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윤도훈은 하루라도 빨리 실력을 키우고 싶은 것이다.윤세영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다른 곳은 모르겠고 도운시에서는 고씨 가문에는 있을 거야. 아마 수련 자원이 엄청많을걸? 돈이 많다면 가서 사도 돼. 물론 실력이 된다면 빼앗아도 되고. 허허…….”마지막 말을 하면서 윤세영은 농담하는 기색을 드러내며 그를 조롱했다.윤도훈은 눈빛이 날카로워지면서 본능적으로 물었다.“고씨 가문 실력은 어느 정도야?”그러자 윤세영은 살짝 당황했다.“설마 정말로 빼앗으려는 건 아니지? 고씨 가문에서 결단 경지 가주가 나온 적이 있다고 들었었어. 비록 10여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아직 살아 있는지는 몰라. 하지만 지금의 가주와 호법 그리고 장로까지 초급 경지 후기 고수라고 들었어.”“음…….”윤세영의 말을 듣고 윤도훈은 살짝 흔들렸다.“그냥 거래로 하는 게 나을 것 같아.”머릿속의 용혼선결의 경지에 따라 낮은 것부터 높은 것까지 각각 연정, 초급, 결단 경지, 금단, 원영, 동허, 쇄허, 대승, 도겁 구대 경지로 나눈다.윤도훈은 이제 겨우 초급에 들어섰을 뿐이다.고씨 가문의 결단 경지 가주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라도 남은 초급 경지 고수와 맞설 수 있는 것이 아니다.게다가 실력이 향상됨에 따라 수련자의 생명 층차는 끊임없이 극한을 돌파하고 수명도 따라서 연장된다.하여 결단 경지 옛 가주는 아직 살아있을 수도 있다.“어휴…… 내 실력이 부끄럽구나…….”“쳇…….”윤세영은 입을 삐죽거리며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빼앗겠다고 했던 거 설마 진심은 아니었겠지?’호텔에서 나오고 나서 윤도훈은 차에 앉아 속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지난번 고씨 가문 경매에서 “진살부”를 팔고 고씨 가문의 공제금을 떼고 나서 680억을 벌었다.이찬혁은 그동안 대신 양원단을 팔아준 덕분에 1200억을 손에 넣게 되었다.그리고 전에 강지원이 다녔던 이한 주업의 왕현무로부터 80억을 받고 조문호로부터1000억, 1600억을 잇따라 받았다
현숙애의 표정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윤도훈에 대한 원한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조문호는 한숨을 내쉬며 현숙애에게 말했다.“여보, 그냥 윤도훈한테 돈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미 약속했던 일이기도 하잖아. 만약 윤도훈이 아니었다면 이찬혁이 그날 우리 가족 다 죽였을 거야…….”윤도훈에게 빚진 1600억을 갚고 싶지만 그럴 만한 사정이 되지 않았다.1000억을 윤도훈에게 주면서 조문호의 자금은 거의 바닥이 났었다.조씨 가문은 일부 자금은 현숙애가 관리하고 있어 만약 허락하지 않는다면 윤도훈에게 줄 돈은 정말 없다.“당신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윤도훈이 그날 어떻게 돈을 요구했던지 기억 안 나? 대놓고 사기 치는 거랑 뭐가 달랐는데? 그리고 이찬혁을 대신 죽여준 것도 아니잖아. 근데 또 돈을 내놓으라고? 미친!”현숙애는 이를 악물고 욕설을 퍼부으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순간 조문호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찬혁이는 내 아들이야! 윤도훈이 어떻게 죽일 수 있겠어?”이찬혁에 대해 얘기가 나오자 조문호는 죄책감이 밀려오면서 마음 한 곳이 아팠다.그가 자기를 아버지로 받아들이는 건 사치라고 생각하며 자기에 대한 원한만 내려놓기를 바라고 있다.이런 순간에 현숙애의 입에서 이찬혁을 죽여야한다는 소리를 듣게 되니 화가 치밀어오른 것이다.“아들? 참, 웃기지 않아? 걔가 당신이랑 같은 성 씨야? 당신을 아버지로 받아들였어?”“내가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당신한테 아들은 현인 하나뿐이야. 다른 속셈 품고 있지 말라는 소리야. 아니면 그 빌어먹을 이천연을 찾아가 다시 살겠다는 거야?”붉으락푸르락하며 조문호는 손가락으로 현숙애를 가리키며 부들부들 떨었다.“너…… 그만하자. 싸우고 싶지 않아.”말하면서 조문호는 노여움을 머금고 몸을 돌려 떠났다.현숙애는 그를 향해 콧방귀를 뀌며 한동안 흐리멍덩해졌다.이윽고 이를 갈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는데 수도권 육씨 가문이었다.전화를 끊고 난 뒤, 현숙애의 얼굴은 음침하고 매서운 기색이었다.“빌어먹을 윤도훈!
율이가 교실에 들어서서야 윤도훈은 몸을 돌려 떠났다.지난번 율이가 아프고 난 뒤로 건강하고도 기쁘게 보내는 율이의 매 순간이 소중해졌다.하여 때때로 생활속의 작은 행복들을 기록하게 되었다.실은 속으로는 두려움도 있다.율이 몸에 있는 저주를 풀지 못할까 봐 7살이 되기 전까지 상고 윤씨 가문을 상대할 힘이 없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그 용 모양 옥패만 얻으면 세계 정점에 설 수 있다고 윤세영이 그랬어.’자신이 옥패의 전승을 받았을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윤도훈은 그때 인사불성이 되었을 때 머릿속에 누군가가 목소리가 울렸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그러나 그 소리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설마 다른 이가 들어 있는 건 아니겠지?’“선배님! 선배님? 들리세요?”그렇게 생각하면서 윤도훈은 머릿속으로 “그”를 불러 소통하려고 했다.그러나 머릿속에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그래, 말도 안 되는 일이야.’생각이 많았다면 고개를 젓더니 그는 차에 올라 떠나려고 했다.“윤 선생, 잠시만요!”바로 이때 누군가가 윤도훈을 향해 걸어왔다.그는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하고 저도 모르게 눈썹을 올리며 웃었다.“고 집사님, 영옥주려고 부른 겁니까?”방금 윤도훈을 부른 사람은 바로 고씨 가문의 집사 고민혁이다.그의 옆에는 키가 작고 엄청 야위한 노인이 있었다.겉보기에는 6, 70세로 보였지만 얼굴색이 붉고 윤기가 흐르며 정기가 넘쳤다.노인은 담담하게 윤도훈을 훑어보며 말도 하지 않고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그…… 영옥에 관해서는 나중에 다시 얘기 합시다. 준비되는 대로 가져다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은 다른 일로 찾아온 겁니다.”고민혁은 웃으며 말했다.“다른 일이요?”“네. 일이 성사되면 윤 선생한테도 이득이 될 겁니다. 자세한 얘기는 가면서 할까요?”“타시죠.”고민혁은 웃으며 차에 타라고 손짓을 했다.이에 윤도훈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좋습니다. 내 차로 갈 테니 앞장서시죠.”그 또한 수련할 필요할 자원을
윤도훈은 고민혁을 한 번 보고는 덤덤하게 물었다.“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그날 병원에서 윤 선생 옆에 있던 이찬혁이 바로 판매자입니다. 이찬혁은 윤 선생 사람이 확실해 보이던데 설마 부인하려는 건 아니죠?”고민혁은 두 눈을 반짝이며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이때 그 오만한 손을 흔들며 다소 참을 수 없는 말투로 말했다.“고 집사, 그만 빙빙 돌고 그냥 터놓고 말합시다.”말하면서 노인은 윤도훈을 보고 얼굴에 다소 강한 기색을 띠며 말했다.“젊은이, 쓸데없이 에둘러 말하지 않겠습니다. 양원단 제작 재료와 제조 방법을 고씨가문에 파세요.”이 노인의 이름은 고진이라고 한다.그는 고씨 가문의 연단사이자 종사 강자이기도 하다.고씨 가문에서 그의 지위는 자연이 초연하며 가문의 장로와 비견되는 존재로 존경을받는 대상이다.이 때문에 오만한 성격도 생겨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강하다.말이 떨어지자 윤도훈은 고진을 바라보며 가지고 놀려는 표정을 지었다.“고씨 가문에서 산다고요? 그에 치르려는 대가는 무엇입니까?”그러자 고진은 콧방귀를 뀌었다.“영옥을 원하단고 하지 않았습니까? 고씨 가문에서 영옥 100근에 2000억을 주겠습니다. 그 대신 당신이 양원단 제조 재료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적어 줘야 할 것입니다.”그의 말에 윤도훈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저기요, 선배님, 지금 농담하시는 겁니까? 영옥은 본래 약속되어 있었고 제가 댁의도련님을 구한 대가로 응당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이어 그는 또 비웃으며 덧붙였다.“그리고 2000억을 준다고요? 말하고도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양원단 하나의 가격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단약을 팔면서 내가 얼마나 벌었는지 아십니까? 2000억이 눈에 들어올 것 같습니까? 그런 계산도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의 말에 고진은 얼굴이 한껏 어두워지면서 위협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젊은이, 분에 넘치는 욕심은 넣어두는 게 좋을 겁니다. 이만하면 이미 충분합니다. 고씨 가문에서 당신이 사사로이
“당장 비키는 게 좋을 겁니다.”윤도훈은 날카롭게 소리를 지르며 이어서 다시 발걸음을 내디뎠다.“어린 놈이 죽으려고 환장했나!”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퍼부으며 윤도훈을 향해 공격했다.그는 온몸에 힘이 넘치고 종사의 실력이 남김없이 드러나 무력수단으로 윤도훈을 강제로 남겨두려 했다.고민혁 또한 뒤에서 주먹을 휘날리며 돌진해 왔다.그와 동시에 진기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전에 병원에서 그는 윤도훈과 한번 맞붙었는데 당시 약간 손해를 보았다.그러나 고민혁은 자신이 방심했다고 생각했을 뿐 윤도훈의 실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생각하지 않았다.오히려 그 한 번 때문에 마음속으로 아직 승복하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를 위신을 되찾으려 했다.두 사람이 동시에 공격하는 것을 보고 윤도훈의 두 눈에 노기가 그려지면서 반격하기시작했다.뒤에 있는 고민혁의 공격을 완전히 무시해 버리고 고진을 향해 공격을 더했다.탁-펑-두 사람의 손바닥이 맞붙은 순간 고민혁의 손바닥도 윤도훈의 등에 제대로 찍혔다.이윽고 고민혁은 안색이 변하더니 끙끙거리며 뒤로 급히 물러섰다.작은 산이 자기 몸을 누르고 있는 듯이 오른팔이 저리다 못해 뼈까지 모조리 부러질것만 같았다.일시에 윤도훈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윤도훈은 강력한 공격에도 무사하기만 했다.상대의 실력이 자기 한 수위라는 것을 고민혁은 모를 리가 없다.그리고 이때 윤도훈과 맞붙긴 고진은 물러서려고 해도 물러설 곳이 없었다.두 손이 부딪치는 순간, 손바닥뼈는 윤도훈의 공격으로 하여 산산조각이 났으니 말이다.사색이 되어 심한 통증을 참으며 몸을 빼려고 했지만 윤도훈이 그의 오른팔을 덥석 잡았다.펑-곧이어 그는 무자비하게 휩쓸려 고진의 몸에 매섭게 떨어졌다.고진은 몸을 빼기는 고사는 가만히 맞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는 룸 안의 테이블에 부딪쳐 낭패하기 그지없이 땅에 떨어져 피를 한 모금 뿜어냈다!“초급 경지!”고진은 눈동자가 움츠러들어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탁-이
윤도훈은 거만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맹렬한 카리스마가 풍기고 있다.고진은 입가의 혈흔을 닦아버리고 놀란 심장을 부여잡고 물었다.“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당신 사부는 또 누구십니까? 어느 가문입니까? 아니면 어느 문파인 것입니까?”고진은 그도 어느 강대한 고무 세가나 문파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그렇지 않으면 세속사회에 어떻게 이렇게 젊은 초급 경지 고수가 나타날 수 있겠는가?그 말을 듣고 윤도훈의 두 눈에는 이상한 억새를 스쳐 지나갔다.‘사부?’사부도 가문도 문파도 윤도훈에게 그 무엇도 없다.그러나 고진의 질문을 듣고 나니 마음이 움직이기는 했다.지금 실력으로는 아직 고씨 가문과 맞설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당분간 그들과 아무런 원한도 맺고 싶지 않다.아직 실력이 부족하고 주위에 걸림돌도 많아 도처에 적을 두는 건 현명하지 않다.게다가 상대는 결단 경지 고수의 세력으로 의심된다.이렇게 생각하더니 윤도훈 콧방귀를 뀌며 약간의 오만함과 묘한 말로 현혹했다.“당신은 내가 누군지 알 자격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 분명히 말해드리겠습니다. 내 배후에 있는 세력은 설령 고씨 가문이라고 해도 절대 건드릴 수 없을 겁니다.”“돌아가서 당신네 가주에게 알리세요. 고민혁 씨가 약속했던 영옥을 순순히 보내는 것이 좋을 겁니다. 아니면 직접 댁으로 방문하여 찾아올 것입니다. 그 누구도 나한테 빚지고 순순히 살아남지 못했습니다.”비할 데 없이 포악하고 날뛰는 이 말을 내던지고 그는 바로 떠나버렸다.고진은 그곳에 주저앉아 안색이 한동안 오락가락했다.엽봉이 떠난 후 그는 휴대폰을 꺼내 고씨 가문 가주인 고민기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떻게 됐습니까?”고민기는 전화를 받자마자 결과부터 물었다.고진은 가족 내의 연단사로서 지위가 비교적 초연하여 가주인 그도 공경해야하는 대상이다.“가주님, 죄송합니다만 망쳤습니다. 윤도훈은 강력하게 나오면서 양원단 제조 재료와방법을 내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마치 홍지명 쪽에 있던 약품 대리상과 같은 것이다.윤도훈이 여러 단약을 출시하여 그들은 그에게서 이익을 보게 되었고 그의 말에 순순히 따르게 된 것이다.이번에도 같은 도리이다.고씨 가문에 충분한 이익을 가져다줄 수만 있다면, 그들은 자연히 그 두 사람을 때린 것에 대래 추궁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까지 나누게 될 것이다.……이한 주업.“현무 도련님.”“안녕하세요.”회사 판매부의 직원들은 왕현무가 오는 것을 보고 잇달아 비위를 맞추며 인사했다.그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강지원에게 시선이 떨어졌다.“지원아, 판매부 경리 자리 어때? 할만해? 힘들지 않아?”왕현무는 강지원의 곁으로 다가가 몸을 숙여 물었다.지난번에 그는 윤도훈에게서 양원단을 10개나 받았고 절대 강지원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했었다.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왕현무는 또다시 온몸이 근질근질해진 것으로 보인다.강지원의 아리따운 얼굴을 바라보며 당장이라도 뽀뽀하고 싶었다.양원단도 손에 넣었으니 그리 많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아니가 싶었다.“덕분에 편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좀 바빠서 그러는데…….”강지원은 몸을 뒤로 젖히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왕현무가 가까이 다가오자 순간 속이 울렁거렸다.“그래, 그럼 먼저 일 봐! 퇴근 후에 뭐 할 거야? 같이 밥이라도 먹을까?”“그래! 같이 밥 먹자.”왕현무는 턱을 만지며 혼자서 북치고 장구 쳤다.강지원이 미처 거절하기도 전에 그는 이미 훌쩍 떠나버렸다.이에 강지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심란해했다.‘절대 건드리지 않겠다더니…… 왜 또 저른 거야?’‘안 돼. 오늘 일찍 퇴근해서 피해야겠어.’강지원은 속으로 “대피 대안”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한편, 왕현무는 판매부에서 자기 사무실로 돌아왔다.왕씨 가문은 “이한 주업”외에 다른 회사와 산업도 겸비하고 있어 그전에는 이곳에 자주 오지 않았었다.그 매니저가 강지원을 소개해 준 뒤로 그는 이한 주업을 이어
“허 선생이요? 그게 누군데요?”왕현무는 멍하니 있다가 곧이어 무엇인가 떠오른 듯했다.“설마 허씨 가문 사람이에요?”허씨 가문은 수도권 4대 가문의 하나로서 강진시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왕씨 가문은 운성시의 이류 가문인데 그들 뒤에 있는 가문이 바로 허씨 가문이다.물론 허씨 가문에게 있어서 왕씨 가문은 그저 모서리에 박혀 있는 가문일 뿐이다.평소의 일부 업무왕래는 모두 허씨 가문의 외곽인원이 와서 왕씨 가문과 접촉했을 뿐이다.“그래! 수도권 허씨 가문네 허 선생 말이다.”“무려 허씨 가문의 허안강이 직접 오신단다. 그동안 단 한 번도 허씨 가문 직계 인물을 접촉한 적이 없었는데,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잘만 된다면 우린 허 선생과 인연을 맺어 앞으로 당당하게 다닐 수 있다.”왕현무는 전화로도 그의 흥분된 표정이 상상되었다.허안강은 허씨 가문 제2 세대 맏이이자 허씨 가문 차임 가주이기도 하다.즉, 진정한 허씨 가문의 핵심 인물이라는 말이다.일단 허안강과 인연을 맺게 된다면 그들이 남긴 찌꺼기만 먹어도 왕씨 가문은 호화로운 삶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맞아요!”왕현무도 흥분해서 말했다.일단 허안강 라인을 타게 된다면 왕씨 가문은 아마 도운시에서 최고 가문이 될 수도있다.“근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왕현무는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실은 아주 쉬운 일이야. 취향 맞춤으로 우리가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수도권에서 여자가 수없이 많다고 하던데…… 무슨 뜻인지 알겠어?”왕준현은 대놓고 얘기하지 않고 암시했다.“여색을 즐긴다는 말이죠?”왕현무는 못된 표정으로 웃었다.이에 왕준현도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남자라면 여자를 마다하지 않아. 참, 주업 회사에 강지원이라는 일품 미녀가 있다고했었지? 허 선생께서 오늘 밤에 도운시에 도착할 예정인데 그 강지원 불러내서 하룻밤 같이 보내게 해.”이 말을 듣고 왕현무는 망설이며 대답하지 못했다.강지원을 눈여겨 본지 한참 되었고 정작 본인도 “맛” 보지 못했는데, 남에게 주
한연란의 반문을 들은 윤도훈은 순간 멍해졌다. ‘이곳에 무언가 안 좋은 것이 있을 텐데, 한연란은 대체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한 것일까?’“설마, 이곳에 갇혀 있는 게 무슨 이득이라도 있단 말입니까?”윤도훈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그러자 한연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제 막 들어오셔서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아직 말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 회장님을 만나 뵌 후에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굳이 더 캐묻지는 않았다. 대신 한연란의 다른 동료들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들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그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와 신중함이 서려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들을 도운 윤도훈조차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그들은 지하 통로를 따라 약 1리 정도를 이동한 후, 마침내 한조 자유 수련자 협회가 이곳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만든 집결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마치 수도원 같은 건물처럼 보였으나, 분명히 과거 흡혈귀 일족이 거주했던 지역인 만큼 일반적인 수도원은 아니었다.건물의 벽에는 각종 사악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흡혈귀의 섬뜩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음울하고 기괴했다.한연란은 윤도훈을 데리고 건물 안의 한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어르신 한 명과 중년 남자가 앉아 있었다.어르신은 일흔을 넘긴 듯 백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중년 남자는 차분한 기운을 풍기며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는 왠지 모르게 윤도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윤도훈은 그들을 몇 번 훑어보며 생각했다.‘이상하군.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 드는 건 왜지?’이윽고 윤도훈은 두 사람 모두 금단 후기 수준의 강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러나 두 사람의 진기와 단전 안에는 흡혈귀 일족 고수들의 기운과 비슷한 기운, 즉 기혈의 힘이 섞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들은 분명 금단
윤도훈은 이찬혁과 노차빈 등 봉화경비 소속 사람들의 안위가 걱정되어, 용안관천술의 기운 추적법을 사용하여 그들의 흔적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서는 기운 추적법조차 무용지물이었다.“이런, 어쩔 수 없군.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이찬혁과 노차빈이 무사하기를 바랄 수밖에.”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그때, 멀지 않은 거리에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 윤도훈은 눈빛을 번뜩이며 빠르게 그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가 도착한 곳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대 시체의 공격을 막아내며 싸우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앞장선 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길고 날카로운 검을 휘두르며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도 고대 시체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지만,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았다.윤도훈을 놀라게 한 점은, 그들이 모두 동양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용병처럼 보이지 않았으며, 사용하는 무기도 냉병기였다. 또한, 움직임은 염하의 수련자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흡사했다.‘이런, 염하에서 온 모험가들이나 자유 수련자들인가?’윤도훈은 속으로 생각했다.사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나 무파나 가문의 지원 없이 활동하는 자유 수련자들이었다. 이들은 세계를 떠돌며 기회를 찾아 나서곤 했고, 어떤 흥미로운 소문이 돌면 먼 곳까지 찾아가기도 했다.그들의 움직임을 보니, 모두 진기를 운용하며 싸우고 있었지만, 그 진기에는 희미하게 붉은 빛이 섞여 있었다. 그 붉은 빛은 흡혈귀 일족의 기운과 비슷해 보였고, 윤도훈은 속으로 의문이 들었다.그러나 국외에 나와 이런 익숙한 동양인 얼굴들을 보자, 윤도훈은 그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다.윤도훈은 빠르게 달려가며 그들을 공격하는 고대 시체들에게 일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그 무리에 있던 파란 옷의 여인과 다른 사람들이 경계의 눈빛을 드러내며 윤도훈을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윤도훈의 등장에 놀란 듯, 몇몇 사람들은 고대 시체와 싸우는 것을 멈추고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윤도훈을 휘감았다. 그러나 망설임 없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섰다.눈앞의 풍경은 한순간에 붉은 기운으로 뒤덮였다. 사방이 핏빛 안개로 가득 차 있었고, 주변의 분위기는 마치 중세 MZ의 도시와도 같았다. 고풍스러운 성채와 중세풍의 건축물이 우뚝 솟아 있었으며, 멀리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보였다. 시계탑의 커다란 시계추는 이미 오래전에 멈춰 있었고, 그 위에는 어두운 붉은색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피로 물든 듯한 인상을 주었다.바람이 휙 지나가며 희미한 피비린내가 코끝을 스쳤다.‘이곳이 바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인가?’윤도훈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주변을 살피고, 환경 변화로 인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잠시 후, 확인을 마친 윤도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얼굴에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평소라면 윤도훈은 백 미터 내외의 모든 상황과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순간 그의 감각은 마치 억눌린 듯 작동 범위가 크게 줄어들었다. 주변 10여 미터 정도의 상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었다.동시에 윤도훈은 자신의 피가 이상하게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그로 인해 그의 감정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기며, 내면에는 폭력적이고 살육적인 충동이 점점 커져갔다.윤도훈은 자신의 정신력을 사용해 이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는 용조의 검혼을 정련하며 정신력을 크게 단련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감정 제어에 유리했다.그러나 이곳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동요는 윤도훈이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이 모든 것은 윤도훈을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몸속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힘이 자리 잡고 있었다.그 힘은 윤도훈을 더 강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살인 충동도 불러일으켰다. 이 힘은 그의 몸속에 있던 죽음의 힘과 유사했지만, 그보다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힘은 너무 강력해서 윤도훈조차 강제로 몰아낼
이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대해 윤도훈은 속으로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현재 윤도훈이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적인 상고 윤씨 가문과, 언젠가 다시 마주하게 될 단맥종과 같은 위협을 생각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 어떤 기회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따라서 피의 조상의 심장을 얻으면 흡혈귀의 시조인 카인 마왕의 일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윤도훈의 마음을 크게 흔들었다.흡혈귀 황제 마리의 말 앞부분에는 아직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녀가 봉화경비라는 이름을 언급했을 때 윤도훈의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봉화경비? 봉화경비가 왜?”윤도훈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전에 윤도훈은 이미 이찬혁과 노차빈이 고액의 임무를 수락하고 해외로 떠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마리가 봉화경비를 언급하다니, 혹시 이게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인가?역시나, 잠시 후 히드 공작이 말을 이었다.“봉화경비의 몇몇 인원이 저희 히드 조직이 의뢰한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 탐험 임무를 수락했습니다.”“다른 용병들과 함께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에 들어갔죠. 하지만 지금까지 그곳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윤도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혹한 눈빛으로 히드 공작을 바라보았고, 온몸에서 강렬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이 순간, 히드 공작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마치 얼음동굴에 갇힌 것처럼 차가운 공포를 느꼈다. 그는 서둘러 해명했다.“인정합니다. 히드 조직은 과거 선생님께 복수하기 위해 윤도훈 씨 주변 사람들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그래서 봉화경비의 배후가 바로 윤도훈 씨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이번 임무는 저희가 봉화경비를 유인한 것이 아닙니다.”“흥!”윤도훈은 크게 코웃음을 치며 공기를 흔들 정도의 낮은 음성을 냈다. 그 소리에 히드 공작은 귀가 아플 정도의 통증을 느꼈다.“내 사람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히드 조직은 완전히 몰락하게 될 것이고, 흡혈귀
“내가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절대로 윤돈훈 씨를 속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흡혈귀 일족이 현재 가진 자원 중에는 정말로 당신의 눈에 들만한 것이 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다시 한번 흡혈귀 일족 영토로 가보세요. 제가 당신께 모든 것을 열어드릴 테니, 마음껏 찾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세요.”“제가 이렇게 진심을 다하는 것은, 윤도훈 씨를 경외하며 우리의 원한을 완전히 끝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피의 조상의 심장에 대해 말씀드린 거고요.” “만약 관심이 없다면, 평범한 다른 자원을 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제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우리 흡혈귀 일족에서 가장 좋은 무기 중 하나입니다. 원하십니까?”마리는 약간의 체념과 억울함이 묻어난 표정으로 윤도훈을 향해 간절히 말했다.여자들은 본래 배우라는 말이 있듯, 흡혈귀 황제 같은 흡혈귀도 이 방면에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특히 이렇게 불쌍한 척 연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더욱 빛을 발했다. 지금의 마리는 전혀 죄가 없는 순진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진심이 담긴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마리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리도 숨을 깊이 들이쉬며 윤도훈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마치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듯 보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네가 더 이상 좋은 것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일단 믿어보지. 네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먼저 내놔. 그리고 피의 조상의 심장이 어디 있는지 말해.”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른 듯, 그 자리에서 표정이 굳었다.‘뭐지? 이 녀석, 정말로 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을 원한단 말인가? 단순히 허세로 한 말인데, 이 자가 진심으로 그것을 원하다니?’이 피를 빨아들이는 마법 채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었다.백 명의 대공 흡혈귀의 척추뼈와 피의 인내를 담은 강철이라는 특수 금속을 섞어 제작한, 매우 희귀한 성스러
이틀 후.서지현이 하이오스 그룹의 냉동 기지로 안전하게 돌아온 후, 윤도훈과 이진희는 이번엔 또 다른 불상사를 막기 위해 24시간 동안 그곳을 지켰다. 서지현이 해동된 후에는 더 이상 어떤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그날, 윤도훈과 이진희는 앨리스의 소개로 그녀와 성시아의 스승을 만났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간 유전학의 권위자, 스타인 박사였다.두 사람은 윤시율을 데리고 이 학계의 거물을 만났다. 아이의 몸에 걸린 저주를 해결하기 위해, 만에 하나라도 희망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였다.윤도훈은 생각했다. 상고 윤씨 가문의 이 저주는 몇 세대 간 무작위로 나타나며 마치 유전적 성질을 가진 듯 보였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가문의 손을 빌리지 않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스타인 같은 세계 최정상급 인간 유전학자를 만날 기회를 얻게 된 만큼, 윤도훈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운 좋게도 앨리스는 스타인 박사의 가장 총애 받는 제자였고, 그녀의 소개 덕분에 박사는 앨리스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게다가 스타인 박사는 윤시율의 상태를 듣고 나서, 그 저주에 대해 큰 흥미를 보였다.이윽고 하이오스 그룹에 있는 앨리스의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윤시율과 함께 스타인 박사를 만났다. 스타인은 허름한 옷을 입고 두꺼운 안경을 낀 노인이었으며, 외모로만 봐도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고 일상적인 생활은 거의 무시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였다.잠시 후, 스타인 박사는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윤시율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윤시율의 혈액과 골수를 채취해 분석과 연구를 진행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동시에 스타인 박사는 이 유전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 다. 물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윤도훈과 이진희도 이 상황을 죽은 말을 살리는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스타인이 최선을 다해주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했다.스타인 박사가 윤시율을 검사실로 데리고 가 여러 검사
흡혈귀 황제 마리는 흡혈귀 일족의 여왕으로서 윤도훈에게 충분한 경고와 함께 수백 구의 흡혈귀 일족 강자들의 시체를 남겨주었다. 그 후 윤도훈은 그렇게 흡혈귀 일족의 영역을 떠났다.흡혈귀 일족의 영토 전체는 비통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공기 속에는 짙은 피비린내와 죽음의 기운이 맴돌았다. 원래 흡혈귀 일족들에게 이런 냄새는 매우 황홀한 향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흡혈귀 일족들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사냥감의 피비린내와 자신의 동족이 죽은 뒤 퍼지는 피비린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한편, 흡혈귀 황제 마리의 마음속에는 공포와 경악을 넘어 깊은 슬픔과 증오가 자리 잡았다. 한 명의 대공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공작과 백작 등의 흡혈귀 일족 중추 세력도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흡혈귀 일족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 모든 것은 염하에서 온 윤도훈을 건드린 결과였다.조금 전, 윤도훈 앞에서 타협을 선택했던 마리는 자신의 증오심을 잘 숨겼다. 하지만 이러한 피의 원한을 그녀가 어찌 갚지 않을 수 있겠는가?윤도훈이 떠난 지 한 시간이 지난 후.흡혈귀 일족의 영토 안에 위치한 한 밀실.흡혈귀 황제 마리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몸에 묻은 피와 무력함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요염하고 위엄 있는 여왕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또한, 마리 앞에는 한 잘생긴 뱀파이어 공작이 무릎을 꿇고 그녀의 부츠에 입맞추고 있었다.“히드 공작, 흡혈귀 일족 고대 지역의 상황은 어떻지?”마리는 자신의 발을 거두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리 여왕님, 제가 은밀망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배포한 임무를 이미 많은 전 세계 용병과 모험가들이 수락했습니다. 지금 고대 지역으로 몰려든 인간들의 수가 이미 천 명에 달했습니다.”“그중에는 세계정화 교단과 늑대인간 무리 같은 멍청이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그 신비로운 보물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제 생각에 두 달도 채 안 돼, 피의 조상 고대 시체에게 바칠 제물의 수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이 아직도 멈출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윤도훈 씨,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 거예요? 당신 장모님은 무사하시잖아요. 설마 지금 와서 말을 바꾸려는 거예요? 원한에는 원인이 있고, 빚에는 주인이 있죠. 오거스라는 사건의 주범은 이미 죽었어요.”흡혈귀 황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의 2미터가 넘는 키마저 분노로 인해 약간 떨리고 있었다.“네 흡혈귀 일족들이 외부에서 제멋대로 날뛰며 암흑 조직을 지원하고, 내 장모를 납치하고, 내 아내를 끌어들이려 했지. 방금도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주범 하나 죽이는 것으로 끝내겠다도?”“내가 윤도훈이라 너무 호락호락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 모든 원한을 깔끔히 정리하려면, 너희 흡혈귀 일족이 나에게 배상을 해야겠지. 그렇지 않나?”윤도훈은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띠며 강하게 마리를 압박했다. 이것은 국제 관례였다. ‘패배자가 승자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도대체 어떤 배상을 원한단 말인가요?”흡혈귀 황제 마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분노 섞인 어조로 물었다.“너희 흡혈귀 일족에 어떤 보물이 있는지 보자고. 내가 눈여겨볼 만한 걸 내놓아라.”윤도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 말이 끝나자, 흡혈귀 황제 마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흡혈귀 일족의 가장 큰 보물이라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이거 어쩌죠? 제가 윤도훈 씨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겠어요?”자신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강자를 상대하면서, 마리는 윤도훈과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한편,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흠 하며 잠시 멈칫하더니, 흡혈귀 황제 마리의 몸을 훑어보았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매혹적인 인물이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도 전혀 투박하거나 둔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1미터 이상의 다리, 매혹적인 허리와 골반의 곡선, 그리고 빠져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진희는 사실 흡혈귀 일족의 영토로 보내지지 않았다. 이전에 오거스는 단지 윤도훈을 이곳으로 유인해 흡혈귀 일족의 더 강력한 강자들이 그를 상대하게 하려는 계략을 꾸몄을 뿐이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윤도훈의 강함은 흡혈귀 일족 전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하이오스 그룹으로 돌려보내라니?”윤도훈은 날카로운 눈빛에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도훈 씨, 하이오스 그룹으로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쨌든 장모님께서는 여전히 냉동 상태에 있으시니까요. 안심하세요. 하이오스 그룹과 히드 조직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단지 로이가 히드 조직의 일원일 뿐입니다.”오거스는 바닥에 엎드린 채 쓴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윤도훈은 코웃음을 치며 약 30분가량 그곳에서 기다렸다. 그동안 흡혈귀 일족 대전당 전체는 무거운 긴장감 속에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듯한 분위기였다.온몸이 피로 뒤덮이고 살기를 내뿜는 윤도훈이 그저 조용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잠시 후, 오거스가 부하들에게서 회신을 받은 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하이오스 그룹의 인체 냉동 기지에 가서 서지현이 무사히 돌아왔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윽고 확실한 답변을 들은 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도훈 씨, 장모님은 이미 무사히 복귀하셨고, 도훈 씨도 아무련 부상을 입지 않으셨으니, 이제 그만 떠나주실 수 있겠습니까?”그 순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윤도훈을 바라보며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윤도훈은 마리의 능력조차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염하인이다. 따라서 그가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흡혈귀 황제 마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윤도훈을 죽일 능력은 없는데, 상대는 흡혈귀 일족을 멸망시킬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마리는 윤도훈이 어서 떠나주길 바랐다. 이 재앙과도 같은 존재를 빨리 보내고 싶어 했다.“떠나라고? 내 장모를 함부로 납치하고, 내 아내를 잡으려 들고, 내