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운기는 차갑게 웃었다. “하! 이제서 친척 관계를 운운하시는 거예요? 친척이라면서 설아를 비하하고 본인 딸만 치켜세우시더니, 이게 무슨 친척이에요? 설아의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셨을 때, 죽었을 때, 2천만 원도 빌려주지 않았으면서, 이제 와서 혈연관계를 찾으세요?” “난…… 나는…….” 왕지연의 얼굴이 빨개졌다. “참, 남편분이 공장을 하고 계시다고 하지 않았나요? 어느 공장이에요? 제가 그 공장 이름을 아는 순간, 남편분 공장을 3일 안에 망하게 할 거예요. 약속드리죠!” 임운기는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위협적이었다. “아!” 그의 말에 왕지연의 얼굴빛이 변했다. “설아야, 고모 좀 도와줘. 절대 고모부 공장이 망하면 안 돼! 고모가 이렇게 무릎 꿇고 빌게! 네 남자친구에게 용서해 달라고 부탁해 줘.” 왕지연은 강설아에게 황급히 달려가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그녀의 고모는 임운기의 신분으로 남편의 공장을 망하게 하는 것쯤은 정말 쉽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강설아는 한편으로는 왕지연이 밉기도 했지만, 방금 본때를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운기야, 어쨌든 내 고모야, 그만해.” 강설아가 말했다. 임운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돌려 왕지연과 유연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죠. 두 사람이 저를 비웃으며 조롱했을 때, 이미 제 마음은 상했습니다. 설아만 아니었다면 저는 두 사람과 여기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설아야, 가자!” 임운기는 말을 끝낸 뒤 강설아를 데리고 4S 매장에서 나왔다. “운기야, 나 지금 마음이 편해.” 강설아는 활짝 웃었다. 강설아는 자신과 임운기가 줄곧 무시당할 때, 속이 답답했다. 그녀는 자신이 무시당하는 것은 참을 수 있었지만, 임운기가 왕지연과 유연에게 무시와 조롱당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었다. 임운기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설아야, 저런 친척과는 연락하지 마.”“응!” 강설아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반면.은씨 저택 안.“뭐라고?”은경수
한편. 주말을 이용해 온 강설아는 내일 수업이 있기 때문에 임운기가 차를 몰고 그녀를 창양시로 데려다주었다. 그들은 저녁 8시가 되어서야 청양시에 도착했다. 강설아를 집에 데려다준 임운기는 곧장 비서 안소아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요즘 임운기는 주로 금도에서 일하기 때문에 안소아가 청양시에 있는 것도 효율적이지 못했다. 임운기는 그녀를 금도로 데려가기로 결정했고, 금도에서 더 이상 비서를 구하지 않기로 했다. 안소아의 집 앞. 임운기가 문을 두드리자, 문이 빠르게 열렸다. 하지만 문 앞에 서있는 사람은 안소아가 아니라 동생 안소진이었다. 오늘 안소진은 화장을 하지 않았지만, 스모키 메이컵을 했을 때 보다 훨씬 더 예뻐 보였다. 어쨌든 그녀는 이웃집 여동생 같은 귀여운 소녀처럼 보였다. 집에 있었던 안소진은 작은 조끼를 입고 있었고, 두 개의 작은 빨간 점이 희미하게 보였다. “임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안소진은 임운기를 보고 기뻐하며 그의 품에 안겼다. 임운기의 코 끝에 향긋한 향이 스쳤다. “소진 아, 너…… 이러지 마, 너희 언니가 보면 너 혼나.” 임운기의 얼굴이 빨개졌다. “언니 지금 집에 없어요, 일단 들어오세요.” 안소진은 말하며 임운기를 잡아당기며 문을 닫았다. “언니 집에 없어? 어디 갔어?” 임운기가 물었다. “언니 데이트하러 갔어요.” 안소진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데이트? 언니 남자친구 생겼어?” 임운기는 살짝 놀라며 물었다. “언니한테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왜 놀라요? 설마…… 임 선생님, 저희 언니 좋아해요?” 안소진이 물었다. 임운기는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네 언니와 나는 직장 내 상하 관계 일뿐이야. 그리고 너도 헛된 생각 그만하고 빨리 믿을만한 남자친구를 찾아.” “히히, 사실 장난친 거예요. 언니 쇼핑하러 나갔어요.” 안소진은 웃었다. 잠시 뜸을 들인 안소진이 말했다.“그리고 임 선생님, 제 이번 인생에 다른 남자친구는 없어요. 저한테는 임
“이사장님, 청양시로 돌아오셨네요!” 안소아는 임운기를 보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어, 오늘 막 돌아왔어.” 임운기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안소진의 언니 안소아를 보니, 임운기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이사님, 이번에는 청양시에 얼마나 계실 거예요?” 안소아가 웃으며 다가왔다. “금도에 일이 많아서 내일 아침에 금도로 돌아갈 거야.” 임운기가 말했다. 창양시 쪽 사업은 이미 시장을 장악했고 완전히 안정되어 있어 임운기가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임운기는 이제 자신의 에너지를 금도에 집중하기로 했다. 물론 청양시는 임운기의 고향으로서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임운기는 분명 자주 돌아올 것입니다. “아, 내일 아침에 가셔야 하는 거였어요.” 그의 말에 안소아의 눈에 서운한 빛이 스쳤다. “소아 씨, 난 소아 씨를 금도로 데리고 가서 계속 내 비서로 일하게 하면서 업무를 보조해 줬으면 좋겠는데, 어때?” 임운기가 물었다. “정말요? 전 당연히 할 수 있어요!” 안소아는 흥분한 듯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오늘 밤에 짐을 정리해. 내일 아침에 차로 데리러 올게.” 임운기가 말했다. “네!” 안소아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와 언니 너무 부럽다! 나도 금도 가고 싶어.” 안소진은 부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놀러 가는 게 아니라 일하러 가는 거야. 너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언니가 청양시에 없으니까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법을 배워야 해.” 안소아가 말했다. “그럼, 할 말 했으니 가볼게.”임운기는 그곳에 계속 있으면 더 어색해질 것 같아 그 집에서 떠날 준비를 했다. “이사님, 배웅해 드릴게요.” 안소아가 말했다. “언니, 임 선생님 내가 배웅할게.” 안소진이 얼른 일어서며 말했다. 안소아는 안소진에게 예의 바르게 배웅하라고 말하며 안소진과 임운기를 아래층으로 내려보냈다. 아래층. “임 선생님, 저도 금도로 데려가 주세요.
술이 세 번 돈 후였다.“뚱보, 요즘 어떻게 지내? 일이 잘 풀리고 있어?” 임운기가 물었다.“그럭저럭. 아버지가 막 퇴원했어. 네가 저번에 우리한테 준 돈으로 아파트도 사서 금방 이사를 했어. 또한 아버지가 그 돈으로 대형 슈퍼마켓을 열려고 준비 중이야.”뚱보가 대답했다.“그래, 다행이다.” 운기가 고개를 끄덕였다.자기 형제가 잘 지내고 있는 걸 보며 운기는 마음이 뿌듯했다.“헤헤, 다 운이 형 덕분이야. 형이 아니었으면 나하고 아버지는 평생 평범하게 살았을 거야. 포르쉐를 몰게 될 줄이야, 정말 고마워. 그럼 운이 형을 위해 건배!”뚱보가 술잔을 들었다.뚱보는 운기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운기도 술잔을 들어 뚱보와 건배했다.술잔을 내려놓은 후, 운기는 웃으며 물었다. “그 포르쉐는 어때? 죽이지?”그 포르쉐는 운기가 차금강에게서 얻어 뚱보에게 준 선물이었다.“포르쉐를 몰고 있으면 기분이 엄청 좋아, 헤헤!” 뚱보가 기뻐하며 말했다.“하하, 자, 건배하자.”두 사람이 다시 건배했다.“그나저나, 너하고 네 여자 친구는 어떻게 되고 있어?” 운기가 계속 물었다.운기는 이전에 뚱보의 여자 친구, 주영영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운기는 영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뚱보에게 그녀를 잘 대해주라고 당부까지 했다.“운이 형, 우리 잘 지내고 있어.” 뚱보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좋아. 자, 계속 마시자.”운기가 뚱보와 계속 건배를 했다.쾅-그때 운기의 등에 무언가가 강하게 부딪혔다.운기가 고개를 돌려보니 흰옷을 입은 남자, 민이정이 술에 취해 바 여자와 애정행각을 벌이다가 운기에게 부딪힌 것이었다.이정은 운기 옆 테이블에 앉아 있었고 애정 행각을 벌이다가 운기를 밀친 것이다.운기는 한번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뚱보와 계속 술을 마셨다.쾅-하지만 운기가 뚱보와 건배하려 할 때 또다시 부딪혔고 이번에는 운기의 술잔에서 술이 튀어 뚱보의 손에 다 묻었다.운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경
하지만 창양시에서 임운기는 절대적인 지배자였다. 누가 운기를 흔들 수 있을까?전혀 없었다.그때, 보안을 담당하는 큰형님, 김구니가 사람들을 이끌고 달려왔다.“누가 감히 우리 YJ 보안회사가 경호하고 있는 이곳에서 사람을 때렸어!” 구니가 다가오며 소리쳤다.“구니 형, 제가 맞았어요, 복수해 주세요!” 맞은 이정이 구니 앞으로 달려가 도움을 청했다.“이게……, 이게 누구야? 민이정 씨 아니신가요? 누가 당신을 때린 겁니까?”구니가 급히 물었다.“저 사람! 저 사람이에요!”이정이 손으로 운기를 가리켰다.“누가 이…….”구니가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들었다.하지만 구니가 운기를 본 순간 그는 말을 멈췄다. 이윽고 구니는 경악한 얼굴로 운기 앞으로 급히 다가갔다.“임 선생님을 뵙습니다.” 구니가 인사를 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구니의 부하들도 빠르게 반응하여 일제히 운기에게 인사했다.“임 선생님을 뵙습니다.”모두의 목소리가 하늘을 울릴 정도로 컸다.이 장면을 본 주변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해졌다, 이 정도 마찬가지였다.“저를 아세요?”운기가 구니를 바라보며 물었다.“임 선생님, 저는 YJ 보안회사의 베테랑, 구니라고 합니다. 처음에 경주시에 가서 만 사장님을 공격했고 차금강을 공격할 때 저도 참여했습니다. 그 외에도 공을 세워서 회사 팀장으로 승진했죠. 그러니 당연히 임 선생님을 압니다.” 구니가 웃으며 말했다.“그랬군요.” 운기가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이정이 다시 달려왔다.“구니 형, 이 사람이 저를 때린 사람이에요.” 이정이 구니에게 급하게 말했다.그러자 구니는 한 손으로 이정의 옷깃을 잡아채며 사납게 말했다.“아직 떠들고 있어?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이분은 YJ 그룹 회장이자 화정 그룹 창양지사 회장, 그리고 창양시 차기 상업 연합회 회장인 운기 도련님이야! 운기 도련님의 한마디면 너희 가족 다 망하는 거야, 알겠어?”“뭐라고? 이분이……, 이분이 운기 도련님이라고요?”이정이 그대로 바닥에
[여보세요.]임운기가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씨죠? 안녕하세요, 저는 은광덕이라고 합니다. 은씨 그룹 회장이자 은씨 가문의 가주, 은경수의 아버지입니다.” 전화에서 약간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아, 은 회장님이시군요, 그런데 무슨 일인가요?] 운기가 태연하게 말했다.“만나서 얘기 좀 하고 싶은데 카페에서 볼까요?” 광덕이 말했다.[혹시, 경수 씨 그 영상 때문이 아닌가요?]운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제 파티가 끝난 뒤, 운기는 계속 그 영상에 대해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미디어도 경수가 파티에서 한 만행을 공개하지 않았다.운기는 어제 촬영한 영상이 은씨 가문에 의해 입막음 당했을 거라고 알고 있었다.하지만 운기 손에는 그 영상이 있었고 원하면 언제든지 인터넷에 올릴 수 있었다.“운기 씨, 찬 영리하신 분이네요. 바로 알아맞혔네요. 맞아요, 그 영상 때문입니다.”“사업가는 이익을 추구하죠, 비즈니스계에서 영원한 친구나 적은 없어요, 오직 영원한 이익만 있죠. 그 영상에 대해서 우리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해 보죠.” 광덕이 말했다.[대화하고 싶다면 화정빌딩으로 오세요!] 운기가 태연하게 말했다.“화정빌딩? 그건 좀 아니지 않나요? 카페에서 만나는 게 양쪽에 더 좋을 것 같은데요.”광덕이 말했다.[죄송하지만, 지금은 은 회장님이 저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는 입장이니 장소를 가릴 때가 아닌 것 같은데요. 오기 싫으시다면 오지 않으셔도 돼요. 그렇다면 영상은 바로 인터넷에 올릴 겁니다.]운기가 태연하게 말했다.운기는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은씨 저택 안.“이 개XX가 전화를 끊다니!”광덕은 운기가 전화를 끊자마자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아버지, 임운기가 무슨 말을 했어요? 만나러 오겠대요?” 경수가 물었다.“화정빌딩으로 오라고 하거라.” 광덕이 차갑게 말했다.“뭐라고요?”경수의 얼굴이 급변했다.화정빌딩은 화정 그룹의 본사로 그곳에 직접 가는 건 분명히 위험한 일이다.“그러면 지금 어떻
“6000억, 지금 바로 임운기 씨 계좌로 보내드리죠.” 은광덕이 말했다.계약이 있었기에 은씨 가문은 이 돈을 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명예에 흠집이 날 뿐만 아니라 법정 싸움에 가도 불리해질 것이다.광덕에게는 큰 지출이었지만, 아들이 어제 잃은 돈이니 어쩔 수 없었다.곧 광덕은 송금을 완료했다. 운기의 휴대폰에도 입금 알림 문자가 왔다. 6천억이 입금되었고 잔액이 1조2천억을 넘어섰다. 화정이 어려움을 겪을 때 운기는 4천억을 화정에 줬기 때문에 6천억이 입금되기 전 6천억밖에 잔액이 없었던 것이다.“좋아요, 이 계약서는 이제 은 회장님 것입니다.”운기가 입금 알림을 확인하고는 계약서를 광덕에게 줬다.광덕이 계약서를 받고서 말을 이었다. “자, 이제 말해보세요, 그 영상을 얼마에 팔 겁니까?”“2조.” 운기가 V를 하며 말했다.영상 하나로 2조를 벌 수 있다면 운기는 당연히 팔고 싶어 했다. 또한 동영상 한 편으로 2조를 벌 수 있다는 것은 회사를 경영하며 2조를 벌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었다.펑- “2조? 강도냐!”광덕이 테이블을 치며 일어섰고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은씨 그룹은 류충재처럼 상업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었고 시장 가치도 화정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막 6천억을 지불한 것만으로도 광덕에게는 큰 타격이었다. 그런데 2조를 더 지불하라는 것은 은씨 그룹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일이며 심지어 몇몇 사업체를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최대 2천억! 이것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야! 영상 하나에 네가 2천억을 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행운아야.” 광덕이 차갑게 말했다.“그럼 더 이상 이야기할 게 없네요? 그럼 가세요, 저도 바쁘니까요.” 운기가 말을 끝내고 일어나 떠났다.운기가 나가려 하자 광덕이 말했다.“잠깐만! 4천억! 정말 한계야!” “1조8천억! 이것도 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저선입니다.” 운기가 무심하게 말했다.“1조8천억이라니, 지금 농담해?”“이렇게
“은 회장님, 그럼 제가 마지막 가격을 제시하겠습니다. 1조4천억 원, 어떠십니까? 저도 이보다 가격을 내리면 제가 아닌 걸로 하죠!”임운기가 크게 말했다.은광덕도 이 숫자를 듣고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알겠어, 1조4천억 원으로 하자!” 광덕이 이를 악물고 이를 받아들였다.이 가격이 은광덕에게는 너무 높아 아까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 비디오가 퍼지면 자신의 아들에게 큰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아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줄 것이며, 또한 은씨 그룹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을 알고 있었다.심지어 은씨 그룹의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얼마 전, 대하에서 한 부호가 해외 스캔들로 주가가 수조 억 떨어진 사례가 있었다.그래서 영상이 1조4천억 원이라도 이를 사야만 했다.이러한 복잡한 관계를 은광덕은 잘 알고 있었다.“은 회장님, 방금 1조2천억 원을 넘으면 본인이 아니라고 하지 않으셨나요?”운기가 웃으며 물었다.“맞아, 내가 가격을 더 올리면 내가 아니라고 했지. 그런데 1조4천억 원은 네가 제시한 가격이지 내가 올린 게 아니야, 합리적이지.” 광덕이 대답했다.“좋아요, 가격은 합의됐으니 제 비서에게 계약서를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운기가 말했다.운기는 방금 한 맹세 같은 말들이 단지 협상 중 상대방에게 압박을 가하는 전략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1조4천억 원이 이미 운기의 기대를 초과한 가격이었다.또한 1조4천억이라면 어느 바보가 이를 팔겠는가?하지만 화정이 일 년 동안 경영한 결과, 매출은 매우 좋았지만 모든 비용과 지출을 제외하고 남은 순이익은 겨우 6000억에서 8000억 원이다. 올해 경기가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이 정도였다.따라서 1조4천억 원은 화정의 2년 순이익에 맞먹는 금액으로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운기의 그 금광도 일 년에 몇천억의 이익을 내는데 그것도 큰 노력을 들여야 한다.따라서 은경수를 비웃기 위해 비디오를 퍼트리는 것보다 1조4천억 원을 취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운기는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