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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수아야, 금방 수술했으니까 푹 쉬어야 해.”

나는 죽지 않았다. 조민수는 나를 데리고 운성시를 떠나 수술을 시켜줬다. 성공률이 단 1%밖에 안 되는 그 수술을.

그날 밤 조민수가 연씨 별장에 도착했을 때 내가 숨이 거의 넘어가기 직전이라고 했다. 그때 나는 하얀색 치마를 입고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얼굴에 핏기라곤 전혀 없었다.

수술이 완전히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실패하지도 않았다. 적어도 나에게 시간을 더 벌어주었다.

최희연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가 힘겹게 입을 벌리자 다급하게 말렸다.

“의식이 금방 돌아왔고 아직 기계를 꽂고 있어서 잠시 말하기 어려울 거야.”

나는 알겠다고 눈을 깜빡였다. 최희연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며칠 전에 조민수 씨의 제안대로 고현성한테 전화했어. 그 사람이 와서 보더니 네가 죽은 줄 알고 얼마나 슬프게 울던지. 널 위해 장례식까지 치러줬고 변호사더러 네 유언장까지 읽게 했어.”

‘장례식이라... 운성에 이젠 연수아라는 사람이 없겠네?’

그 생각에 나의 두 눈에 슬픔에 가득 차올랐다.

최희연은 계속 누워있어서 굳어버린 나의 팔을 주물러주며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민수 씨가 널 죽은 사람으로 위장해서 고현성을 벌하려 했어. 속상하고 후회하면서 평생 죄책감 갖고 살라고. 근데 장례식에서 가슴이 찢어질 듯이 우는 거 보고 내가 마음이 약해져서 그냥 사실을 얘기해줬어.”

‘가슴이 찢어질 듯이?’

내가 정신을 잃기 전에 고현성이 집으로 날 찾아와서 이런 얘기를 했었다.

“그동안 계속 생각했었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내가 예전에 역겨워했던 그 여자더라고.”

그리고 이런 말도 했었다.

“내 아내가 되어줘. 우리 재결합하자.”

그때 나는 대답하지 않았고 고현성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는 결국 임지혜와 결혼하기로 했다.

나는 입술을 적시면서 힘겹게 물었다.

“넌 그 사람 밉지 않아?”

목소리가 심하게 갈라졌다.

전에 고현성은 임지혜를 위해서 최희연을 감옥에 보냈다. 감옥에서의 하루는 마치 1년 같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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