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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1화

어른들과 달리 율이와 현이는 우연한 만남이 반가웠다.

서로 인사를 주고받고 예의 바르게 어른들께도 공손하게 인사를 드렸다.

윤도훈과 달리 송은설과 은표는 그를 보고서 덤덤하게 고개만 끄덕였을 뿐이었다.

지난번 율이가 갑자기 아프면서 벌컥 화를 냈던 윤도훈의 모습으로 그들 사이에 흠이 생기게 된 것이다.

송은설의 부탁으로 윤도훈은 그녀의 방패가 되어주기는 했었지만 그로써 응어리를 풀기에는 부족했다.

바로 이때 가볍게 인사만 하고서 자리를 떠나려던 윤도훈의 눈빛이 갑자기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현이 머리 위에 검은 안개가 감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큰 재난이 닥쳐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물론 일반인이 발견할 수 있는 검은 안개가 아니다.

‘용안관천술’의 전승을 이어받은 윤도훈은 음양풍수를 완벽하게 꿰둟었기에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이뿐만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보니 송은설과 은표의 이마에도 검은 안개가 어슴푸레 감돌고 있는 것 같았다.

두 사람 역시 현이와 마찬가지로 곧 위험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윤도훈은 송씨 가문에게 그중에서도 엉뚱 발랄한 현이에게 내내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한 시점에서 그들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못 본 척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현이야, 고모랑 같이 온 거야? 재밌게 놀았어?”

율이의 손을 잡고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간 윤도훈은 현이에게 말을 걸면서 운을 떼려고 했다.

“네, 재미있게 놀았어요. 돼지 아저씨.”

현이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윤도훈을 향해 메롱하며 웃었다.

‘돼지 아저씨?’

오랜만에 듣는 별명에 윤도훈은 땀이 흥건해졌다.

보아하니 현이한테 돼지 아저씨의 이미지로 남게 될 것 같다면서.

이윽고 그는 송은설과 은표를 바라보며 너스레를 떨었다.

“여기서 다 보네요?”

송은설은 눈썹을 들썩이며 의혹이 가득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았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일 초 전까지만 해도 율이를 데리고 급히 자리를 떠나려던 윤도훈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자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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