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희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뭘 말하는 거예요?”윤도훈은 고개를 저었다.“그 일기책 본 거 아니야?”이 말을 들은 이진희는 놀란 토끼처럼 윤도훈과 눈을 마주치기 두려워했다.예쁘고 보드라운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네? 누가 어머니 일기를 훔쳐봐요?”윤도훈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안 봤다고? 난 그냥 일기책이라고 했지, 우리 엄마 일기라고 안 했는데? 안 봤는데, 어떻게 우리 엄마 건지 알아?”이진희는 시선이 흔들리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윤도훈의 팔을 꼬집었다.“도훈 씨,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하나도 모르겠네?”이진희는 모른 척하면서 자신의 당황스러움을 감췄다.윤도훈은 이진희의 손을 꽉 잡고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진희는 얼굴이 빨개져 윤도훈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고 아등바등했다.윤도훈의 큰 손은 강철처럼 단단해 절대 빠져나올 수 없었다.“도훈 씨!”이진희는 억울하다는 듯 윤도훈을 바라보았다.윤도훈은 자신을 도구로만 여긴다고 했던 이 여자를 보면서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설렘이 생겼다.“여보, 어떤 일은 그렇게 딱 알려고 하지 마. 알아도 그냥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면 돼. 어떤 일은 당신이랑 상관이 없는 일이니까.”여기까지 말하고 윤도훈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는 진지하게 이진희에게 말했다.“이젠 어떤 일들은 다 알았으니까 결정할 때가 됐지? 난 깊은 원한과 산처럼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어. 이 원한과 책임은 언젠가 나랑 율이에게 치명적인 재앙을 초래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우리 헤어지자! 넌 우리 부녀랑 이런 일에 엮일 필요 없어.”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진희는 윤도훈의 뺨을 때렸다. 부끄러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분노만 남아있었다.“당신이랑 율이의 일? 하하. 윤도훈! 넌 날 뭐로 보는데?”이진희는 윤도훈의 코를 짚으며 한 글자씩 뱉었다.“우리가 결혼하려고 마음먹었던 날, 넌 내 사람이라고 내가 말했지! 나 빼고 널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이튿날 오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율이, 그린 제약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천운시에 도착했다.함께한 제약회사의 직원들은 개발팀의 인원이다.비록 하트 라이트 등 약품과 흉터 치료 제품은 윤도훈이 만들어 낸 것이지만 말이다.그러나 윤도훈은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이진희는 이 공로를 회사의 개발팀에게 돌렸다.비행기에서 내리자, 양유나와 개발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스케줄과 숙소를 안배해 주었다.이진희는 회사의 대표로서 이런 일들은 직접 할 필요가 없었다.의약 표창 대회는 모레 오후 두 시에 진행이 된다. 대회에 참석하기 전, 이진희는 윤도훈과 함께 율이랑 잘 놀려고 했다.그러나 천운시에 놀 데가 꽤 많아서 오후에 두 곳만 돌았는데 벌써 저녁이 되었다.오늘 율이 뿐만 아니라 이진희도 재밌게 놀았다. 어제저녁에 두 사람이 마지막 보조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마음속에 넣어두었던 말들을 다 꺼냈기에 이진희는 마음 놓고 재밌게 놀 수 있었다.오늘 하루 종일 이진희는 아름다운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저녁 5시, 세 사람은 후해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레스토랑에 들어가자, 율이는 윤도훈과 이진희에게 물었다.“아빠, 엄마, 밥 다 먹고 어디 가서 놀아요?”율이는 더 놀고 싶었다.“밥 다 먹고 바다 가서 야경 볼까?”이진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율이는 야경에는 관심이 없었고 엄마, 아빠랑 같이 있는 것이 좋았다.이때 윤도훈은 메뉴를 고르지 않고 누군가에게 연락했다.“진 대장님, 뭐 해? 나 천운시에 왔는데 혹시 시간 돼?”윤도훈이 물었다.“그래요? 천운시에 오셨어요? 저번에 한 얘기가 있으니까 만나야죠. 마침, 며칠 후에 임무를 하러 나가야 해서 요 두 날 제대로 놀려고요. 어디 계세요?”상대방은 윤도훈이 천운시에 왔다고 하니까 열정적으로 대답했다.통화를 마치자, 이진희가 윤도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누구예요?”‘도훈 씨 천운시에도 친구가 있었나?’“천운시에서 큰 가문에 자식이라 이쪽에서 꽤 힘이
“아이고, 도련님! 어쩐 일이세요?”레스토랑의 매니저는 두 명 중 조금 통통한 청년을 향해 정중히 인사를 했다.이 청년이 바로 진씨 가문의 큰 도련님 진은우였다.“잔말 필요 없고 오늘 잘 대접해야 하니까 프라이빗 룸 줘!”진은우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진은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키가 크고 잘생긴 청년은 주단성이라고 하는 SJ 의약 상인 협회 의장의 아들이었다.주단성도 이번에 전국 의약 표창 대회에 참석하러 온 것이었다.“도련님, 은후 의약에서 SJ 의약 상인 협회에 가입하는 걸로 결정할까요?”진은우는 주단성의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진씨 가문의 큰 도련님으로서 혼자 은후 의약을 책임지고 있었다.회사가 그쪽에 있지 않지만, SJ 의약 상인 협회에 가입하는 것은 주단성이 동의하면 별문제가 없었다.“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의약 협회가 저희 건데 가입하는데 문제없죠. 은후 제약이 협회에 가입하면 복지와 혜택은 다 받을 수 있어요. 다른 회사들에 내놓는 조건은 도련님한테는 안 걸 겁니다.”주단성은 통쾌하게 대답했다.“맞아요!”두 사람 옆에 중년 남자도 함께했다.올백 머리를 한 중년 남자의 얼굴은 교활했고, 두 사람 앞에서는 원래의 거만한 기색도 수그러들었다.알고 보니 이 사람은 한때 그린 제약회사를 의약 상인 협회에 가입시켰다는 이유로 하트 라이트와 같은 약물의 제조 방법을 요구했던 여진묵이었다.그러나 주단성과 여진묵은 은후 제약 회사에는 이런 무례한 요구를 내놓지 않았다.이 제약 회사는 진은우가 집안 사람들한테 보여주려고 만들어낸 회사이기에 협회에서 눈독 들일만한 물건이 없었다.은후 제약 회사를 협회에 가입시킨 다음 진은우와 진씨 가문의 체면을 이용하면 된다.진씨 가문이 5대 가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힘이 있을 것이다.SJ 의약 상인 협회는 물론이고 협회에 가입이 된 회사들이 진씨 가문의 챙김을 받게 되면 더욱 번창해질 것이다.두 사람은 웃으며 위층의 방으로 올라갔다.그들 뒤에는 여진묵 외에 여러 명의 경호원들도
“이진희?”여진묵은 놀란 나머지 소리까지 질렀다.진은우와 주단성을 비롯한 다른 이들도 이미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누구나 한 번쯤은 시선을 머물법한 미모를 소유하고 있는 이진희라 당연한 일이었다.“아는 분이세요?”여진묵의 반응을 보고서 주단성은 눈빛이 확 달라지면서 떠보는 듯이 물었다.진은우 역시 두 눈을 깜빡거리면서 기대에 찬 모습을 보였다.여신이나 다름없는 이진희를 보고서 두 사람 모두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뒷모습 하나만으로 이러한 반응을 보이기에 충분한 이진희의 이기적인 미모였다.지금껏 미인을 본 적이 없는 건 아니다.하지만 이진희한테서 풍겨 나오는 기질은 가히 그 어떠한 모델도 연예인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니 말이다.“그린 제약회사라고 기억하십니까?”여진묵은 차가운 눈빛을 반짝이며 주단성에게 물었다.“기억하죠. 당연히 기억하고 말고요.”“특효약과 보건 제품으로 한동안 명성이 자자했던 제약회사 아니에요?”“그리고 감히 상인 협회 가입을 거절하지 않았어요?”주단성은 콧방귀를 뀌면서 물었다.“맞아요.”이에 여진묵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을 삐죽였다.“저 여자가 바로 그린 제약회사 대표인 이진희예요.”“여기서 다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그래요? 그린 제약회사 대표라고요?”주단성은 눈썹을 들썩이며 의아한 듯 되물었다.이윽고 진은우를 향해 물었다.“제가 저 여자를 침대에 눕혀도 괜찮겠죠? 도련님께서 해결해 줄 수 있으시죠?”그 말을 듣고서 진은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천운시에서 진씨 가문이 커버 못할 일은 없죠.”허세 부리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하지만 진씨 가문의 힘으로는 하늘이 무너지지 않은 한 거의 태반을 해결할 수 있다.게다가 진은우가 보기엔 이진희는 단지 외지에서 온 제약회사의 대표일 뿐, 침대로 눕힌다고 한들 별거 없었다.하물며 오늘 마침 은후 의약을 SJ 의약 상인 협회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뜻을 합친 바가 있어서 마침 자기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그러한 의미에서 상대의 물음에 바로 허세
윤도훈을 지금 당장 산산조각 내고 싶은 것이 진은우의 마음이다.오늘 진은우 곁에 여러 부하들도 함께 하고 있지만, 다들 지난번 도운시에서 윤도훈의 실력을 맛본 적이 있다.폭음 한 번에 송영신 스스로 피를 뿜어내게 할 정도로 대단한 시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말이다.진은우의 부하만으로는 이토록 기고만장하게 굴 수는 없으나 주단성 곁에 종사 한 명이 있기 때문이다.윤도훈이 아무리 대단해도 종사급 강자의 적수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진은우이다.주단성은 진은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그 복수 제가 대신 해드리죠. 다만 우리 모두 장사꾼이고 하니 그 전에 일단 소통으로 일을 해결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소통이 잘되지 않으면 그때 다시 움직이는 것도 늦지 않잖아요.”말하면서 주단성은 이진희를 향해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이 대표님, 지금 어떤 상황인지 가늠이 되시죠? 남편분이 참 여러모로 말썽꾸러기인 것 같네요. 은우 씨가 이토록 화를 내고 있는 걸 보면요. 저희 상인 협회에 가입하시고 그린 흉터 크림 제조 비법만 내놓으시면 대신 사정을 부탁해 볼 수도 있어요. 남편분이 은우 씨께 무릎만 꿇고 진심을 다해 사과만 한다면 한 번은 봐줄게요. 어때요? 이숙이 나서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미지수가 될 거예요. 미리 드리는 말씀인데, 우리 이숙 무려 종사급강자거든요. 참, 종사급 강자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도 안 되죠?”주단성은 다소 촐싹거리고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말했다.그 말을 듣고서 이진희는 멍하기만 했고 율이는 눈을 깜빡였다.화가 난 듯한 모습도 어이없는 듯한 모습을 동시에 보이고 있는 이진희이다.이윽고 이진희는 아름다운 두 눈으로 윤도훈을 바라보면서 입을 삐죽거렸다.“도훈 씨, 들었어요? 종사급 강자가 도훈 씨를 죽일 수도 있다고 하잖아요. 우리 이제 어떡하죠?”“허허.”윤도훈은 덤덤하게 웃으며 주단성 일행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저었다.“얼마나 깊은 우물이어야 너희들을 모두 집어넣을 수 있을까?”그 말이 떨어지
이숙이라고 하는 종사급 강자 역시 기세를 좀 거두게 되었다.그러나 바로 그때 주단성과 여진묵 앞으로 다가온 윤도훈은 갑자기 공격하기 시작했다.펑펑-찰칵-둔탁한 소리와 함께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주단성의 종아리는 보기 흉할 정도로 거꾸로 꺾어버렸고 순간 키도 줄어들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모든 이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말았다.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1초 전까지만 해도 머리를 조아리겠다고 하던 윤도훈이 갑자기 공격을 가했으니 말이다.진은우는 마냥 어리둥절하기만 했고 밀려오는 두려움에 자기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두 눈이 휘둥그레진 여진묵은 윤도훈을 바라보면서 히스테리를 부렸다.“너...”“아!”“내 다리! 내 다리...”“이숙! 저놈 당장 죽여! 죽여버리라고!”정신을 차리고 난 주단성은 귀가 아플 정도로 비명을 지르면서 이성을 놓았다.부러져버린 두 다리를 보고서 얼굴이 일그러지고 말았다.“도련님!”“젠장! 죽으려고 환장했어!”비할 데 없이 화가 난 이숙은 고함을 지르면서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윤도훈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그 주먹은 바로 윤도훈의 가슴팍을 향해 내리꽂았다.무자로서의 기본적인 도덕도 잊은 채로 말이다.윤도훈이 여지묵의 두 다리를 부러뜨렸으니 만약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간다면 이숙 역시 죽음밖에 없을 것이다.펑펑-찰칵-하지만 이숙의 공격에 윤도훈은 바로 무시해버리고 여진묵의 종아리를 향해 공격을 더 했다.이윽고 여진묵은 그만 그대로 주저앉으면서 처참하게 울부짖게 되었다.펑-이때 이숙의 주먹이 윤도훈의 가슴팍에 매섭게 꽂히게 되었다.둔탁한 소리와 더불어 힘이 가득 실은 공격이었으나 이숙의 팔이 완전히 휘어져 버렸다.정작 공격을 당한 윤도훈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꺼져!”윤도훈은 콧방귀를 뀌고서 이숙의 얼굴을 매섭게 후려쳤다.이숙은 그대로 거꾸로 날아가 버려 벽을 뚫고 복도에 뚝 떨어지고 말았다.“너... 너...”진은우는 파르르 떨면서 연신 뒤로 물러섰다.
부러진 다리를 부여잡고서 주단성과 여진묵은 고통에 겨워 얼굴이 일그러지고 말았다.그러나 이숙의 상황을 체크하고자 고개를 돌려 보았더니 이숙은 그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두 사람은 마침내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종사급 강자인 이숙 역시 윤도훈 앞에서 그 어떠한 힘도 쓰지 못했으니 말이다.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윤도훈이 했던 그 말의 참뜻을 알 수 있었다.“얼마나 깊은 우물이어야 너희들을 모두 집어넣을 수 있을까?”비록 입으로는 더 이상 건방을 떨 수 없었지만 두 눈에는 한이 가득 서려 있었다.“윤도훈, 너 두고 봐!”“아!”“잘못했습니다!”주단성은 이를 악문 채 고통에 겨워 비명까지 지르고 말았다.그러나 여진묵은 여전히 독한 눈빛과 더불어 벌벌 떨고 있는 모습으로 윤도훈에게 시비를 걸었다.“윤도훈, 너 주단성 씨가 누군지 알기나 해? SJ 의약 상인 협회 회장 아드님 되시는 분이라고! 그런데 네가 감히 도련님 다리를 부러뜨려?”“너 정말 앞으로 SJ 의약 상인 협회와 적이 될 생각이야?”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콧방귀를 뀌면서 천천히 다가가 여진묵의 종아리에 공격을 더했다.밟고 짓누르고 갖은 방법으로.“아!”“아! 아파! 제발... 그만 해!”“잘못했어.”얼굴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아파진 여진묵은 손이 발이 되도록 빌기 시작했다.하지만 윤도훈은 여전히 덤덤하고 차가운 모습으로 말했다.“SJ 의약 상인 협회와 적이 되면 뭐 어때? 너희 같은 놈들이랑 그딴 인사치레조차 할 필요 없어. 복수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와. 다만, 그때는 다리가 부러지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거야. 난 적이 있는지 없는지 그딴 거 전혀 신경 쓰지 않아. 어디 감히 쓰레기 같은 놈이 나한테 함부로 덤벼?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말하면서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진은우를 노려보았다.진씨 가문 도령인 진은우는 그러한 눈빛을 마주하게 된 순간 자기도 모르게 벌벌 떨기 시작했다.“너... 너 뭐 하려는 거야...”윤도
잔뜩 얼어붙은 진은우를 바라보면서 매니저는 말까지 더듬었다.이윽고 옆에 있는 윤도훈, 이진희 그리고 율이까지 흘겨보았는데 속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아주 큰 봉변을 당하셨구나.’‘만만치 않은 상대한테 까불다가 저렇게 되신 거야?’‘저 친구도 인제 큰일 났어. 앞으로 백 배 천배로 갚아주려고 할 것인데 말이야.’터벅터벅-“비켜!”“다들 나와!”바로 이때 다급하게 들리는 걸음 소리와 성이 잔뜩 난 소리가 들려왔다.우르르 한 무리의 사람이 방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진석진이었다.그는 이 식당으로 들어오자마자 떠들썩한 분위기를 감지하고서 얼굴이 확 달라진 것이었다.윤도훈에게 미리 어느 방 안에 있는지 듣게 된 진석진이다.마침 소란스러운 방이 바로 윤도훈이 알려준 방이라는 것을 확인하고서 초조해지기 시작한 것이다.누가 감히 죽고 싶어 환장한 것이냐면서.따라서 천운시 용검 부대 대장과 진씨 가문 제3대 가장 걸출한 제자는 평소복으로 갈아입은 용검 부대 대원들을 이끌고 황급히 방 안으로 들어간 것이었다.들어온 이를 확인하고서 원래 벌벌 떨고 있던 진은우는 순간 구세주라도 본 듯한 얼굴로 흥분에 겨워 마지 못했다.“형님! 형님!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진석진을 보자마자 진은우는 한걸음에 달려와 그의 팔을 덥석 잡았다.이윽고 무척이나 억울한 듯한 모습으로 애걸복걸하기 시작했다.진은우의 반응을 보고서 주저앉아있던 주단성과 여진묵 역시 구세주를 본 듯했다.“도련님, 누구...”주단성은 들숨을 내쉬며 진석진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제 형님 진석진이십니다.”진은우는 바로 득의양양한 모습을 드러냈다.말하면서 그는 윤도훈을 가리키며 진석전에게 고자질을 하기 시작했다.“형님, 바로 저 미친놈이 제 친구 다리를 부러뜨리고 저기 저 사람을 저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테러범이나 다름없는 저런 미친놈을 잡아다가 아주 혼쭐을 내주셔야 합니다.”진은우의 말에 주단성과 여진묵은 금세 기고만장해졌다.‘뭐? 진석진이 바로 진은우 형님이라고?’진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