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은 며칠 전에 은둔 윤씨 가문으로 돌아왔다.지난번에 윤도훈을 상대로 꼬리를 치긴 했으나 하마터면 그의 손에 죽을 뻔했었고 비밀을 약간 털어놓아서야 겨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그로 윤세영은 자기 실력으로 윤도훈을 컨트롤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그로부터 용패에 대해 알아낼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하여 은둔 윤씨 가뭄으로 돌아와서 어른들께 가짜 반 진실 반으로 뒤섞인 소식을 알리고 나서 사골 장로를 찾아온 것이다.사골 장로는 윤세영을 애인으로 여제자로 몹시나 아끼고 있다.특히나 상대는 미인술에 아주 능통하니 말이다.바로 이때 윤세영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는데 발신자 번호를 보고서 윤세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윤도훈?”윤세영은 중얼거렸다.“세영아, 누구 전화냐?”사골 장로가 일어나 물었다.“제가 말씀드렸던 윤도훈이요.”“어? 그 상고 윤씨 가문 배신자 후손?”“받아라.”사골 장로는 윤세영의 말을 듣고 얼굴에 흥미진진한 빛이 떠올랐다.윤세영이 돌아온 후 그에게 윤도훈에 대해 말한 적이 있으며 또 사골 장로에게 윤도훈을 컨트롤 하여 용패에 대해 알아냈으면 했다.전화를 받자마자 윤세영은 요염하게 몇 번 웃었다.“어머, 도훈 오빠 아니야?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한테 전화한 거야?”윤세영은 흥미진진하게 물었다.미인술을 마다하고 윤도훈에게 몰래 내렸던 고충까지 알아내고 나서 다시는 자기한테전화하지 않을 줄 알았다.“율이가 또 아프기 시작했어.”윤도훈은 나지막하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윤세영은 살짝 웃으며 말했는데.“율이가 아프든 말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 내가 뭘 해줄 수도 없잖아.”윤도훈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무거운 소리로 물었다.“이번에 발병 시간도 길었고 의식까지 조금 있었어. 혹시 저주받게 되면 앞으로 얼마나 더 악화되는지 알고 있어? 발병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의식도 점점 또렷해지는 거 아니야?”윤세영은 잠시 침묵하다가 담담하게 말했다.“상고 윤씨 가문의 저주는 그러한 것 같아. 율이 점점 더 고통스러워
그날 윤도훈과 남녀 관계를 맺으려고 먼저 다가갔었으나 그에게 수모를 당한 뒤로 윤세영은 독을 품게 되었다.그러나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났는데, 윤도훈이 지금 자기한테 부탁하고 있다는 것이다.‘윤도훈, 내가 널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한 번 봐봐.’“세영아, 또 도운시에 갈 것이냐?”사골 장로가 물었다.윤세영은 그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장로님, 이번에 저와 함께하시겠어요? 저 혼자 그 사람 상대할 수 없어서 그래요.”그 말을 듣고서 사골 장로는 눈을 가늘게 떴지만 다시 윤세영을 거절했다.“안돼, 너랑 단둘이 도운시에 갈 수 없어. 만약 가게 된다면 가문에서 의심할 게 뻔해. 지금 우리 둘만 알고 있잖아. 윤창현이 마지막으로 도망친 곳이 도운시라는 거. 아직도 도운시에 은거하고 있다는 거. 우리 가문에서도 상고 윤씨 가문에서도 절대 우릴 의심하게 해서는 안 돼.”사골 장로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그나 윤세영이나 모두 그 옥패를 얻으려고 각자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윤세영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알았어요. 그럼, 다른 방법 있는지 생각해 볼게요.”그렇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였다.‘하도 지금 마음이 급한 터라 무슨 수를 쓰든 넘어오게 되어 있어. 그리고 난 그 점을 이용하면 될 것 같은데.’...같은날 오전, 남미숙은 부하에게 지분 양도에 관한 서류를 준비하게끔 했다.하루빨리 모든 걸 이천수에게 넘겨줄 생각이었다.이와 동시에 이씨 가문 모든 사람들에게 방계, 이씨 가문 산업 주요 고위직 관리자, 주주, 협력 파트너 등을 포함하여 소식을 알렸다.그들에게 오늘 저녁에 아주 중요한 가족대회를 열겠이니 반드시 참석하도록 하라면서.점심때 지분 양도에 관한 서류들은 이미 남미숙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오후에 윤도훈에게 직접 연락할 예정이다.이때 남미숙은 방안에서 점심을 즐기고 있었고 이천강 부녀를 포함한 이천희 등은 옆에서 함께 있었다.오늘 남미숙의 태도에 이씨 가문의 존망이 달려있고
이씨 가문 고택 밖에서.고택의 두꺼운 대문은 지난번 외눈박이가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날아갔다.대문 밖을 지키던 두 명의 이끼 가문 경호원은 이미 두 구의 시체로 변해 있었다.그 외에도 방금 고택에서 떠난 한 사람도 마찬가지로 살해되었고 그 모습은 무척이나 섬뜩했다.세 사람의 시체는 그대로 이씨 가문 고택의 대문밖에 놓여 나란히 누워 있었다.이때 대문이 와르르 깨지는 소리를 듣고 바깥의 시체까지 보고서 이씨 가문의 명력 고수 세 명은 대문을 나서서 살펴보려 했다.그러나 세 사람은 뛰어나가자마자 눈앞이 흐리멍덩해지고 말았다.펑펑펑-세 번의 울음소리와 함께 세 명의 명력 강자는 갑자기 선혈이 마구 튀어버리고 말았다.가슴이 푹 꺼지고 심장과 폐가 터졌으며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다.이윽고 세 그림자가 이씨 가문 대문 밖에 나타났는데, 살기와 삼엄한 분위기가 엄습해 왔다.그들의 정체는 바로 다크 별, 레드 용 그리고 NC 조직의 회장 무광이다.무광은 두 손을 짊어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차갑게 웃으며 두 부하 뒤에 서 있었다.명력 차원의 무자를 상대하기엔 종사급인 레드 용과 다크 별만 있으면 된다.대문 쪽의 세 사람을 제외하고 이씨 가문 고택 사방에서도 NC 조직 본사에서 온 절정의 고수들이 지키고 있다.그들의 실력은 전부 화력 중기 위에 있다.이씨 가문 고택.밖의 그 큰 소리와 이무가 가져온 소식을 듣고 남미숙과 이씨 가문 다른 이들은 안색이 바뀌고 말았다.“벌써 왔다고?”축 쳐져 내려앉은 남미숙의 얼굴은 자기도 모르게 호되게 몇 번 경련을 일으켰고 공포의 빛이 가득했다.이천강과 이은정 역시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이천희 그들은 어느새 숨마저 제대로 쉴 수 없게 되었다.이때 다른 이씨 가문 고수 한 명도 뛰여들어 지나친 두려움에 오면서 횡설수설했다.“어르신, NC 조직의 당주 그리고 또 다른 두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글쎄...”“뭐라고 했어? 빨리 말해!”남미숙은 지팡이를 두드리며 놀라 초조하게 물
이씨 가문 사람들은 떨리는 마음을 간신히 부여잡고 일자로 놓여진 시체를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NC 조직은 결코 그들과 장난삼아 하는 것이 아니었다.레드 용은 남미숙 일행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얼굴에 잔인하고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죽을 준비하고 나온 거야? 그래 좋았어!”본래 살인을 일삼았는데, Y시 본거지가 폭발되고 난 뒤로 마음속에는 포악한 정서가 가득해졌다.남미숙과 이씨 가문 모든 이들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남미숙이 내준 아이디어로 이천수를 납치했고 그로 인해 본거지가 폭발되고 무광 회장 눈의 가시까지 되어 버렸다.남미숙은 두려움을 참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부회장님,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조건이 있으시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시죠. 그게 뭐든 우리 측에서 최대한으로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 Y시 본거지 폭발 사고에 대해서 우리 또한 유감스럽지만, 이씨 가문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입니다.”레드 용 등이 직접 죽이지 않은 것을 보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아직 약간의 요행을 품고 있었다.아마도 NC 조직 쪽에서 그들과 어떤 요구를 제기할 것 같다면서.남미숙은 이미 상대방의 요구가 아무리 지나쳐도 이씨 가문에서 해낼 수 있기만 하면 전력을 다해 해낼것이라고 결정했다.이천강과 이천희 등도 같은 생각이었다.“맞아요, 요구 있으시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꼭 들어주겠습니다. 이원 세력을 NC 조직에서 가져갔으면 하는 것도 진심이었습니다.”환심을 사려는 모습이 역력한 채 이천강이 말했다.레드 용은 콧방귀를 뀌고 뒤돌아 무광 회장을 쳐다보았는데 눈빛에는 지시를 청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상대방의 눈빛에는 살기만이 가득하다.“보아하니 이씨 가문의 핵심인 것 같은데... 이미 이렇게 나온 이상 다 죽이죠?”남미숙 등은 NC 조직이 쳐들어오지 않은 것에 대해 담판이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상대는 그러한 생각이 아니었다.“네, 회장님.”레드 용은 살기가 넘치는 목소리로 소리쳤다.다크 별 역시 말투가 삼연하기 그지없었다.“우
“뿐만 아니라 윤도훈은 당신들의 Y시 본거지를 자기가 직접 폭발해 버렸다고 우리한테 말까지 했었습니다.”남미숙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내가 말했잖아, 너희들을 먼저 죽이고 나서 그놈 역시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이 일에 관련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그게 누구든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무광 회장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말했다.“우릴 먼저 죽이고 윤도훈이 알고 도망이라도 가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지금 당장불러올 수 있습니다! 윤도훈은 만만한 놈이 아닙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숨어들 수 있는 놈인데, 그때가 되면 아무리 찾으려고 한다고 한들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같은 일반인은 얼마든지 죽일 수 있잖습니까!”온통 비뚤어진 기색으로 남미숙이 히스테릭을 부렸다.‘윤도훈! 빌어먹을 놈 때문에 내가 이 지경까지 된 거 아니야!’‘원이만 타협하면 NC 조직에서 이러지 않을 것인데, 이제 어떻게 할 거야!’‘네놈이 NC 조직 본거지를 폭발시켜 버린 바람에 나까지 죽게 생겼잖아!’‘죽는 한이 있더라도 난 반드시 네놈을 데리고 갈 것이다!’‘네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고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더니 어디 한 번 와서 해결해 봐! 죽는 것까지 더하겠어?’비뚤어진 마음으로 독한 생각만 하고 있다.윤도훈이 이천수를 구해낸 것이 마치 큰 죄를 진 것만 같았다.“그래? 윤도훈을 데리고 올 수 있다고?”무광 회장의 얼굴에 그제야 미세한 움직임이 생겼다.말하면서 다크 별과 레드 용을 향해 손을 들며 섣불리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네! 지금 당장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저를 죽인다고 한들 이씨 가문을 없앤다고 한들 소용없습니다. 결국은 윤도훈 그놈과 원한이 있는 게 아닙니까? 우리를 죽이고 싶다고 한들 윤도훈이 오고 나서 그때 다시 죽여도 되잖습니까!”남미숙은 이를 갈며 말했다.이씨 가문의 다른 이들도 바로 반응하여 덧붙이기 시작했다.이러한 사지에 들어선 이상 윤도훈만이 그들을 구할 수 있으리라 믿는 이천희 그들이다.어젯밤, 윤도훈은 NC 조직
무광회장은 자기가 들고 있던 위성전화를 꺼내 다크 별에게 건네주었다.남미숙에게 윤도훈과 연락을 닿게끔 하려고.남미숙의 속셈에 대해 무광 회장은 잘 알고 있어 급히 죽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한편.윤도훈은 율이를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와 큰 정원에서 무술을 연마했다.그의 손에 빙하용최검이 들어 있었고 허공을 상대로 찌르고 있었다.칼솜씨에 패기가 있고 정교하며 내던지는 공격 하나하나에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가 넘친다.지금 그가 연습하고 있는 이 칼법은 ‘열천경홍’이라는 것이다.칼술이자 아홉 가지 칼솜씨다.그가 자신이 얻은 전승 기억 중에서 골라낸 것이다.지금의 윤도훈은 빙하용최검 신병을 얻었고 자신의 검혼을 부여받았기에 자연히 그에 대응하는 칼법이 그와 어울려야 한다.이 ‘열천경홍’은 제1식으로부터 제9식까지 위력이 점차 커진다.제1식의 위력은 윤도훈의 일반 공격 위력보다 3할 정도 높아 제5식이 되면 위력이배가 된다.제8식은 윤도훈 일반 공격 3배 정도 되는 공격을 지니고 있다.그리고 제9식은 궁극적인 살기이며 위력은 윤도훈 일반 공격의 5배와 같다.그러나 마찬가지로, 열천경홍이라는 칼질 무기의 소모도 거대하다.윤도훈의 현재 경지와 실력으로 제1식부터 연이어 5번을 공격하면 단전내의 진기가 모두 소모된다.처음에는 윤도훈의 동작이 아직 어색했지만 동작이 몇번 반복된후 그는 어느새 그 속의 핵심을 잡게 되었다.칼질에 대한 이해는 대부분 ‘칼’에 대한 장악에 의해 결정된다.무자가 ‘인도합일’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때 그 어떤 칼법도 배우면 적은 노력으로 큰 성과를 거두게 된다.윤도훈에게 있어서 자신의 ‘검혼’이 부착된 빙하룡최검은 자신의 신체의 연장에 해당한다.윤도훈은 이 신병을 잡는 순간 자연스레 ‘인도합일’이 된 것이다.바로 이때 그가 한쪽에 놓아둔 주머니 속에 있던 핸드폰이 다급하게 울리기 시작했다.낯선 번호였다.윤도훈은 별로 생각하지 않고 받았다.“여보세요.”“남미숙이다. 얼른 고택으로 와. 지분 양도 계약서는
이은정과 이천강은 지금 가장 뒤에 몸을 숨기고 있다.이은정이 이때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이천강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 여기 무슨 일이 있는지 아직 모르고 있잖아. 지분 양도로 부르는 걸로 알고 있을 거야.”이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 모순된 심정으로 물었다.“윤도훈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이 말을 들은 이천강은 한숨을 내쉬었다.“NC 조직회장까지 왔는데, 윤도훈 아마... 끝장날 것 같기도 해.”그 말을 듣게 된 이은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말았다.비록 줄곧 그 기생오라비가 뼈에 사무칠 정도로 미웠지만, 윤도훈이 조금 더 강하길 바랬다.이때,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었는지 남미숙은 무광 회장을 바라보며 무거운 소리로 물었다.“각하가 바로 NC 조직의 회장이신가요? 각하의 실력은 어떠한지...”무광 회장은 비아냥거리는 모습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어르신 무슨 생각하고 있으신지 잘 알고 있습니다만 분명히 말씀드리나 그 생각 접으시죠. 윤도훈이 아무리 강해도 내 상대는 될 수 없어. 종사급 강자도 내가 한 방에 죽일 수 있거든. 내 실력은 세속 속에 살고 있는 너희들이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야.”그 말을 듣고 남미숙의 안색은 한동안 흐리멍덩하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크게 웃었다.“좋습니다!”“살 만큼 살았으니 그 기생오라비 같은 놈 끌고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바로 이때 지프차 한 대가 천천히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차가 오는 것을 보고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그곳으로 모였다.차 안에 윤도훈 세 사람이 앉아 있었다.멀리서, 그들은 사실 이씨 가문 쪽의 상황을 미리 보게 되었다.뒷좌석에 앉은 이천수와 서지현은 그 상황을 보고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고택 정문 앞에 시체가 줄지어 놓여 있고 당당하게 서 있는 세 사람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했으니 말이다.그리고 그와 반대로 이씨 가문 사람들은 고택 대문 안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모습이었다.상황을 보아하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지프차가 오는 것을 보게 되는 순간 무광 회장은 다크 별과 레드 용에게 눈짓을 보냈다.두 사람은 바로 이동하여 지프차 뒤쪽으로 가서 상대방이 돌아갈 길을 막았다.그런데 뜻밖에도 이 차는 정문으로 곧장 향했는데...상대가 도망갈까 봐 괜히 걱정한 무광 회장이 아닌가 싶다.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보고도 줄행랑을 치기는커녕 바로 다가온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했다.문이 열리고 세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무광 회장과 다크 별, 레드 용의 각도에서는 세 사람의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남미숙과 다른 사람들은 똑똑히 보았다.“윤도훈.”“윤도훈이 정말 왔어.”“어휴, 오면 뭐 해? 같이 죽는 거지...”“엔딩은 이미 정해져 있었어.”“쟤라고 당해낼 수 있을까?”“종사급 강자라도 한 방에 죽일 수 있다고 했잖아.”뒤에 숨어 있던 이은정은 윤도훈을 바라보았는데, 감정이 다소 복잡해 보였다.‘저 기생오라비랑 같이 죽는 거야?’‘그래! 혼자 죽는 것보다 같이 죽는 게 나을 수도 있지.’윤도훈은 차에서 내린 후 이씨 가문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고서 눈썹을 들썩였다.“다들 표정이 왜 그래요? 누가 죽기라고 한 거예요?”그는 담담하게 물었으나 말투에는 조롱하는 빛이 가득했다.현장의 숙연하고 팽팽한 분위기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이 말을 듣고 이천희 등의 표정도 이상하고 괴상했다.남미숙은 얼굴에 몇 번 경련을 일으키며 어두운 표정으로 윤도훈을 노려보았다.‘미친놈의 자식이!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거야?’“내가 죽는다고 한들 네놈은 반드시 끌고 같이 죽고 말 것이다.”남미숙이 히스테리적으로 웃기 시작했다.이씨 가문의 옛 가주인 남미숙은 윤도훈에 대한 한이 이은정과 이천강에 비견될 정도다.심지어 한층 위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말이다.가문에서 두말하지 않는 그녀는 바로 이 기생오라비 때문에 여러 번이나 체면을 잃게 된 것이다.심지어 두 번이나 고개를 숙여 살려달라고 부탁까지 했었다.이것은 남미숙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치욕이다.
한연란의 반문을 들은 윤도훈은 순간 멍해졌다. ‘이곳에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있을 텐데, 한연란은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설마, 이곳에 갇혀 있는 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단 말입니까?”윤도훈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연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막 들어오셔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직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 회장님을 만나 뵌 후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한연란의 다른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들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신중함이 서려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들을 도운 윤도훈조차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은 지하 통로를 따라 약 1리 정도를 이동한 후, 마침내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가 이곳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만든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수도원 같은 건물처럼 보였으나, 분명히 과거 흡혈귀 일족이 거주했던 지역인 만큼 일반적인 수도원은 아니었다.건물의 벽에는 각종 사악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흡혈귀의 섬뜩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음울하고 기괴했다.한연란은 윤도훈을 데리고 건물 안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르신 한 명과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어르신은 일흔을 넘긴 듯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년 남자는 차분한 기운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왠지 모르게 윤도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윤도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며 생각했다.‘이상하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왜지?’이윽고 윤도훈은 두 사람 모두 금단 후기 수준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두 사람의 진기와 단전 안에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 즉 기혈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들은 분명 금단
윤도훈은 이찬혁과 노차빈 등 봉화경비 소속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용안관천술의 기운 추적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서는 기운 추적법조차 무용지물이었다.“이런, 어쩔 수 없군.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찬혁과 노차빈이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그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대 시체의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앞장선 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길고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고대 시체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윤도훈을 놀라게 한 점은, 그들이 모두 동양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용병처럼 보이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무기도 냉병기였다. 또한, 움직임은 염하의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흡사했다.‘이런, 염하에서 온 모험가들이나 자유 수련자들인가?’윤도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나 무파나 가문의 지원 없이 활동하는 자유 수련자들이었다. 이들은 세계를 떠돌며 기회를 찾아 나서곤 했고, 어떤 흥미로운 소문이 돌면 먼 곳까지 찾아가기도 했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모두 진기를 운용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그 진기에는 희미하게 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 붉은 빛은 흡혈귀 일족의 기운과 비슷해 보였고, 윤도훈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국외에 나와 이런 익숙한 동양인 얼굴들을 보자, 윤도훈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윤도훈은 빠르게 달려가며 그들을 공격하는 고대 시체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 무리에 있던 파란 옷의 여인과 다른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드러내며 윤도훈을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윤도훈의 등장에 놀란 듯, 몇몇 사람들은 고대 시체와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윤도훈을 휘감았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섰다.눈앞의 풍경은 한순간에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사방이 핏빛 안개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중세 MZ의 도시와도 같았다. 고풍스러운 성채와 중세풍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으며, 멀리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보였다. 시계탑의 커다란 시계추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고, 그 위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피로 물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바람이 휙 지나가며 희미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스쳤다.‘이곳이 바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인가?’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환경 변화로 인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확인을 마친 윤도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얼굴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평소라면 윤도훈은 백 미터 내외의 모든 상황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순간 그의 감각은 마치 억눌린 듯 작동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10여 미터 정도의 상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동시에 윤도훈은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며, 내면에는 폭력적이고 살육적인 충동이 점점 커져갔다.윤도훈은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이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는 용조의 검혼을 정련하며 정신력을 크게 단련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제어에 유리했다.그러나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동요는 윤도훈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모든 것은 윤도훈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힘은 윤도훈을 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인 충동도 불러일으켰다. 이 힘은 그의 몸속에 있던 죽음의 힘과 유사했지만, 그보다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 강력해서 윤도훈조차 강제로 몰아낼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대해 윤도훈은 속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현재 윤도훈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적인 상고 윤씨 가문과,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단맥종과 같은 위협을 생각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기회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따라서 피의 조상의 심장을 얻으면 흡혈귀의 시조인 카인 마왕의 일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윤도훈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흡혈귀 황제 마리의 말 앞부분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가 봉화경비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윤도훈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봉화경비? 봉화경비가 왜?”윤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전에 윤도훈은 이미 이찬혁과 노차빈이 고액의 임무를 수락하고 해외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봉화경비를 언급하다니, 혹시 이게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역시나, 잠시 후 히드 공작이 말을 이었다.“봉화경비의 몇몇 인원이 저희 히드 조직이 의뢰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 탐험 임무를 수락했습니다.”“다른 용병들과 함께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혹한 눈빛으로 히드 공작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이 순간, 히드 공작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치 얼음동굴에 갇힌 것처럼 차가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서둘러 해명했다.“인정합니다. 히드 조직은 과거 선생님께 복수하기 위해 윤도훈 씨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그래서 봉화경비의 배후가 바로 윤도훈 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번 임무는 저희가 봉화경비를 유인한 것이 아닙니다.”“흥!”윤도훈은 크게 코웃음을 치며 공기를 흔들 정도의 낮은 음성을 냈다. 그 소리에 히드 공작은 귀가 아플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내 사람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히드 조직은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고, 흡혈귀
“내가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절대로 윤돈훈 씨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흡혈귀 일족이 현재 가진 자원 중에는 정말로 당신의 눈에 들만한 것이 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시 한번 흡혈귀 일족 영토로 가보세요. 제가 당신께 모든 것을 열어드릴 테니, 마음껏 찾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세요.”“제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은, 윤도훈 씨를 경외하며 우리의 원한을 완전히 끝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피의 조상의 심장에 대해 말씀드린 거고요.” “만약 관심이 없다면, 평범한 다른 자원을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우리 흡혈귀 일족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입니다. 원하십니까?”마리는 약간의 체념과 억울함이 묻어난 표정으로 윤도훈을 향해 간절히 말했다.여자들은 본래 배우라는 말이 있듯, 흡혈귀 황제 같은 흡혈귀도 이 방면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이렇게 불쌍한 척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금의 마리는 전혀 죄가 없는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진심이 담긴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리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윤도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마치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네가 더 이상 좋은 것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일단 믿어보지. 네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먼저 내놔. 그리고 피의 조상의 심장이 어디 있는지 말해.”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른 듯,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었다.‘뭐지? 이 녀석, 정말로 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원한단 말인가? 단순히 허세로 한 말인데, 이 자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다니?’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백 명의 대공 흡혈귀의 척추뼈와 피의 인내를 담은 강철이라는 특수 금속을 섞어 제작한, 매우 희귀한 성스러
이틀 후.서지현이 하이오스 그룹의 냉동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온 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이번엔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켰다. 서지현이 해동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그날, 윤도훈과 이진희는 앨리스의 소개로 그녀와 성시아의 스승을 만났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 유전학의 권위자, 스타인 박사였다.두 사람은 윤시율을 데리고 이 학계의 거물을 만났다. 아이의 몸에 걸린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 만에 하나라도 희망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였다.윤도훈은 생각했다. 상고 윤씨 가문의 이 저주는 몇 세대 간 무작위로 나타나며 마치 유전적 성질을 가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가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스타인 같은 세계 최정상급 인간 유전학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윤도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운 좋게도 앨리스는 스타인 박사의 가장 총애 받는 제자였고, 그녀의 소개 덕분에 박사는 앨리스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스타인 박사는 윤시율의 상태를 듣고 나서, 그 저주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이윽고 하이오스 그룹에 있는 앨리스의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윤시율과 함께 스타인 박사를 만났다. 스타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낀 노인이었으며, 외모로만 봐도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고 일상적인 생활은 거의 무시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였다.잠시 후, 스타인 박사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윤시율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윤시율의 혈액과 골수를 채취해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스타인 박사는 이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다. 물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도훈과 이진희도 이 상황을 죽은 말을 살리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스타인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스타인 박사가 윤시율을 검사실로 데리고 가 여러 검사
흡혈귀 황제 마리는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윤도훈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수백 구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시체를 남겨주었다. 그 후 윤도훈은 그렇게 흡혈귀 일족의 영역을 떠났다.흡혈귀 일족의 영토 전체는 비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 속에는 짙은 피비린내와 죽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원래 흡혈귀 일족들에게 이런 냄새는 매우 황홀한 향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흡혈귀 일족들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사냥감의 피비린내와 자신의 동족이 죽은 뒤 퍼지는 피비린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한편, 흡혈귀 황제 마리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경악을 넘어 깊은 슬픔과 증오가 자리 잡았다. 한 명의 대공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공작과 백작 등의 흡혈귀 일족 중추 세력도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흡혈귀 일족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모든 것은 염하에서 온 윤도훈을 건드린 결과였다.조금 전, 윤도훈 앞에서 타협을 선택했던 마리는 자신의 증오심을 잘 숨겼다. 하지만 이러한 피의 원한을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도훈이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난 후.흡혈귀 일족의 영토 안에 위치한 한 밀실.흡혈귀 황제 마리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묻은 피와 무력함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요염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또한, 마리 앞에는 한 잘생긴 뱀파이어 공작이 무릎을 꿇고 그녀의 부츠에 입맞추고 있었다.“히드 공작,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의 상황은 어떻지?”마리는 자신의 발을 거두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리 여왕님, 제가 은밀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배포한 임무를 이미 많은 전 세계 용병과 모험가들이 수락했습니다. 지금 고대 지역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수가 이미 천 명에 달했습니다.”“그중에는 세계정화 교단과 늑대인간 무리 같은 멍청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그 신비로운 보물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제 생각에 두 달도 채 안 돼, 피의 조상 고대 시체에게 바칠 제물의 수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