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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신관 승마 클럽에 온 것이었다.

수원의 최고급 승마 클럽으로서 이곳은 회원 자격에 대한 요구가 매우 엄격했다. 신관 승마 클럽의 회원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수원에서 이름난 인물들이나 명문가의 자식들이었다.

수정의 안내로 운기는 무사히 입장할 수 있었다. 수정은 이미 여러 번 이곳에 온 적이 있었고, 그녀도 이곳의 회원이었다.

클럽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호들갑 떠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정 씨!”

이어 약간 피부가 검은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이 남자는 눈이 좀 깊고 코가 낮고 입술이 두꺼운 걸 보니 H국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남자는 정장을 입고 손목에는 다이아몬드로 가득한 시계, 손가락에는 보석 반지를 거의 다 채운 채 손목과 목에도 값비싼 보석을 착용하고 있었다.

운기는 방금 들어오면서 주위 사람들이 이 남자를 중심으로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그가 S국의 왕자인 것임을 거의 짐작할 수 있었다.

“수정 씨, 드디어 오셨군요! 한참을 기다렸어요.”

왕자는 다소 어설픈 한국어로 말했다.

“왕자님, 제 남자친구를 기다리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수정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자친구?”

왕자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그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이쪽이 제 남자친구 운기 씨입니다.”

수정은 운기를 가리키며 소개했다.

“수정 씨, 이 분은 무슨 일을 하시는 분이죠?”

왕자는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사업가입니다.”

수정이 말했다.

“사업가? 수정 씨, 당신의 가문에 비해 젊은 사업가 따위가 어떻게 수정 씨에게 어울리겠어요?”

왕자는 납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니까요.”

수정은 태연하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운기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당신은 저와 악수할 자격조차 없습니다.”

왕자는 차가운 눈빛으로 운기를 바라보았다. 마치 운기를 죽일 듯한 기세였다.

“왕자님은 도량이 넓지 않은 것 같네요.”

운기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미소를 지으며 손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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