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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이 일은 아주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저 잠시 잊고 잊었을 뿐이었다. 아마 남자로서 특유의 자존심에 이성을 잃은 게 분명했다.

하지만 웃긴 건 그녀가 아직도 수현에게 희망을 품고 있다는 점이었다.

정말 너무 황당했다.

강소영이 귀국한 그날, 자신과 깊은 입맞춤을 하다 말고 핸드폰 벨 소리에 바람처럼 사라진 수현. 그리고 자신의 옆자리에 누워 이혼하자고 제안했을 그 시각부터 두 사람 사이는 마치 금 간 도자기처럼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었고 더 이상 불가능했다.

결국, 윤아는 수현을 밀치고 땅바닥에 착지한 후,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고, 수현도 더는 쫓아오지 않았다.

이상한 점이라면 그날 소영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지도, 메시지를 보내지도 않으면서 조용히 있었다는 거였다. 윤아라고 먼저 연락할 이유도 없었다.

이튿날.

젊은이들의 일을 방해할까 봐 걱정되던 선월이 집에서 자신을 보살피지 않아도 된다고 화내는 시늉 하며 말하는 바람에 윤아도 그녀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는 회사에 출근했다.

며칠 동안 수현과 거의 절반쯤은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일이 지체된 건 사실이었다. 집에 있을 때는 괜찮았는데 이렇게 회사에 있으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중간에 쉴 시간도 없었다.

이렇게 오후까지 일하고 나서야 윤아는 잠시 책상에 엎드려 쉬게 되었는데 눈을 아예 뜰 수가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예전엔 이렇게 빡센 업무를 하루 이틀 정도 계속해도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너무 무리였다. 이렇게 힘들어하는 윤아를 안타까워한 연수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포장해 윤아에게 건넸다.

구내식당의 음식은 솔직히 별로였다. 게다가 연수가 배고플 그녀를 위해 고기가 들어간 메뉴만 포장해 왔는데 지금은 보기만 해도 속이 메슥거려서 결국 뚜껑을 다시 닫고 말았다.

“윤아 님, 안 드세요?” 설마 제가 가져온 음식이 입맛에 안 맞으세요?”

“아뇨.”

윤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냥 힘들어서 밥이 잘 안 넘어가네요. 저 내려가서 죽 좀 사 와야겠어요.”

그러자 발 벗고 나서는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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