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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이천수의 말에 임정국은 곧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오랜만에 옛 이웃을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은 서지현은 그들에게 남아서 같이 밥을 먹자고 했다.

“오늘 저녁에 애들 밥 먹으러 올 거예요. 괜찮으면 다 같이 먹죠.”

풀이 잔뜩 죽어 있던 임정국은 그 말에 다시 기가 살아나면서 부모님이 미처 대답을 하기도 전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흥분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할게요.”

임시원과 여정은 아들을 힐끗 보더니 그의 속셈을 알아차렸다.

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이 집에 남아서 함께 식사하려고 했다.

이천수는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임정국을 바라보며 물었다.

“정국아, 외국에서 여자 친구 사귀지 않았어? 이렇게 멋진 총각이.”

그러자 임정국은 손사래를 치며 제법 진지하게 대답했다.

“아니요. 외국에서 여자 친구 사귄 적 없습니다. 아저씨, 그때는 제가 너무 어려서 말을 하지 못했었는데 인제 제법 나이도 들고 하니 용기 내어 볼까 합니다. 실은 저 어릴 때부터 진희 좋아했습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그때 그 마음이 변한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 돌아온 목적도 진희와 만나기 위해서인데 반대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말을 마치고 임정국은 잔뜩 기대한 얼굴로 이천수와 서지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게... 좀 힘들어 같아. 진희는 이미 결혼했어.”

이천수는 입가에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예상치 못한 답에 임정국은 어찌 반응해야 할 지 몰랐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은 얼굴로 겨우 입을 열었다.

“네? 이미 결혼을 했다고요? 그럴 리가요... 진희는 저와 동갑이고 이제 겨우 26살이잖아요. 제 기억이 잘못된 건가요?”

“아니, 우리 진희 24살이야. 성인이 결혼하겠다는 데 잘못된 건 아니잖아.”

서지현은 웃으며 덤덤하게 대답해 주었다.

하지만 자기 딸에게 다른 감정을 지니고 있는 임정국의 말을 듣고 난 뒤 두 사람은 왠지 모르게 마음속으로 반감이 일었다.

어느새 두 사람은 이미 윤도훈을 자기 사위로 받아들인 게 아닌가 싶다.

“진희가 벌써 결혼했다고요? 너무 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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