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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갑자기 부엌에서 시꺼먼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과연 어찌 된 상황일까?

“내가 가볼게요.”

서지현은 걱정되는 마음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부엌으로 향했다.

그 뒤로 몇 분후...

가족들은 단란하게 테이블을 둘러 모여 앉았고 서지현과 이진희는 음식을 가지고 나왔다.

모두 여덟 가지 음식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게 되었는데 그 중 두 음식은 도통 뭔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다.

윤도훈, 이천수 그리고 이원은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웃음을 참느라 여간 힘들지 않았다.

남자들의 그러한 반응을 살피면서 서지현은 헛기침을 했고 멋쩍은 웃음과 함께 침묵을 깨뜨렸다.

“자, 다들 어서 먹어. 우리 진희가 처음으로 만든 음식이니 다들 영광으로 생각하고 맛있게 먹어.”

“여보, 내 생각이 맞다면 이 두 음식은 여보가 한 거 맞지?”

윤도훈은 본채를 잃은 음식을 가리키고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맞아요! 맛있는지 어서 먹어봐요.”

어여쁜 이진희의 얼굴에는 검은 자국이 여기저기 묻어 있다.

아직 미처 허리춤에 질근히 묶고 있던 앞치마까지 풀지 않고 말이다.

음식을 한 번 하는데 부엌은 화생방이 되고 이진희는 화생방을 겪고 나온 병사와 같았다.

지저분해진 외모와 달리 이진희는 지금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기대를 품고 있다.

윤도훈의 반응을 기대하며 자기 음식에 대해 성취감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처음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이기에 첫 번째 음식을 사랑하는 이에게 주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윤도훈은 시꺼먼 음식을 바라보며 도통 젓가락을 옮길 수가 없었다.

역시 하느님은 공평한 듯싶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다고.

“아버님, 어서 드셔보세요. 처남도 수저 들어요.”

순간 머리가 번쩍 돌아가면서 윤도훈은 이천수와 이원도 끌어 당길 생각이었다.

“매형 먼저 드세요. 우리 누나가 처음으로 만든 음식인데 당연히 매형이 먼저 드셔야죠. 매형 드시고 나서 먹을게요.”

이원 또한 머리를 돌리면서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 진희가 자네 위해서 특별히 배운 건데 자네부터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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