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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때 당장 이곳을 떠나야 했다.

허승재의 스승이 언제 도착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주선미는 피범벅이 된 윤도훈이 눈앞에 나타나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주선미는 몇 번 눈을 깜빡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도훈아, 괜찮아? 정말 괜찮은 거야?”

윤도훈은 주선미를 바라보며 입가에 비웃는 미소를 지었다.

“실망했겠지만 죽지는 않았어.”

주선미가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고 믿을 수는 없었다.

제버릇 개 못 준다고 주선미도 변할 수 없는 본성을 지니고 있었다.

윤도훈은 모습을 드러내기 전, 저택 거실 밖에서 한참을 숨어서 듣고 있었다.

허승재와 주선미 사이의 대화를 모두 들었고 주선미가 허승재를 유혹하고 이희철을 모시겠다고 망설임 없이 수락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주선미는 애초에 어떤 선도 지키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친딸을 해치기 위해 외부와 결탁할 수 있는 여자를 보고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만약 무구지가 주선미의 혀끝 피가 필요하지 않았다면 윤도훈은 평생 이 여자를 다시 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2분 후, 윤도훈은 포르쉐 918의 문을 열고 힘겹게 조수석에 앉았다.

혈자리가 풀린 주선미는 운전석에 앉아 윤도훈을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운전해.”

윤도훈이 낮게 명령하자 주선미는 허둥지둥하며 대답했다.

“알... 알겠어.”

주선미는 불안한 기색으로 차를 시동 걸었고 지금은 마치 순한 양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포르쉐는 곧바로 화살처럼 튀어 나가며 엔진 소리와 함께 빠르게 멀어졌다.

차 안에서 윤도훈은 미리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을 꺼내 무구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 어디예요? 좋아요, 경해대로로 향할게요. 거기서 만나요.”

전화를 끊은 후, 윤도훈의 눈빛에는 기쁜 기색이 스쳤다.

‘무구지가 제법 빠르게 왔네!’

15분 후, 포르쉐와 액티언이 차례로 길가에 멈췄다.

윤도훈은 주선미를 데리고 차에서 내렸고, 무구지도 차에서 내렸다.

윤도훈의 상태를 본 무구지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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