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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윤아는 작은 입으로 한마디에 한마디를 이어 말했는데 수현은 하나도 반박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윤아의 말재주가 참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처음 윤아를 비즈니스 협상에 데려갔을 때 그녀는 이런 수준의 업무를 접해본 적이 없는 데다가 나이까지 어리니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녀는 점점 더 잘해갔고 입만 열면 압도적인 아우라를 뿜어냈으며 논리나 사로도 아주 또렷했다.

그래서 매번 상대방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지금도 그녀는 자신을 이런 식으로 대하고 있었고 수현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소영이 집에 왔던 건 사실이었고 확실히 그녀의 옷을 입었다.

아무 말도 못 하는 수현을 보며 윤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서늘한 웃음을 지었다.

“이번엔 네가 침묵하네? 진수현, 바꿔서 생각해 봐. 내가 다른 남자를 데려와서 네 옷까지 입혔어. 어때?”

“...”

윤아가 한 말만 들어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게 만약 진짜 벌어진 일이라면...

수현이 더는 입을 열지 않는 것을 본 윤아는 그 틈을 타 그를 밀어내고는 노트북을 가진 채 자리를 떴다.

방에 돌아온 후, 윤아는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그렇게 말해 놓았으니, 수현은 분명 머리가 흐릿했을 것이다. 그러니 다른 건 꼬치꼬치 캐묻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좋으니, 그녀의 비밀만은 들키지 않으면 되었다.

윤아는 노트북을 잘 챙겨두고 아래층에 내려가 주방에서 먹을 것을 찾아보았다.

점심 재료를 준비하고 있던 요리사는 그녀가 온 것을 보자 얼른 인사했다.

윤아는 주위를 한눈 둘러보고는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저씨, 오늘은 간식 있어요?”

“네, 그럼요.”

요리사의 이름은 김성철이었다. 그는 재빨리 몸을 돌려 뒤쪽에 있는 궤짝을 열고는 그 안에서 예쁜 간식을 꺼내 윤아에게 건넸다.

이걸 본 순간, 윤아의 두 눈은 반짝거렸다. 하얗고, 통통하며 동글동글한 찹쌀떡과 슈크림이었다.

윤아의 눈빛을 본 성철은 이 간식을 만든 게 옳은 선택임을 깨닫고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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