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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나는 시어머니가 나의 아버지를 모욕하는 것을 듣고 화가 솟구쳐 올랐다.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박주혁은 시어머니에게 휴대폰을 건넸다. 시어머니가 나의 아버지한테 전화를 걸자 익숙한 컬러링이 들려왔다. 그것은 바로 내가 18살 생일 때 노래하던 녹음 파일이었는데 아버지가 나의 노랫소리를 컬러링으로 설정할 줄 몰랐다.

나는 그동안 박주혁을 위해 아버지와 연락을 끊었고 몇 년 동안 아버지한테 전화 한 번 걸지 않았다.

“당신 딸이 잘 지내기를 바란다면 당장 입금해.”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시어머니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었고 박주혁에게 문자를 보냈다.

[심태호: 그 아이를 더 많이 사랑해주렴.]

아버지의 문자에 나는 가슴을 부여잡고 울었고 10년 동안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박주혁은 문자를 보고 한참 생각하더니 나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박주혁은 낮은 목소리로 명령하듯 말했다.

“심은하, 이제는 당신이랑 잘살아 보려고 해. 내가 당신을 용서했다고...”

박주혁은 상처투성이가 된 내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거만한 태도로 내가 잘못했다는 듯이 말하는 박주혁이 미웠다.

내가 죽은 후 7일이 지났다. 박주혁은 갑자기 위에 통증을 느꼈고 배를 부여잡은 채 휴대폰을 들고 부르짖었다.

“심은하, 더는 못 봐줘!”

박주혁은 온종일 집에서 업무를 보았다.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렸고 문 앞에 해맑게 웃고 있는 조현서가 서 있었다.

“주혁 오빠, 괜찮아? 은하 언니는 어디로 간 거야?”

조현서는 집 안을 힐끗 쳐다보더니 박주혁을 와락 안았다.

“그 술집 여자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재수 없는 여자니까...”

박주혁은 조현서를 데리고 안방으로 향했고 침대에 눕혀 거칠게 옷을 찢었다.

“넌 이제부터 내 여자야.”

박주혁은 애틋한 눈빛을 하고서 조현서를 쳐다보았다. 우리 결혼사진이 걸린 방 안에서 박주혁은 다른 여자와 사랑을 나누었다. 박주혁의 품에 안긴 조현서는 입을 삐죽 내민 채 투덜거렸다.

“주혁 오빠,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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