강소아는 그를 보며 미소 지었고 먹을 준비를 하던 차에 그가 불쑥 다가와 허리에 손을 올렸다.그녀는 그를 밀었지만 그는 더욱 꼭 껴안으며 결국 그녀의 작은 머리를 자기 가슴에 대고 놓아주지 않았다.“최군형......”“며칠 동안 너를 보지 못했어.” 최군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내가 보고 싶지 않아?”“지금은 일에 집중해야 해요. 남자는 당분간 생각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213화

    최군형은 미간을 찌푸렸다.“당신 몸의 모반이요? 반달 모양이요?”“네.”강소아는 멋쩍게 웃었다.“전에 말하지 못했는데 걱정되었어요... 남자들은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성형하는 것 좋아하지 않잖아요.”“그럴 리가요.”최군형은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남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포용력이 높아져요.”“그런데 왜 모반을 지운 거예요?”강소아는 눈빛이 반짝거리며 낮게 말했다.“수영이가 데리고 갔어요. 걔가 내 허리의 모반이 예쁘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옷을 입어서 가리면 더 안 이쁘다고 했어요.”“그때 내가 좀 멍청했어요.”“허리와 배를 노출하는 옷을 몇 번이나 입는다고. 예쁘고 안 예쁘고 어디 있어요. 하지만 귀신에 홀리는 듯 수영의 말을 따라서 모반을 지웠어요.”최군형은 눈빛이 어두워졌다.하수영은 원래부터 육명진과 왕래가 있었다.그녀는 일부러 수작을 부리는 것이다...강소아가 육씨 가문에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갑자기 왜 멍을 때리는 거예요?”강소아는 자신의 작은 손을 그의 눈앞에서 흔들거리며 달콤하게 웃었다.“배고프지 않아요? 같이 밥 먹으로 가요.”“괜찮아요. 배고프지 않아요.”최군형은 눈앞의 순수한 영혼이 조금 안쓰러워 그녀를 천천히 안았다.그때 아래에서 경호원이 전화를 걸어 최씨 가문이 약을 주러 왔다고 했다.강소아는 올라오라고 했다.하지만 눈앞에 쏟아지는 여러 가지 약 봉투를 보며 그녀는 깜짝 놀랐다.“그...”“이건 모두 둘째 도련님이 부탁하신 겁니다.”집사가 낮게 웃었다.최군형은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그가 급한 나머지 음성 메세지를 모든 이들이 함께 있는 채팅방에 보낸 것이다...“큰 도련님, 부족한 약이 있습니까?”“음... 충분한 것 같네요.”최군형은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해마다 남양에서 새로운 약들을 보내왔고 고모와 고모부까지 계셨기에...최씨 가문은 시종일관 약이 부족하지 않았다.집사는 공손하게 인사를 올린 후 나갔다.최군형은 테이블 위에서 한 병을 집어 들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214화

    [고마워.]최군성이 답장을 했다.[하하, 가족끼리 왜 이래! 좋은 밤 보내!]사무실이 아니었다면 최군형은 아마 최군성을 끌고 나와 본때를 보여줬을 것이다!*이틀이 지난 후 강소아가 아래층에서 커피를 사러 갔을 때 눈앞에 익숙한 뒷모습이 일렁거렸다.“소아야, 오랜만이야.”강소아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하수영은 얼굴색이 좋지 않아 보였다. 예전만큼 자신을 꾸미지도 않았고 많이 초췌해 보였다.하지만 그녀의 눈빛에 담긴 음산함은 결코 변함이 없었다.강소아는 낮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렇게 오랜만은 아니지. 네가 회사에서 잘린 지 일주일 밖에 안되었잖아.”“이 일주일 동안 나는 너무 힘들게 보냈어.”하수영은 눈꺼풀을 내리깔며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제법 불쌍한 모습이었다.하지만 그녀의 모습에도 강소아는 결코 꿈쩍하지도 않았다.“소아야, 나 하마터면... 육자 그룹 인턴 증명을 가질 수 있었어. 너에게도 얘기한 적 있잖아. 인턴 증명만 가지면 나는 즉시 유학을 신청할 수 있어. 네 앞에도 다시 나타나지 않을 거야! 왜 나를 이렇게 못살게 구는 거야?”“하수영, 내가 너를 못살게 구는 게 아니야.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야...”강소아는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난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어. ”하수영은 억지를 부렸다.“난 그냥 나를 우선 생각했을 뿐이야... 그게 잘못된 거야?”“너를 우선 생각하는 건 문제 없어. 그런데 남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 되잖아!”“흥, 나는 너랑 달라.”하소영은 차갑게 웃었다.“너는 육자 가문 공주님이지. 20년의 평범한 일상을 보냈지만 강씨 집안 사람들이 너를 금이야 옥이야 키웠잖아.”“그럼 나는? 나는 아무것도 없어!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 가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어.”강소아는 그녀와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음을 깨닫고 손을 저었다.“한 사람의 선택과 환경은 백 프로 일치하는 게 아니야. 너의 마음에 달린 거지. 연우는 너보다 환경이 더욱 악렬한데 너랑은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고 있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215화

    “소아야...”하수영은 강소아의 분노를 보고 힐끗 입꼬리를 올렸다.그녀는 이 분노가 임우정을 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소아야, 나는 네가 힘든 걸 알아. 하지만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니 육씨 사모님에게 정확하게 물어보고.”“소아야, 이 모든 건 육씨 사모님의 계략이란 생각 안 들어? 너한테 일부러 말해주지 않은 거야. 아주머니를 피 말려 죽이면 육씨 사모님이 너의 유일한 엄마가 되잖아...”“그만해, 제발!”강소아는 소리를 질렀다.그녀가 산 커피는 바닥에 쏟아져 뜨거운 액체가 하수영의 발등을 덮었다.하수영은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펄쩍 뛰었다.“강소아, 너...”“내가 아까 분명 말했지.”강소아가 하수영의 멱살을 놓아주자 그녀는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다.“네 더러운 입을 닫지 못하겠으면 내가 꿰매주지!”하수영은 그녀의 모습에 눈을 크게 뜨고 깜짝 놀랐다.그녀는 자신이 한 모든 말들이 강소아의 심장을 찌를 수 있을 줄 알았다.강소아와 소정애 사이의 감정이 이해가 갔고 그녀가 육씨 가문에서의 많은 어려움도 알고 있었다.그리고 육경섭과 임우정 사이의 관계가 멀어졌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녀는 이를 계기로 강소아를 통제하고 싶었다.통제하지 못하더라도 강소아의 기분을 좌우할 수 있을 줄 알았다.사람이 감정에 좌지우지되면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의 예상과 달리 강소아의 아무런 감정 변화도 없었다.강소아의 눈빛은 여전히 비웃음과 차가움을 담고 있었다.하수영은 조금 두려워졌다.하지만 강소아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기를 쓰고 그녀의 눈을 쏘아보았다.“소아야, 내 말을 믿지 않는 거야?”“네 엄마는 암에 걸렸고 내가 직접 봤어. 모든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어. 너한테만 감춘 거야.”“그래서 너는 지금 내 앞에서 시시비비를 따져 가며 이간질하는 거야?”강소아는 차갑게 웃었다.“수영아, 네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을 거야.”하수영은 긴장한 모습으로 자리에서 멍해졌다.“두 엄마가 어떤 분인지 내가 제일 잘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216화

    하지만 그때, 강소아는 수화기 너머에서 선명한 소리를 들었다.“35번, 소정애 씨, 약 먹어야 할 시간이에요.”강우재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강소아는 핸드폰을 쥔 채로 꺼진 전화를 바라보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그리고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유환은 촬영장에서 발목을 다쳤지만 촬영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아픔을 참았다.감독이 컷을 할 때 그녀의 발은 이미 부을 대로 부어 한 발작도 움직일 수 없었다.그 모습을 본 재크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촬영팀이 그녀를 잘 보살펴주지 않았다며 언쟁을 펼쳤다.유환은 그런 그를 끌어당겼다.“지금 발은 안 아파요. 내 머리를 아프게 할 셈이에요?”재크는 급히 그녀에게 달려가 부축하며 힘겹게 촬영장을 떠났다.차량은 아쉽게도 정비하러 갔다.유환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재크는 평시에 똑똑하게 일 처리를 했었다.그런데 오늘 같은 날에 차량을 정비하러 보내다니. 다른 차를 준비하지도 않고 말이다.“걱정하지 마, 네가 길거리를 떠돌게 하지 않을 거야.” 유환은 그를 째려보았다.“내가 만약 길거리를 떠돌게 되면 나를 업고 가요.”“너를 업고 가는 건 불가능해.”재크는 신비롭게 웃었다.“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유환은 그의 눈빛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앞의 검은 색 차량이 눈에 들어왔다.차량 옆에는 문성원이 서서 그녀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재크는 마치 자신의 딸을 시집보내는 듯한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그녀를 ‘자기야’라고 부르며 다친 발을 고려도 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이끌고 문성원 앞으로 걸어갔다.이렇게 끌려가자 유환은 자신의 발목에서 큰 아픔이 밀려 들어왔다...그녀가 통증에 얼굴 표정이 구겨졌을 때 문성원이 고개를 숙이며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안녕!”유환은 활짝 웃으며 부자연스럽게 소리 질렀다.“Hi!” 순간 둘의 심박수는 갑자기 빨라졌다.“당신...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있어요?”“너... 다리 다친 거야?”둘은 동시에 말

최신 챕터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9화

    배현진은 마치 자신의 영혼이 몸을 떠나 허공을 떠도는 듯한 기이한 감각에 사로잡혔다.그는 허공에 떠 있는 듯 응급실의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의사들이 급히 자신을 응급처치하는 모습과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로 누워 있는 자기 육체를 바라보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이상하게도 모든 것에서 해방된 듯한 감각이 그를 감쌌다.의식은 또렷했지만, 살아남겠다는 의지는 조금도 없었다.그날, 배현진은 오강호와 싸웠다.송윤희와 이혼 후 더 나락으로 떨어진 오강호는 그날 술집에서 술에 취해 있던 배현진과 우연히 마주쳤다.말다툼은 곧 몸싸움으로 번졌고 오강호는 배현진이 배씨 가문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자, 송윤지를 언급하며 조롱을 쏟아냈다.배현진은 격분하여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먼저 손을 댄 쪽이 그였음에도 불구하고 건장한 오강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배현진은 오강호에게 몇 대 얻어맞고는 응급실로 실려 가고 말았다.지금도 배현진의 귀에는 오강호의 말이 메아리처럼 맴돌고 있었다.“배씨 가문의 아들이라더니 별수 없군. 여자를 제대로 붙잡지도 못하고 결국 임지강에게 뺏겼다지? 하하하...”“배 도련님, 혹시 속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 임지강이 송윤지에게 접근한 건 처음부터 다 계획된 거였을 거야!”“너 같은 쓰레기가 무슨 남자야. 약혼녀도 남에게 빼앗기고 말이야.”배현진의 가슴 한구석이 세게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강한 힘이 그의 영혼을 다시 육체로 끌어당겼다.옆에서 심전도가 삐 울리더니 직선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의사들은 제세동기를 정리하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환자가 심장박동을 회복했습니다. 약물을 투여하세요.”배현진의 꼭 감겼던 두 눈이 살짝 떨렸다.그를 때린 사람이 임지강과 송윤지의 일을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 걸까?혹시, 그 둘 사이에 정말로 숨겨진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그는 알아내야 했다.죽을 수 없었다. 배현진은 자신이 겪은 모든 수모를 반드시 임지강에게 똑같이 되돌려주겠다고 다짐했다....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8화

    임지강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제가 누나랑 형부께 누를 끼쳤네요.”“그렇게 생각하지 마.”임우정은 부드럽게 말했다.“사람 사이의 만남과 헤어짐은 결국 운명 같은 거야. 따지고 보면 이 일의 원인은 나야. 내가 처음에 송윤지를 현진이에게 소개하지 말아야 했어.”“저 때문에 누나가 곤란해진 거예요.”임지강은 진지하게 말했다.“솔직히 말하면, 이번에 제가 조금 비겁한 방법을 썼어요. 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배씨 가문을 어떻게 하려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배현진이 은행에 진 빚은...”임지강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임우정이 임지강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경원이와 수정이는 모두 사리 분별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야. 빚을 갚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빚진 돈은 은행에 분할해서 납부할 거야.”“그럼 이자는 받지 않을게요.”임우정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안도와 약간의 무력감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배현진에 대해서는.”임지강은 계속해서 말했다.“저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윤지를 괴롭힐 때부터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걸 예상했어야죠. 지금 정신 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심지어 정말로 정신이 나갔다 해도 그건 자업자득이에요.”“됐어, 봐줄 줄도 알아야지. 너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잖아...”임지강은 고개를 들어 임우정을 바라봤고 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친 뒤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이게 무슨 냄새예요?”갑자기 집 안에서 송윤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지강은 놀라며 황급히 돌아섰다. 잠옷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송윤지가 급히 주방으로 달려 들어왔다.임지강도 곧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아이고, 이거 다 태웠네요!”송윤지는 놀라 외치며 불을 껐다. 그런 다음 행주로 냄비 뚜껑을 열었다.“이건 뭐예요?”“제가 만든 당근 소고기 스튜예요...”임지강은 난감하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송윤지에서 한번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는데 결과는 역시나 이 모양이었다.“물 안 넣었어요?”송윤지는 코를 찡그리며 물었다.“당근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7화

    임지강은 송윤지의 세계에 다시 한번 깊숙이 들어가게 되었다.임지강은 이제 송윤지의 아파트에서 종종 머물렀다. 겉으로는 송윤지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라 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그녀와 가까워지고 싶은 간절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송윤지는 몇 번 거절하려 했지만, 임지강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결국 그냥 놔두기로 했다.임지강은 비록 소파에서 자야 했지만, 그것조차도 행복했다.임지강은 언젠가는 송윤지의 곁에서 함께 아침을 맞이할 날이 올 것이라 믿었다.임지강은 대부분의 시간을 송윤지와 함께 보내며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그는 세 끼를 직접 준비했고 그 과정에서 송윤지가 과거에 자신을 위해 했던 일들이 얼마나 힘들고 정성이 담긴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었고 과거 송윤지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었다.가끔 송윤지는 집 안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임지강의 모습을 보며 묘한 감정을 느끼곤 했다. 이해할 수 없는 꿈이 자꾸 송윤지를 괴롭혔지만, 송윤지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임조강이 곁에 있으면 훨씬 마음이 놓인다는 것을.임지강은 배현진과는 완전히 달랐다.배현진은 늘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앞으로’ 같은 말로 막연한 미래를 약속하곤 했다.반면, 임지강은 ‘내가 있잖아’, ‘나한테 맡겨’, ‘두려워하지 마’ 같은 말로 송윤지에게 확신을 심어주었다.임지강의 말 속에는 사랑을 드러내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행동 하나하나에서 송윤지를 얼마나 아끼는지 충분히 느껴졌다.그날은 송윤지가 쉬는 날이었다. 임지강은 주방에서 당근과 소고기를 넣은 스튜를 끓이고 있었다.이 요리는 임지강이 새로 배운 것이었다. 임지강은 요리의 모든 과정을 조심스럽게 진행했고 조미료를 넣는 것도 마치 화학 실험을 하듯 정밀하게 측정했다.잠시 후, 요리의 향기가 퍼져 나갔고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냄비 뚜껑을 덮고 불을 약하게 조절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그가 문을 열자, 임우정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임우정은 복잡한 표정으로 임지강을 바라보았다.“누나?”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6화

    배현진은 바닥에 주저앉아 임지강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소중히 여겨야 할 때 외면했으니,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임지강은 손가락으로 배현진의 코앞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다시 내 여자를 건드리면, 소피아와 함께 감옥에서 만나게 될 거야.”임지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없이 송윤지의 손을 잡고 방을 나갔다.방 안에는 이제 배현진과 배윤아 두 남매만 남아 있었다.배현진은 멍하니 바닥에 앉아 허공을 응시했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후회와 절망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런 배현진의 모습을 보며 배윤아는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렸다.“오빠...”배윤아는 조심스럽게 배현진을 부축하며 말했다.“사실, 오빠는 소피아가 어떤 사람인지 진작에 알아봐야 했어. 소피아가 없었다면, 우리 집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진 않았을 거야.”배현진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그는 벽에 기대어 머리를 부딪치며 자신을책망했다.“오빠.”배윤아는 애써 배현진의 마음을 다독이며 말했다.“내 생각엔 임지강 씨는 오빠에게 교훈을 주고 싶었던 것뿐이야. 진심으로 오빠를 망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닐 거야. 이미 송윤지의 복수를 한 거나 다름없으니, 더는 오빠를 괴롭히지 않을 거야. 게다가 다행히도 오빠가 진 빚은 임지강 씨의 은행에서 대출받은 거니까, 그에게 시간을 좀 더 달라고 부탁하면 좀 봐주지 않을까?”“봐준다고?”백약곡의 쓴웃음은 공허하고 힘이 없었다.“지금 나는 아무것도 없어. 완전히 끝났어...”“오빠에겐 아직 나랑 부모님이 있잖아!”배윤아는 울먹이며 말했다.“우리는 여전히 가족이야! 오빠,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께 잘못했다고 해. 오빠가 진 빚은 부모님이 분명 해결하려고 하실 거야.”“내가 은행에 진 빚은 수천억이라고.”배현진은 힘없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게다가 이 모든 걸 뒤에서 조종한 사람은 임지강이야. 그 사람은 절대 날 그냥 놔두지 않을 거야.”“오빠...”배윤아가 더 말을 이어가려 했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5화

    “현진 씨, 제발 내 말 좀 들어봐!”소피아는 두려움에 질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이렇게 한 건... 다 우리 미래를 위해서였어. 당신 부모님은 모든 걸 여동생에게 넘겼잖아.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랑 제임스는? 당신이 제임스를 친아들처럼 여기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우리에게 아무것도 없다면, 제임스를 어떻게 키우겠어?”“그만해!”배현진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며 소리쳤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소피아는 오직 자신과 제임스의 미래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었다.소피아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배현진이 제임스를 친아들처럼 대하려 했던 건 소피아를 사랑해서지, 빚진 마음 때문이 아니었다.“현진 씨...”소피아는 눈물을 흘리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내가 잘못한 거 알아. 하지만 정말 우리 미래를 위해서였어. 당신 부모님이 나를 인정해 주길 바랐고 우리가 순조롭게 결혼하길 원했을 뿐이야. 그래서 내가...”“네가 원하는 건, 배씨 가문을 차지하는 거잖아?”“당신...”“윤아는 내 친동생이야! 그런데 네가 어떻게 내 등 뒤에서 이런 짓을 벌일 수 있어?”배현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소피아는 배현진의 외침에 놀라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소리쳤다.“배현진! 앞으로 네 여동생이랑 살 거야? 아니면 나랑 살 거야?”그 말에 배현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배현진은 소피아의 뺨을 세게 때리며 속에 쌓여 있던 모든 후회와 분노를 폭발시켰다.소피아는 비명을 지르며 배현진의 얼굴을 긁으려 달려들었다.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이며 뒤엉켰고 배현진의 얼굴에는 소피아에게 긁힌 상처가 선명하게 남았다.그때, 경찰이 방으로 들이닥쳐 두 사람을 강제로 떼어놓았다. 차가운 수갑이 소피아의 손목에 채워졌다.배현진은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소피아가 경찰에게 끌려 나가는 순간, 그의 마음속에서 어떤 감정도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 그의 존재는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온몸이 퍼즐 조각처럼 부서져 다시는 하나로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4화

    임지강은 대출 증명서를 꺼내 들었다. 서류에 선명한 배현진의 서명과 붉게 찍힌 도장은 마치 피로 얼룩진 조롱처럼 그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듯했다.“제 생각엔, 이 일은 이렇게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조 회장이 말했다.“지강아, 빨리 돈을 배 도련님 계좌로 송금하고 그 두 광산을 사들여라. 그리고 배 도련님, 빚을 갚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임 선생님이 이렇게까지 너그럽게 대해주고 있는데, 도련님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건 말도 안 되죠. 흥! 약속을 어기는 일은 배씨 가문의 품격에도 맞지 않잖아요, 안 그래요?”배현진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 후회와 절망이 그의 마음을 홍수처럼 휩쓸고 있었다.“배씨 가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임지강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오늘 제가 데려온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 배 도련님도 보고 싶었을 겁니다.”임지강이 손뼉을 두 번 치자 룸의 문이 열리며 배윤아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배현진은 배윤아를 보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의 놀라움은 곧 걱정과 초조함으로 변했다. 배현진은 재빨리 배윤아에게 다가가 손을 꽉 잡으며 물었다.“윤아야, 괜찮아?”“나 괜찮아.”배윤아는 눈가가 붉어졌다. 가족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고작 사흘뿐이었지만, 그 시간은 마치 몇 세기가 흐른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그러나 배윤아의 시선이 소피아를 향하는 순간, 증오가 담긴 눈빛이 소피아를 사로잡았다. 배윤아는 이를 악물며 소피아를 가리켰다.“오빠, 바로 저 여자가 사람을 시켜 날 해친 거야!”“뭐라고?”배현진은 몸을 떨며 경악했다.소피아는 그제야 충격에서 벗어나 발악하듯 배현진 곁으로 뛰어들며 변명했다.“아니야! 내가 아니야! 윤아야, 너 그렇게 말하면 안 돼! 네가 사라진 동안, 난 네 소식을 찾으려고 정말 애를 썼어. 난 정말로...”“거짓말하지 마세요!”배윤아는 울부짖으며 소리쳤다.“소피아 씨가 사람을 시켜 날 폭행하고 내 물건을 훔쳐 간 건 분명해요! 그리고 소피아 씨가 가장 원했던 게 배씨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3화

    “조 회장님, 이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요!”소피아가 단호한 목소리로 항의했다.“우리가 그 광산을 사느라 얼마나 많은 돈을 들였는지 아시잖아요. 대박을 기대했는데, 지금 헐값에 팔면 원금도 못 건질 뿐만 아니라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다고요. 게다가 그 돈은 전부 은행 대출입니다.”“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있나요?”조 회장은 다 피운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끄며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그런데 이건 아가씨가 주도한 일 아닌가요? 제 기억으로는 배 도련님이 처음엔 그 두 광산에 별 관심이 없으셨던 걸로 압니다만.”“조 회장님...”“배 도련님.”조 회장은 표정을 진지하게 바꾸며 말했다.“자신의 판단을 믿지 않고 오히려 추악한 수단으로 올라선 여자의 말을 믿었으니, 그 손해는 당연히 본인이 책임져야죠.”“지금 말 다했어요?”소피아는 벌떡 일어나며 격분해 외쳤다.조 회장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피아를 짓누르듯 바라보았다. 그때 주변에 있던 부하들이 한 발 앞으로 다가섰고 소피아의 기세는 단숨에 꺾였다.“배 도련님, 매입자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배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 회장은 부하에게 매입자를 데려오라고 지시했다. 잠시 뒤 문이 열리며 모습을 드러낸 사람을 본 배현진은 그만 충격에 말을 잃고 말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바로 임지강과 송윤지였다.배현진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다 테이블을 건드렸고 접시와 그릇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임지강은 송윤지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으며 송윤지를 위해 의자를 빼주고 임지강도 옆에 나란히 앉았다.“배 도련님, 아는 분이시죠?”조 회장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제가 따로 소개해 드려야 할까요?”배현진과 소피아는 그 자리에 굳어버린 듯 움직이지 못했다.“배 도련님.”임지강은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제가 듣기론 도련님이 투자하신 두 광산이 이제 3200억밖에 안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3400억에 사들이겠습니다. 도련님이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도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2화

    화면에 띄워진 데이터는 충격 그 자체였다.두 사람은 멍하니 눈을 크게 뜬 채 서로를 바라보았다. 마치 머릿속에 벼락이 내리친 듯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배현진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소피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소피아 역시 어찌 된 일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소피아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제대로 된 말을 꺼내지도 못했다.“우리가 1조를 들여 산 두 광산이라고! 무려 1조라고!”배현진이 소리쳤다.“가격이 분명 오를 거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지금 3200억으로 폭락한 거냐고!”“나도... 나도 모르겠어...”소피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 광산의 시장 가격을 철저히 조사했었단 말이야. 그 두 광산은 운산시에 있는데, 지금 운산시 광산 가격이 상승세잖아. 분명 손해 볼 투자가 아니었어.”“하지만 지금 상황 좀 봐.”배현진은 입술을 떨며 소리쳤다. 그의 이마에서는 굵은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소피아, 그 1조는 전부 은행 대출금이야. 지금 난 은행에 수천억 빚을 졌고 이자도 엄청나다고.”“현진 씨, 진정해.”소피아는 급히 배현진을 달래며 말했다.“이 일은 조 회장이 중간에서 소개한 거래잖아. 조 회장에게 물어보면 모든 게 밝혀질 거야. 내가 직접 물어볼게.”...배현진과 소피아는 약속된 시간보다 훨씬 일찍 호텔 룸에서 조 회장을 기다리고 있었다.배현진은 오늘의 만남을 위해 호텔 매니저에게 최고의 음식을 준비하도록 특별히 부탁했다. 테이블 위에는 호텔의 대표 메뉴들이 가지런히 차려져 있었다.조 회장이 방에 들어서자, 배현진은 그가 풍기는 차가운 기운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조 회장의 눈빛은 마치 코너에 몰린 쥐를 노리는 고양이 같았고 배현진과 소피아는 그 쥐가 된 듯한 압박감에 사로잡혔다.“두 분이 너무 과하게 준비하셨네요.”조 회장은 자리에 앉으며 테이블 위의 술잔을 힐끗 보더니 살짝 미소를 지었다.“이렇게까지 준비하실 필요는 없었어요. 나이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1화

    이른 아침, 소피아는 천천히 눈을 뜨며 옆에 누운 남자의 맨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배현진의 입술에 살며시 입맞춤했다.배현진은 그녀의 키스에 미소로 답하며 부드럽게 눈을 떴다.하룻밤의 열정에 지친 두 사람의 얼굴에는 희미한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제임스는 아직 안 깨어났어?”“이 시간엔 절대 안 일어나요.”소피아는 부드럽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 위를 장난스럽게 쓰다듬었다.“그럼... 우리 한 번 더?”“아니.”배현진은 소피아의 손을 잡아 입술에 가져다 댄 뒤 가볍게 입맞춤하며 말했다.그는 정말로 피곤했다. 소피아는 도대체 어떻게 매일 밤 이렇게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는 걸까?소피아는 송윤지와 완전히 달랐다. 송윤지는 늘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그가 바라볼 때만 순수한 미소를 띠곤 했다.배현진은 문득 송윤지를 떠올린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그는 고개를 저으며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했다.“자기야, 무슨 일이야?”“아, 별거 아니야.”배현진은 억지로 웃어 보였다.“맞다, 나 현진 씨랑 상의할 게 있어.”소피아는 배현진의 얼굴을 자신을 향해 돌리며 말했다.“제임스도 점점 크고 있어. 가정교사를 불러서 집에서만 공부시키는 건 이제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아. 또래 아이들과 학교에서 어울리는 게 필요하지 않겠어? 어쨌든 앞으로는 제임스가 배씨 가문의 사업을 물려받을 사람이 될 테니까, 그렇지?”“음...”배현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소피아를 바라보았다.“그런데 장래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몰라... 부모님이 이미 가업을 전부 윤아에게 넘겼잖아.”소피아는 미소를 띠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흡족해했다.배윤아 같은 풋내기는 소피아와 겨룰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 배윤아를 기절시켜 조 회장의 카지노 앞에 던져 놓았기 때문이다.조 회장이 배윤아를 데려갔으니, 모두가 배씨 가문의 딸을 납치한 범인이 조 회장과 임지강이라고 믿을 것이다.혹시 조 회장이 색욕에 휘둘리는 사람이라면 더없이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