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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설마 지금 나한테 잘 보이려고 이러는 거야?’

나는 고현성의 손을 밀어내고 다시 침대에 앉았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는데 조민수가 보낸 카톡이었다.

[도와줄까?]

아무래도 내가 경찰서에 갔다는 걸 안 모양이었다. 나는 빠르게 답장했다.

[괜찮아.]

임지혜를 해결하는 것쯤은 어렵지 않았다.

그때 휴대전화 화면에 비친 내 얼굴을 봤는데 메이크업이 다 지워진 상태였다. 얼굴이 창백했고 흉터가 그대로 드러났다.

나는 난감해하며 물었다.

“현성 씨가 메이크업 지워줬어요?”

고현성은 내 옆에 앉더니 나와 깍지를 끼고 목소리를 내리깔았다.

“응. 잘 때 불편할까 봐.”

깍지를 켜서 불쾌했던 나는 재빨리 손을 빼고 경고를 날렸다.

“나는 누가 내 화장 건드리는 거 진짜 싫어해요. 특히 현성 씨가 건드리는 건 더더욱 싫고요. 왜냐하면 이 흉터도 현성 씨 때문에 생긴 거니까.”

고현성은 한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미안해. 예전에 일들은... 다 내가 잘못했어.”

진심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사과에 나는 더욱 화가 나 일어나서 호통쳤다.

“지금 어디서 가식을 떨어요? 고현성 씨, 내가 지금 이 꼴이 된 게 다 현성 씨 탓이라고요. 특히 이 빌어먹을 암. 고작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내가 용서할 것 같아요? 꿈 깨요, 평생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 그리고 재결합? 내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나 생각해보는 게 어때요? 내가 귀한 시간을 현성 씨한테 낭비할 것 같아요?”

섣달그믐날 전, 거의 죽어가던 그때 나는 고현성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었다. 어쨌거나 날 사랑하게 하지 못했으니까. 게다가 죽을 때가 돼서 그런지 탓하고 싶지도 않았다. 사실 결국에는 탓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었다. 왜냐하면 9년 동안 짝사랑한 남자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고현성에게 끌려다닐 필요도 없었고 용서할 이유도 더더욱 없었다.

고현성은 나와 말이 통하지 않자 바로 일어나 방을 나갔다. 그가 방을 나간 후 나도 재빨리 그 집에서 나왔다.

나는 먼저 경찰서로 가서 차를 챙겼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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