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석진의 나이가 꼭 윤도훈 보다 작은 것도 아니다.하지만 형님이라고 부르는 건 그 나이와 상관없이 오로지 실력과 존경하는 의미에서 높이 부르는 것이다.지난번 심은길을 압송해 가는 도중에 만약 윤도훈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용검 부대는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윤도훈이 홀로 영도 고수와 신의 눈물 소속인 사대 고수를 막아내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국면을 돌이키고 그 작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군인은 강자를 최고로 여기며 존경하고 숭배한다.윤도훈의 실력과 기여에 대하여 진석진과 같은 군인들은 그에게 진심이다.“별 건 아니고 네 동생이 날 병신으로 만들려고 했어. 저 두 사람은 내 아내랑 아이를 상대로 협박을 더 했고.”윤도훈은 아주 덤덤하게 설명했다.그 말을 듣게 된 진석진과 그의 대원들은 동시에 안색이 확 달라지고 말았다.‘뭐?’‘감히 윤도훈을 병신으로 만들려고 해?’‘그것만으로 부족해서 윤도훈의 아내와 아이를 상대로 협박을 했다고?’‘죽으려고 환장한 거야?’윤도훈은 무려 명예 총장을 받은 사람이고 염하국 명패까지 소유하고 사람이며 무한한 보호력과 반격권리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다리를 부러뜨리든 죽이든 윤도훈이 실행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그게 곧 법이다.이윽고 진석진은 이를 악물고 진은우를 노려보았는데, 눈빛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듯했다.“죽고 싶어 환장했어? 형님이 널 살려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것이지 어디 감히 살려달라고 복수해달라고 지껄이는 거야!”“형님... 그게 무슨 뜻입니까? 저놈이랑 무슨 사이인지...”진은우는 지금 이 상황이 멍하기만 하여 전전긍긍하며 물었다.그는 줄곧 진씨 가문 도령이라는 신분으로 기고만장하게 지내왔었다.그러나 진씨 가문 제3대 제자들 가운데서 진은우의 신분은 결코 높지 않다.진씨 가문 제3대 제자 중 가장 걸출한 진석진 앞에서는 그토록 미미한 존재가 아닐 수가 없다.“형님은 나랑 우리 대원들을 살려주신 은인이셔! 감히 형님한테 손을 대? 시비를 걸어? 그 전에 넌
말하면서 진석진은 핸드폰을 꺼내 들어 천운시 경비 구역에 알리려고 했다.“용검 특수 작전 부대 대장 진석진입니다. 염하국 고급 전관 가족을 상대로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이쪽으로 오셔서 체포해가시기 바랍니다. 해외 테러범이 아닌지 말입니다.”그 말을 듣고서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주단성과 여진묵은 들숨을 내쉬면서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해외 테러범? 우리가? 갑자기?’‘이게 뭔 상황이지?’‘윤도훈이 염하국 고급 전관이라고?’...10여분 뒤, 다른 식당안에서.진석진은 윤도훈 일가족을 다른 식당으로 모시고 왔다.“진희야, 이쪽은 진석진이라고 나랑은... 전우사이야. 진 대장이라고 부르면 돼.”“율이야, 얼른 아저씨께 인사드려.”“석진아, 내 아내 이진희라고 해. 그... 약파는 여자야... 하하.”자리에 앉고 나서 윤도훈은 이진희와 율이를 진석진 일행에게 소개해 주었다.진석진은 이진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면서 윤도훈의 말을 듣고서 땀이 흥건해졌다.“형수님 욕하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요...”이윽고 진석진은 바로 말머리를 돌렸다.“어쩐지 지난번에 임무 수행하자마자 집으로 급히 돌아가신다했어요. 이렇게 예쁜 형수님께서 집에서 기다리고 계셨으니 그럴 만도 하겠어요. 저라도 급히 집으로 달려갈 것 같아요.”용검 부대 대원들은 잇따라 얼굴에 미소를 띠고서 너스레를 떨었다.“그게 무슨 소리야... 실은 우리 딸이 신경 쓰여서 간 거야.”그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나니 윤도훈은 얼굴이 화끈거리고 말았다.이진희는 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을 아주 매섭게 째려보았다.음식이 올라오고 나서 진석진 일행은 돌아가면서 윤도훈에게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윤도훈 역시 모든 술잔을 받아주면서 시원시원하고 호탕하기 그지없는 대원들과 술을 마셨다.아주 마음껏 마시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진석진 일행은 마치 술을 마셔본 적이 없는 사람들처럼 잔을 들기만하면 원샷을 때렸었다.그렇게 한참을 먹고 나니 윤도훈은 문뜩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뭐
비록 진석진 일행은 대수롭지 않은 듯 덤덤한 모습을 보였지만, 윤도훈은 알아차렸다.아주 찰나에 지나간 그들의 우려와 두려움을 말이다.하지만 상대가 먼저 입을 열려고 하지 않자, 윤도훈도 더는 묻지 않았다.그들만의 기밀일 수도 있고 하니 더는 묻지 않은 게 좋을 것 같았다.아무리 자기 신분이 총장이라고 한들 결국 명예 총장이니 입을 다무는 게 그로서는 정확한 선택이었다.하물며 군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서 윤도훈은 진석진과 정이 한층 더 깊어지는 것만 같았다.말도 통하고 서로 성격도 맞고 말이다.진석진은 일반 부잣집 도련님들처럼 기고만장한 모습을 띠고 있지 않다.첫 만남에서도 진석진은 단지 윤도훈이 ‘낙하산’과 같다는 이유로 적대시했던 거였다.그 뒤로 윤도훈은 실력으로 진석진의 인정을 받았고 그의 대원들도 모두 윤도훈을 숭배하게 되었다.식사 도중에 윤도훈은 ‘티베이트 여우’ 남가연에 대해서도 물었다.남가연과 그녀의 스승님이 자기 부모님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윤도훈은 내내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언젠가는 남가연 문파로 찾아갈 생각이다.부모님이 그곳에 실마리라도 남겼을 수 있으니 말이다.돌아가시기 전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알아내고 싶었다.하지만 진석진은 남가연이 이미 문파로 돌아갔다고 말했고 남가연은 단지 용검 부대에서 초빙한 외부 일꾼일 뿐 윤도훈과 마찬가지로 부대 소속이 아니라고 했다.같은 날 저녁.10시까지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윤도훈 일가족은 예약했던 호텔로 돌아왔다.이진희는 욕실에서 씻고 있었고 윤도훈은 율이와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했다.바로 그때 윤도훈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확인해 보자마자 윤도훈의 눈빛이 확 차가워지고 말았다.윤세영으로부터 보내온 메시지 한 통이 시야로 들어왔다.부모님이 사골 장로 손에 죽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 나서 윤도훈은 은둔 윤씨 가문에 대해 뼈에 사무치는 한이 생기게 되
“도훈아, 천운시에 와 있었네? 이쪽은 내 친구인데, 현문 장로라고 부르면 돼.”송장헌은 윤도훈을 만나고 나서 웃으면서 소개해 주었다.현문 장로는 윤도훈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고개를 약간 들고서 끄덕였다.“윤 선생님.”윤도훈에 대한 송영태의 태도가 그럭저럭 좋은 축이었다.송씨 가문은 천운시로 여행을 온 것이 아니라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온 것이다.윤도훈과 만나고 나서 다들 지체하지 않고 바로 천운시 송씨 가문 옛 저택으로 향했다....송씨 가문 옛 저택은 천운시 서북쪽에 땅값이 하늘을 찌르는 곳에 위치해 있다.이곳은 근 200년 동안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고 고풍적인 인테리어로 명성 고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송씨 가문에서는 여행으로 수입을 벌어들일 필요가 없기에 이곳을 관광지로 내놓지 않은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일반인은 절대 들어오지 못하고 절대적인 사유지이다.그날 오전 10시, 일행이 송씨 가문 옛 저택에 이르렀고 송장헌은 그들을 보고서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둘째 할아버지, 오셨어요.”송영신이 문 앞에서 허위적인 웃음을 장착한 채 그들을 맞이했다.“네 할아버지는 어디에 계셔? 앞장서.”송장헌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고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이에 송영신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이고서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노인네가 어디서 잘난 척이야! 오늘 그 잘난 대가리 조아리려고 온 거 아니야?’‘현문 장로 저 꼰대까지 데리고 왔네?’‘아주 꿈 깨!’‘오늘을 위해 우리 할아버지께서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데!’이윽고 송영신은 옆에 있는 윤도훈을 흘겨보았는데, 살기가 넘쳐흘렀다.‘저 놈도 같이 온 거야?’‘잘 됐어!’도운시에서 피를 토했던 그 원한을 오늘 갚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윤도훈, 그렇게 끼어들고 싶어? 그럼, 어디 한번 끝까지 끼어들어 봐봐.’끓어 넘치는 속과 달리 송영신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송장헌과 윤도훈 일행을 데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한참 지나서 그들은 엄청난 면적의 접대실에 이르게 되었다
송장헌을 비롯한 일행은 천운시 송씨 가문의 준비 태세를 보고서 얼굴에 분노를 드러냈다.좋은 마음으로 이러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 아니라면서.“장헌아, 열쇠는 가지고 왔어?”천운시 송씨 가문 가주인 송장남이 물었다.송장헌의 비아냥거림에도 전혀 흔들림 없이 아주 덤덤한 모습으로 말이다.송장헌은 허허 웃더니 주위를 훑어보고서 무거운 소리로 입을 열었다.“4내 종사에 조공봉까지 다들 왔네요?”말하면서 그는 좌우측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이들을 향해 말했다.“박씨 가문 그리고 이산문에서도 오셨네요?”“다들 저를 겨냥하고자 오신 것 같은데, 천운시 송씨 가문 편을 들기로 한 건가요?”송장헌의 말투에는 짙은 조랑과 노여움이 깃들어 있었다.조공봉이라고 하는 사람은 신적 경지 중기에 있는 강자이다.즉, 초급 경지 중기 고수라는 말이다.그는 천운시 송씨 가문에서 가장 강한 인물이다.그리고 박씨 가문과 이산문은 양진인의 적이었던 이들의 후손들이다.그 뒤로 한쪽은 고대 무림 세가가 되었고 다른 한쪽은 도적으로 먹고사는 문파로 성장해 갔다.수련하는 것 외에 기문 둔갑 기술에도 능통하다.박씨 가문의 우두로 온 이는 중년 남자와 청년이었는데, 중년 남자는 도량이 넓고 기백이 넘치며 청년은 늠름하고 오만한 기질을 풍겼다.청년은 윤도훈을 보고서 흠칫거렸고 의외라는 빛이 가득했다.‘어라? 저 사람은... 저놈이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지난번 청황 대회 개인 시련에서 살아남은 거야? 살아남았다고?’박씨 가문 청년이 속으로 중얼거렸다.하란파에서 주최했었던 청황 대회에 박씨 가문 역시 고대 무림 세가의 하나로 참가했었다.청년은 바로 박씨 가문에서 내보냈던 제자 중의 한 명이다.다만 실력이 딱 그 정도로 개인 랭킹 시련을 포기하고 박씨 가문 사람들과 함께 미리 하란파를 떠났었다.이산문 쪽에서 우두머리로 서고 있는 사람은 몸집이 꽤 우람한 노인과 요염하기 그지없는 부인이 있었다.노인은 복고식 갑주를 입었는데, 엄연히 방어 무기로 간주할 만한 옷이었다.
그 말을 듣고서 송장남은 가타부타 말이 없이 웃었다.“조건? 어디 한번 말해 봐.”송장헌은 무거운 소리로 운을 떼기 시작했다.“저 안에 뭐가 들었던 도운시 송씨 가문에서 30%를 차지했으면 합니다. 그 조건만 들어주시면 순순히 열쇠 내놓을게요.”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송장남은 크게 웃었다.잔뜩 비아냥거리는 모습으로 송장헌을 바라보면서.“장헌아, 넌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네가 네 ‘가족’들 챙겨서 천운시를 떠난 그 순간부터 넌 우리 가문 사람이 아니었어. 양진인 남긴 물건이 무엇인지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는 거야?”송장헌은 이를 악물었다.“천운시를 떠났다고 한들 전 송씨 가문의 한 사람이 맞습니다.”“흥!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그래도 옛정을 봐서 용우랑 용우 아내는 내가 구해냈다. 네가 열쇠만 내놓으면 얼마든지 그 두 사람 데려갈 수 있다는 말이다. 단지 이 조건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단다.”“내 말에 따르지 않을 시, 난 다시 용우 내외를 납치범한테 보낼 수 있어. 그때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 난 확신할 수 없단다.”송장남은 위협하는 어조로 한 치의 양보도 보이지 않았다.그 말을 듣게되 송장헌 일행은 얼굴이 새파랗게 달아오르고 말았다.그러나 이윽고 조공봉은 송장헌 일행을 멸시하며 차갑게 웃었다.“어떠한 상황인지 이제 보이십니까? 대체 무슨 자격으로 본가랑 조건을 따지고 있는 거죠? 당장 열쇠 내놓는 게 좋을 겁니다. 아니면, 당신들 산산이 조각내서 직접 챙길 수도 있습니다. 바로 손을 쓸 수 있음에도 이렇게 가만히 있는 건 옛정을 생각해서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형님도 우리도 박씨 가문 그리고 이산문도 인내심이 많은 편은 아니니 얼른 선택하기 바랍니다.”“저딴 놈들만 데리고 오고서 전세 역전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말하면서 신적 경지 조공보은 송장헌 곁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비아냥거렸다.송장헌은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말았다.터지기 일보직접으로.이윽고 그는 송장남을 바라보면서 또박
송장헌은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 보려고 했다.적어도 강경하고 필사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천운시 송씨 가문에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으리라 생각했다.송장헌은 아직 윤도훈의 정확한 실력을 모르고 있지만 종사급 이상의 강자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현문 장로 역시 종사급 강자이다.만약 정말로 싸움이 나게 된다면, 송장헌 쪽의 손실이 막심하다고 한들 송장남 측에도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따라서 송장헌은 윤도훈과 현문 장로를 쳐다보면서 눈빛으로 그들의 뜻을 물어보는 듯했다.송영태 등도 윤도훈과 현문 장로의 반응을 지켜보았다.하지만 송장헌의 눈빛을 마주하면서 윤도훈은 잠시 고개를 가로저었다.“어르신, 일단 인질을 저희한테 넘기라고 하시고 약속하신 대로 열쇠도 드리세요. 다른 건 일단 생각하지 않은 게 좋을 것 같아요.”그 말을 듣고서 송장헌, 송영태, 현문 장로 그리고 송장남 쪽의 사람들까지 모두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모든 이들의 얼굴에 역력했다.천운시 송씨 가문 쪽에서는 그 말에 웃음을 드러내면서 득의양양한 듯 가벼운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장헌아, 들었지? 네 옆에 있는 저 친구 말이야, 나이는 젊은데 상황 파악이 아주 잘 되는 친구인 것 같아.”송장남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히히히... 잘생긴 총각, 보기보다 꽤 현명하네요.”이산문의 그 요염한 부인 역시 교태를 부리며 말했다.송장헌은 안색이 단번에 어두워졌고 윤도훈을 바라보는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심지어 약간의 의심스러운 기색까지 띠었다.원래 그에게 있어서 윤도훈은 히든카드였고 심지어 내심 윤도훈에 대한 기대가 현문 장로에 대한 기대보다 더 컸었다.그러나 바로 이렇게 쉽게 타협하다니.심지어 쟁취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다니.“윤 선생님, 그게 무슨 뜻이죠?”송영태는 더욱 직접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은근히 분노와 비난의 뜻을 내비쳤다.“열쇠를 그들에게 주고 다른 건 당분간 생각하지 말라는 뜻입니다.”윤도훈은
이윽고 조공봉은 콧방귀를 뀌더니 발밑을 쾅쾅 구르며 현문 장로를 향해 달려들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현문 장로 앞에 와서 상대방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현문 장로는 그 상황을 보고서 바로 급히 몸을 가누었다.그러나 현문 장로의 몸이 그대로 거꾸로 날아가는 것이 모두의 시야로 들어와 버렸다.땅에 떨어진 현문 장로는 피를 훅 내뿜으며 얼굴에 비분과 진노의 빛이 가득 드러냈다.“흥! 그만한 실력이 있기나 해?”조공봉은 현문 장로를 바라보며 경멸하는 눈빛과 더불어 냉소하며 말했다.“너...”현문 장로는 얼굴이 붉어지고 노여움과 공포가 그대로 드러나면서 무기력함도 느끼게 되었다.송장헌은 이때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서 현문 장로를 일으켜 세웠다.“그만... 그만하자... 어휴!”여기까지 말한 그는 윤도훈 쪽을 한 번 쳐다보고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그러고는 아기 손바닥만 한 고풍스러운 모양의 구리 열쇠를 꺼냈다.“형님, 열쇠 여기 있습니다! 용우 내외만 저한테 보내주시면 열쇠는 형님께 드리겠습니다.”송장헌은 이를 악물고 덧붙였다.“제가 졌습니다.”송장남은 그 말을 듣고서 눈을 반짝이며 몇 번 껄껄 웃더니 득의양양해했다.“장헌아, 진작 그러지 그랬어.”“영신아, 어서 네 용우 형님이랑 형수 모시고 나와.”그는 승리자의 자태로 손짓을 했다.“네, 할아버지.”송영신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빠른 걸음으로 접대실을 떠났다.나갈 때 윤도훈 쪽을 향해 음산한 눈빛을 드리우고는 한껏 도발했다.그 뒤로 송장헌 쪽은 모두가 안색이 어두워졌고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특히, 아무도 더 이상 윤도훈을 상대하지 않았다.답답하고 이상한 분위기 속에서 송영신과 천운시 송씨 가문의 경호원 몇 명이 마침내 송용우 내외를 데리고 돌아왔다. “할아버지! 영태야, 여긴 어쩐 일이세요?”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 남자가 바로 송장헌의 큰손자 송용우이다.“네 큰 할아버지한테 죽게 될 텐데, 내가 오지 않을 수 있겠어?”송장헌은 송장남을 차갑게 쳐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