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홍지명 쪽에 있던 약품 대리상과 같은 것이다.윤도훈이 여러 단약을 출시하여 그들은 그에게서 이익을 보게 되었고 그의 말에 순순히 따르게 된 것이다.이번에도 같은 도리이다.고씨 가문에 충분한 이익을 가져다줄 수만 있다면, 그들은 자연히 그 두 사람을 때린 것에 대래 추궁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까지 나누게 될 것이다.……이한 주업.“현무 도련님.”“안녕하세요.”회사 판매부의 직원들은 왕현무가 오는 것을 보고 잇달아 비위를 맞추며 인사했다.그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강지원에게 시선이 떨어졌다.“지원아, 판매부 경리 자리 어때? 할만해? 힘들지 않아?”왕현무는 강지원의 곁으로 다가가 몸을 숙여 물었다.지난번에 그는 윤도훈에게서 양원단을 10개나 받았고 절대 강지원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했었다.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왕현무는 또다시 온몸이 근질근질해진 것으로 보인다.강지원의 아리따운 얼굴을 바라보며 당장이라도 뽀뽀하고 싶었다.양원단도 손에 넣었으니 그리 많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아니가 싶었다.“덕분에 편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좀 바빠서 그러는데…….”강지원은 몸을 뒤로 젖히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왕현무가 가까이 다가오자 순간 속이 울렁거렸다.“그래, 그럼 먼저 일 봐! 퇴근 후에 뭐 할 거야? 같이 밥이라도 먹을까?”“그래! 같이 밥 먹자.”왕현무는 턱을 만지며 혼자서 북치고 장구 쳤다.강지원이 미처 거절하기도 전에 그는 이미 훌쩍 떠나버렸다.이에 강지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심란해했다.‘절대 건드리지 않겠다더니…… 왜 또 저른 거야?’‘안 돼. 오늘 일찍 퇴근해서 피해야겠어.’강지원은 속으로 “대피 대안”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한편, 왕현무는 판매부에서 자기 사무실로 돌아왔다.왕씨 가문은 “이한 주업”외에 다른 회사와 산업도 겸비하고 있어 그전에는 이곳에 자주 오지 않았었다.그 매니저가 강지원을 소개해 준 뒤로 그는 이한 주업을 이어
“허 선생이요? 그게 누군데요?”왕현무는 멍하니 있다가 곧이어 무엇인가 떠오른 듯했다.“설마 허씨 가문 사람이에요?”허씨 가문은 수도권 4대 가문의 하나로서 강진시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왕씨 가문은 운성시의 이류 가문인데 그들 뒤에 있는 가문이 바로 허씨 가문이다.물론 허씨 가문에게 있어서 왕씨 가문은 그저 모서리에 박혀 있는 가문일 뿐이다.평소의 일부 업무왕래는 모두 허씨 가문의 외곽인원이 와서 왕씨 가문과 접촉했을 뿐이다.“그래! 수도권 허씨 가문네 허 선생 말이다.”“무려 허씨 가문의 허안강이 직접 오신단다. 그동안 단 한 번도 허씨 가문 직계 인물을 접촉한 적이 없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잘만 된다면 우린 허 선생과 인연을 맺어 앞으로 당당하게 다닐 수 있다.”왕현무는 전화로도 그의 흥분된 표정이 상상되었다.허안강은 허씨 가문 제2 세대 맏이이자 허씨 가문 차임 가주이기도 하다.즉, 진정한 허씨 가문의 핵심 인물이라는 말이다.일단 허안강과 인연을 맺게 된다면 그들이 남긴 찌꺼기만 먹어도 왕씨 가문은 호화로운 삶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맞아요!”왕현무도 흥분해서 말했다.일단 허안강 라인을 타게 된다면 왕씨 가문은 아마 도운시에서 최고 가문이 될 수도있다.“근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왕현무는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실은 아주 쉬운 일이야. 취향 맞춤으로 우리가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수도권에서 여자가 수없이 많다고 하던데…… 무슨 뜻인지 알겠어?”왕준현은 대놓고 얘기하지 않고 암시했다.“여색을 즐긴다는 말이죠?”왕현무는 못된 표정으로 웃었다.이에 왕준현도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남자라면 여자를 마다하지 않아. 참, 주업 회사에 강지원이라는 일품 미녀가 있다고했었지? 허 선생께서 오늘 밤에 도운시에 도착할 예정인데 그 강지원 불러내서 하룻밤 같이 보내게 해.”이 말을 듣고 왕현무는 망설이며 대답하지 못했다.강지원을 눈여겨 본지 한참 되었고 정작 본인도 “맛” 보지 못했는데, 남에게 주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지난번에 불미스러운 일은 있었으나 상대는 강지원의 어머니임으로 윤도훈은 예를 갖추었다.유하정은 잠시 멈칫거리더니 조심스레 떠 보기 시작했다.“그 도훈아…… 혹시 우리 지원이 지금 너랑 같이 있어?”“네?”그 말에 윤도훈은 당황해 마지 못하며 이마에 땀이 흥건해졌다.“아니요. 저 오늘 지원이 본 적도 없습니다.”“그래? 그럼, 왜 이 시간이 되도록 아직도 소식이 없는 거지…… 이 시간이면 이미 집에 돌아왔거든. 한 번도 오늘 같은 상황은 없었어. 혹시나 너 만나러 간 줄 알고 전화하는 길이야. 전화도 통하지 않고 얘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유하정은 말할수록 걱정이 더해져 갔다.“네? 연락이 되지 않아요?”강지원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윤도훈도 조급해하며 눈살을 찌푸렸다.“그래. 너도 알다시피 내가 몸이 좀 좋지 않잖아. 우리 집안일도 모두 지원이가 도맡아 하고 있어.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돌아오는 얘였는데…… 갑자기 일이 생기거나 야근을 한다고 해도 꼭 미리 전화하는 얘였어…… 근데 오늘은 9시가 되도록 전화 한 통 없고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 내가 지금 가장 걱정되는 건 조금 전에 지원이 회사 동료한테 전화했었는데 지원이 오늘 일찍 퇴근했다고 그랬어.”“얘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혹시 오는 길에 나쁜 일이라도 당한 거 아니야…….”유하정은 조급한 나머지 내내 혼자 중얼거렸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조금만 있으면 집에 올지도 모르잖아요. 제가 한번 찾아볼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기다리세요. 소식 있는 대로 바로 연락드릴게요.”그런 유하정을 위로하며 윤도훈이 말했다.“그래그래, 고마워. 나랑 지원이 아빠도 주위에서 한번 찾아볼게.”유하정은 고마워하며 몇 마디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한편, 윤도훈은 전화를 끊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는데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그 또한 바로 강지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꺼진 상태로 알려졌다.“정말로 무슨 일 생긴 거야?”“아마…… 그럴 수도 있
전화를 받은 왕현무는 긴가민가했다.“윤도훈?”“그래. 나 윤도훈이야. 양원단 더 있으면 너한테 연락하라고 그러지 않았어?”윤도훈의 물음에 왕현무는 잠시 망설이다가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했다.“오늘은 안 돼. 내가 좀 바빠서 그러는데 나중에 내가 높은 값으로 쳐줄게.”말을 마치고 그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이때 옆에 있던 왕준현이 물었다.“아들, 누구야?”이에 왕현무의 두 눈에는 의심스러운 빛이 번쩍이었다.“강지원이랑 동창인데, 지난번에…….”그는 그전에 있었던 일을 왕준현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자초지종을 모두 말하고 난 뒤 왕현무는 콧방귀를 뀌었다.“일찍이 전화할 것이지 왜 하필 오늘 전화 온 건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공교로울 수도 있는 걸까요? 상대도 하지 않고 바로 끊었어요.”왕주현은 모든 걸 듣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강지원 동창이라고? 흥!”말하면서 그는 왕현무를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아주 잘했다. 하필 오늘 전화 온 것이 좀 의심스럽다. 조심하는 것이 좋으니 오늘 지나고 나서 다시 얘기하자.”한편, 끊긴 전화를 보고 윤도훈의 얼굴에는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사실 그르 떠보려고 건 전화였다.‘양원단을 사지 않는다고? 네가? 허허…….’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이 생긴 윤도훈이다.강지원 실종 사건은 왕현무와 필연적인 관계가 있음이 확실해졌다.이윽고 그는 이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한 주업 왕현무에 대해 좀 알아보라고 했다.“처남, 혹시 이한 주업에 왕현무라고 알아요? 평소에 어딜 즐겨 다니는지 나쁜 짓 할 때는 특히 어딜 자주 가는지 한번 알아봐 줘요.”이원은 도운시 지하 세력을 오랫동안 주름잡고 있었을뿐더러 지금은 지하 양대 세력의 하나로서 윤도훈 보다 알아내기 쉬울 것이다.“왕현무요? 제가 한 번 알아볼게요.”이원은 시원하게 단 번에 승낙했다.잠시 후, 그는 윤도훈에게 도로 전화를 걸어 알아낸 정보를 일일이 말했다.왕현무는 소문 난 바람둥이로 집안 배경을 믿고 그동안 수없이
풍기는 기세로 봐서는 명력 후기 고수가 틀림없다.왕준현의 도움을 받은 뒤로 그는 줄곤 왕준현과 함께하게 되었다.그동안 왕씨 부자를 위해 적지 않은 뒤처리를 도맡아 했었다.누군가를 납치해 오는 것과 같은 일은 그에게 있어서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아들, 너 역시 보는 눈이 있어. 하하…….”왕주현은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물론이죠! 어때요? 허 선생께 선물로 드리면 좋아하시겠죠?”왕현무는 흐뭇해하며 대답했다.“두말하면 입 아프지. 당연히 마음에 들어 하실 거다. 이런 여자라면 그 어떠한 남자도 참지 못할 것이다.”왕준현은 헤벌쭉 웃으며 연신 침을 삼켰다.이윽고 그는 휴대폰을 꺼내 허안강에게 전화를 걸었다.허안강은 도운시로 온다며 왕준현에게 미리 직접 연락을 했었다.그에게 호텔을 준비해 달라면서 말이다.이로 인해 왕준현은 마침내 자기 가문에게 기회가 온 듯했다.허씨 가문의 핵심 인물인 허안강을 직접 모실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하여 그는 심혈을 기울어 허안강에게 잘 보이고 싶었고 그에게 빌붙으려고 했다.“허 선생님, 외람되지만 어디쯤입니까? 지내실 곳은 제가 마련 해두었습니다. 저희 WO빌리지로 오시면 되는데, 제가 모시러 가도 되겠습니까?”왕준현은 아첨을 떨며 정중하게 말했다.“아닙니다. 도운시에 이미 도착했고 어딘지 아니 찾아가겠습니다.”그와 달리 허안강은 덤덤한 목소리로 짙은 카리스마를 풍겼다.“네! 그럼, 천천히 살펴 오시기 바랍니다. 제가 편히 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겠습니다.”토씨 하나에도 아첨의 뜻이 깊이 베어 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냥 잠만 자고 걸 갈 겁니다. 밥도 이미 먹었고 내일 일 마치는 대로 바로 돌아갈 겁니다.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허안강은 그의 아첨 따위에 넘어갈 사람이 아니다.“식사만이 아니라 다른 선물도 준비해 두었습니다.”거절하는 그에게 왕준현은 신비로움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선물이요? 그게 뭡니까?”허안강은 다소 의외였다.“하하, 그건 이게 오시면 알게 될
물론 허안강은 왕준현에게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남에게 사과하러 온 것이라는 것도 체면을 위해 더더욱 입 밖에 내놓지 않았다.다만 선물을 주러 왔다며 얼렁뚱땅 넘기었을 뿐이다.“네? 선물 드리러 왔다고요? 남자분이요? 아니면 여자분이요?”왕준현은 순간 멈칫거리다가 물었다.“남자입니다만 상대가 누군지 제가 보고라도 그려야 하는 겁니까?”허안강은 다소 언짢아하며 대답했다.“아닙니다! 아닙니다. 제가 괜한 걸 물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마지막까지 왕준현은 아첨을 떨었다.전화를 끊자마자 그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하더니 이윽고 흥분해 마지 못하기 시작했다.“아빠, 왜 그러세요?”표정에 연신 변화가 일어나는 왕준현을 바라보며 왕현무는 어리둥절했다.이에 왕준현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너 그거 알아? 허 선생께서 글쎄 직접 선물 주러 온 거라고 하셨어. 허 선생이 직접! 그 신분으로 직접 올 만큼이면 상대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말하면서 왕준현은 두 눈은 격동과 흥분한 빛이 반짝거렸다.“게다가 그 사람도 남자라고 그랬어. 남자면 우리한테 더 좋은 거 아니야? 강지원, 쟤 있잖아. 어쩌면 우리 한방에 높이 올라갈 수 있을 지도 몰라.”“하하, 그래요? 허 선생께서 직접 선물 드리러 온 거라고요? 그 상대가 우리 도운시에 있다고요? 그럼, 살짝만 빌붙어도 앞으로 도운시에서 엄청 편하게 살 수 있겠네요?”왕현무도 덩달아 흥분해 마지 못했다.순간 강지원을 바라보는 왕씨 부자는 얼굴에는 음흉한 빛이 가득했다.왕씨 가문은 지금으로부터 강지원만 믿고 일떠설 생각이다.강지원은 두 사람에게 있어서 복덩이나 다름없는 존재로 거듭났다.그러나 바로 이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왜 그래? 무슨 일이야?”왕준현은 눈살을 찌푸렸다.“글쎄요. 블랙잭이랑 나가 볼게요.”왕현무는 말하면서 블랙잭과 함께 지하실을 나섰다.위층으로 올라와 보자마자 두 사람은 안색이 확 바뀌게 되었다.여러 경호원이 쓰러진 채 비명만 지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앞으로 내
“하하하…… 시원해?”득의양양하게 웃으며 왕현무가 옆에서 비아냥거렸다.이때 왕준현은 강지원을 앞으로 당기며 차갑게 웃으며 경고했다.“더 때려.”“너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다. 아니면 이 여자 당장 죽여 버릴 거다.”윤도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반짝이는 두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솔직히 블랙잭이 날린 따귀는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명력 후기 고수 밖에 안 돼는 블랙잭이기에 윤도훈은 아플 리가 없다.하지만 이는 고통의 문제가 아니라 능멸에 관한 문제다.다만 강지원에게 총구가 겨누어 있는 이상 윤도훈은 감히 경거망동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따귀 한 번 맞고 울화통이 터지면 터졌지 강지원이 이보다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지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탁-탁-이윽고 블랙잭은 독을 품고 윤도훈의 뺨을 또다시 연속 두 번 후려쳤다.조금 전 윤도훈의 발길질에 멀리 날아가 피를 토한 걸 생각하니 그 또한 울화통이 터졌던 지라 지금 속이 다 후련하다.“흑흑…….”꼼짝없이 맞고 있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강지원은 발만 동동 굴렀다.아리따운 두 눈에는 왕씨 부자를 향한 한과 윤도훈을 향해 미안함이 가득하며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허허…… 간지러워!”이때 윤도훈은 웃으며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이에 왕씨 부자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씨X! 너 지금 해보자는 거지? 블랙잭, 더 때려! 아주 즐기는 모습이니 더 즐겁게 해 줘!”왕현무가 이를 갈며 말했다.블랙잭에게 맞고 있는 윤도훈을 바라보면서 시원하기 그지없었다.왕현무는 이처럼 누군가를 자기 발밑에 밟고 있는 것을 즐긴다.왕준현 또한 블랙잭을 향해 독이 가득 찬 눈짓을 보냈다.그 눈빛에 담긴 뜻은 놀만큼 놀았으면 얼른 처리하여 다시 일떠설 기회를 없애라는 것이다.그러고 나서 그는 또다시 강지원의 머리를 향해 총구를 깊이 들이박으면서 윤도훈을 향해 소리쳤다.“자식, 너 가만히 있어! 아니면 이 X 머리에 총알 박히게 할 테니까!”말이 떨어지자마자 블랙잭은 허리춤에서
그러나 결과는 전과 마찬가지였다.윤도훈은 가만히 서서 블랙잭이 하고 싶은 대로 두었다.날카로운 칼끝은 그의 옷만 찢었을 뿐 몸에는 흔적조차 남길 수 없었다.“그래! 한 번 해보자!”“아! 아!”분이 내려가지 않는 블랙잭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비수를 들고 윤도훈의 복부를 비롯한 연약한 곳을 미친 듯이 찔렀다.비수가 휘어지도록 휘둘렀지만 피 한 방울도 보이지 않았다.“죽일 힘도 없는 인간이 나쁜 사람 행세하고 다니는 거 가소롭지 않아?”윤도훈은 블랙잭을 향해 비아냥거렸다.아무리 공격을 더 해도 멀쩡하기만 한 윤도훈을 마주하며 그는 이미 초점을 잃었다.왕씨 부자 또한 넋이 나간 지 오래다.강지원도 무슨 괴물을 보고 있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하지만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가득했던 모습으로 완전히 사라지고 속으로 한시름 놓게 되었다.“너…… 정체가 뭐야?”왕준현은 파르르 떨며 물었다.“다시 한번 얘기한다. 지원이 풀어주면 눈 감아 준다.”“아니면, 내년 오늘이 너희 부자 제삿날이 될 것이다.”윤도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면서 삼엄한 분위기를 띠었다.그 말을 들은 왕준현은 강지원을 더욱 꼭 잡으며 이를 악물었다.“그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짖거리지 마! 나도 경고하는데 죽이기 전에 당장 네발로 기어나가! 블랙잭이 아니라도 널 죽일 사람 또 있어!”그는 강지원을 바라보고 차갑게 웃으며 덧붙였다.“그냥 미리 해주는 말인데 이 여자는 내가 누구한테 주려고 준비한 선물이야. 네 와이프도 아닌 여자 때문에 목숨 걸지 말고 당장 가는 것이 좋을 거다.”왕현무도 이에 맞장구를 치며 거만하기 그지없었다.“맞아! 허 선생님 신분으로는 반드시 절세 고수를 경호원으로 데리고 올 것이다. 강지원은 우리가 허 선생님께 드리는 선물이니 감히 끼어들 시에 허 선생님이 널 바퀴벌레 죽이듯이 죽일 것이다.”이때 왕준현은 그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허 선생’에 대해 이렇게 빨리 입 밖으로 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하지만 오히려 좋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