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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나는 순간 내가 잘못 본 줄 알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왔다는 말에 박주혁이 기뻐할 리 없었기 때문이다.

“주혁 오빠, 아니면 나 먼저 갈까? 은하 언니가 오해할까 봐 그래.”

조현서는 박주혁이 아무런 반응도 없자 계속해서 말했다. 박주혁은 조현서를 품에 안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괜찮아, 감히 그러지도 못하는 사람이야.”

나는 박주혁이 자신만만해하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심장이 멎는 것만 같았다. 이 별장은 내가 결혼하는 해에 아버지가 사준 것이었고 시댁에서 괴롭힘당할까 봐 평생 모은 돈으로 우리를 위해 장만해 준 것이었다. 나와 박주혁을 제외하고는 아버지만 이 집 열쇠를 갖고 있었다.

난 진작에 죽었으니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아버지일 것이다. 나는 박주혁이 나를 어떻게 말하든 상관없으니 당장 숨으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아버지가 이 잔인한 상황을 몰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버님, 여기까지는 무슨 일이세요?”

박주혁은 내가 아닌 아버지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거만하게 말했다.

아버지는 씩씩대더니 파르르 떨리는 손가락으로 박주혁과 조현서를 가리켰다.

“은하는 어디에 있어? 어디에 있는 거냐고! 난 은하를 데리고 갈 거야, 네가 감히 은하를 두고 다른 여자랑 놀아나?”

나는 아버지의 다리를 붙잡고 애원했지만 소용없었다. 나는 그동안 불효자로 살았고 부모님을 제대로 찾아뵙지도 못했으면서 걱정만 끼쳤다.

“아버님 딸은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다른 남자랑 같이 있을지도 모르죠.”

박주혁은 회사가 잘 되고 나서부터 사람들의 환대를 받았기에 비난 같은 건 들어줄 리가 없었다. 조현서도 곁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아저씨, 은하 언니는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주혁 오빠가 아픈데도 상관하지 않았어요. 도대체 딸을 어떻게 가르치신 거예요?”

나는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조현서의 뺨을 마구 후려갈기고 싶었다. 불륜녀 주제에 감히 내 아버지를 모욕하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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