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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서지현은 손을 흔들었다.

이진희도 웃음을 지었는데.

“도훈 씨, 잘했어요. 할머니가 너무 매정하고 비겁한 탓이에요.”

자신의 손녀에게 ‘비겁하다’하다 라는 말을 뱉게 할 수 있는걸 보아 남미숙은 정말로 모든 이들을 한심하게 한 것이 분명하다.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손자, 아들을 잡아 NC 조직에 바치도록 설계한 것은 단지 ‘비겁’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윤도훈이 이렇게 한 것에 대해 이진희는 불만이 있을 리가 없다.

전에 둘째 삼촌 일가가 남미숙을 죽이려 하였는데 윤도훈이 살려주고 그들의 만행을폭로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 남미숙에게 요구한 건 집으로 돌아가게 허락해 달라는 것뿐이었고 마땅한 주식을 되찾으려고 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남미숙은 윤도훈의 의술로 되살아났음에도 바로 모른 척했었다.

그때 무척이나 한심하고 분노했었고 서지현은 울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그 복수를 하게 된 것이다.

“맞아요 매형. 잘한 것 같아요. 할머니한테 마음 약해지면 안 돼요.”

이원은 남미숙 등을 배웅한 후 돌아와 옆에서 이를 갈며 말했다.

이때 서지현은 무슨 생각이 나서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

“참, 도훈아, 그 노인 행실로는 시원시원하게 내놓을 사람이 아니야...”

상대방은 자신의 남편을 해치고 자신의 아들을 구덩이에 빠뜨렸다.

서지현은 시어머니에게 그 어떠한 믿음도 없었다.

그 말을 듣고서 윤도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지금 하자는 대로 해야만 하는 입장이라.”

서지현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객실 방향으로 입을 삐죽거리며 한스러워하는 모습으로 말했다.

“근데 너희들 아빠가 맥을 못 써. 귀도 얇고 박력도 없어 노인이 또다시 수를 쓴다면 바로 넘어갈지도 몰라. 진희나 아니면 도훈이 너 밑으로 주식 양도하라 하지 그랬어?”

...

같은 날 깊은 밤.

Y시, 남쪽 교외에서.

NC 조직 강진시 본거지 제독 공장은 지금도 밖으로 검은 연기를 뿜어내고 있지만 불은 이미 꺼졌다.

연장판 벤틀리 한 대가 먼 길을 사이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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