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네 농장에 윤도훈이 온 뒤로 송장헌과 함께 서재로 들어갔다.“어르신, 무슨 급한 일 때문에 절 부르셨어요?”윤도훈이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송장헌은 한숨을 쉬며 비웃었다.“우리 송가네 내전 때문에 널 불렀어! 저번에 영신이 왔을 때 너도 자리에 있었으니 대충 감은 오지?”윤도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잘 모르겠어요. 어르신, 뭐 도와드릴 거 있으면 그냥 말씀해 주세요.”윤도훈도 송 씨네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이진희의 의약 회사가 그렇게 큰 대리상을 찾아 위기를 모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전에 있었던 상업교류회에서 이진희는 그녀의 ‘첫사랑’ 전우헌에게 모욕을 당했었다.그때 율이의 병이 발작했을 때 송 씨네에서 도움을 주었었다.윤도훈은 이전부터 송 씨네에서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꼭 돕겠다고 생각했었다.송장헌은 고개를 끄덕이며 윤도훈에게 이 일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이 일을 말하려면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당시 송씨 가문의 선조는 일찍이 고인의 종으로 그 고인을 평생 따라다녔다.그 고인은 후대가 없어 송씨 가문의 선조를 자신의 가장 가까운 지인으로 여겨 죽기전에 자신의 유산 모두를 물려주었다.그중에는 천우시의 큰 저택, 고인이 한평생 배운 것 중의 일부 그리고 고인의 인맥이 있었다.이 고인은 죽기 전에 자신의 저택 내부에 지하 궁전을 만들어 자신의 무덤으로 하려고 했다.죽을 날이 다가오자, 고인은 지하 궁전에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들어가기 전, 고인은 송씨 가문의 선조에게 열쇠 두 개를 남겨 주었다.그리고 그 두 개의 열쇠가 동시에 작용해야 지하 궁전을 열 수 있다고 당부했다.송씨 가문의 선조 또는 후대들이 어느 날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되면 이 두 열쇠로 지하 궁전을 열게 되면 자연스럽게 위기를 해결할 방법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여기까지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찌푸렸다.“왜요? 천운시 송가네에 지금 무슨 위기가 생겼나요?”송장헌은 고개를 저었다.“천운시 5대 가문의 지위를 지키지 못하는 게 우리
이 말을 들은 송장헌은 깜짝 놀랐다.“도훈아, 도와줬으면 받을 건 받아야지! 그리고 너 우리 송가에 뭐 빚진 거 없어. 네가 없었다면 나 진작에 죽었을지도 몰라.”“저번에 율이 일도 엄청 위험했지. 이 조건으로 결정한다? 어떻게 널 아무것도 안 주고 도와달라고 하겠어?”윤도훈이 동의하자 송장헌은 아주 기뻤다.윤도훈은 예의상 몇 마디 더하고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그는 사실 그 지하 궁전에 대해 별 흥미가 없었다.‘고인이 남겨준 유산?’현재 윤도훈의 지위와 실력으로 보면 보통 사람의 눈에 ‘고인’이라고 해도 다를 바 없었다.고인이 남겨준 유산이 고가에서 예전에 자신에게 준 수련 자원보다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송장헌이 자신에게 부탁했고 윤도훈은 그저 가서 천운시 송씨 가문을 대항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뿐이다.곧이어 두 사람은 구체적인 시간과 계획에 대해 말했다.천운시 송가가 이쪽에 준 기한은 5일, 송장헌은 전에 미리 준비를 마치고 3일이 지난 뒤에 천운시로 갈 생각이다.윤도훈과 계획에 대해 말을 다 한 다음 송장헌은 송장남에게 전화를 걸어 알려주었다.천운시 송씨 가문의 저택에서 송장남은 전화를 끊고 득의양양해 있었다.옆에 있던 송영신이 웃으며 물었다.“할아버지, 그쪽에서 타협했어요?”송장남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응, 3일 뒤 점심에 나랑 만나기로 했어. 그때 열쇠를 갖고 온다는구나!”송장남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빨리 움직이는 건데! 흥! 우리 동생은 정말 좋은 말 할 때 안 듣지.”“가문의 모든 고수를 다 불러 모아라. 네 둘째 할아버지 동의는 했지만 쉽게 타협하지는 않을 거다. 무조건 나랑 또 조건을 걸겠지. 절대적인 실력으로 걔의 그런 생각을 없앨 거야!”“네, 할아버지 정말 뛰어나십니다! 제가 저번에 도운시에 갔을 때, 송은설이 엄청난 고수랑 만나는 걸 봤는데, 그 사람 종사 중에 강자일 수 있어요. 그러니 확실히 많은 고수들을 모으는 게 좋을 거 같아요.”송영신은 저번에 도운시에 갔다가 윤도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는 법!그날 밤, 이진희는 밥을 먹을 때 윤도훈에게 말했다.“도훈 씨, 저 내일 천운시에 다녀오려고요.”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조금 놀랐다. 율이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이진희의 손을 꼭 잡았다.“엄마, 천운시에 가서 뭐 하게요?”이진희는 율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엄마 가서 회의에 참석해야 해.”곧이어 이진희는 윤도훈에게 자세히 설명했다.“천운시에서 ‘전국 의약 우수 공헌 표창 대회’를 하는데, 저한테 초청장이 와서요. 이 개회는 천운시에서 직접 주최하는 거예요.”“전국 의약 사업계에서 공헌이 큰 기업과 개인을 표창하고 의약 사업계의 인맥을 만들 좋은 기회이기도 해요.”“당신도 알다시피 그린 제약회사에서 출시한 신약 중에 백혈병을 치료하는 ‘하트 라이트’가 의약 영역에서 아주 큰 의미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특별히 요청을 받은 거라 안 가면 안 돼요!”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하트 라이트가 출시됨과 동시에 백혈병 치료에 중대한 돌파구가 되었고 나라의 중시도 받았기 때문이다.이진희는 그린 제약회사의 책임자로서 이 대회의 초청을 받았기에 거절하면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그리고 윤도훈은 이진희가 집에서 집안일만 열심히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사업에 대한 욕심이 대단한 여자로서 자신의 영역에서 뛰어난 성과를 따내고 싶어 했다.그래서 윤도훈도 이진희를 지지했다.이번 전국적인 대회는 이진희에게 큰 기회인데 윤도훈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그리고 윤도훈도 마침 천운시에 가야 하기 때문이었다.마침, 윤도훈도 이 일을 어떻게 이진희와 율이에게 말할지 고민하던 와중에 이진희가 먼저 말을 꺼냈다.“여보도 천운시에 가면 마침 잘됐네!”윤도훈은 웃으며 말했다.이 말을 들은 이진희는 깜짝 놀라 윤도훈에게 물었다.“무슨 말이에요? 가지 말라는 거예요?”“흥! 아빠,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율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윤도훈을 바라보았다.윤도훈은 다급히 설명했다.“아니, 내 말
이진희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뭘 말하는 거예요?”윤도훈은 고개를 저었다.“그 일기책 본 거 아니야?”이 말을 들은 이진희는 놀란 토끼처럼 윤도훈과 눈을 마주치기 두려워했다.예쁘고 보드라운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네? 누가 어머니 일기를 훔쳐봐요?”윤도훈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안 봤다고? 난 그냥 일기책이라고 했지, 우리 엄마 일기라고 안 했는데? 안 봤는데, 어떻게 우리 엄마 건지 알아?”이진희는 시선이 흔들리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윤도훈의 팔을 꼬집었다.“도훈 씨,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하나도 모르겠네?”이진희는 모른 척하면서 자신의 당황스러움을 감췄다.윤도훈은 이진희의 손을 꽉 잡고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진희는 얼굴이 빨개져 윤도훈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고 아등바등했다.윤도훈의 큰 손은 강철처럼 단단해 절대 빠져나올 수 없었다.“도훈 씨!”이진희는 억울하다는 듯 윤도훈을 바라보았다.윤도훈은 자신을 도구로만 여긴다고 했던 이 여자를 보면서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설렘이 생겼다.“여보, 어떤 일은 그렇게 딱 알려고 하지 마. 알아도 그냥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면 돼. 어떤 일은 당신이랑 상관이 없는 일이니까.”여기까지 말하고 윤도훈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는 진지하게 이진희에게 말했다.“이젠 어떤 일들은 다 알았으니까 결정할 때가 됐지? 난 깊은 원한과 산처럼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어. 이 원한과 책임은 언젠가 나랑 율이에게 치명적인 재앙을 초래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우리 헤어지자! 넌 우리 부녀랑 이런 일에 엮일 필요 없어.”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진희는 윤도훈의 뺨을 때렸다. 부끄러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분노만 남아있었다.“당신이랑 율이의 일? 하하. 윤도훈! 넌 날 뭐로 보는데?”이진희는 윤도훈의 코를 짚으며 한 글자씩 뱉었다.“우리가 결혼하려고 마음먹었던 날, 넌 내 사람이라고 내가 말했지! 나 빼고 널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이튿날 오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율이, 그린 제약회사의 직원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천운시에 도착했다.함께한 제약회사의 직원들은 개발팀의 인원이다.비록 하트 라이트 등 약품과 흉터 치료 제품은 윤도훈이 만들어 낸 것이지만 말이다.그러나 윤도훈은 이런 것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이진희는 이 공로를 회사의 개발팀에게 돌렸다.비행기에서 내리자, 양유나와 개발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스케줄과 숙소를 안배해 주었다.이진희는 회사의 대표로서 이런 일들은 직접 할 필요가 없었다.의약 표창 대회는 모레 오후 두 시에 진행이 된다. 대회에 참석하기 전, 이진희는 윤도훈과 함께 율이랑 잘 놀려고 했다.그러나 천운시에 놀 데가 꽤 많아서 오후에 두 곳만 돌았는데 벌써 저녁이 되었다.오늘 율이 뿐만 아니라 이진희도 재밌게 놀았다. 어제저녁에 두 사람이 마지막 보조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마음속에 넣어두었던 말들을 다 꺼냈기에 이진희는 마음 놓고 재밌게 놀 수 있었다.오늘 하루 종일 이진희는 아름다운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저녁 5시, 세 사람은 후해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레스토랑에 들어가자, 율이는 윤도훈과 이진희에게 물었다.“아빠, 엄마, 밥 다 먹고 어디 가서 놀아요?”율이는 더 놀고 싶었다.“밥 다 먹고 바다 가서 야경 볼까?”이진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율이는 야경에는 관심이 없었고 엄마, 아빠랑 같이 있는 것이 좋았다.이때 윤도훈은 메뉴를 고르지 않고 누군가에게 연락했다.“진 대장님, 뭐 해? 나 천운시에 왔는데 혹시 시간 돼?”윤도훈이 물었다.“그래요? 천운시에 오셨어요? 저번에 한 얘기가 있으니까 만나야죠. 마침, 며칠 후에 임무를 하러 나가야 해서 요 두 날 제대로 놀려고요. 어디 계세요?”상대방은 윤도훈이 천운시에 왔다고 하니까 열정적으로 대답했다.통화를 마치자, 이진희가 윤도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누구예요?”‘도훈 씨 천운시에도 친구가 있었나?’“천운시에서 큰 가문에 자식이라 이쪽에서 꽤 힘이
“아이고, 도련님! 어쩐 일이세요?”레스토랑의 매니저는 두 명 중 조금 통통한 청년을 향해 정중히 인사를 했다.이 청년이 바로 진씨 가문의 큰 도련님 진은우였다.“잔말 필요 없고 오늘 잘 대접해야 하니까 프라이빗 룸 줘!”진은우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진은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키가 크고 잘생긴 청년은 주단성이라고 하는 SJ 의약 상인 협회 의장의 아들이었다.주단성도 이번에 전국 의약 표창 대회에 참석하러 온 것이었다.“도련님, 은후 의약에서 SJ 의약 상인 협회에 가입하는 걸로 결정할까요?”진은우는 주단성의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진씨 가문의 큰 도련님으로서 혼자 은후 의약을 책임지고 있었다.회사가 그쪽에 있지 않지만, SJ 의약 상인 협회에 가입하는 것은 주단성이 동의하면 별문제가 없었다.“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의약 협회가 저희 건데 가입하는데 문제없죠. 은후 제약이 협회에 가입하면 복지와 혜택은 다 받을 수 있어요. 다른 회사들에 내놓는 조건은 도련님한테는 안 걸 겁니다.”주단성은 통쾌하게 대답했다.“맞아요!”두 사람 옆에 중년 남자도 함께했다.올백 머리를 한 중년 남자의 얼굴은 교활했고, 두 사람 앞에서는 원래의 거만한 기색도 수그러들었다.알고 보니 이 사람은 한때 그린 제약회사를 의약 상인 협회에 가입시켰다는 이유로 하트 라이트와 같은 약물의 제조 방법을 요구했던 여진묵이었다.그러나 주단성과 여진묵은 은후 제약 회사에는 이런 무례한 요구를 내놓지 않았다.이 제약 회사는 진은우가 집안 사람들한테 보여주려고 만들어낸 회사이기에 협회에서 눈독 들일만한 물건이 없었다.은후 제약 회사를 협회에 가입시킨 다음 진은우와 진씨 가문의 체면을 이용하면 된다.진씨 가문이 5대 가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힘이 있을 것이다.SJ 의약 상인 협회는 물론이고 협회에 가입이 된 회사들이 진씨 가문의 챙김을 받게 되면 더욱 번창해질 것이다.두 사람은 웃으며 위층의 방으로 올라갔다.그들 뒤에는 여진묵 외에 여러 명의 경호원들도
“이진희?”여진묵은 놀란 나머지 소리까지 질렀다.진은우와 주단성을 비롯한 다른 이들도 이미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누구나 한 번쯤은 시선을 머물법한 미모를 소유하고 있는 이진희라 당연한 일이었다.“아는 분이세요?”여진묵의 반응을 보고서 주단성은 눈빛이 확 달라지면서 떠보는 듯이 물었다.진은우 역시 두 눈을 깜빡거리면서 기대에 찬 모습을 보였다.여신이나 다름없는 이진희를 보고서 두 사람 모두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뒷모습 하나만으로 이러한 반응을 보이기에 충분한 이진희의 이기적인 미모였다.지금껏 미인을 본 적이 없는 건 아니다.하지만 이진희한테서 풍겨 나오는 기질은 가히 그 어떠한 모델도 연예인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니 말이다.“그린 제약회사라고 기억하십니까?”여진묵은 차가운 눈빛을 반짝이며 주단성에게 물었다.“기억하죠. 당연히 기억하고 말고요.”“특효약과 보건 제품으로 한동안 명성이 자자했던 제약회사 아니에요?”“그리고 감히 상인 협회 가입을 거절하지 않았어요?”주단성은 콧방귀를 뀌면서 물었다.“맞아요.”이에 여진묵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을 삐죽였다.“저 여자가 바로 그린 제약회사 대표인 이진희예요.”“여기서 다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그래요? 그린 제약회사 대표라고요?”주단성은 눈썹을 들썩이며 의아한 듯 되물었다.이윽고 진은우를 향해 물었다.“제가 저 여자를 침대에 눕혀도 괜찮겠죠? 도련님께서 해결해 줄 수 있으시죠?”그 말을 듣고서 진은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천운시에서 진씨 가문이 커버 못할 일은 없죠.”허세 부리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하지만 진씨 가문의 힘으로는 하늘이 무너지지 않은 한 거의 태반을 해결할 수 있다.게다가 진은우가 보기엔 이진희는 단지 외지에서 온 제약회사의 대표일 뿐, 침대로 눕힌다고 한들 별거 없었다.하물며 오늘 마침 은후 의약을 SJ 의약 상인 협회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뜻을 합친 바가 있어서 마침 자기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그러한 의미에서 상대의 물음에 바로 허세
윤도훈을 지금 당장 산산조각 내고 싶은 것이 진은우의 마음이다.오늘 진은우 곁에 여러 부하들도 함께 하고 있지만, 다들 지난번 도운시에서 윤도훈의 실력을 맛본 적이 있다.폭음 한 번에 송영신 스스로 피를 뿜어내게 할 정도로 대단한 시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말이다.진은우의 부하만으로는 이토록 기고만장하게 굴 수는 없으나 주단성 곁에 종사 한 명이 있기 때문이다.윤도훈이 아무리 대단해도 종사급 강자의 적수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진은우이다.주단성은 진은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세요. 그 복수 제가 대신 해드리죠. 다만 우리 모두 장사꾼이고 하니 그 전에 일단 소통으로 일을 해결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소통이 잘되지 않으면 그때 다시 움직이는 것도 늦지 않잖아요.”말하면서 주단성은 이진희를 향해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이 대표님, 지금 어떤 상황인지 가늠이 되시죠? 남편분이 참 여러모로 말썽꾸러기인 것 같네요. 은우 씨가 이토록 화를 내고 있는 걸 보면요. 저희 상인 협회에 가입하시고 그린 흉터 크림 제조 비법만 내놓으시면 대신 사정을 부탁해 볼 수도 있어요. 남편분이 은우 씨께 무릎만 꿇고 진심을 다해 사과만 한다면 한 번은 봐줄게요. 어때요? 이숙이 나서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미지수가 될 거예요. 미리 드리는 말씀인데, 우리 이숙 무려 종사급강자거든요. 참, 종사급 강자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도 안 되죠?”주단성은 다소 촐싹거리고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말했다.그 말을 듣고서 이진희는 멍하기만 했고 율이는 눈을 깜빡였다.화가 난 듯한 모습도 어이없는 듯한 모습을 동시에 보이고 있는 이진희이다.이윽고 이진희는 아름다운 두 눈으로 윤도훈을 바라보면서 입을 삐죽거렸다.“도훈 씨, 들었어요? 종사급 강자가 도훈 씨를 죽일 수도 있다고 하잖아요. 우리 이제 어떡하죠?”“허허.”윤도훈은 덤덤하게 웃으며 주단성 일행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저었다.“얼마나 깊은 우물이어야 너희들을 모두 집어넣을 수 있을까?”그 말이 떨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