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맹자에게 그 어떠한 일이 있어서 이원에게 알리지 말라는 이유이다.헛되이 사상자가 늘지 않도록 하기위해서.만약 자신이 대처할 수 없다면 이원이 데리고 온 사람들도 죽게 될 것이다.황보신혁이 가능한 한 빨리 도착하기를 바라고 있었다.금단 강자를 상대로 윤도훈도 자신에게 일전의 힘이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금단 경지에 들어서고 공격과 방어에 속성까지 들여 금단 이하의 수련자에는 절대적인 우세를 가지고 있다.“눈치 하나 빠르네.”오청운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으나 다소 삼엄했다.“내 형이 너 때문에 죽었는데, 뭐라고 설명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네 형이라는 사람이 청송 장로 맞아? 난 그를 건드린 적이 없는데, 내가 가는 길을그 사람이 막아서 나도 어쩔 수 없었어.”윤도훈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말했다.그 말을 듣고서 오청운은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래? 그럼, 내 형이 죽어도 싸다는 거야?”“허허...”윤도훈은 덤덤하게 웃으며 말투를 돌렸다.“그렇게 말한 적 없어. 하물며 내가 죽인 것도 아닌데 번지수 잘못 찾아온 거 아니야?”“번지수를 잘못 찾아와? 그 미친 노인이 내 형을 죽였는데, 너랑 상관없다고?””다시 말해서, 그 미친 노인이 너와 아무 상관이 없다는 뜻이야?”그는 윤도훈의 말 속의 또 다른 뜻을 포착했다.마음속에 줄곧 존재해 온 어떤 것도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았다.그 말에 윤도훈은 눈빛이 흔들렸고 말을 잘못했음을느끼게 되었다.“그 미친 노인 인제 네곁에 없지? 너랑도 아무 사이 아니지?”“우리 형이 재수 없었던 게 맞았네.”오청운은 윤도훈을 쳐다보며 삼엄하게 물었다.윤도훈은 오청운의 이런 자세를 보고 이미 수시로 손을 쓸 준비가 되였다.그러나 겉으로는 가능한 한 시간을 끌었다.“아니! 그 사람은 집안 어르신으로 암암리에 날 보호하고 계셨던 분이셔. 만약 나한테 손을 댈 시에 네 형이랑 같은 처지가 될 줄 알아.“그래? 그럼, 어디 한 번 나와보라고 그래.”“꼬마야, 거짓말하지 마. 없는
오청운은 윤도훈의 공격에 거들떠보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맨주먹으로 그 공격을 맞이하려고 했으니 말이다.오청운의 손바닥 사이에는 옅은 남색의 진기가 용솟음치고 있었고 공격에는 차갑고 차가운 수속성 기운이 섞여 있었다.땡-빙하용최검과 오청운의 손바닥이 부딪히며 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우렁차게 났다.오청운은 미처 생각지 못한 반응에 몸을 빼서 뒤로 물러섰다.동공이 움츠러들면서 손바닥 위에 핏자국이 하나 더 생긴 것을 보게 되었다.‘날카로운 병기군!’오청운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고 금단 경지 실력임에도 감히 그와 맨손으로 대적할 수 없었다.손에 순식간에 긴 막대기가 하나 더 생겨 다시 윤도훈을 향해 흔들었다.윤도훈은 바로 뒤로 물러섰는데, 얼굴에는 붉은빛이 떠올랐다.발밑의 마루가 갑자기 그에 의해 깨져버렸기 때문이다.이번 충돌에서 그는 가슴이 아파났고 두 팔이 저렸다.손바닥으로 맞아 쳤을 뿐인데, 그 힘이 이처럼 대단할 줄은 몰랐다.‘금단 강자의 실력이 이러한 걸까...’그러나 윤도훈의 두 눈에는 당황함이나 두려움이 일도 없이 전의가 활활 타올랐다.물론 상대방의 실력은 전방위적으로 자신을 능가한 건 사실이다.하지만 철저히 깔아뭉개고 반항할 힘도 없게 만드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어쩌면 한 번 싸워볼 만도 했다.휴-이때 오청운은 몽둥이로 윤도훈을 향해 쓸어왔다. 무기우에는 웅혼한 옅은 남색의 빛이 용솟음쳤는데 위세는 비할 바 없이 놀라웠다.윤도훈은 소리를 치며 두 손으로 칼을 들고 베었다.빙하용최검과 상대의 긴 막대기가 충돌하는 순간 무서운 위력이 퍼져나오면서 룸을 사분오열해 버렸다.그리고 윤도훈의 몸은 다시 조금 터지고 말았다.이번에는 두 손의 호구가 터져 선혈이 나타났다.심지어 두 팔은 과도한 폭발로 근육이 험상궂고 피부에도 핏방울이 배어 있게 되었다.“하하하, 금단 강자도 보잘것없네!”“더 해!”윤도훈의 두 눈에서 전의가 더욱 불타올랐다.몇 번 미친 듯이 웃더니 손아귀가 터지는 고통을 참으며 체내의 기혈이 진동
차갑게 콧방귀 소리를 내더니 오창운은 긴 막대기로 전력을 다해 쓸어내어 상대의 공격을 무섭게 흩뜨렸다.넘쳐흐르는 여운에 곧바로 옆에 있던 벽도 와르르 무너졌다.윤도훈은 이 기회를 빌려 오청운과의 거리를 빠르게 벌리며 컨디션을 조절했다.맹자를 비롯한 와호산장 안에 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벌어진 광경에 어안이 벙벙해지고 말았다.비할 데 없이 처량해 보이는 윤도훈의 양팔은 임 선혈로 물들어 있었다.무서울 정도의 힘과 에너지가 폭발하면서 전투의 여운으로 피부까지 모조리 갈라졌기때문이다.그뿐만 아니라 입과 코에서도 피가 줄줄 흘러넘쳤다.한눈에 보아도 무척이나 위급해 보이는 윤도훈이다.“결단 초기 실력으로 금단 강자 손에서 이정도 버텼으면 됐어.”“하지만 네가 아무리 별의별 수작을 부린다고 하더라도 절대 날 넘어서지는 못할 거야. 우린 경지가 다르잖아.”“그래서 하는 말인데, 넌 오늘 반드시 죽게 될 거야.”낭패하기 그지없는 온몸이 피투성이인 윤도훈을 보고 오청운은 기고만장하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솔직히 윤도훈의 전투력에 내심 혀를 내두른 건 사실이다.청송장로가 그때 떠올렸던 생각을 같이하고 있으니 말이다.잠재력이 너무 무서운 놈이라며 오늘 반드시 죽여야 한다며.그러나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는 윤도훈의 두 눈에는 전투력이 이글이글 타올랐다.흥분한 듯한 불꽃이 눈 속에서 미친 듯이 피어오르고 있는 것 같았다.초라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지만, 그 맹렬한 기세는 가히 하늘 끝까지 치솟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지경이다.빙하용최검을 손에 들고 있는 그 모습은 날카롭기 그지없는 것이 검과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윤도훈의 얼굴에는 사악하지만 패기를 잃지 않는 웃음이 떠올랐다.“금단 강자라고 하더니 별 볼 것 없네.”“지금까지 싸우면서 날 죽이지 않는 걸 후회하게 해주지. 날 죽이고 싶다고 한들 이제 너한테 기회가 없어.”이때 두 그림자가 와호산장 안으로 뛰어들어 두 사람에게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황보신혁과 그의 강대한 부하가 타이밍
윤도훈이 결단 경지를 돌파하고 나서 대지 맥동은 한 번 더 업그레이드되었다.결정적인 순간에 마침내 필살기를 꺼내 든 것이다.10배 정도 되는 힘이 순식간에 오청운의 몸을 뒤덮어 버리게 되는 순간이었다.금단 초기 강자인 오청운은 중력으로 모든 동적이 크게 정체되고 말았다.그뿐만 아니라 오장육부는 찢어지고 잡아당기는 듯한 통증을 감당해야만 했고 강제로 자리를 옮기고 있는 듯한 타격까지 입었다.윤도훈은 공격을 하는 순간에 얼굴이 약간 하얗게 찔렀었지만 바로 원래 모습대로 회복되었다.대지 맥동은 순식간에 온몸의 진기를 다 소모했다.하지만 용 모양 옥패 있던 ‘재고 진기’가 바로 그 빈자리를 채워주었다.윤도훈은 마치 만병통치약을 먹기로라도 한 듯 바로 되살아났다.이윽고 오청운이 10배의 중력을 못 견디고 오장육부의 타박상을 감수하고 있어야 할때 윤도훈은 바로 그의 목을 향해 무자비하게 칼을 휘둘렀다.그 공격은 바로 열공비홍의 제8식이며 그 위력은 일반 공격의 3배 정도 된다.윤도훈은 자신의 현재 실력으로는 제9식을 단독으로 사용해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한계는 제1식부터 제5식까지 연속으로 사용하거나 제8식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다.칼을 휘두르면서 윤도훈 체내의 진기는 또다시 매말라 버렸다.하지만 그에 따른 위력은 그만큼의 진기가 소모된다고 해도 마땅했다.피식-오청운이 눈을 부릅뜨고 놀라워 마지 못하는 순간 빙하용최검은 이미 그의 목을 베어버렸다.머리통이 통째로 하늘로 치솟아 오르면서 피가 분수처럼 3미터 넘게 솟아올랐다.오청운과 처음으로 맞붙던 순간의 윤도훈은 그에게 밀리는 것처럼 보였었다.그때의 윤도훈은 사실 오청운을 떠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힘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일전의 힘으로 오청운을 단번에 죽일 수 있는 시험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어느 정도 마음속으로 답을 찾고서 윤도훈은 마침내 지니고 있던 필살기를 동원했다.금단 강자를 상대로 그 어떠한 여유도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
몸속의 진기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모조리 뽑아져 나가버렸으니 말이다.만약 옥패에 ‘진기 보급소’라는 기능이 없었더라면 모든 건 공담에 불과하다.그 어느 한 고리라도 잘못되면 다른 결말이 될 수도 있었다.짝짝-이때 박수 소리가 울려오기 시작했다“멋져요! 멋져요!”“역시 보통 인물이 아니었네요.”황보신혁은 윤도훈을 보며 진심으로 찬탄했다.비록 윤도훈이 자신의 병을 치료해 주기를 바랐지만, 윤도훈을 마주하면서 황보신혁은 시종일관 그를 내려다보는 모습을 띠었었다.하지만 지금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그러한 눈빛을 윤도훈을 바로며 진심으로 탄복하고 있다.난생처음으로 평등하게 교차하는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이 세상은 실력이 왕이라는 진리가 살아있는 모습이다.윤도훈은 손에 든 칼과 금단 강자의 머리로 황보신혁의 존중을 받게 되었다....같은 날 X세계 호텔.윤도훈은 황보신혁 두 사람을 데리고 왔다.룸 안에서 윤도훈은 옷을 갈아입었으나 큰 싸움을 거친 뒤로 허약한 모습이 얼굴에 약간 남아 있었다.한 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진기를 바닥냈고 전의 상처도 제대로 낳지 않았기 때문에 설상가상인 상황이라 바로 회복하기는 어려웠다.황보신혁으로 부터 받은 회기단을 먹고 나서야 조금이나마 회복되기는 했다.“할 수 있겠어요?”“힘드시면 하루 정도 쉬시고 완전히 회복하고 나서 다시 치료해 주셔도 돼요.”황보신혁은 윤도훈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걱정해하며 물었다.“할 수 있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미 도련님 상황은 체크했고 보아하니 제가 말씀드린 대로 잘 하신 것 같아요. 100%는 아니더라도 80% 정도는 완전히 낫게 할수 있어요.”윤도훈은 아주 그럴듯하게 말했다.그 말을 듣게 되는 순간 황보신혁은 눈이 번쩍 뜨였다.“그래요? 그럼, 얼른 시작하시죠.”30분 뒤.윤도훈은 한숨을 내쉬며 땀을 닦고 황보신혁의 몸에 있는 은침을 거두었다.사실 지난번에 그는 황보신혁을 철저히 치료할 수 있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와 만남
“네. 왜 그러시죠? 무슨 저주라도 받은 줄 알고 유명한 무당까지 찾아갔었던 적이 있거든요.”황보신혁은 윤도훈이 이렇게 묻는 것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혹시 그 무당이 누군지 아니면 알고 있는 무당이라도 있으세요? 저주에 관한 것을 연구하고 엄청 대단한 사무당이면 좋을 텐데... 제 신변에 누군가가 사악한 저주에 걸려들었는데 그걸 풀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그러거든요.”윤도훈이 떠보며 물었다.윤도훈을 은인으로 보고 있는 황보신혁은 마음속으로도 그를 평등하게 대할 수 있는 친구로 보고 있다.“사실 제가 찾은 무당들은 그저 그래요. 윤 선생이 해결할 수 있는 일도 해결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거든요. 제가 아는 무당속에서 가장 대단한 인물이라면 아마 대무의 무구지일 거예요.”황보신혁은 윤도훈에게 이 무구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그의 말에 따르면 이 무구지는 도운시의 한 고진에 은거하고 있으며 고술, 무술, 고의술에 대한 연구에서 거의 원탑이라고 할 수 있다.설령 상고 세력이라 할지라도 모두 그를 공경해야 할 정도니 말이다.“저주라는 것도 무술에 속하니 만약 그분을 찾아가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제가 전에 찾았던 무당들은 거의 다 사기꾼이라고 보면 되니 알려드릴 가치도 없고요.”황보신혁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대무의 무구지라고요?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죠? 도와주기는 하겠어요?”윤도훈이 물었다.황보신혁은 쓴웃음을 지었다.“그건 저도 분명하게 대답하기 어려운데 무구지 성격이 괴팍하다는 말이 있긴 해요. 제 병도 무구지가 나서면 고쳤을 수 있으나 만나주지를 않아 그의 큰 제자 무몽만 만났었어요. 무구지를 만나 보고 싶다면 일단 무몽의 시련부터 통과해야 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시련인지 정해진 건 아니고 운에 따라 결정될 거예요.”이윽고 윤도훈의 물음에 따라 황보신혁은 그에게 어떻게 무구지의 큰 제자 무몽을 찾을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무몽은 일 년 내내 ‘역명각’에 자리 잡고 있는데 도운시 근교에 있는 ‘무하’라는 고진에 위치해있다.
오청산의 얼굴에 비분과 달갑지 않은 기색이 역력해졌다.“됐어. 그들 두 형제의 복수는 일단 잠시 내려놓기로 하지. 앞으로 다시는 언급하지 않도록 다들 주의해.”“네!”그 말을 듣고 현장에 있던 은둔 오씨 가문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서로 쳐다보았다. 그러나 결국 모두 이에 호응했다.은둔 오씨 가문은 포악하지만, 그들보다 약한 사람이나 가족에게만 그러한 것이다.가문 내의 양대 금단 강자가 선후로 불행을 당한 것을 보고 한가지 느낀 바가 있었다.윤도훈 그리고 그 배후에 있는 세력은 감히 은둔 오씨 가문에서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이런 상황에서 제때 손실을 막는 것이야말로 가장 정확한 선택이다.“참! 관운 장로, 도운시로 가서 윤도훈을 만나보게. 가서 설명 잘하게. 청송장로가 그러한 선택을 한 건 오로지 청송장로 혼자만의 뜻이었다고. 청운장로 역시 사적인 원한을 갚고자 그러한 것이라고. 우리 은둔 오씨 가문과는 그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똑똑히 전하게.”오청산은 흰 수염 노인에게 분부했다.“네, 가주. 그렇게 하겠습니다.”흰 수염 노인이 공수하며 말했다.그날 밤.윤도훈은 율이를 재우고 나서 마당에서 다시 칼을 휘두르며 연습하기 시작했다.오늘 오청운이라는 금단 강자와 일전을 벌이면서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으니 말이다.이런 월등한 대적의 경험과 그런 압력 하에서만 생기는 심경은 의심할 여지 없이 매우 귀중한 것이다.윤도훈은 당시의 상태, 그 전의, 그 용왕매진한 기세를 다시 떠올려 보았다.쏴-이윽고 두 눈에서 갑자기 한 줄기 빛이 쏘아나가더니 빙하용최검이 아주 정교한 궤적을 타고 베어 나갔다,그는 아무런 진기도 쓰지 않았고 단순히 육신의 힘으로 베었다.그러나 위력은 놀라울 정도로 똑같았다.칼날이 지나가는 곳은 마치 어떤 특수한 힘에 의해 찢어진 것만 같았다.먼 곳의 석류나무 가지 하나가 보이지 않는 칼바람에 잘려 나갔으니 말이다.“이것은... ‘세’의 힘인가?”윤도훈은 흥분한 기색을 띠며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다.오늘 오청운과
지금의 윤도훈은 ‘세’을 깨달았다.그 말인즉슨, 그의 공격에는 일종의 ‘사기 보너스’가 첨가된 것처럼 위력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는 뜻이다.“지금의 나로 만약 다시 금단 초기 강자와 맞붙는다면 아마 낮처럼 그렇게 아슬아슬하지 않을 것이다.”“생사를 걸고 싸워야만 가장 큰 잠재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 같구나.”윤도훈은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튿날, 윤도훈은 유치원으로 가서 율이를 위해 휴가 신청서를 제출하고는 바로 율이를 데리고 떠났다.먼저 차를 타고 수도권으로 간 다음 비행기를 타고 역천시로 직항했다.오전 11시가 넘어서야 윤도훈은 율이의 작은 손을 잡고 역천시 공항 출구에서 나왔다.“아빠, 우리 어디 놀러 가요?”나오자마자 율이는 커다란 눈을 부릅뜨고 기대하는 표정으로 물었다.윤도훈은 웃으며 말했다.“율이야, 먼저 대협곡 보러 가지 않을래?”이곳의 관광지들이 전국적으로 꽤 유명한 편이다. 예를 들면, 역천대협곡, 고사, 민속촉 등등.비록 이곳으로 온 주요 목적은 대무의를 착기 위함이지만, 율이와 함께 놀아주고 싶었다.자신의 목적을 숨기기 위함도 있었고.저주에 걸렸다는 사실을 율이가 평생 몰랐으면 하는 윤도훈이다.율이가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즐거울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뿐으로 언젠가는 숨길 수 없을지라도 최선을 다해 숨기고 싶은 것이다.“앗싸! 대박!”“대협곡 보고 싶어요.”“아빠, 아빠, TV에서 보던, 그런 ‘콸콸’ 흐르는 대협곡이에요?”율이는 껑충껑충 뛰며 손발을 땅에 대고 형용하기 시작했다.하지만 표현력에 한계가 있어 물살이 센소리는 입으로만 흉내가 가능했다.율이의 천진하고 난만한 모습을 보고 윤도훈은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작은 얼굴에 뽀뽀를 하면서 세상 다정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율이를 바라보았다.“꼬르륵...”율이 역시 주동적으로 작은 얼굴을 윤도훈 쪽으로 기울이며 즐겁게 웃기 시작했는데, 수염 쪽이 간지럽게 찌르는 것 같아 따끔하면서도 좋았다.바로 이때 놀란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