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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꽤 넓은 지하 밀실로 인공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온 곳처럼 보였다.

밀실 한가운데 커다란 화로가 놓여 있었고 그 아래에서는 푸른색 불꽃이 끊임없이 일렁이고 있었다.

밀실이라기보다는 연단실로 형언하는 것이 더욱 적합할지도 모른다.

윤도훈은 주술사를 보자마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몽의 실력을 간파할 수 없다고 표현한다면 무구지의 실력은 그보다 한 수 위였다.

감히 마주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느낌을 받았으니 말이다.

자신보다 훨씬 위에 있는 존재에 대한 전율이라고 할까.

윤도훈은 심지어 무구지의 실력이 그 미친 노인보다 더 무서울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금까지 지켜봐 온 사람들 가운데 가장 깊고 예측할 수 없는 존재라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다만 상대의 이미지가 다소 예상 밖이었다.

윤도훈의 생각대로라면 주술사는 몸이 바싹 마르고 초췌한 노인이어야 한다.

아니면 선풍도골처럼 기품이 고상하고 우아한 이미지여야 한다.

하지만 그 모든 상상을 깨부수고 상대는 다소 거친 이미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185 정도 되어 보이는 키에 장포를 몸에 비스듬히 걸친 채 튼튼한 근육을 내놓고 있는 노인이었으니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붉은색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무협 소설에 나올법한 인물처럼 보였다.

“아가야, 어서 이리로 오너라.”

바로 그때 주술사는 제자 무몽이 떠나자마자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듯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며 손짓했다.

윤도훈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흥미가 가득했다.

‘아가야?’

어른인 자기한테 아가라고 부르는 주술자의 모습이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하다.

그의 제자 무몽은 60, 70대로 보였고, 단지 그렇게 보였을 뿐 어쩌면 실제 나이는 더 나갈지도 모른다.

수련자는 실력이 늘수록 그 자체로 노화가 지연된다.

금단 이상의 강자는 200살까지 산다고 하더라도 전혀 놀라워할 일이 아니다.

원영 강자는 500년까지 살 수 있으며 전설 속의 대승 경지까지 수련하면 1000년까지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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