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들은 다 내 외모만 보고 좋아하는 거야. 그런 남자들은 내 평생의 반려자가 될 수 없어. 그리고 덧붙여 말하자면, 난 내 남편이 돈이 있든지 없든지 상관하지 않아. 그저 어떤 사람인지 중요할 뿐이야. 만약 괜찮은 사람을 만난다면 결혼까지 생각해볼 수도 있어.”“그럼 네 눈에는 어떤 남자가 괜찮은 남자인데?”임운기가 궁금해하며 물었다.“너 같은 남자.”황예나가 피식 웃었다.“어?”그녀의 대답에 임운기는 민망해 어쩔 줄 몰랐다.그때, 직원이 주문한 음식을 하나 둘씩 가져오기 시작했다.임운기는 황예나와 함께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두 사람은 꼬박 한 시간동안 밥을 먹었다.원래 이 점심은 소문혁이 마련한 식사자리인데 나중에는 결국 임운기와 황예나 두 사람의 식사자리로 바뀌고 말았다.물론 두 사람은 주로 회사 얘기만 하고 개인적인 얘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식사를 마치고, 임운기는 황예나를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그녀가 차를 몰고 온 바람에 임운기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지하주차장까지 데려다 줬다.황예나의 아우디 앞.“예나야, 조심히 운전하고 다음에 또 이런 귀찮은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해.”임운기는 차 안에 앉아있는 황예나에게 말했다.“응.”황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바로 차를 몰고 자리를 떠났다.황예나의 차가 떠나는 모습을 보고, 임운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 곧이어 그도 곧장 자신의 차로 달려갔다.“어?”임운기가 자신의 람보르기니 앞까지 돌아왔을 때, 한 젊은 남자와 여자가 자신의 람보르기니 보닛에 앉아 셀카를 찍고 있는 것이 보였다.남자는 키가 꽤 컸는데 대략 1미터 80센티미터 정도 되어보였다. 여자는 진한 화장에,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었다.임운기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곧장 두 사람 앞으로 다가갔다.“두 분, 이렇게 남의 자동차 보닛에 앉아 사진을 찍는 건 별로 좋지 않아 보이는데요?”그의 말에 그 남녀는 잠시 임운기를 바라보았다.남자
“제가 보기엔 당신이 저랑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요.”임운기가 말했다.말을 마친 임운기는 자신의 람보르기니 차 키를 꺼내 버튼을 눌렀다.“디디딕-”차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람보르기니의 차 문이 열렸다.그 모습에 두 사람은 마치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 정신이 멍해졌다.“이••••••, 이게 당신 차예요?”여자는 기가 막힌 듯한 얼굴로 임운기를 바라보았다.“아까 말씀드렸잖아요.”임운기가 말했다.두 남녀는 마른 침만 꿀꺽 삼켰다.“제 차 보닛에 앉아 사진을 찍던데, 제 허락 받았나요?”임운기의 얼굴에는 여전히 장난기가 어린 웃음이 가득했다.그의 말에 두 사람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그들은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었다.그들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람보르기니 같은 고급 외제차를 모는 사람들이 너무 멋있고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존재로 보이는 법이다. 그런데 그들이 감히 어떻게 임운기의 미움을 살 수 있겠는가?임운기는 다시 짙은 화장을 한 여자를 바라보며 물었다.“참, 지금도 제가 당신이랑 같이 사진 찍을 자격이 없나요?”“충분해요. 지금 같이 찍을까요?”여자가 적극적으로 물었다.그때, 임운기는 바로 콧웃음을 쳤다.“아쉽지만 이번엔 당신이 저랑 같이 사진 찍을 자격이 없는 거 같네요.”그는 곧바로 몸을 돌려 문을 열고 람보르기니에 탑승했다.“부르릉-”소란스러운 엔진음 소리가 들려왔다.그때, 임운기는 창문을 내리고 활짝 웃으며 여자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제 차에 관심 있어요?”“네? 저요?”여자는 임운기의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요. 여기에 당신 말고 다른 여자가 있나요?”임운기가 담담하게 말했다.잠시 후, 임운기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원한다면 빨리 차에 타요. 당신의 그 망할 남자친구를 따라다니면, 당신이 원하는 행복한 미래 따위는 절대 없어요.”“네, 좋아요.”여자는 고민도 없이 바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서둘러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았다.그녀에게 있어서 어쩌면 다시는 재벌 2세의 차
여자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임운기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 임운기는 그녀가 쓰레기이기 때문에 그녀를 이곳에 버리겠다고 한 것이다.“지••••••, 지금 절 놀리는 거예요?”여자의 표정도 점점 굳어졌다.“설마 정말로 제가 당신을 마음에 들어했다고 생각해요? 당신 제 신발을 신겨줄 자격도 없어요.”임운기가 냉소했다.“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이 나쁜 자식.”여자는 발을 동동 굴렀다. 이번에 임운기에게 제대로 농락을 당했던 것이다.“당신이 제 돈을 보고, 제 차에 올라타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을 당하진 않았을 거예요. 자기한테서 오늘 이렇게 된 원인을 잘 찾아보세요.”임운기가 가볍게 말했다.잠시 후, 임운기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마지막 남은 체면이라도 지키고 싶으면 어서 제 차에서 내리세요. 안 그러면 마지막 체면도 없어질 거니까요.”그의 말에 여자는 스스로 차 문을 당겨 내릴 수밖에 없었다.그녀가 차에서 내리자, 임운기는 창문을 내리고 그녀에게 한마디했다.“만약 이 일을 통해 당신이 무언가를 깨닫는 게 있으면 오늘 일은 당신한테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하지만 만약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다면, 그냥 못 들은 거로 하세요.”이 말을 뒤로하고 임운기는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홀랑 가버렸다.“개자식.”여자는 점점 멀어지는 람보르기니를 보며 그대로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그녀는 조금 전 재벌 2세를 만나 자신이 곧 인생의 정점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그녀는 결국 쓰레기장에 버려지고 말았다. 차 안에서 피웠던 상상은 전부 순식간에 무너졌다.그리고 이렇게 되면 그녀는 현재 남자친구마저 잃게 되었다••••••.••••••짙은 화장을 한 여자가 차에서 내린 후, 그는 원래 차를 몰고 학교로 돌아가려 했지만 갑자기 회사 매니저인 유보성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회사에 중요한 일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임운기는 바로 방향을 바꿔 회사로 향했다.화정 빌딩.“또 무슨 일 있어요?”임
"이번 일은 매니저님이 알아서 하세요."임운기가 말했다.“네. 최선을 다해 이 일을 잘 처리할 테니, 대표님은 안심하세요."유보성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임운기의 묘안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번에 계획보다 더 나은 것 같았다.“아참, 각 공사장은 반드시 계속 보안을 강화하여 모두가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하며, 각 방면에서 모두 주의를 기울여 차금상이 다시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임운기가 신신당부했다.“네, 알겠습니다.”유보성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눈 깜짝할 사이에 3일이 훌쩍 지났다. 임운기는 이 3일 동안 정상적으로 학교에 가고 회사에도 갔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왕성아의 어머니도 이미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조금 더 병실에 누워있으면 곧 내려와 걸을 수 있다고 했다.셋째 날 점심, 차금강의 별장 안.“화정 빌딩은 경각심이 대단하군."차금강은 고민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그동안 몇 번이고 행동에 옮겼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네, 이번에 보안면에서 예전보다 훨씬 엄격해졌습니다."비서가 맞장구를 쳤다.“참, 지난번에 그 자식을 죽이라고 보낸 사람, 무슨 소식이 없어?”차금상이 물었다.“그게••••••, 죄송합니다. 제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어요. 아직도 이렇다 할 소식이 없습니다. 그들은 마치 인간 세상에서 증발한 것처럼 어디로 갔는지 행방이 묘연합니다.”“계속 찾아. 땅을 파서라도 꼭 찾아내.”차금상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알겠습니다.”비서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딩동-”바로 그때, 갑자기 비서의 휴대폰에 문자메시지가 왔다.휴대폰을 꺼내보니 누군가 ‘차금강 마누라의 영광스러운 사적’이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하나 보내왔었다. 비서는 머뭇거리다가 동영상을 눌렀다. 그러자 그의 눈에는 차금강의 아내와 젊은 미남이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 장면이었다.“이••••••, 이게.”영상 내용을 본 비서의 얼굴빛이 확 변
“띵동, 띵동.이때, 몇 명의 경호원에게도 문자메시지가 왔다.차금강과 같은 문자를 받은 경호원들은 메시지를 확인하고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휴대폰 가져와.”차금강은 그 경호원들의 표정을 보고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는 그들에게 휴대폰을 내놓으라고 호통쳤다.경호원들의 휴대폰을 받아 살펴보니 '차금강의 영광스러운 사적'이라는 동영상이 도착해 있었다.“누군가 일부러 그런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으로서는 그런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합니다. 저희들 모두 그런 메시지를 받았습니다.”비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젠장, 빌어먹을.”비서의 말에 그는 옆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의 눈동자는 무섭게 움츠러들고 있었다. 눈에는 사람을 잡아먹을 듯한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번쩍였다.그의 부하들이 모두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면 그럼 그의 부하들도 그의 아내가 바람을 핀 사실을 전부 알고 있단 말이 아닌가? 그럼 앞으로 부하들을 어떻게 만난단 말인가••••••“하••••••.”이렇게 생각하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대표님.”그때, 비서와 옆에 나란히 있던 경호원 몇 명이 상황을 확인하고 급히 다가가서 차금강을 부축했다. “화 좀 푸세요, 몸이 상하면 절대 안 됩니다.”비서가 말했다.“가, 가서 그 더러운 여자를 잡아와.”차금강은 가슴을 감싸쥐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로 지시했다.“대표님, 그래도 먼저 조사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이건 틀림없이 누군가가 고의로 조작할 것입니다. 바로 대표님 화를 돋구기 위해서요. 만약 대표님께서 이렇게 한다면, 상대방의 목적이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비서가 말했다.“내 말 못 들었어? 내가 당장 그 더러운 여자를 잡아오라고 했잖아. 당장 잡아와.”차금강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그의 모습에 비서는 깜짝 놀라 얼굴이 새파래졌다. 그런 차금강을 그가 어찌 감히 다시 설득할 수 있겠는가? “가서 빨리 네 형수를 데리고 와.”비서가 경호원에게 분부했다.경호원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누구, 누구야? 누가 감히 날 노리고 있는 거야?”차금강은 이를 꽉 악물고 사람을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것처럼 카리스마가 넘쳤다.“제 추측이 맞다면 아마 화정 빌딩의 대표일 겁니다. 그 임운기가 전부터 대표님께 복수하고 싶어했잖아요.”비서가 말했다.“또 걔야? 또?”차금강이 숨을 가쁘게 몰아쉬자 피가 입에서 뿜어져 나왔다.그는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앞으로 무슨 얼굴로 그의 부하들을 본단 말인가?“임운기, 네가 아무리 류충재의 외손자라고 해도 난 반드시 널 산산조각 내고 말거야.”차금강의 눈에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이글거렸다.••••••한편, 임운기는 학교로 향하던 중 갑자기 유보성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동영상은 이미 보냈으니 아마 지금쯤 화가 치밀어 올랐을 겁니다."휴대폰 너머에서 유보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좋아. 어차피 이 모든 것은 그가 자초한 거야. 감히 우리를 여러 번 건드린다니••••••, 우리가 정말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줄 알아?”임운기가 냉소했다.그렇다, 이번 일은 임운기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지 않으면 그도 가만히 있고, 하지만 누가 심기를 건드리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똑같이 갚아주려고 하고있다.차금강이 이미 여러번 임운기를 괴롭히고 심지어 그를 죽이려고 했는데, 임운기가 그에게 이정도 교훈을 주는 것도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다.“지금 차금강에 분노해서 피를 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방법 정말 기가 막힌데요? 하하.”휴대폰 너머에서 유보성의 웃음소리가 들렸다.뚝.전화를 끊은 임운기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는 성공적으로 차금강에게 일격을 가했다.그때, 임운기는 벌써 교문 앞에 이르렀다.그러자 교문 앞에 서있는, 늘씬하고 아름다운 그림자가 한 눈에 들어왔다. 하얀 피부에 흰 치마를 입고 금발 웨이브 헤어스타일을 한, 화려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는 여성은 패션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또한 루이비통의 신상 가방을 들고 있어 어딘지 모르게 카리스마가 풍겼다.그녀의
하지만 조금 전 강민재의 말투와 행동에 기분이 상한 임운기는 충동적으로 '그렇다'고 대답했다.임운기의 말에 강민재의 얼굴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지금 맞다고 인정했어? 너 내가 누군지 알아?"강민재가 고개를 쳐들고 물었다.“당연하지. 내가 어찌 모를 수 있겠어?”임운기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내가 누군지 알면서도 서연이와 만나고 있다고 고백하는 거야? 너 나한테 까불고 있구나. 나한테 맞서는 후과가 어떤지 알아?”강민재가 냉소적으로 말했다.“어떤데?”임운기가 비웃듯이 되물었다.“반년 전 한 아이가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서연이한테 고백했는데 하루 만에 사지가 마비되고 지금도 집에서 지내고 있어.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야 해. 이제와 솔직히 말하는데 그건 다 내가 한 짓이야.”강민재가 말했다.“정말?”임운기는 눈을 가늘게 떴다.“그래. 내가 그만큼 무서운 사람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 다시 한 번 물어볼게. 네가 진짜 서연이의 남자친구야? 잘 생각해 보고 대답해.”강민재는 다소 험악한 얼굴로 임운기를 노려보았다.“생각할 필요도 없이 난 서연이의 남자친구가 맞아.”임운기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너••••••.”그의 말에 강민재의 얼굴빛이 완전히 어두워졌다.그는 원래 자신의 신분을 드러낸 후에 위협을 가하면 그에게 겁을 주어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임운기에게는 전혀 소용이 없었다. 이 사실에 그는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를 무시하는 건가?’서연조차도 임운기의 말을 듣고 약간 놀란 것 같았다. 그녀도 이런 강민재의 위협 아래서 더 이상 그녀를 도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그들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으니까. 누가 생면부지의 사람을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쓴단 말인가? “들었지? 그가 바로 내 남자친구야, 나는 정말 남자친구가 있으니까 앞으로 다시는 나를 귀찮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강민재는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서연을 한 번 쳐다본 후 다시 고개를 돌려 임운기를 바라보았다.“그래, 내가 그
이어 그녀는 다시 가방에서 돈다발을 꺼내 임운기에게 건넸다.“이건 2백만 원이에요. 이것도 적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한테는 절대 적은 돈이 아닐 거예요.”“제가 말했잖아요. 관심이 없다고요.”임운기가 다시 한 번 차갑게 말했다.말을 마치고, 임운기는 곧장 학교로 돌아섰다.“••••••.”그렇게 떠나는 임운기를 보며 서연은 발을 동동 굴렀다.그동안 그녀에게 다른 남학생들은 온갖 정성을 다했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남학생들이 그녀와 단둘이 이야기할 기회를 갖지 못했을까••••••그런데 임운기는 그녀가 준 돈도 마다하고 심지어 그녀에게 관심이 없다고 직설적으로 말하기까지 했다. 그녀는 살면서 이런 남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서연은 떠나는 임운기의 뒷모습을 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흥, 내가 보기에 그냥 쿨한 척 하는 거 같구만. 난 네가 나한테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 믿지 않아.”••••••임운기는 이 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아침에 일어난 작은 일일 뿐이었다. 그는 강민재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강민재가 그를 찾아오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만약 찾아온다면 강민재 스스로 죽음을 자업자득하는 격이었다.오후, 막 1교시가 끝났을 무렵.“임운기, 우리 학교 대표 미인인 서연 씨가 널 찾아왔어. 지금 문 밖에 있어.”문 앞에 앉아 있던 한 남학생이 임운기를 향해 소리쳤다. 이 말에 반 친구들은 갑자기 떠들썩해졌다.“와, 서연이 왜 임운기를 찾는 거야?”“여자 복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대부분의 남학생의 눈에는 서연이 여신처럼 보였기 때문에 그런 여신이 직접 임운기를 찾아온 것은 반 전체를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어느새 반 동창들의 부러움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물론 남학생들은 그저 임운기를 부러워할 뿐 아무도 감히 그를 질투하지 못했다. 어쨌든 임운기는 성연 레스토랑의 사장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그는 그들보다 몇 배나 더 나았다.뚱보가 임운기의 어깨를 두드리며 흥분했다.“이게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