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은 손을 흔들었다.이진희도 웃음을 지었는데.“도훈 씨, 잘했어요. 할머니가 너무 매정하고 비겁한 탓이에요.”자신의 손녀에게 ‘비겁하다’하다 라는 말을 뱉게 할 수 있는걸 보아 남미숙은 정말로 모든 이들을 한심하게 한 것이 분명하다.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손자, 아들을 잡아 NC 조직에 바치도록 설계한 것은 단지 ‘비겁’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윤도훈이 이렇게 한 것에 대해 이진희는 불만이 있을 리가 없다.전에 둘째 삼촌 일가가 남미숙을 죽이려 하였는데 윤도훈이 살려주고 그들의 만행을폭로했던 때가 생각났다.그때 남미숙에게 요구한 건 집으로 돌아가게 허락해 달라는 것뿐이었고 마땅한 주식을 되찾으려고 한 것뿐이었다.하지만 남미숙은 윤도훈의 의술로 되살아났음에도 바로 모른 척했었다.그때 무척이나 한심하고 분노했었고 서지현은 울기까지 했었다.그리고 오늘 마침내 그 복수를 하게 된 것이다.“맞아요 매형. 잘한 것 같아요. 할머니한테 마음 약해지면 안 돼요.”이원은 남미숙 등을 배웅한 후 돌아와 옆에서 이를 갈며 말했다.이때 서지현은 무슨 생각이 나서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참, 도훈아, 그 노인 행실로는 시원시원하게 내놓을 사람이 아니야...”상대방은 자신의 남편을 해치고 자신의 아들을 구덩이에 빠뜨렸다.서지현은 시어머니에게 그 어떠한 믿음도 없었다. 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지금 하자는 대로 해야만 하는 입장이라.”서지현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끄덕였다.이윽고 객실 방향으로 입을 삐죽거리며 한스러워하는 모습으로 말했다.“근데 너희들 아빠가 맥을 못 써. 귀도 얇고 박력도 없어 노인이 또다시 수를 쓴다면 바로 넘어갈지도 몰라. 진희나 아니면 도훈이 너 밑으로 주식 양도하라 하지 그랬어?”...같은 날 깊은 밤.Y시, 남쪽 교외에서.NC 조직 강진시 본거지 제독 공장은 지금도 밖으로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지만 불은 이미 꺼졌다.연장판 벤틀리 한 대가 먼 길을 사이에 두고
레드 용이 땅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용서를 빌며 맹세하는 것은 마치 군대의 영장을 세우는 것과 같았다.무광 회장은 콧방귀를 뀌며 음산한 표정을 지었다.다크 별은 그런 레드 용을 보고 얼굴에 경멸과 비웃음이 떠올랐다.“이 일과 관련된 사람을 모조리 죽여? 네가 할 수 있겠어? 네가 그럴 능력이 있겠어?”이 말을 듣고 레드 용은 무릎을 꿇고 눈빛을 몇 번 반짝인 뒤 회장을 향해 필사적인기색을 보였다.“목숨을 걸고 조직을 위해 복수할 것입니다.”사실 그의 마음속에도 자신만으로는 아마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Y시 본거지 사람들은 종사급 수위만이 아니라 화경 고수까지 있다.레드 용 스스로도 그렇게 많은 화경 고수를 상대할 수 없다.바로 이러하기 때문에 그는 전에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하고 계속 도운시로 갔던 것이다.무광 회장은 손을 흔들며 삼엄한 말투로 말했다.“이 일은 내가 직접 할 것이다!”그 말을 듣고서 레드 용이 격동된 기색을 드러내며 큰 소리로 말했다.“네! 회장님의 실력은 터무니없고, 종횡 무적이며, 부하들은 결사적으로 뒤를 지키겠습니다!”무광 회장은 그를 싸늘하게 쳐다본 뒤 다크 별에게 물었다.“어떻게 됐어? 신중할 수밖에 없어서 그래.”다크 별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거운 소리로 말했다.“이미 조사되었습니다. 이 참사를 일으킨 가장 큰 혐의자는 윤도훈이라는 사람인데, 실력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일찍이 종사급의 강자를 해치운 적이 있고 전에 레드용이 납치한 그 사람의 사위이자 이원의 매형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그의 아내와 딸도 일찍이 우리 조직 화경 부하를 죽인 바가 있습니다. 이씨 가문과 사이가 복잡한데, 전에 이씨 가문에서 쫓겨났다고 합니다.”이 말을 들은 무광 회장의 얼굴에는 의심과 신중한 기색이 역력했다.“윤도훈? 고도훈... 두 사람 사이에 설마 무슨 연관이 있어?”다크 별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윤도훈은 고씨 가문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고 전에 단약매매로 갈등까지 있었
많은 일들이 있었던 오늘이라 어른들이 두 사람의 감정 문제로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여 서지현의 감독에 따라 이진희와 윤도훈은 한 침실로 들어갔다.윤도훈과 함께 나란히 누운 이진희, 아니 중간에 율이가 있어서 그나마 덜 어색했다.윤도훈의 팔을 찰싹 감고 누운 율이는 유난히 달콤하게 자고 있었다.옷은 그대로 입고 누운 윤도훈과 이진희는 율이 양쪽에 누워 몸만 굳어진 채 잠에 들지 못했다.“자요?”이때 이진희의 차가운 목소리가 나지막이 들어왔다.그 소리에 윤도훈은 작은 소리로 목을 가다듬었다.“자려고. 넌 왜 안 자?”이진희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는데.“도훈 씨가 아직 잠에 들지 않았잖아요. 잠들기 두려워서 그래요.”그 말에 윤도훈의 입가에 웃음이 새어 나왔다.“왜? 너 자는 틈 타서 내가 나쁜 짓이라도 할까 봐 그래?”이진희의 얼굴은 순간 빨갛게 달아오르고 말았는데, 바로 누워있는 윤도훈이 보이지않을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윤도훈과 한 침대에 누운 이진희는 심정 변화는 다양했다.무척이나 싫어할 줄 알았으나 전혀 그러한 마음이 없었다.약간의 긴장, 싱숭생순,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아니야! 기대 같은 소리하지 마!’그러한 생각이 엄습해 오자 이진희는 속으로 자신을 비난했다.“할 줄 알아요?”윤도훈의 물음에 이진희는 고개를 돌려 질문으로 돌려주었다.“어... 글쎄...”윤도훈은 웃으며 말했다.“쳇...”그 말이 나온 순간 이진희는 벌레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있는 듯한 말과 눈빛에 윤도훈은 얼굴이 어두워졌다.고의로 야한 눈빛으로 이진희를 바라보려고 하려던 그때 품속에 있던 율이가 갑자기 움직였다.“음...”“푸...”고통에 겨워하며 끙끙거리더니 율이의 입에서 갑자기 따뜻한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곧이어 작은 몸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는데.윤도훈은 안색이 순식간에 달라졌고 이를 느낀 이진희 역시 가장 먼저 스탠드를 켰다.두 눈을 꼭 감고 있
그 말을 들은 이진희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품속에서 끊임없이 피를 흘리는 율이를 보면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의술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윤도훈인데, 그가 직접 치료할 수도 있는 것이다.“참! 도훈 씨가 해도 되잖아요! 율이 대체 왜 이러는지... 도훈 씨가 봐줘도 되는 거잖아요! 얼른 좀 어떻게 해봐요...”이진희는 울먹이며 말했다.“소용없어... 나도 고칠 수 없어.”두 눈이 붉어진 윤도훈은 두 주먹을 꽉 쥐고 있다.그의 두 눈에는 여러 감정이 섞여 있었다. 슬픔, 무기력함, 걱정, 두려움...율이 몸속의 저주가 또 일어나고 있음을 그는 잘 알고 있다.‘도훈 씨도 안된다는 게 무슨 말이지?’“왜요? 율이 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얼른 좀 어떻게 해 봐요!”조급한 마음에 눈물이 왈칵 쏟아진 이진희는 윤도훈에게 소리까지 치고 말았다.율이의 입과 코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아랑곳하지 않고 손으로 계속 닦아주면서 말이다.그러나 바로 이때 율이는 자신의 입가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갑자기 작은 입을 벌리고 물었다.너무 고통스러운 이유였는지 율이는 엄청 세게 물었다.심한 통증이 밀려왔고 이진희는 어느새 얼굴색이 하얗게 질려버렸다.하지만 율이가 자신의 손을 물고 고통이 좀 덜해진 것을 보고 이진희는 참았다.아프지만 율이를 밀어내려고 하지 않았다.그 장면에 윤도훈은 마음이 세게 흔들렸고 율이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여자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율이의 친엄마, 주선미라 할지라도 이 정도는 할 수 없을 것이다.아니! 비교할 가치조차 없는 두 사람이다.주선미 그 여자에 비하면 이진희는 천사와 다름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여보, 율이 나한테 넘겨.”가슴이 찢어지고 있는 윤도훈이다.자식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그러했고 아픔을 참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 그러했다.“괜찮아요. 율이 좀 괜찮아졌어요.”이진희는 고개를 저었다.비록 아픔에 얼굴이 약간 일그러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으며 말했다.자신의
지금 이씨 가문 모든 이들이 고심이 기다리고 있다.남미숙이 하루빨리 타협하여 NC 조직을 윤도훈이 해결할 수 있게끔 말이다.이런 트러블을 만든 장본인, 이천강 부녀만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사람은 없다.두 사람의 말을 들은 남미숙은 얼굴이 더욱 어두워지고 말았다.외딴섬에 홀로 외로이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평소에 별다른 일이 없어서 알 수 없었지만, 일이 닥치고 보니 알 수 있었다.자녀들도 후손들도 자기가 ‘왕’의 자리에서 물러서기를 바란다는 것을.“윤도훈 그놈이 진정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남미숙은 콧방귀를 뀌며 물었다.그 말을 듣고 난 이천강과 이은정은 멈칫거렸고 똑같은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그러네요... 윤도훈이 정말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망설이기 시작한 이천강에 이은정도 덧붙였다.“아마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그럼 어떡해요? 그렇게 걱정하는 것도 일리가 있는 것 같은데, 만약 윤도훈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주식 양도하는 것도 좀 억울하잖아요. 아니면, 한 번 믿어 보는 건 어때요? 그 외에 딱히 할 수 있는 선택도 없잖아요.”이천강이 충고하며 말했다.어차피 그의 주식을 돌린 것도 아니니 남미숙의 주식으로 시험 삼아 해 볼 수 있는 노릇이니 말이다.남미숙은 눈빛이 몇 번 반짝이고 얼굴에 교활한 빛이 스쳐 지나가면서 고개를 끄덕이며말했다.“네 말이 맞을 수도 있겠어. 내일 당장 가서 처리하마.”이천강과 이은정은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기쁨과 위안의 빛을 드러냈다.‘이제야 정신 차리셨네.’그들이 모르는 것은 남미숙이 여전히 또 다른 꿍꿍이를 꾸미고 있다는 것이다.노망과는 거리가 먼 남미숙이고 누구보다 영리하다고 할 수 있다.남미숙은 방금 갑자기 이 일의 ‘본질’을 느끼게 되었으니 말이다.왜 NC 조직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이다.NC 조직에서 위협적으로 나온 이유는 바로 남미숙이 이씨 가문의 ‘일인자’이기 때문이다.그럼, 만약 가능한 한 빨리 주식을 큰아들 이천수에게 양
“아빠... 진희 엄마...”율이는 깨어나자마자 윤도훈과 이진희를 보게 되어 기쁨에 순진하고도 행복한 미소를드러냈다.환하게 웃는 율이를 바라보며 윤도훈과 이진희는 흐뭇하면서도 안쓰러워했다.“율이야, 잘 잤어?”윤도훈은 율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이 떠보며 물었다.그 말을 들은 율이는 고개를 저었다.“아빠, 율이 또 나쁜 꿈 꾸었어요. 얼음에 빠진 것 같은데, 얼음 가시들이 율이를 마구 찔렀어요. 그래서 너무 아팠어요.”율이는 작은 얼굴에 두려움과 가슴이 두근거리는 표정을 드러내며 말했다.이에 윤도훈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걱정과 두려움이 눈 밑 깊은 곳을 스쳐 지나갔다.‘젠장!’전까지만 해도 꿈속에서 반영했을 뿐인데, 아프다고 말하지는 않았다.불길한 예감이 윤도훈의 마음을 엄습해 왔다.이번 발병은 처음에 비해 시간이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율이가 그 모든 고통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앞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시간이 길어지는 건 아닌지, 점점 의식이 또렸해지는 건 아닌지, 언젠간 율이가 정신 차리고 그 끔찍한 고통을 견뎌야 하는 건 아는지...그러한 생각에 윤도훈은 형언할 수 없는 아픔에 숨이 막혀왔다.‘상고 윤씨 가문... 왜 정녕 이렇게까지 했어야만 했는지...’‘얼마 살지도 못하게 하고 죽기 전에 이러한 고통까지 견디게 한다니.’‘젠장! 빌어먹을!’윤도훈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원한과 짙은 포악한 기운과 살기가 용솟음쳤다.다만 율이와 이진희를 앞에 두고 최선을 다해 참고 있는 것뿐이다.“율이야, 괜찮아. 그건 그냥 나쁜 꿈일 뿐이야. 우리 율이 지금 멀쩡하잖아. 얼른 일어나서 세수하고 치카치카하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기다리고 계셔.”윤도훈은 율이의 머리를 만지며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이윽고 이진희에게 사인을 보냈는데, 이진희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율이에게 그 어떠한 말도 하지 말라는 그 뜻을 알아들었다.아침을 먹고 나서 윤도훈은 평소와 같이 율이를 학교에
윤세영은 며칠 전에 은둔 윤씨 가문으로 돌아왔다.지난번에 윤도훈을 상대로 꼬리를 치긴 했으나 하마터면 그의 손에 죽을 뻔했었고 비밀을 약간 털어놓아서야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그로 윤세영은 자기 실력으로 윤도훈을 컨트롤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그로부터 용패에 대해 알아낼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하여 은둔 윤씨 가뭄으로 돌아와서 어른들께 가짜 반 진실 반으로 뒤섞인 소식을 알리고 나서 사골 장로를 찾아온 것이다.사골 장로는 윤세영을 애인으로 여제자로 몹시나 아끼고 있다.특히나 상대는 미인술에 아주 능통하니 말이다.바로 이때 윤세영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는데 발신자 번호를 보고서 윤세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윤도훈?”윤세영은 중얼거렸다.“세영아, 누구 전화냐?”사골 장로가 일어나 물었다.“제가 말씀드렸던 윤도훈이요.”“어? 그 상고 윤씨 가문 배신자 후손?”“받아라.”사골 장로는 윤세영의 말을 듣고 얼굴에 흥미진진한 빛이 떠올랐다.윤세영이 돌아온 후 그에게 윤도훈에 대해 말한 적이 있으며 또 사골 장로에게 윤도훈을 컨트롤 하여 용패에 대해 알아냈으면 했다.전화를 받자마자 윤세영은 요염하게 몇 번 웃었다.“어머, 도훈 오빠 아니야?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한테 전화한 거야?”윤세영은 흥미진진하게 물었다.미인술을 마다하고 윤도훈에게 몰래 내렸던 고충까지 알아내고 나서 다시는 자기한테전화하지 않을 줄 알았다.“율이가 또 아프기 시작했어.”윤도훈은 나지막하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윤세영은 살짝 웃으며 말했는데.“율이가 아프든 말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 내가 뭘 해줄 수도 없잖아.”윤도훈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무거운 소리로 물었다.“이번에 발병 시간도 길었고 의식까지 조금 있었어. 혹시 저주받게 되면 앞으로 얼마나 더 악화되는지 알고 있어? 발병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의식도 점점 또렷해지는 거 아니야?”윤세영은 잠시 침묵하다가 담담하게 말했다.“상고 윤씨 가문의 저주는 그러한 것 같아. 율이 점점 더 고통스러워
그날 윤도훈과 남녀 관계를 맺으려고 먼저 다가갔었으나 그에게 수모를 당한 뒤로 윤세영은 독을 품게 되었다.그러나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는데, 윤도훈이 지금 자기한테 부탁하고 있다는 것이다.‘윤도훈, 내가 널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한 번 봐봐.’“세영아, 또 도운시에 갈 것이냐?”사골 장로가 물었다.윤세영은 그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장로님, 이번에 저와 함께하시겠어요? 저 혼자 그 사람 상대할 수 없어서 그래요.”그 말을 듣고서 사골 장로는 눈을 가늘게 떴지만 다시 윤세영을 거절했다.“안돼, 너랑 단둘이 도운시에 갈 수 없어. 만약 가게 된다면 가문에서 의심할 게 뻔해. 지금 우리 둘만 알고 있잖아. 윤창현이 마지막으로 도망친 곳이 도운시라는 거. 아직도 도운시에 은거하고 있다는 거. 우리 가문에서도 상고 윤씨 가문에서도 절대 우릴 의심하게 해서는 안 돼.”사골 장로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그나 윤세영이나 모두 그 옥패를 얻으려고 각자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윤세영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알았어요. 그럼, 다른 방법 있는지 생각해 볼게요.”그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였다.‘하도 지금 마음이 급한 터라 무슨 수를 쓰든 넘어오게 되어 있어. 그리고 난 그 점을 이용하면 될 것 같은데.’...같은날 오전, 남미숙은 부하에게 지분 양도에 관한 서류를 준비하게끔 했다.하루빨리 모든 걸 이천수에게 넘겨줄 생각이었다.이와 동시에 이씨 가문 모든 사람들에게 방계, 이씨 가문 산업 주요 고위직 관리자, 주주, 협력 파트너 등을 포함하여 소식을 알렸다.그들에게 오늘 저녁에 아주 중요한 가족대회를 열겠이니 반드시 참석하도록 하라면서.점심때 지분 양도에 관한 서류들은 이미 남미숙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오후에 윤도훈에게 직접 연락할 예정이다.이때 남미숙은 방안에서 점심을 즐기고 있었고 이천강 부녀를 포함한 이천희 등은 옆에서 함께 있었다.오늘 남미숙의 태도에 이씨 가문의 존망이 달려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