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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최희연이 고개를 내저으면서 이상한 소리를 했다.

“이상하게 요즘 자꾸 수아 네가 보고 싶고 마음이 불안해. 갑자기 내 곁을 떠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서준이가 소리 없이 날 떠났던 것처럼.”

나는 화들짝 놀랐다가 웃으며 말했다.

“바보야, 난 계속 여기 있잖아.”

“나한테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아.”

...

감옥을 나온 후 나는 망설이다가 진서준이 사는 마을로 내려갔다. 마침 진서준의 할머니가 진서준과 바람 쐬러 나왔는데 나는 방해하지 않고 멀리서 따라갔다. 잠시 후 할머니가 잠깐 자리를 비웠다.

진서준은 지금 내가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기도 전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사람 요즘 어떻게 지내요?”

내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누구요?”

그가 대답했다.

“최희연이요.”

“기억하고 있었어요?”

“내가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기억하죠.”

내가 물었다.

“그럼 전에는 왜 모른 척했는데요?”

나는 잠깐 멈칫하다가 웃었다.

“혹시 열등감 때문이에요? 희연이랑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진서준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난 희연이랑 어울리지 않아요.”

눈앞의 남자는 두 다리를 잃었지만 눈빛은 뚜렷했다. 만약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고 건강했더라면 건달이라고 해도 자신의 성과를 이루었을 것이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 때문에 우린 모두 임지혜라는 여자를 만나고 말았다.

“서준 씨, 희연이는 서준 씨가 필요해요.”

“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에요, 이젠.”

시골의 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나는 차가운 하천을 보면서 슬픔에 잠겼다.

“적어도 서준 씨는 살아있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가질 수 있는 능력도 있고. 근데... 난 암 말기예요. 살아봤자 한두 주일이나 더 살까요? 내일 갑자기 숨이 멎을지도 몰라요. 나한테는 미래라곤 없어요.”

진서준의 충격받은 얼굴을 보며 나는 웃으면서 계속 말했다.

“그러니까 자신한테 행복해질 기회를 줘요.”

“수아 씨...”

“알아서 잘해요. 희연이 실망하게 하지 말고.”

나는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 이젠 다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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