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 아까 페라리 전시장에서 200억을 현금으로 내고 새 모델 페라리 두 대를 샀던 사람이에요. 제가 현장에 있던 사람이거든요. 저 사람, 정말 어마어마한 부자입니다.” 군중 속에서 누군가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뭐라고?”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더욱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경매장 안. 옆에 있던 직원이 멍하니 서 있는 경매사를 보고 다가가서 그를 깨웠다. 경매사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경매사는 급히 두 손으로 카드를 받들고 빠른 걸음으로 운기에게 다가갔다.“손님, 이, 이 카드입니다.” 경매사는 손이 떨리며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받은 충격은 너무나 컸다. 방금 확인한 잔액은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이다.운기는 차분하게 카드를 받아들고 물었다. “이제 경매를 계속할 수 있겠죠? 제 시간은 소중하니까요.”“물론입니다. 물론이죠!” 경매사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경매대로 돌아갔다. 그 순간, 이명준과 서해리는 얼굴이 시뻘개진 채 자리로 돌아왔다. 둘 다 마치 큰 실수를 저지른 듯한 표정이었다.“이명준 씨, 내가 뭐라고 했지? 2,000억은 그저 작은 돈에 불과하다는 말 이제 믿으시죠?” 운기는 여유롭게 웃으며 이명준을 바라봤다.하지만 이명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굳은 표정으로 침묵할 뿐이었다. 그들은 방금까지 했던 자신의 조롱과 운기의 어마어마한 잔고를 떠올리며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경매사는 다시 경매대를 향해 돌아가며 진행을 이어갔다.“5번 좌석에서 2,000억을 제시하셨습니다. 더 높은 금액을 부르실 분 계십니까?” 경매사가 물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운기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운기는 이명준을 향해 돌아서며 미소를 지었다. “이명준 씨, 방금 이 차를 반드시 손에 넣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면 한 번 더 입찰해보지 그래요? 네가 입찰하면 나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텐데.”“이, 이...” 이명준
허락 없이 운기의 얼굴을 찍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간단한 인터뷰만 시도할 수 있었다. “돈이 많으니 상관없어요.” 운기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2,000억을 이렇게 가볍게 말하다니, 진짜 엄청난 부자임에 틀림없었다. 운기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강정문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 남아 있던 사람들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수군거렸다. “도대체 저 사람은 누구지?” “마도에서 본 적 없는 사람인데, 분명 외지에서 온 사람일 거야.” “누구인지 정말 궁금하네.” “카드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있길래, 명준 도련님을 저렇게 놀라게 했을까?” ... 운기가 자리를 떠난 후에도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계속되었다. 약 30분 후, 차량 인도식이 준비되었다. 운기의 요구대로 그 자리는 외부인이나 언론이 전혀 허용되지 않았다. 차량을 인도받은 후 운기는 화려한 람보르기니 베네노를 몰고 강정문과 함께 마도의 최대 쇼핑몰로 향했다. 이 람보르기니는 도로 위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운기에게로 쏠렸다. 운기가 타고 온 구형 아우디는 직원에게 맡겨 집으로 보냈다. 운기가 쇼핑몰로 간 이유는 단순했다. 내일 있을 강해산의 생신 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새로운 옷을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운기는 평소 화려한 옷차림을 즐기지 않았고, 깔끔하고 단정하면서도 편안한 스타일을 추구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게 된 그는 이번에 좀 더 신경 쓰기로 했다. ... 두 시간 후, 운기와 강정문은 쇼핑몰을 나섰다. 두 사람은 새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했다. 운기는 옷이든 액세서리든 가장 비싼 것들만 골랐다. 그가 찬 시계만 해도 20억이 넘는 롤렉스였다. 마도에서 구할 수 있는 시계 중 가장 비싼 것이니,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이 시계 하
정원은 당연히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고, 앞쪽 구역에는 마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강해산도 그들과 함께 앞쪽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기분 좋은 미소가 가득했다. 오늘 강해산의 기분은 매우 좋아 보였고, 대화는 한층 더 활기차게 이어졌다. 뒤쪽 구역은 젊은 세대들이 모여 있는 자리였다. 강성재 역시 그곳에서 또래들과 어울리고 있었다. 강성재 주변에는 여러 도련님들이 모여 시끌벅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제 람보르기니 베네노가 2,000억에 낙찰되었다던데, 그게 정말이야?” 강성재가 물었다. 어제 강씨 가문의 가족 행사 때문에 강성재를 비롯한 젊은이들은 그 유명한 경매에 참석할 수 없었다. “당연하지! 나 그 자리에 있었어. 그 남자, 꽤 젊어 보였는데 엄청난 부자였어. 이명준이 그 남자 카드 잔액을 보고 완전히 얼어붙더라.” 한 남자가 말했다. “대단하다, 그 정도야? 잔액이 도대체 얼마나 되었길래?” 강씨 가문의 젊은이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강성재도 혀를 차며 말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정말 궁금하네. 어떻게 이명준을 저렇게 놀라게 할 수 있었을까?” 강성재는 잘 알고 있었다. 이명준의 집안은 강씨 가문보다 훨씬 부유했기 때문에, 이명준을 이렇게 놀라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구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람보르기니 베네노는 2,000억의 가치를 가진 차가 아니었다. 그 차에 2,000억을 쓰다니, 얼마나 돈이 많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분명 대단한 사람일 거야. 그 사람의 정체가 너무 궁금하네.” “나도 정말 궁금해. 대체 누구일까?” 모두가 궁금해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한 남자가 덧붙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 사람은 이미 예약된 페라리 두 대를 400억에 사갔다고 해.” “와, 진짜 끝내주는 사람이네!” “이 정도로 돈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니, 얼마나 부자일까!” 그 자리에 있던 부잣집 도
문 앞. 람보르기니 베네노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이들이 정원에서 문 앞으로 몰려들었다. 강성재도 그곳에 왔다. 강성재의 아버지, 강호진은 이미 문 앞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며 강해산과 함께 서 있었다. 그때 문 앞에는 눈부시게 화려한 람보르기니 베네노와 그에 못지않게 눈길을 사로잡는 빨간 페라리 한 대가 서 있었다. 이 빨간 페라리는 운기가 어제 구입한 두 대의 페라리 중 하나였다. 문 앞에는 이미 많은 손님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두 대의 차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밖에서는 차 안에 있는 사람을 알아볼 수 없었다. “강 대표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강씨 가문이 이런 사람도 알고 계셨다니요.” “정말 그러네요, 강 대표님. 람보르기니 베네노를 산 사람이 당신 친구라니, 그 사람의 정체를 좀 알려 주세요!” 강호진 옆에 있던 몇몇 사업가들이 연달아 물었다. 강호진은 순간 당황했지만, 상대의 정체를 자신도 모르기에 애매하게 대답했다. 그러나 체면을 지키기 위해 서둘러 말했다. “맞습니다. 그분은 저희 강씨 가문의 친한 친구입니다. 제가 곧 맞이하겠습니다.” 강호진은 상대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가 오늘 강씨 가문에 온 이유는 강해산의 생신 잔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성재야, 나와 함께 가자.” 강호진은 강성재를 부르며 밝은 미소를 띠고 람보르기니 베네노 앞으로 걸어갔다. 강호진 역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다. 모두가 람보르기니 베네노에 집중한 가운데, 강호진과 강성재가 차에 다가가자 차 문이 천천히 열렸다. 곧 한 젊은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그는 바로 운기였다. 운기는 LOTOS 선글라스를 쓰고, 다이아몬드가 박힌 롤렉스 시계를 차고, 손가락에는 커다란 루비 반지를 끼고 있었다. 그의 옷차림과 신발, 허리띠까지 모두 명품이었다. 허리띠조차도 다이아몬드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그 허리띠 하나만 해도 마세라티 한 대 값은 충분했다. 오늘 운기의 모습은
“뭐라고? 저 사람이 YJ그룹의 회장이라고?” “그래서 그렇게 돈이 많았던 거구나. YJ그룹이 YJ신약으로 엄청난 돈을 벌었으니, 재산이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지.” “2,000억이 그 사람에게는 그저 용돈 수준이겠네. 베네노를 낙찰받은 게 당연하군.” ... 사람들은 운기의 정체를 알게 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그 신비한 인물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던 그들이, 이제야 그 답을 얻은 것이다. 그때, 강정문이 조수석에서 내렸다. 강정문 역시 선글라스를 끼고, 화려한 옷차림으로 눈길을 끌었다. 동시에 뒤에 있던 페라리의 문이 열리며, 강민호가 운전석에서 내렸고, 배인숙도 조수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 모두 고급스러운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그들의 존재감은 강력했다. 이는 운기가 어제 쇼핑하면서 두 사람에게도 많은 것을 사준 덕분이었다. 그들이 차에서 내리자, 그곳에 있던 손님들이 그들에게 눈길을 보냈다. 많은 사람들이 강민호를 알아보았다. “저 사람, 강 어르신의 막내아들 강민호 아니야?” “맞아, 그 사람이야. 5년 전 가문 내분에서 패배한 후 마도 상업계에서 사라졌었지. 나도 예전에 그와 거래한 적이 있어.” “보아하니, 저 신비한 부자는 강민호와 함께 온 것 같네.” “강민호와 강호진이 늘 사이가 좋지 않았잖아...” ... 람보르기니 베네노 앞. 강정문의 부모는 이미 운기 앞에 서 있었다. 배인숙은 강호진 부자의 경악한 표정을 보며 속으로 통쾌함을 느꼈다. 배인숙은 선글라스를 벗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강호진 씨, 어제 내가 말했잖아요. 우리 사위의 재산이 강씨 가문을 모두 합쳐도 비할 수 없다고. 어제는 내가 허풍을 떠는 줄 알았겠지만, 지금은 믿겠죠?” 강호진은 할 말을 잃었고, 그의 얼굴은 먹구름처럼 어두워졌다. “우린 오늘 생신 잔치에 온 거니까, 안으로 들어가죠.” 운기가 차분히 말했다. “그래.” 강정문과 그녀의 부모도 고개를 끄덕였다.
강해산은 꿈에도 몰랐다. 자신이 그토록 무시했던 사람이 바로 2,000억을 들여 람보르기니 베네노를 낙찰받은 신비한 부자였다는 사실을. 이 순간, 강해산은 어제 자신이 큰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강 어르신, 저분이 생신 잔치에 오셨다는 건 두 분이 깊은 인연이 있는 것 같은데, 저분의 정체를 좀 알려 주시겠어요?” “맞습니다, 강 어르신. 저분이 누구신지 궁금하네요.” 옆에 앉아 있던 대기업 사장들이 연달아 물었다. 이 사장들은 마도의 유명한 사업가들이었기에 강해산과 함께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방금 문 앞에 없었기 때문에 운기가 YJ그룹의 회장이라는 사실을 아직 알지 못했다. “이게...” 강해산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운기의 정체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때 운기 일행 네 명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강해산이 있는 자리로 다가왔다. 운기 일행은 강력한 아우라를 풍기며 걸어왔고, 그들이 지나갈 때마다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길을 비켜 주었다. 곧 운기 일행은 강해산 앞에 도착했다. 강해산은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상인 생활을 오래한 덕분에 여전히 침착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민호야, 너희들 왔구나.” 강해산은 미소를 지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는 곧 운기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 젊은이는 정문이의 남자친구인가 보구나.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나빠졌나 봐. 어제 자네 이름을 묻지 않았군. 자네가 어디서 일하는지도 모르니, 이 노인을 탓하지 말아 주게.” 운기는 선글라스를 벗으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강 어르신, 제가 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제 이름은 임운기라고 하고,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회사는 YJ그룹이라고 합니다.” “YJ그룹? 네가 YJ그룹의 회장이라고?” 강해산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의자 팔걸이를 꽉 움켜잡았다. 순간 그는 자리에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그는 YJ그룹을 잘 알고 있었다. 얼마 전 강성
그들이 강해산에게 준 선물은 YJ 신약 10병이었지만, 운기가 준 선물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임 회장님의 후한 선물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너무나 감격스럽습니다.” 강해산은 기쁜 미소를 지으며 카드를 받아들고, 마치 보물처럼 간직했다. “어르신, 감사 인사를 하려면 정문 씨 가족에게 하셔야 합니다. 정문 씨가 아니었으면, 저희는 그저 모르는 사이였을 테니까요.” 운기가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임 회장님.” 강해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지었다. “집사, 어서 귀한 손님을 자리로 모셔라!” 강해산은 집사에게 지시했고, 집사는 곧 운기를 강해산의 왼쪽 자리에 앉혔다. “민호야, 너희 셋도 이쪽에 앉아라.” 강해산은 강민호를 손짓해 불렀다. 강민호는 순간 놀랐다. 어제는 가족 행사에서 가장 뒷자리로 밀려났었는데, 오늘은 강해산이 자신을 곁에 앉히다니? 강호진과 강성재는 이 광경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다. 운기가 자리에 앉자, 주변에 있던 대기업 사장들이 입을 열었다. “임 회장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젊은 나이에 수십조의 자산을 가진 회사를 세우시다니, 저희 같은 사람들은 감히 비교도 할 수 없습니다.” “맞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강해산 근처에 앉아 있던 대기업 사장들은 마도의 유명한 부자들이었지만, 이들도 운기에게 아부하기 바빴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 모두 운기와 친분을 쌓고 싶었기 때문이다. “과찬이십니다.” 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짧게 대답했다. 그때, 문 앞에서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마도 상업 연합회 회장, 유광수 어르신께서 도착하셨습니다. 100억의 축의금을 선물로 보내셨습니다.” “마도 경제 연합회 회장, 기안성 어르신께서 도착하셨습니다. 100억의 축의금을 선물로 보내셨습니다.” “주씨 가문 대표, 주지철 어르신께서 도착하셨습니다. 100억의 축의금을 선물로 보내셨습니다.” ...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퍼지자
그때, 유광수, 기안성, 주지철 세 사람이 이미 정원 안으로 들어섰다. 이 세 사람 중 누구라도 한 명만 움직여도 마도의 상업계가 들썩일 정도였는데, 하물며 세 사람이 함께 나타났으니 그 영향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정원에 있던 사람들, 강씨 가문의 자손들이든 생신 잔치에 참석한 손님들이든 모두 이 세 거물에게 경외의 눈빛을 보냈다. 강해산은 이미 이들을 맞이하러 나가 있었다. “세 분께서 제 생신 잔치에 와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강해산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강 어르신,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만수무강을 기원합니다.” 세 사람은 한마디씩 덕담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강해산은 크게 기뻐했다. 그때 유광수가 말했다. “어르신,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저희는 먼저 임 회장님을 뵙고 오겠습니다.” 유광수는 주변을 둘러본 후, 운기가 앉아 있는 자리를 발견하고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곳으로 향했다. 마도 경제 연합회 회장 기안성과 주씨 가문의 대표 주지철도 유광수를 따라갔다. 이 순간, 강해산과 강호진 부자, 그리고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깨달았다. 이 세 사람이 직접 생신 잔치에 온 이유는 강해산이 아닌, 운기 때문이었다. 세 사람은 곧 운기 앞에 도착했다. “임 회장님, 저희가 왔습니다.” 유광수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운기에게 인사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로 답했다. “유 회장님, 강씨 가문의 사위로서 어르신의 생신 잔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임 회장님 덕분에 저희가 이렇게 오게 된 겁니다.” 유광수는 웃으며 말했다. 잠시 후, 유광수는 다시 운기에게 말했다. “임 회장님, 이쪽은 마도 상업 연합회 회장 기안성 씨고, 이쪽은 주씨 가문의 상속인 주지철 씨입니다. 두 분 모두 임 회장님을 뵙고 싶어 하셨습니다.” “기 회장님, 주 대표님, 반갑습니다.” 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그들과 인사를 나눴다.
운기가 정말로 S국 왕자를 죽인다면, 운기는 앞으로 평생 도망치게 될 거다. 결국엔 죽음이 닥친다 해도 운기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운기에게는 남겨진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 평생 도망쳐야 할 신세가 된다면, 그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신이 죽으면 그들은 또 어떤 상황에 놓일 것인가?이러한 생각에 운기는 손을 풀고, 즉시 계약서를 수정하여 금액을 10조로 고친 후 서명했다.계약서에 서명이 완료되자, S국 왕자는 곧바로 운기의 계좌로 10조를 송금했다. 곧이어 입금 문자가 도착했다.“가자.” 운기는 울프에게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S국 왕자는 운기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는 운기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권총을 꺼내어 운기의 등을 겨누었다.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그러나 다시 운기를 바라보았을 때, 그는 총에 맞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S국 왕자와 경호원들은 놀란 나머지 눈을 비볐다. 방금 발사한 총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지?“총알 찾고 있나? 여기 내 손에 있어.” 운기는 차갑게 웃으며 손가락 사이에 낀 총알을 들어 보였다.“뭐, 뭐라고?” 그들은 운기의 손에 들린 총알을 보고 마치 머릿속이 폭발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곧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온몸이 얼어붙는 기분이었다.“죽어!”운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손가락 사이의 총알을 가볍게 던졌다.푹! 총알은 그대로 총을 쏜 경호원의 이마에 박혔고, 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너, 너!” S국 왕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경악했다. 경호원의 시체가 그의 발밑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몸이 떨렸다.“임운기, 네가 감히 내 사람을 죽이다니! 넌 이제 끝장났어!” S국 왕자는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운기는 차가운
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하하, 임운기, 전혀 예상 못 했지? 결국 최후의 승자는 나야. 아침에 네게 팔라고 했을 때 기회를 주었건만, 결국 벌 받는 길을 택했네.”“S국 왕자, 고작 이 카지노 몇 개 얻었다고 진짜 승리했다고 생각한 거야? 우리 사이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야.”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뭐라고? 너 따위가 나와 맞서 싸우겠다고?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S국 왕자는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강조해 말했다.“바로 이걸로!” 운기는 가볍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의 힘, 그것이야말로 운기의 진짜 무기였다.“주먹? 하하하! 네가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나 보네. 주먹 하나 믿고 싸우겠다니, 정말 웃겨서 말이 안 나오네!” S국 왕자는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말은 됐고, 계약서에 서명이나 해.” 운기는 냉소를 지었다.S국 왕자는 계약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임운기, 여기에 아직도 200조가 적혀 있네.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냐?”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 얼마 낼 생각인데?”S국 왕자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10조?” 운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니, 100원. 그거면 충분하지.”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었다.“뭐? 100원? S국 왕자,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옆에 있던 울프가 화를 터뜨렸다.운기 역시 얼굴에 분노의 기색이 어렸다. 운기는 이 카지노들을 사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부었고, 빚까지 지고 있었다. 그런데 단돈 100원을 주겠다고?“지나치다니, 주도권은 내게 있잖아? 내가 100원이라도 주겠다고 하는 게 어디야?” S국 왕자는 거만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겠군.” 운기는 차갑게 말했다.“임운기,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 내 손에 네 생사가 달려 있거든!” S국 왕자는 비웃으며 경고했다.“그래?” 운기는 앞에 놓인 강철로
운기는 이번 사건을 또렷이 마음에 새겼다.“이번 일은 나와 진 어르신이 전력을 다해 자네 목숨을 지켜낸 셈이야. 하지만 A국의 카지노들은 어쩔 수 없이 넘겨야 할 거야. 이 문제는 S국과의 석유 자원 협력에 관한 일이라 양보할 수가 없네.” 장호동이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운기는 고개를 끄덕였다.“장 어르신, 정말 감사드립니다.” 운기가 고마움을 전했다.“내가 자네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도와야지. 그리고 민서준에 대해서는 걱정 말게. 나와 진 어르신이 힘을 합쳐 천천히 처리할 테니 오래 버티진 못할 걸세.” 장호동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운기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민서준은 운기가 혼자 상대하기에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니 그를 장호동과 진성훈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나았다....장호동의 집을 떠난 운기는 곧장 공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는 울프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운기가 A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울프가 그를 공항에서 맞이했다.두 사람이 만난 후.“울프, 계약서는 준비됐어?” 운기가 물었다.출발하기 전에 이미 울프에게 준비를 지시해 둔 상태였다.“걱정 마세요, 운이 형. 계약서는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잠시 후, 울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렇게 그냥 카지노를 S국 왕자에게 넘기는 게 맞나요?”“나도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 운기는 고개를 저었다.잠시 침묵을 지킨 뒤, 운기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지 작은 승리일 뿐이야. 최후의 승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걸 잊지 마. S국 왕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울프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전쟁에서의 승패는 늘 왔다 갔다 하는 법이니까요. 이번 작은 승리는 크게 문제될 게 없죠.”“참, 울프야, 내가 S국 왕자 집안 상황을 조사해보라고 했지?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전화를 끊은 후, 운기는 이번 일에 대해 깊이 생각에 잠겼다.운기는 지금 H국과 M국이 심각하게 대립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S국과 H국 간의 협력은 매우 중요했다. H국은 S국의 석유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는 두 나라의 깊은 협력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 S국이 지닌 석유 매장량은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원래는 M국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H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다.단순히 S국 하나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이 문제는 H국과 M국의 갈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H국이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잃게 된다면 석유 자원 측면에서 약점을 잡히게 되는 상황이었다.반면 운기는, 수사라는 신분을 제외하면 아무런 배경이 없는 상인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택이 명확했다.비록 운기가 수사라 해도 지금은 실단에 불과했다. 현대의 무기들은 여전히 그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운기가 빨리 달릴 수 있다 해도 미사일은 피할 수 없다. 초음속 전투기조차도 피할 수 없는 이 미사일을 피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게다가 운기에게는 친구, 가족, 연인이 있다. 그들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운기 혼자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해도, 그들을 어떻게 지키겠는가?이런 생각에 잠기자 운기는 한없이 무력감을 느꼈다.“아직... 너무 부족해.” 운기는 자신의 두 손을 보며 중얼거렸다.만약 자신이 신단 이상의 강자였다면, 혹은 그 이상의 실력에 도달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상황을 쉽게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이런 문제들은 문제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의 운기에게 있어선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이 일은 오히려 운기의 마음속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더욱 불태우게 했다.“좋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S국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A국의 카지노들은 포기하지.” 운기는 속삭이듯 말했다.운기는 H국이 이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를 진심으로 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당장 나랑 가자!” 진수현이 얼굴을 굳히며 호통쳤다.“아버지!” 수정은 발을 구르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쪽은 운기, 한쪽은 진수현이었기 그녀는 그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었다.운기는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정 씨, 아버님 말씀 들으세요.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수정은 운기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수정은 진수현을 따라 집을 나섰다.그들이 떠난 후.“운기 오빠, 무슨 큰일이 생긴 거예요?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 태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운기의 손을 잡았다.“별일 아니에요.” 운기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하니,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침에 전화가 왔던 S국 왕자의 번호임을 기억해냈다. 그가 운기에게 A국의 카지노를 팔라고 부탁했던 그 번호였다.운기는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임운기, 내가 아침에 말했지? 순순히 팔면 큰돈을 벌 기회라고. 하지만 네가 내 경고를 무시하고 내 실력을 무시했으니 기회를 놓치게 된 거야. 이제 알겠지 내 힘이 어떤지?] S국 왕자는 전화를 받자마자 거만하게 말했다.“어차피 내 손에 있는 카지노를 원하는 거잖아? 네가 원한 대로 카지노를 넘길테니, 내가 보낸 사람들과 직접 서류 교환하면 되겠지.” 운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아니, 난 네가 직접 A국에 와서 나와 거래를 했으면 좋겠는데? 난 네 울상인 표정을 직접 보고 싶거든.] S국 왕자는 웃으며 말했다.“이, 이쯤에서 그만두는 게 어때?”운기의 눈에 분노의 불길이 일어났다.[왜? 화났어? 하하, 네가 화를 내면 나는 오히려 더 기쁘거든!] S국 왕자는 조롱하듯 웃음을 터트렸다.S국 왕자의 웃음소리에 운기는 두 손을 꽉 쥐며 분노로 손이 떨렸다. S국 왕자는 웃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너는 지금 나한테 따질 자격조차 없어. 순순히 A국으로 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운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진수현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S국이 H국에 위협을 주기 시작했어. 목표는 바로 너야!”“뭐라고요?” 운기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최근 H국과 S국은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H국이 S국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럴 경우 너는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어.” 진수현이 설명했다.운기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진수현의 말을 들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진수현은 계속해서 말했다. “운기야, 우리 아버님과 장호동 어르신께서 너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네 안전을 보장할 수밖에 없어. 물론, 네가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넘긴다는 조건이 붙어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위험할 거다.”“빌어먹을!” 운기는 주먹으로 식탁을 내리쳤다. 밥그릇이 덩달아 흔들리며 떨어졌다.S국 왕자가 이런 수를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운기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옆에서 수정이 운기의 팔을 살짝 잡으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번 일은 운기 씨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절대 무리하지 마세요. 이건 운기 씨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에요. 우선은 목숨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운기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수정 씨.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진수현도 다시 입을 열었다. “운기야, 네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S국 왕자와 비교하면 신분이나 배경 차이가 어마어마해. 이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메울 수 없는 격차야. 이 점을 명확히 알아차려야 해.”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수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분과 S국 왕자의 신분을 비교하면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S국 왕자의 아버지 한마디면, 먼 곳에서도 운기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었다.“운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진수현이 물었다.
운기는 A국의 카지노 사업을 S국 왕자에게 파는 것은 그를 돕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S국 왕자가 자신에게 신세를 진 거라며 아첨을 해도, 운기는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운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식사를 하러 갔다.다른 한편, A국.S국 왕자가 머무는 호텔 스위트름.쾅! S국 왕자는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바닥에 내리치고, 테이블을 발로 걷어차며 방 안에 있던 꽃병과 장식품을 닥치는 대로 부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이 망할 놈!” S국 왕자는 욕설을 퍼부으며 마음속의 울분을 터뜨렸다.그가 이미 낮은 자세로 운기에게 부탁까지 했지만, 운기는 여전히 거래에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는 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200조 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금액은 애초에 감당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이런 엉터리 같은 조언을 해준 게 문제야! 네가 내 체면만 구겨놓은 거라고!” S국 왕자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을 향해 소리쳤다.“죄송합니다, 왕자님. 보통 사업가는 이익이 우선일 텐데, 설마 그 녀석이 200조를 제안해도 거절할 줄은 몰랐습니다.” 경호원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 안 그러면 네 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야!” S국 왕자는 경호원을 향해 소리치며 위협했다.경호원은 그 말을 듣자 더더욱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왕자님, 그 녀석은 끝까지 팔지 않을 태세이니 협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방법으로 왕자님께서 어르신께 연락을 드려 H국을 상대로 위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임운기는 결국 평범한 사람이고 특별한 배경도 없으니, H국은 S국과의 협력 관계를 위해 저희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습니다.”“어쩔 수 없지, 결국 아버지께 부탁을 드리는 수밖에 없겠군.” S국 왕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사실 이번 일로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분명 아버지는 S국 왕자를 무능하다며 호되게 꾸짖을 것이기 때문이
“왕자님, 물론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왕자님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임운기에게서 A국의 카지노를 사들인 후에야 임운기와 등을 돌리고 천천히 처리하시면 됩니다.” 경호원이 조언했다.S국 왕자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 내 미래를 위해서 잠시 참아주지.”...한편, 수원.점심 무렵, 운기가 다시 눈을 떴을 때 태나는 이미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운기는 침대 옆에 남겨진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집어 들어 읽어보니, 거기에는 귀여운 메시지와 함께 작은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 태나가 남긴 것이 분명했다.[자기야, 나 점심 준비하러 내려가 볼게요. 일어나면 꼭 내려와서 밥 먹어요!]운기는 쪽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영 씨는 정말 착한 분이야. 절대 실망시키지 말아야지.”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다른 문제는 설아, 정문, 서연, 그리고 조영에게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였다. 그녀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줄 거라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스스로도 조금 부끄러웠다.그때, 운기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화면을 보니 A국에서 걸려온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시죠?” 운기가 전화를 받자 S국 왕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운기씨죠? 전 S국 왕자입니다. 직접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할 이야기라니? A국 카지노를 사고 싶어서 연락한 거죠?” 운기가 웃으며 물었다. 사실 운기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A국 카지노를 통합하는 문제는 S국 왕자의 명성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일이었다. 비록 그가 울프를 통해 답을 전했더라도, 이렇게 다시 연락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맞습니다, 전 운기 씨가 가지고 계신 카지노 전부를 사고 싶습니다. 가격은 원하시는 대로 부르시면 됩니다. 저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영원한 적이란 없는 법이잖아요, 어쨌든 이익이 우선인 법 아니겠어요?]S국 왕자가 말했다.“일리가 있네요. 음... 그럼 이 정도로 하죠. 200조
게다가 태나가 정말로 목적이 있어서 자신에게 접근한 것인지 아닌지는, 함께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 그런 목적이 있었다 해도, 운기는 손해를 본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의 첫 경험을 빼앗아 간 셈이니 말이다.“정말이에요?” 태나는 눈물을 닦은 채 밝게 웃으며 맑고 반짝이는 눈으로 운기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물론이죠. 다만... 저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진 않으시죠?” 운기가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왜 운기 오빠를 싫어하겠어요. 오히려 제가 더 걱정이었어요. 오빠는 대단한 분인데, 저는 그저 평범한 여자일 뿐이라서...” 태나는 스스로가 초라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요. 앞으로 아영 씨는 제 여자이고 제가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운기는 그렇게 말하고 태나를 부드럽게 품에 안았다.“네... 정말 고마워요.” 태나는 운기의 품속에 얼굴을 파묻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태나는 자신이 써먹은 이 ‘밀당’이 위험한 한 수였지만, 결국 성공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이제 운기의 여자가 되어 그의 신뢰를 얻기만 하면, 언젠가 YJ신약의 제조법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태나는 그 제조법을 가지고 D국으로 돌아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YJ신약을 D국 전역에 판매해 큰돈을 벌 생각이었다. 태나는 그 돈으로 천씨 가문을 인수해, 자신을 무시했던 천태성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녀는 천태성과 천씨 가문 모두에게 자신이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참, 아영 씨에게 솔직히 말할 게 있어요. 사실 저에겐 이미 네 명의 여자친구가 있어요.” 운기는 고백하듯 말했다.“운기 오빠, 저는 오빠의 여자로서 오빠 곁에만 있으면 돼요. 오빠 마음에 제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저는 그냥 오빠와의 집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할게요.” 태나는 상냥하게 말했다.목적을 가지고 있는 태나로선 운기에게 거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