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는 차에서 내린 후, 즉시 임청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청이 누나!”운기는 가까이 다가간 후 큰 소리로 임청을 불렀다.회사 안으로 들어가려던 임청은 이 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왜냐하면 엄청나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임청은 얼른 고개를 돌려 운기를 바라보았다.“청이 누나, 나야.”운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운…… 운기야. 정말 운기인 거지? 나 꿈꾸고 있는 거 아니지?” 임청은 운기를 보자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청이 누나, 정말 나야.”운기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운기야!”임청은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큰 소리로 외친 후, 운기의 품속으로 뛰어들어 운기를 꼭 껴안았다.비록 운기는 머리가 헝클어지고 수염이 덥수룩해서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임청은 단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운기야, 네가 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내가 그동안 너 때문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알아?”임청은 여전히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그리고 기뻐하며 말했다.“네가 살아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정말 너무 다행이야! 너무 기뻐!”“청이 누나, 그동안 마음 아프게 해서 죄송해요.”운기가 미안해하며 말했다.“네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얼른 내 사무실로 가자!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고 한 달 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모두 말해줘!”임청이 기뻐하며 말했다.“회사에는 보는 눈이 많으니 차 안에서 이야기해요.”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좋아.”임청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임청은 운기를 데리고 자신의 페라리에 들어가 앉았다.차 안.운기는 절벽에서 뛰어내렸지만, 살아남은 사실을 임청에게 알려주었다.그러나 그는 수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비로운 경험이었다.“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운기야, 누나가 지금 널 북쪽으로 데려다줄 테니 거기에 있으면 분명히 안전할 거야. 무엇보다 살아있는 게 가장 중
운기는 임청이 준 은행 카드로 현금을 인출했다. 그리고 샤워를 하고, 이발을 하고, 새로운 옷과 핸드폰을 사들였다. 모든 일을 마친 후, 운기의 모습은 완전히 새롭게 변해 있었다.곧이어 운기는 차를 몰고 한 작은 식당으로 향했다. 오후 2시여서 그곳에는 손님이 몇 명 없었다.운기는 식당을 향해 눈길을 돌리자,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설거지를 하는 젊은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그 여자는 곧바로 조씨 가문의 조영이었다.한때 부잣집 아가씨였지만, 이제는 작은 음식점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본 운기는 마음이 안타깝고 속상했다.조씨 가문이 화정 그룹과 손을 잡지 않았다면, 조윤 그룹이 은씨 가문에 휘말려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운기의 마음을 더욱 괴롭혔다. 운기는 조영을 만나러 이 식당에 찾아왔던 것이다.“조영아, 왜 이렇게 동작이 느려 터졌어! 설거지를 아직까지 하고 있는 거야? 너 그만두고 싶나 봐?”한 중년 여자가 조영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사장님, 저…… 노력하고 있어요.”조영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지금 이게 노력한 거야? 넌 왜 이렇게 쓸모없는 거야!”사장은 계속 호통을 쳤다.“그 입 다물어!”이때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중년 여자가 고개를 돌리자 운기를 보게 되었다.“당신 누구야? 내가 내 직원을 훈계하는 데 왜 끼어들고 난리야!”중년 여자는 불쾌한 표정으로 운기를 보았다.이때 조영도 고개를 돌려 보았다.“쨍그랑!”조영은 운기를 본 순간, 손에 들고 있던 그릇을 바닥에 떨궈 산산조각 내고 말았다.“운기 씨! 정말 운기 씨에요?”조영은 운기를 향해 소리쳤다.곧이어 조용은 앞으로 달려들어 운기를 꼭 껴안았다.“네, 저예요.”운기를 조영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운기 씨께서 죽지 않으셨다니!”조영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운기가 살아 있는 것을 보자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이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지금 뭐 하는 짓들이야. 조영 너 지금 내 그릇을 깨뜨린 거야? 너 진짜 그만두고 싶은가
조영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운기 씨 바보예요? 전 부잣집 아가씨도, 복수도 상관없으니 그저 운기 씨만 잘 살아 계셨으면 좋겠어요!”“조영 씨, 걱정 마세요. 이젠 아무도 절 다치게 하진 못할 거예요. 게다가 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다른 놈들에게 괴롭힘당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운기가 말했다.“그럼 꼭 살아서 돌아오겠다고 약속해요!”조영이 손을 내밀었다.“네, 약속해요.”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조영의 손을 잡았다.……조영을 집에 데려다준 후, 운기는 차를 몰고 창양시로 질주했다.운기는 경주의 양류 도관을 찾아, 외할아버지의 병세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경주로 가는 도중에 창양시를 지나기에, 운기는 우선 창양시에 가서 뚱보와 설아를 만나기로 했다.창양시에 도착하자 시간은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똑똑.”노크를 하자 얼마 후 문이 열렸다. 문을 연 사람은 뚱보였다.“운이 형! 내…… 내가 헛것을 본건 아니겠지?”똥보는 운기를 보더니 믿기지 않는 듯이 눈을 비볐다.“진짜 운이 형이야! 운이 형 그럼 안 죽은 거야? 살아서 돌아온 거야? 하하!”뚱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더니 운기와 포옹을 했다.“뚱보야, 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으로 보여?”운기가 웃으며 말했다.“하하, 맞아! 운이 형이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지!”뚱보는 기뻐하며 연신 소리를 질렀다. 임청과 조영의 반응과 똑같았다.“형 얼른 들어와. 형이 살아서 돌아온 걸 저녁에 제대로 축하해야겠어!”뚱보는 기뻐하며 운기를 방안으로 끌고 들어갔다.“뚱보야, 너 손이 왜 그래?” 운기는 뚱보의 손이 거즈에 싸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별거 아니야. 손가락이 하나 잘려서 병원에 가서 접합을 했어. 하지만 앞으로 새끼손가락을 쓰기 불편할 거래.”뚱보가 헛웃음을 지었다. 이 말을 들은 운기는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뚱보야, 누가 한 짓이야?”“강…… 강민재가 그랬어. 형이 죽었다는 소식이 퍼지자마자 강민재가 우리 집에 달려와, 나와 아버지를 때린 것도 모자라 내 손
“이진우가 도운 거라고?”운기는 단번에 생각이 났다.“이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을 거야. 화정과 YJ를 되찾은 후 나를 도와줬던 사람들에게 배로 보답할 거야!”곧이어 운기는 실눈을 뜨고 이를 악물었다.“뚱보야, 가자! 강민재를 찾아 복수를 해야지!”은씨 가문을 없애려면 제대로 된 계획이 있어야 했다. 은씨 가문의 지위를 고려해야 될 뿐만 아니라, 그들을 지켜주는 독고 가문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민재를 없애는 건 식은 죽 먹기다.……수소문 끝에 운기와 뚱보는 한 클럽에 도착했다.그들은 20만 원을 웨이터에게 팁으로 주며, 강민재가 있는 룸을 알아냈다.룸 입구에는 경호원 두 명이 서있었다.“거기 멈춰!”경호원 두 명이 운기를 막았다.“쿵쿵!”운기는 두 손을 들어 두 명의 경호원을 기절시켰다. 그리고 두 경호원을 손에 든 다음 발로 룸의 문을 걷어차고 안으로 들어갔다.민재는 룸에서 예쁜 아가씨와 좋은 시간을 보내던 참이었다.“당신들 누구야?”운기와 뚱보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에, 민재는 그들을 알아보지 못했다.“널 죽일 사람이야!”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손에 든 경호원 두 명을 땅에 내던졌다.“아악!”여자는 복수하러 왔다는 말에 놀라서 밖으로 뛰쳐나갔다.“펑!”운기는 손을 내밀어 도망가려던 여자를 기절시켰다. 그리고 마스크를 내렸다.“임…… 임운기!”민재는 운기와 뚱보를 보고 놀란 마음에 소리를 질렀다.“너, 넌 분명 죽었잖아?”민재는 겁에 질린 얼굴로 운기를 바라보았다.“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으로 보여?”운기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안 죽었으면 어쩔 건데? 화정을 잃게 된 이상, 넌 별것도 아닌 놈이야. 제 발로 찾아왔으니 그때 못했던 복수를 해야겠네!”민재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 뒤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고 했다.“네가 전화하는 걸 기다려줄 것 같아? 웃기지 마!”운기는 말하는 동시에 민재의 앞으로 달려가 그의 팔을 덥석 잡았다.그러자 민재는
곧이어 운기는 민재의 목을 잡고 그를 기절시켰다.경동맥을 쥐어 사람을 기절시키는 건, 팔을 잘라 기절시키는 것과 같은 원리다.아주 간단하다. 경동맥을 치면 순간 뇌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곧이어 운기와 뚱보는 마스크를 썼다. 운기는 한 손에 민재를 든 채 밖으로 나갔다.그들은 정문 대신 뒷문을 선택했다.뒷문을 지키던 두 경호원이 운기를 막으려 했지만, 그들은 전혀 운기의 상대가 아니었다.……창양시, 교외의 한 버려진 창고. 운기는 민재를 데리고 이곳으로 왔다. 이 버려진 창고는 전에 YJ보안 회사의 명의로 되어 있었던 곳인데, 지금은 출입 금지 테이프가 붙어있었다.민재를 이곳으로 데리고 온 후, 운기는 그를 기둥에 묶은 다음 물을 뿌려 깨웠다.“여기가 어디야!”깨어난 민재는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았다.“이곳이 어딘지 알 필요는 없어. 이것 하나만 알아둬, 넌 이곳에서 아주 고통스럽게 죽게 될 거야.”운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곧이어 칼을 꺼내 민재의 손을 절단하자 피가 순식간에 흘러나왔다.“강민재, 넌 한 시간 후에 과다출혈로 죽게 될 거야. 그리고 이 한 시간 동안 죽음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될 거야. 이 한 시간은 네 생에 가장 고통스러운 한 시간이 될 거야.”운기는 음산하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아아악! 임운기, 제발 살려줘. 제발 살려달라고! 난 아직 죽고 싶지 않아!”민재는 처량한 비명 소리를 질렀는데, 분명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된 것이다.“살려달라고? 그게 가능할 것 같아?”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계속해서 말했다.“참, 이곳은 인적이 없는 교외라 네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듣지 못할 거야. 그러니까 괜히 힘 빼지 말고 죽는 걸 천천히 느껴.”“아아악!”하지만 민재는 끊임없이 비명을 질렀다. 죽음에 휩싸인 절망 가득한 느낌이 그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강민재, 이건 네가 설아를 건드린 후과야. 탓하려면 너 자신을 탓해!”뚱보가 말했다.민재는 마침내 후회되었다.
진우는 허리를 굽혀 운기에게 인사했다.“운기 형님, 안녕하세요!”진우의 뒤에 있던 한 무리의 사내들도 모두 운기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그들의 인사 소리는 하늘을 뒤흔들 정도로 컸다.이 장면을 본 운기는 순식간에 마음이 뭉클해졌다.YJ보안 회사가 차압되었기에 그 속의 인원들도 분명 해산되었을 것이다.게다가 지금 운기의 처지를 본 사람들은 다들 업신여기며 비웃기 마련인데, 진우는 그를 형님으로 모시고 설아를 보호해 주었다.“운기 형님, 강민재가 형수님을 찾아온 이후, 형수님을 지키기 위해 제가 줄곧 형수님 곁에 제 사람을 안배해 두었어요. 방금 제 사람이 운기 형님을 봤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는데, 형님이 정말 살아계실 줄은 몰랐어요! 운기 형님, 살아계셔서 정말 다행이에요!”진우는 감격스러워하며 말했다.“진우야, 난 지금 가진 것도 없는데 왜 아직도 날 형님이라고 부르는 거야?”운기가 궁금해하며 물었다.“운기 형님, 무슨 일이 일어나도 형님은 영원히 저 이진우의 형님이에요!”진우는 확고한 표정으로 말했다.“진우야, 역시 넌 다를 줄 알았어. 조금만 기다리면 YJ보안 회사를 곧 되찾을 수 있을 거야.”운기는 진우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였다.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내는 사람들이 가장 소중한 것이다.“운기 형님께서 차금강도 쉽게 없애버리셨으니, 이번 일도 분명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그럼 제가 도울만한 일은 없을까요?”진우가 물었다.“넌 창양시에 남아있어야 해. 너 자신뿐만 아니라, 내 친구 뚱보와 설아를 잘 보호하며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돼.”운기가 말했다.“알겠습니다.”진우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그리고 내가 죽지 않았다는 소식은 당분간 퍼뜨리지 마.”“네!”진우는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시간이 많이 늦었기 때문에, 운기는 설아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유보성과 용준이가 아직 갇혀있기에, 운기는 그들을 만나러 갈 수 없었다.운기는 판을 뒤집은 후에 직접 그들을 데리러 갈 생각이다.
운기는 이 얘기를 듣자 자기도 모르게 코가 찡해졌다.“샤크야, 그러다가 네 몸이 망가지기라도 하면 어떡해.”운기는 주먹으로 샤크의 가슴을 가볍게 쳤다.“운이 형, 전 하루라도 빨리 은씨 가문을 없애버려, 형 대신 복수하려는 마음에 수련을 멈출 수 없었어요.”샤크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이 말을 들은 운기는 눈가가 촉촉해졌다.‘이런 인연을 만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난 죽어도 여한이 없겠어!’“참, 운이 형. 울프는 어디에 있어요? 왜 안 보이는 거죠?”샤크가 물었다.울프를 언급하자 운기는 가슴이 아팠다.“울프는……, 울프는 죽었어.”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뭐라고요? 울프가 죽었다고요?”샤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옆에 있던 류충재도 놀란 듯해 보였다.“내가 도망치는 걸 돕기 위해, 울프가 남아서 은경수와 독고 용일을 막았거든. 후에 은경수가 울프를 직접 죽였다고 나한테 말했었어.”운기가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울프의 죽음은 운기에게 평생 아픔으로 남을 것이다.“운이 형, 울프는 정확한 선택을 한 거예요. 저라도 울프와 같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샤크는 곧 주먹을 쥐고 화를 내며 말했다.“모두 은씨 가문과 독고 가문 탓이에요! 그들이 운이 형이 모든 것을 잃게 만들었고, 심지어 울프 형님을 죽게 만든 거예요. 제가 반드시 그들을 죽여버릴 거예요!”“내가 이번에 돌아온 건, 바로 복수하기 위해서야.”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샤크는 이 말을 듣자 얼른 말했다.“운이 형, 지금 은씨 가문의 세력이 강하다 보니, 일단은 산에 계시는 게 좋을 거예요. 제가 수련을 성공하면 반드시 운이 형과 울프를 대신해 복수할 거예요.”샤크는 더 이상 운기가 모험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다. 지금으로서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이 더는 없었기 때문이다.그러자 류충재도 얼른 말했다.“그래 운기야, 더 이상 모험하진 마. 이젠 판을 뒤집을 가능성이 없어. 산에 있든지 중주에 가든지 하나만 선택해야 해. 절대로 금도로 돌아가서
후천 기련을 유지한 채 수십 년을 연습하다가 우연히 돌파한 경우도 있다.그들과 달리, 샤크의 특수한 체질은 수련하기에 아주 적합했다. 더불어, 복싱을 했었기에 고작 몇 달 사이에 선천의 허경에 이르러 내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양류 도관의 도장이 샤크를 눈여겨 보았던 원인이 바로 그의 특수한 체질 때문이다.그러나 특수한 체질이 아니었던 운기가, 한 달 만에 보통 사람에서 선천 허단에 이르렀으니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도장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운기를 보며 궁금해하였다.“내가 은경수의 핍박에 못 이겨 절벽에서 뛰어내렸지만, 운이 좋아 죽진 않았어. 게다가 우연히 한 대단한 수사님의 전승을 받아, 단번에 선천의 허단에 도달하게 된 거야.”운기가 말했다.“그렇군요.”샤크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임 시주, 혹시 어떤 분의 전승을 받으신 건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도장은 무척 궁금해했다.“그분의 이름은 현무검존이에요.”도장은 한참 동안 되새겨 보았지만,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다.현무검존이 지구상의 수련자가 아니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샤크는 매우 기뻐하며 말했다.“하하, 운이 형한테 이런 좋은 기회가 생기실 줄은 몰랐어요. 운이 형도 수사가 되다니, 정말 너무 기뻐요!” 류충재가 감격한 듯이 말했다.“정말 엄청난 행운을 가지게 된 거네. 우리 운기가 내력을 가진 고수가 되었으니, 더 이상 괴롭힘당할 일은 없겠네. 이젠 정말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아.”“외할아버지, 방금 죽는다는 말은 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제가 이번에 돌아온 건 외할아버지의 암을 없애버리기 위해서예요.”운기가 말했다.“암을 없애버린 다고? 운기야, 그런 농담은 하지 마. 도장님의 도움으로 1, 2년을 더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외할아버지는 너무 기뻐.”“제가 왜 외할아버지한테 농담을 하겠어요? 저한테 정말 좋은 방법이 있거든요.”운기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등에 있는 가방에서 알약 하나를 꺼냈다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